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4
4화. 흑암 (3)
능력치가 오를 때 느껴지는 희열이 두 배로 찾아왔다. 전신에서 기분을 좋게 만드는 따스한 열이 나오고 있었다.
-너 대체 뭐야!
“백우진.”
-이름 말고 이 자식아!
흑암은 답답하다는 듯 백우진의 머리 위를 뱅뱅 돌았다.
-너 이렇게 될 걸 알고 한 거냐?
“내가 무슨 점쟁이냐? 이걸 알게.”
-그럼 나한테 반항하려고 끝까지 뛴 거냐?
“네가 이렇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지. 속이 다 시원하네.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느낌이야.”
백우진은 드러누운 채로 시원하게 웃었다. 능력치를 올리기보단 잔소리 쟁이 흑암에게‘나 이런 놈이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한 일인데, 생각지도 못한 이득을 얻었다.
-내가 여러 주인을 거치며 많은 미친놈을 보았다만, 너같은 괴짜는 처음본다.
“칭찬 고맙고.”
-끄응…
백우진이 흑암을 놀리고 있을 때 그의 눈앞에 처음 보는 형태의 홀로그램 창이 나타났다.
[퀘스트 을 완료하셨습니다.] [지금 보상을 받으시겠습니까?]체력과 신체 능력치가 15가 넘어서 퀘스트가 완료되었다는 창이 뜬 것이다.
“이거 지금 받으면 되는 거지?”
-마음대로해라.
“받는다.”
[퀘스트 의 보상을 계산합니다.] [보상 300포인트와 타이틀‘퀘스트 첫 걸음’이 지급되었습니다.] [타이틀‘ 퀘스트 첫걸음’의 효과로 모든 능력치가 1씩 상승합니다.] [획득한 타이틀의 효과는 중복 적용됩니다.] [흑암의 경악을 본 효과로 200포인트가 추가 지급됩니다.] [흑암과의 친밀도가 상승했습니다.]눈앞에 올라온 메시지를 읽어보자, 자동으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흑암은 놀라서 말도 못하고 있었다.
-나를 경악시켜서 포인트를 더 준다고? 이런 게 있었어? 이게 뭐야!
흑암은 새로 나타난 메시지를 보고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경악해서 포인트를 더 준 다니, 이런 건 본 적도 없었다.
-음…
백우진이 추가 보상을 받을 있었던 건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항상 통하는 건 아니다. 흑암은 백우진에게 주의를 주기로 결정했다.
-백우진.
“응?”
-이번 일은 정말 운이 좋았다. 너같이 갈 길이 먼 녀석에게 무리는 좋지 않아. 부상을 당하면 쓸데없이 시간이 날아간다.
백우진은 흑암의 목소리에 담긴 염려를 느꼈다. 그는 진심으로 자신이 몸 상태를 걱정하고 있었다.
“주의할게.”
-알아들었으면 됐다. 이제 능력치를 한 번 확인해봐라. 많이 변했을 거다.
기대감을 가지고, 상태창을 불러왔다.
[상태창]이름 : 백우진.
나이 : 15세.
타이틀 : 마검의 주인 외 2개.
등급 : 등급 외.
기술 : 없음.
신체 : 17/100 (최하급)
검술 : 12/100 (최하급)
마나 : 11/100 (최하급)
오성 : 12/100 (최하급)
체력 : 18/100 (최하급)
정신력 : 57/100 (중급)
포인트 : 500 포인트.
-믿기지가 않는군. 이렇게 빨리…
흑암의 목소리가 떨려나왔다. 백우진의 능력치 자체는 아직도 처참하지만 그 발전 속도가 예상을 한참 뛰어넘었다.
“그렇게 빠른 거야?”
-너에겐 아까울정도로 빠르다.
“아주 좋다는 거네.”
흑암이 저런 말을 한다는 건 최고의 칭찬이나 마찬가지다. 한 달간 검을 놔두고 체력단련과 신체단련만 한 보람이 있었다.
“손에 힘이 돌아오는 속도가 빨라.”
-네 체력이 정상이 될 때까진 그 회복 속도가 유지 될 거다.
“그때까지만? 쪼잔하네.”
-설마 체력 회복 속도가 영구적으로 5배 될 거 라 생각한 거냐?
“그랬는데?”
-양심도 없는 놈이군. 아주 욕심만 많아서…
“욕심 많아야지. 새로운 삶을 허무하게 보낼 수는 없잖아.”
-맞는 말이고, 마음에 드는 말이지만, 네가 말하니까 좀 걱정되는군. 뭐든 적당히라는 게 있어야 한다.
백우진은 흑암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대로 너무 급하게 먹다간 체해서 아무 것도 먹지 못할 수도 있다.
“도련님.”
“응?”
뒤를 돌아보니, 연무장 관리자 조우현이 뒤에 와있었다. 이 연무장에서 한 달째 수련하고 있지만 관리자가 말을 걸어온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조우현이 두꺼운 수건과 차가운 물을 건네주었다. 백우진은 멍한 표정으로 그가 주는 수건과 물을 받았다.
“최선을 다해서 수련하는 모습 정말 멋지십니다.”
조우현은 지난 한 달간 백우진을 보며 여러 가지로 감탄했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알고 수련 중 가장 재미없는 체력 단련과 신체 단련에만 집중하는 모습에 놀랐고, 하루하루 발전해 나가는 그의 체력에 탄성이 나왔다.
“힘내십시오.”
조우현은 어색한 미소를 짓고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
백우진은 넋을 놓은 표정으로 수건과 물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뭐하냐? 기껏 줬는데 땀 닦고, 물 마셔.
“처음이야.”
-어?
“셋째 형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에게 이런 거 받아본 거 처음이라고.”
-…
흑암은 백우진의 처절했던 전생을 들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옆에서 기다려주었다.
“욕먹거나 옆으로 꺼지라는 말, 물 떠오라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받는 건 처음이라, 여러 생각이 드네.”
-그럼 전부 내 덕이군.
“맞아. 흑암. 네 덕이야.”
-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니다. 네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다. 내가 내 주인이 몇 명 있었다고 말했지?
“그래.”
-그 중에선 너보다 더 높은 발전 가능성을 가진 놈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 놈들은 노력을 하지 않아서 그 무엇도 이루지 못했지. 난 주인에게 많은 것을 줄 수 있지만, 정작 그 주인이 움직이질 않으면 아무 것도 얻지 못해.
사람의 시선을 바꾸는 일은 능력을 올리는 것보다 더 어렵다. 거만해질까봐 말은 하지 않았지만 흑암은 백우진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너는 나름 잘하고 있다.
“그래?”
-가끔 정신 나간 짓 벌이는 것만 자제해.
“그건 약속 못하겠네.”
-으휴…
백우진이 수건으로 땀을 닦고, 물을 마셨다.
“이제 포인트를 찍어야지.”
-전에 말했듯이 능력치가 최하급일 때는 50포인트로 능력치 1을 올릴 수 있다.
“지금은 뭘 올리는 게 좋겠어?”
-시작한 건 끝을 보는 게 좋지. 체력과 신체를 21까지 올려서 둘 다 하급으로 만들어라. 그럼 확실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거다. 남는 포인트는 아껴둬.
“하긴 집중이 좋겠지. 알겠어.”
다시 상태창을 불러왔다. 포인트 350을 사용해서 신체능력치를 4, 체력능력치를 3올렸다.
쿠웅.
몸속에서 북소리가 들려왔다. 혈액이 요동치며 그의 몸을 급속도로 바꾸기 시작했다. 전신 근육이 파괴되었다가 더욱 단단하고 크게 여물었다.
잠시 고통이 느껴졌지만, 그 뒤에 훨씬 큰 희열이 찾아왔다. 더 좋은 몸으로 갈아탄 느낌이었다.
“아….”
자신의 육체와 체력이 훨씬 강해졌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당장 몸을 움직여보고 싶었다.
[상태창]이름 : 백우진.
나이 : 15세.
타이틀 : 마검의 주인 외 2개.
등급 : 등급 외.
기술 : 없음.
신체 : 21/100 (하급)
검술 : 12/100 (최하급)
마나 : 11/100 (최하급)
오성 : 12/100 (최하급)
체력 : 21/100 (하급)
정신력 : 57/100 (중급)
포인트 : 150 포인트.
-한 달 만에 두 능력치가 하급이 되다니. 너와 함께 있었지만 믿기 힘들군.
“너도 참 신기한 놈이야. 걱정해줬다가, 놀리다가, 감탄하다가.”
-네가 워낙에 별나서 그렇다.
“그렇긴 하지.”
백우진이 피식 웃으며 바지를 툭툭 털면서 일어났다.
-다시 수련하려고? 조금 더 쉬어라.
“오늘 수련은 여기까지야.”
-네가 수련을 멈춘다고? 어디 아프냐?
“오늘 아버지가 돌아오시거든.”
**
척!
신검백가 내부에 있는 모든 검사들이 입구 앞에 정렬했다. 서해에 솟아올랐던 몬스터 섬을 말살하고 귀환하는 백가의 가주 백천화를 맞이하기 위함이다.
백가의 직계들이 서있는 가장 끝자리에 백우진도 섰다. 아버지와 함께 나간 셋째 형 백성현을 제외하곤 백가의 직계가 전부 모였다.
-너희 집안도 장난이 아니군. 강자가 많아.
‘그런 것도 알 수 있어?’
-이 몸은 마검 아니냐. 검사에 대해선 빠삭하지.
‘그러면…’
흑암과 속으로 대화를 하고 있을 때 누가 옆구리를 찔렀다.
“너 요즘 왜 수련장에 안 나오는 거지? 포기한 거냐?”
눈이 옆으로 찢어져 날카로운 인상을 주는 남자, 일곱 째 형인 백명훈이다.
“하긴 그따위 재능이면 포기해야지. 내가 너였으면 진즉에 뛰어내렸을 거다.”
백명훈은 혼자 킥킥 거리며 백우진을 조롱했다. 12살 때부터 저래왔기 때문에 백우진은 대답하지 않고, 앞만 바라보았다.
“포기가 늦어도 너무 늦었어. 그래. 앞으로는 수련장에 나와서 물이나 떠오도록 해. 내가 너 먹고 살길은 만들어주마.”
“….”
“대답 안 해?”
백명훈이 인상을 찡그리며 노려보았지만, 백우진의 표정은 평온했다. 개가 짖는 것처럼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다.
-이 뱀장어처럼 생긴 머저리는 뭐냐?
‘내 형이야.’
-몇 살 차이지?
‘두 살. 내 바로 위.’
-어린나이 치고는 제법이로군. 다만 이 수준이라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겠어.
‘이 자식을?’
-그래. 훈련을 잘 따라온다면.
‘밤에 나가서 달려야겠네.’
전생에서 백명훈에게 얻어맞은 횟수는 수 없이 많고, 욕을 먹은 횟수는 셀 수도 없다. 이놈을 두드려 팰 수 있다면 잠을 자지 않고도 수련할 수 있다.
“백우진. 너 이 새끼….”
“명훈. 입 닫아라. 곧 오신다.”
옆에서 나지막이 가라앉는 목소리가 들렸다. 둘째 누나 백은경이다. 그녀의 말에 백명훈이 꿀 먹은 벙어리처럼 바로 입을 다물었다.
“나중에 보자. 뒤질 준비해.”
백명훈이 귀에 대고 협박하듯 속삭였지만, 백우진은 그를 비웃으며 코웃음만 튕겼다. 그 나중이 되면 백명훈은 자신의 발아래에서 기고 있을 거다.
처어엉!
기름이 잘 발라진 정문이 시원하게 열리고 백천화와 적검대의 모습이 드러났다.
“가주님을 뵙습니다!”
백천화가 정문을 넘은 순간 모든 검사들이 무릎을 꿇고 그를 맞이했다.
“음.”
백천화는 살짝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받았다. 그는 별 관심 없다는 듯 누구도 쳐다보지 않고, 가주전이 있는 방향으로 걸었다.
백천화가 사라질 때 까지 모든 검사는 계속 무릎을 꿇고 있었다.
-저 자가 네 아버지냐?
‘그래. 어땠어?’
-이 세계에도 저 정도의 강자가 있었다니. 확실히 선을 벗어난 강함이다. 네가 말했던 것도 이해가 가는군.
흑암은 백천화의 무력을 느끼고 감탄이 나왔다.
백우진이 그의 아버지를 세계에 이름 높은 검사라고 말했지만 조금 무시하고 있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차원의 강자와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무력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아버지를 꺾을 정도로 강해질 수 있을까?’
-네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지.
**
백천화는 가문의 검사들을 스쳐지나가며 끝자리에 있던 백우진에게 시선을 주었다.
‘뭐지?’
지금 자신의 눈앞에 있는 백우진은 가문을 떠나기 전에 봤던 백우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여전히 마나를 개방하진 못했지만, 육체가 상당히 발달되어 있었다. 한 달이 아니라, 반년에서 1년은 단련한 것 같은 몸이었다.
‘단련 정도도 딱 좋군.’
검사는 너무 몸을 키워도 문제가 되건만 백우진의 몸은 검을 휘두르기에 적합한 상태로 발달 되어 있었다.
백우진이 체력과 신체 단련만 한다고 보고를 받기는 했지만, 저 정도로 빠르게 몸을 만들었을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기대도 하지 않았던 막내아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본 느낌이었다.
‘그 녀석을 불러봐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