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42
42화. 첫 번째 검사 (3)
“일단 스트레칭 좀 하고 있어.”
“알겠습니다.”
백우진은 홍아라에게 몸을 풀라 지시하고 흑암에게 고개를 돌렸다.
-어어…
흑암은 어벙한 눈으로 퀘스트 창만 바라보고 있었다.
‘저거 나한테 투현지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준다는 거 맞지?’
-이 사기꾼 자식! 시스템한테 뭔 짓을 한 거냐!
흑암은 넋이 나간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가 하긴 뭘 해.’
-어떻게 저게 보상으로 나와! 시스템아! 생각 좀 하자!
흑암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절규했다. 시스템에게 닿을 리가 없고, 듣는 사람은 백우진밖에 없건만,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
‘저게 그 정도야?’
-어제도 말했지만, 전투 중에 상대의 공격 패턴을 파악하고, 상황을 예측하는 건 재능의 영역이다. 후천적으로 기르려면 정말 오랜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
‘난 어느 정도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데?’
-뭘 묻는 거냐. 거지같은 수준이지.
‘윽…’
-다만 저걸 얻는 순간 절대적인 재능을 얻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흑암은 퀘스트 창을 넘어 백우진 앞으로 다가왔다.
-네가 한 번 이긴 상대에겐 지지 않겠다고 말했지?
‘아버지 앞에서 했지.’
-저 능력을 얻으면 그 말을 지킬 수 있게 될 거다. 싸우면 싸울수록 적의 모든 것을 알게 되니, 지고 싶어도 질 수가 없다.
‘장난이 아니네.’
흑암의 말대로라면 투현지체의 전투 특성은 자신에게 또 하나의 날개가 되어 줄 것이다.
-성장이라고 적혀있으니, 차근차근 발전하겠지만 결국은 저 아이가 가지고 있는 재능과 동급이 되겠지. 정신 나간 보상이라는 거다.
‘허…’
또 한 번 앞으로 나아갈 길을 얻었다. 생각만 해도 심장이 거세게 뛰는 것이 느껴졌다.
‘그럼 우리 복덩이 어떻게 훈련 시켜야 해?’
-복덩이?
‘본인만 재능이 있는 게 아니라, 나한테도 재능을 주는데 복덩이지. 아주 큰 복덩이.
-복덩이 정도가 아니라, 절을 해도 시원치 않지. 어쨌든 훈련은 보여주면 된다.
‘보여준다고?’
흑암은 검날을 반짝이며 홍아라의 옆으로 날아갔다.
-네 검술들을 이 여자에서 보여주면 된다. 투현지체를 가진 무인은 근육의 움직임과 오러의 흐름을 파악해서 적이 무엇을 하려는 지 알 수 있다. 즉, 네 검술을 따라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거지.
‘내 검술을 보여주기만 해도 따라한다는 거야?’
-저 아이는 검이 처음이라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결국 네 검술을 따라 할 수 있을 거다.
‘개 사기네…’
-그 개사기를 너도 가지게 된 다고! 망할 시스템!
‘그건 나중일이니까. 어쨌든 검술을 보여주면 된다는 거잖아.’
백우진은 수련검 2개를 꺼내왔다. 하나는 자신이 들고, 다른 하나를 홍아라에게 주었다.
“처, 처음부터 검을 드나요?”
“일단 시험 좀 해보자. 검을 잡는 방법부터 알려줄게. 일단 오른손을 위로 잡고….”
백우진은 홍아라에게 검을 잡는 법과 기본자세만 알려주고 뒤로 물러났다.
“검을 위에서 아래로 휘둘러봐. 부담가지지 말고, 그냥 느낌대로.”
“알겠습니다.”
홍아라는 고개를 끄덕이고, 검을 위에서 아래로 휘둘렀다.
휘익.
처음이라고 쳐도 너무나 어설프고 힘없는 움직임이었다. 흑암의 말이 없었다면 재능이 전혀 없다고 생각 될 정도였다.
“보세요. 저는 재능이 없어요.”
홍아라가 민망한 듯 머리카락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어. 이번엔 내가 하는 걸 봐. 다른 거 생각하지 말고, 관찰한다는 생각으로 보기만 해.”
“알겠어요.”
백우진은 홍아라와 마주 본 상태로 세로 베기를 사용했다. 정자세지만, 홍아라가 볼 수 있게 천천히 휘둘렀다.
후우웅!
백우진은 검을 여러 번 휘둘러서 홍아라가 다양한 방향에서 세로 베기를 볼 수 있게 배려해주었다.
-저 아이의 눈 보이냐?
‘눈동자가 멈췄어.’
백우진은 세로 베기를 하며 오른쪽에 있는 홍아라를 곁눈 질 했다.
조금 전까지 쑥스러워하고, 민망해하던 눈빛은 귀신이 들린 것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의 눈동자는 오직 검의 궤적만 쫓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투현지체의 특성을 발동한 거다. 네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 온 정신을 집중하고 있는 중이다.
‘그럼 더 보여줘야겠네.’
백우진은 개인 수련을 하는 기분으로 계속 세로 베기를 사용했다. 정자세로 100번을 더 휘두르고 난 후 검을 멈췄다.
“아….”
홍아라의 눈동자에 빛이 돌아왔다. 그녀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잠시 비틀거렸다. 처음으로 자신의 특성을 발휘한 후유증이었다.
‘이 정도면 됐나?’
-그래. 관찰은 끝난 것 같으니까. 직접 휘두르게 해봐.
백우진은 검을 집어넣고, 홍아라에게 다가갔다.
“잘 봤어?”
“자, 잘 모르겠지만, 대단하다는 건 알겠어요. 저랑 너무 달라서….”
“다시 휘둘러봐. 내가 휘두른 세로 베기를 따라한다고 생각하면서.”
“그게 될까요?”
“바로 되지 않겠지. 그래도 해봐.”
“네….”
홍연화는 양손으로 검을 잡았다.
후웅.
홍아라가 검을 휘둘렀다. 처음과 별 차이가 없는 세로 베기였다.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에 백우진은 가만히 서서 그녀가 휘두르는 것을 지켜보았다.
“이게 아니야.”
홍아라는 100번 정도 검을 휘두르다가 멈췄다. 그녀는 10분정도 혼자 생각을 한 뒤 다시 검을 휘둘렀다.
“어?”
-오!
10분의 생각 후 홍아라의 검은 아주 조금 변해 있었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제대로 된 각도와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홍아라는 2번 더 그런 행동을 반복했다. 그녀가 생각을 하고 검을 휘두를 때마다 세로 베기는 점점 좋아지고 있었다.
‘누가 말해주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제 방향을 찾다니, 대단하네.’
-지금 저 아이의 머릿속엔 네가 휘둘렀던 세로 베기로 꽉 차있을 거다. 그 모습을 그리며 자신의 검을 바꾸고 있는 거지.
‘성장하는 것을 보고 싶지만 오늘은 여기까지지?’
-그래. 아무리 투현지체라고 해도 첫날 너무 무리하는 건 좋지 않아.
딱!
백우진은 홍아라에게 다가가 그녀의 검을 막았다.
“아….”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손 좀 보여줘.”
홍아라의 손에는 빨갛게 물집이 잡혀있었다. 수련검도 가벼운 무게가 아닌데, 500번 가까이 휘둘렀으니 물집이 잡히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 물집이 터지고, 다시 물집이 잡히고 반복할 때까진 고생 좀 할 거야.”
“이 정도는 괜찮아요.”
“검을 휘두르는 건 어땠어?”
“처음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는데, 도련님의 검을 보고, 따라하다 보니 시간이 가는 줄 몰랐어요. 솔직히 조금 재미도 있었고….”
홍아라는 민망한지 고개를 살짝 숙이며 대답했다.
“그럼 다행이네.”
백우진이 미소 지었다. 홍아라에게 스승도 없었고, 경험도 없었다. 이제 막 능력을 개화했으니, 재미있을 수밖에 없을 거다.
“오늘 수련은 여기까지인가요?”
“아니, 이제 체력 훈련을 해야지. 내가 그만이라고 할 때까지 연무장을 달려.”
백우진은 흑암에게 배운 달리기 자세를 알려주었다.
“달릴 때도 그냥 달리지 말고, 그 자세를 유지하며 달려야해.”
“네!”
홍아라는 나름 큰 목소리를 지르고, 연무장을 뛰기 시작했다.
‘달리고 난 뒤엔 어제 배운 오러 연공법을 알려주면 되겠네.’
-그렇게 해라.
백우진은 홍아라에게 알려주기 위해 지속형 오러 연공법까지 배워 놨다.
‘검사를 키우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는데. 네가 날 가르치는 마음도 알 것 같아.’
-웃기고 있네!
**
임무를 위해서 검각을 나가던 백소희가 칠검각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저 녀석이 왜 저기 있는 거지?”
“어제 칠검각의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막내 도련님이 가주님께 요청을 하셨다고 합니다.”
백소희 휘하 적검대의 검사 김성찬이 그녀의 물음에 답했다.
“맹랑한 녀석이군.”
백소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칠검각을 살피다가 검을 쥐고 있는 홍아라를 발견했다.
“저 아이는 뭐지?”
“막내 도련님이 자신의 검사로 키우려고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딱히 특별한 재능도 없고, 현재 능력자도 아닙니다. 오러를 개방하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받아들였다고?”
“예. 가문 내에서도 말이 많습니다.”
김성찬은 자신도 이해를 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백소희는 홍아라가 세로 베기를 하는 것을 지켜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쓰레기였군.”
백소희는 홍아라가 휘두른 검을 보고, 단 번에 재능이 미천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검이 처음이라 쳐도 저 수준은 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네요. 처음이라고 쳐도, 저 정도면 재능이 없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시간만 낭비했어.”
백소희가 가장 싫어하는 게 무능한 사람이었기에 그녀의 머릿속에 홍아라라는 존재는 바로 지워졌다.
“가자.”
백소희는 미련 없이 칠검각 앞을 떠났다.
**
2달 뒤.
임무를 마치고 팔검각으로 향하던 백소희는 대기를 가르는 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칠검각을 내려다보았다.
“어…?”
2달 전 쓰레기라고 평가했던 여자가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짧다면 짧고, 길 다면 긴 시간이지만, 그 재능 없던 여자가 저런 수준이 될 시간은 절대 아니었다. 말이 되질 않았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백소희는 귀신에 홀린 것처럼 멈춰서 홍아라가 수련 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의 검술 수준은 2달이 아니라, 2년 동안 검을 배웠다고 생각 될 정도로 달라져 있었다.
“저, 저렇게 변할 수가 있다고?”
김성찬도 깜짝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자신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막내 도련님이 대체 뭘 하셨기에….”
“그게 아니다.”
“예?”
백우진이 아무리 잘 다듬었다고 해도, 원석이 좋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이루지 못한다.
저 여자가 달라진 건 본래 재능이 있었기 때문이다.
“으득….”
백소희가 거칠게 이를 갈았다. 백우진이 알아본 저 여자의 재능을 자신이 알아보지 못한 것에 자존심이 상했다.
“저 아이 아직 능력자로 등록되지 않았지?”
“예? 예. 아직 1등급을 오르지 못했으니, 등록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죠. 더군다나… 어? 아가씨!”
백소희는 김성찬을 말을 듣다말고, 칠검각으로 내려갔다.
“아, 아가씨를 뵙습니다!”
휴식을 취하던 홍아라는 백소희를 보자마자, 무릎을 꿇었다. 전준혁이 조심할 사람 리스트를 알려줬기 때문에 백소희의 얼굴을 알고 있었다.
“다시 휘둘러봐라.”
“예?”
“네가 배운 것들을 다시 해봐.”
“아, 네….”
홍아라는 눈치를 보다가 백우진에게 배웠던 세로 베기, 가로 베기, 찌르기를 차례로 보여주었다.
“이곳에 오기 전에 검을 수련한 적이 있었나?”
“아뇨. 처음입니다.”
백소희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을 따라 할 수 있겠느냐?”
백소희는 홍아라 앞에서 몇 가지 변화를 이루는 검술을 보여주었다.
“해, 해보겠습니다.”
홍아라는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후 백소희가 보여줬던 검술을 따라했다.
분명 많은 모자람이 있었지만, 몇 번 만에 따라 할 수준은 아니었다. 어마어마한 관찰력과 신체능력이었다.
“네 이름이 뭐지?”
백소희는 욕망을 담은 눈빛을 빛냈다.
“홍아라라고 합니다.”
“홍아라. 내 밑으로 오거라.”
“예?”
홍아라가 깜짝 놀라서 뒷걸음질 쳤다. 갑자기 나타나서 뭐라는 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네 재능이 탐난다. 내 밑으로 온다면 최고의 대우를 해주마.”
“아, 저, 저는….”
“돈이든, 배우고 싶은 검술이든, 무기에 영약까지 전부 지원해주마.”
“죄, 죄송합니다. 저는 이곳에서 수련하는 게 좋습니다.”
홍아라가 확실하게 거부의 의사를 내비쳤지만, 백소희는 물러나지 않았다.
“우진이는 널 가르칠 역량이 되지 않는다. 내게 오면 훨씬 빠르게 강해질 수 있을 거다.”
“누가 역량이 안 된다는 거지?”
백소희의 뒤에서 싸늘한 목소리가 들렸다. 검각의 문 앞에 서 있던 백우진의 목소리였다.
“어디까지 가나 봤는데, 선을 좀 많이 넘었네.”
“어차피 이 아이는 네게 소속된 검사도 아니지 않느냐.”
백우진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백소희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
“전에는 관심도 안 보이더니, 이제 와서 뭐하자는 거지?”
백우진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백소희 앞으로 다가왔다.
“내게 넘기는 것이 이 아이를 위한 일이다.”
“무슨 물건처럼 말하는군. 아라가 어떤 재능을 가졌는지도 몰랐던 옹이구멍 누님이 무슨 헛소리를 하실까?”
콰아아아!
백우진의 말에 자존심이 상한 백소희의 몸에서 거대한 기세가 솟아올랐다.
6등급 검사의 기세가 폭풍이 되어 칠검각을 잠식했다.
“선아가 면벽동에서 나오는 순간 네 목숨을 걱정해야 하는 놈이 누굴 키우고, 누굴 책임진다는 거냐.”
“언제부터 내 걱정을 해줬다고 입을 여는 거지? 내 목숨 내가 책임지고, 내 검사는 내가 키워.”
백우진은 백소희의 묵직한 기세에서도 밀려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존재감을 피워 올렸다.
“너….”
백소희의 눈에 놀람이 깃들었다. 전력은 아니어도 5등급 검사는 짓누를 기세를 펼쳤건만, 백우진은 자신의 앞에서 당당하게 서있었다.
“난 댁들을 이곳에 초대한 적 없어.”
백우진의 안광이 서슬 퍼렇게 빛났다.
화아아악!
[라사둠의 오러 특성 2단계‘염익(炎翼)’이 발동 됩니다.]백우진의 전신에 어둠의 불꽃이 내려앉았다. 흡사 화염의 날개가 솟아오른 것 같았다.
“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