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44
44화. 장인들의 섬
“이게 뭐지?”
백우진은 앞에 나타난 보상 창을 어리둥절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홍아라가 1등급이 되려면 못해도 3달은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퀘스트 완료창이 나타났다.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뭐긴 뭐야. 홍아라가 1등급이 된 거지.
“그건 당연히 알아. 근데 어떻게 1등급이 된 거냐고.”
-너와 백소희의 싸움을 보고 각성했더군. 네가 잘 보라고 지시한 것을 그대로 따른 모양이다.
“허….”
홍아라에게 싸움을 잘 보라고 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 싸움에서 각성을 해서 1등급이 될 줄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
-너와 백소희의 오러가 폭발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던 거 같지만 어쨌든 큰 기연이지.
“그러게 말이야. 나나 아라나 운복이 터졌네.”
-네가 이득을 얻는 것도 모자라서 이젠 네 부하한테 까지 운을 퍼주는 구나. 행운의 화신 같은 놈.
“행운의 화신이라. 좋네.”
정말 행운의 화신이 붙은 건지 일이 잘 풀리는 느낌이었다.
“히든 퀘스트는 뭐야?”
-퀘스트에 숨겨진 조건을 만족시키면 받는 보상이다. 이번 같은 경우엔 3달 안에 깨는 게 히든 목표였던 거지.
“그냥 꿀이네. 백소희를 찾아가서 고맙다고 말해야 하나?”
백우진은 피식 웃으며, 상태창을 불러왔다.
이름 : 백우진.
나이 : 16세.
타이틀 : 마검의 주인 외 7개.
등급 : 4등급.
기술 : 카인의 오러연공법(3단계), 라사둠의 오러(염익), 초집중(1단계), 흑왕탄(2단계), 무령참(1단계), 비뢰섬(1단계), 투현지체의 전투 특성(1단계)
신체 : 43/100 (중급) (+5)
검술 : 47/100 (중급) (+14)
마나 : 43/100 (중급) (+26)
오성 : 43/100 (중급)
체력 : 43/100 (중급) (+11)
정신력 : 64/100 (상급) (+3)
포인트 : 800포인트
중급에 오른 지 얼마나 됐다고, 능력치들이 벌써 43이 되었다. 흑암의 말대로 사기라고 느껴질 속도였다.
-진짜 막 퍼주는 시스템은 각성 좀 해야 해. 내가 조만간 파업 들어간다.
“중급부터 능력치 1올리는데 300포인트가 들어가는데 좀 퍼줘도 상관없잖아.”
중급의 능력치를 1 올리는데 300포인트가 필요하다. 포인트를 퍼주더라도 이제 성장이 느려지기 시작할 거다.
“이번엔 정말 염익의 활약이 컸지.”
-그래. 적의 기세를 먹어서 힘을 불어넣어주는 사기 기술이 있다니…
“그렇게 효과가 좋을 줄은 나도 몰랐어.”
염익의 효과는 상대가 만들어내는 기세를 먹어치워 백우진에게 그 힘을 전해주는 능력이다.
백우진은 염익이 전해주는 기운을 단숨에 퍼부어서 백소희를 무너뜨린 것이다.
-투현지체의 전투 특성이 등록됐는데 어떠냐? 느낌이 오냐?
“아니, 전혀.”
-그럴 거다. 그건 전투 중에만 발동 될 테니까. 그때가 되면 넌 새로운 차원의 전투를 할 수 있을 거다.
“당장 가서 백소희한테 시비나 걸어볼까?”
-뒤지고 싶으면 알아서 하든가.
흑암은 헛소리하지 말라는 듯 검날을 흔들었다. 백우진은 피식 웃고서 침대에서 일어났다.
“응?”
씻기 위해 화장실에 가는 길에 테이블 위에 작은 상자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백소희와 적검대가 얻었다던 보상이 담긴 상자였다.
탁.
상자 안엔 팔찌가 고정되어 있었다. 푸른 물방울이 세공 되어 있는 아름다운 팔찌였다.
“감정 좀 해줘.”
-맡겨놨냐?
흑암은 찡얼거리면서도 바로 감정을 해주었다.
[씨 서펜트의 팔찌] 씨 서펜트의 역린으로 만들어낸 팔찌다. 수 속성 감응력과 수속성 저항력이 상승한다.등급 : 유니크.
착용가능 조건 : 없음.
신체 +5
체력 +5
수속성 감응력 +15
수속성 저항력 +20
“적검대가 어딜 갔다 왔나 했더니, 씨 서펜트를 잡고 왔군.”
백우진은 팔찌를 매만지며 빙긋 웃었다.
-단일 속성이지만 수치가 높고 능력치까지 붙어있는 좋은 물건이다. 생각지도 못한 이득이군.
“그러게. 고생은 걔네들이 하고 보상은 내가 챙겼네.”
백우진이 웃으며 팔찌를 찼다. 한여름에 바닷가에 발을 담근 것처럼 시원한 감각이 전신을 감쌌다.
“마법사랑 싸워보지도 않았는데, 웬만해선 지지 않을 거 같아.”
-네가 가진 속성저항으로 마법사한테 지면 나가뒤져야지.
신검백가의 라이벌 중엔 마법명문도 있다. 언젠가는 부딪치게 될 텐데, 속성 저항이 높다보니, 자신감이 생겨났다.
“음….”
상자를 치울 때 뒤에 걸쳐있던 휘연검이 눈에 들어왔다.
챠앙!
검을 뽑아보니, 칼날이 많이 상해있었다.
“이가 좀 많이 나갔는데.”
-손상이 심하군. 아는 대장장이 없냐?
“있을 리가….”
대답을 하려고 할 때 방문이 열리고 홍아라가 몇 가지 물건들을 들고 들어왔다.
“일어나셨군요!”
홍아라는 물건들을 내던지고 백우진 앞으로 달려왔다.
“괜찮으세요?”
“그냥 기절한 거야. 걱정 하 지마.”
-너 기절하는 거 자주 볼 테니까 놀라지 말라고 해라.
‘닥쳐.’
백우진은 흑암을 한 번 째려보고, 홍아라의 오러를 살펴보았다. 그녀의 단전에서 1등급 수준의 오러가 느껴졌다.
“1등급에 오른 거 축하한다.”
“어, 어떻게 아셨어요?”
“딱 보면 알지.”
“두 분의 대련을 보고 있을 때 갑자기 아랫배가 뜨거워지면서 오러 순환이 이루어졌어요. 너무 갑작스러워서….”
“이제 출발선에 선 거니까.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할 거야.”
백우진은 미소를 지으며 홍아라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실망시켜드리지 않을 게요.”
“좋아. 같이 가면 되겠네.”
“네? 어딜….”
백우진은 휘연검을 만지며 대답했다.
“내 검 수리하고, 네 검 사러가자.”
**
백우진은 홍아라와 문주영을 데리고, 아케인 길드를 찾아갔다. 아케인 길드의 판매장은 고급 백화점 같은 느낌이었다.
아케인은 없는 게 없는 생산길드였기 때문에 이곳에서 휘연검도 고치고, 홍아라의 검도 사줄 생각이었다.
“저, 정말 전 괜찮아요. 수련검이 익숙하고….”
“쯧.”
백우진이 혀를 찼다.
“원래 1등급이 되면 스승이나, 부모가 무기를 사주는 게 전통이야. 넌 내 검사이자, 제자니까. 무조건 사줘야지. 2개 사줘도 시원치 않으니까 그냥 마음에 드는 거 골라.”
“가, 감사합니다.”
“그래.”
백우진은 고개를 돌리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은 누구에게도 그런 것을 받은 적 없다는 것이 생각났다.
“우진님!”
백우진과 홍아라가 4층에 도착해서 검들을 둘러보려고 할 때 누군가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작은 체구에 부드러운 단발머리를 하고 있는 여자였다.
“서인아씨?”
백우진을 부른 사람은 그가 리젠 구역에서 목숨을 구해주었던 아케인의 외동딸 서인아였다.
“오셨으면 말씀을 해주셔야죠!”
“외출금지라고 하셨잖아요. 아직 갇혀계신 줄 알고….”
“그때가 언젠데요. 한참 전에 풀렸죠. 사람을 그렇게 까지 가두는 곳이 어디 있어요!”
말도 안 된다는 듯 서인아가 고개를 흔들었다.
‘우리 집이 바로 그런 곳인데.’
-그래서 말했잖아. 너희 집 미쳤다고.
흑암이 백우진의 말에 화답하듯 중얼거렸다.
“저기 이 여성분은….”
“제 첫 번째 검사입니다.”
“아! 저는 서인아라고 해요. 우진님께 구명의 은을 입었어요.”
“아, 안녕하세요. 홍아라라고 합니다. 자, 잘 부탁….”
홍아라는 낯을 가리는지 머리로 얼굴을 가리면서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그럼 검을 사려고 오셨군요.”
“네. 검도 사고, 수리도 좀 하려고….”
“수리요?”
“그… 서인아씨가 주신 검이 손상됐거든요. 미안해요.”
서인아를 부르지 않은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큰마음 먹고 준 선물인데, 날이 상했으니, 미안해서 부를 수가 없었다.
“휘, 휘연검이요? 옛날이긴 해도 장훈할아버지가 만든 건데, 무슨 괴물하고 싸우신 건가요?”
“괴물은 맞죠….”
“음, 죄송하지만, 휘연검을 수리할 수 있는 사람은 여기 없을 거예요. 수리 지부에서도 못할 거고….”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죠?”
“그거 만든 할아버지가 워낙에 대단하신 분이라, 그분을 찾아가야 할 거에요.”
“김장훈 장인한테요?”
“네.”
서인아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같이 가시겠어요?”
“장인들의 위치는 비밀이잖아요.”
“비밀이요? 장인의 섬은 많이 알려져 있어요. 가끔 홍보용으로 개방도 하구요.”
“아….”
말을 하던 백우진이 깜짝 놀라 입을 다물었다.
-왜 그러는 거냐?
‘전생이랑 착각했어. 아직 섬이 닫히지 않을 때로군.’
-미래엔 장인 섬이라는 곳이 닫히는 거냐?
‘그래.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닫히게 돼. 아마 습격 때문이겠지.’
“우진님?”
서인아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백우진을 불렀다.
“네. 갈 수 있다면, 저야 정말 감사하죠.”
“그러면 같이 가요.”
**
백우진은 서인아, 문주영, 홍아라와 함께 아케인 소유의 섬으로 향했다.
원래라면 여러 경로를 거쳐야겠지만, 서인아 덕분에 단숨에 섬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전에 제작하신다는 건 만드셨습니까?”
“아뇨. 아직 재료가 부족해서요.”
서인아는 한숨을 내뱉었다.
“아케인에서도 구하지 못하는 재료가 있습니까?”
“재료가 희귀한데, 유명하지 않아서 구하기 어렵네요. 거기다 재료를 쓰는 시간제한도 있어요.”
“혹시라도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정말요? 정말 불러도 돼요?”
서인아가 기대감이 가득 담긴 미소를 지었다.
“네. 부담가지지 말고 부르세요.”
휘연검이라는 명검도 주고 장인의 섬까지 데려와줬는데, 그 정도 도와주는 거야 당연히 해줄 수 있다.
“알겠어요, 꼭 부를게요.”
서인아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백우진의 전화번호까지 받아갔다.
‘음…’
섬 중앙으로 올라가자, 누군가가 쳐다보고 있는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어렴풋하지만 위치도 대충 가닥이 잡혔다.
‘흑암. 우리 감시당하고 있는 거 맞지?’
-…그걸 알아차린 거냐?
‘그래. 동서남북 네 방향에 다 있군. 강해. 못해도 5등급에서 6등급이야.’
-음, 투현지체 때문인지, 마나 감응 때문인지 모르겠다만 맞다. 혼자 알아차릴 줄은 몰랐군.
흑암의 목소리에 놀라움이 담겨 있었다. 백우진이 감시당하는 것을 알고 있을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네 말대로 5등급과 6등급이다. 저기 먼 서쪽에선 7등급의 기운도 느껴지는군.
‘저들은 이 섬에 있는 장인과 아이템들을 보호하기 위해 있는 아케인 길드원일 거야.’
백우진은 감시자들의 정체를 파악하고, 그들의 은밀한 시선을 편하게 받아들였다.
“섬은 4군데로 나뉘어져있어요. 각각 무기, 악세서리, 방어구, 도구를 만들죠. 무기는 동쪽이에요. 저쪽은 조금 더울 거예요.”
서인아의 설명을 들으며 동쪽으로 움직였다. 그녀의 말대로 동쪽에선 한겨울에도 땅에서 열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동쪽 어딘가에 불의 화신이라는 걸 묻어놨거든요. 그래서 화산섬 이상으로 열기가 있죠. 모두 괜찮으신가요?”
“전 괜찮아요.”
백우진의 저항력은 범인의 수준을 한참 벗어났다. 화산섬의 열기와 화로의 불꽃은 그에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았다.
“겨울이라 다행이에요. 여름이었으면 정말….”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는 듯 홍아라가 고개를 저었다.
“할아버지는 이 길의 끝에 있는 대장간에 계세요.”
“친하신가보군요.”
“어렸을 때는 여기서 크기도 했으니까요. 어릴 땐 자주 놀러와서….”
백우진은 서인아의 어릴 적 이야기를 들으며 동쪽 끝에 있는 둥근 형태의 대장간으로 향했다.
“어? 아가씨!”
대장간 앞에 앉아 있던 중년인이 서인아를 보고, 한걸음에 달려나왔다.
“영진 아저씨!”
“오랜만입니다!”
영진이라 불린 중년인이 반가운 얼굴로 미소 지었다.
“할아버지는요?”
“지금 망치를 쥐고 계십니다.”
망치를 쥐고 있다는 소리는 장인이 정신을 집중해서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는 뜻이다. 건드려서는 안 되는 순간이었다.
“죄, 죄송해요.”
서인아가 미안한 눈길로 백우진을 돌아보았다.
“얼마 전에 한동안 쉬실 거라고 들어서 그냥 온 건데….”
“새로운 재료가 들어와서 갑작스럽게 작업에 들어가셨습니다.”
“음….”
백우진은 남자 뒤에 있는 공방을 흘낏 올려보았다. 그 안에서 여태까지 들어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망치질 소리가 들려왔다.
“이분은 누구시죠?”
“제가 휘연검을 드렸다고 한 분이에요.”
“아가씨의 목숨을 구해주신분이군요! 전 박영진이라고 합니다. 아가씨를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중년인은 백우진의 손을 잡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지난 일이에요. 이러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백우진은 민망한 표정으로 마주 고개를 숙였다.
“오신 김에 구경이라도 하시겠습니까?”
“그래도 되나요?”
“너무 큰 소리만 내지 않으신다면, 멀리서 지켜보는 정도는 괜찮을 겁니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여기까지 왔으니, 천하장인 김장훈의 얼굴이라도 보고 싶었다.
“이쪽으로 오시죠.”
김장훈을 방해하지 않도록 뒤를 돌아서 대장간으로 들어갔다.
천하장인이라는 명성에 비해 대장간은 아담했지만 열기가 다른 대장간들보다 훨씬 강했다.
그 불의 화신이라는 게 이 대장간 근처에 있는 것 같았다.
쩡!
쩡!
뒷문으로 들어가니, 회색 머리를 가진 덩치 좋은 노인이 둥근 형태의 무언가를 두드리고 있었다.
기계가 때린다고 생각이 될 정도로 일정한 망치 소리였다.
-백우진.
‘응?’
동쪽에 오고 나서부터 조용했던 흑암이 말을 걸었다.
-저 남자가 두드리고 있는 저 철…
‘철? 철이 왜?’
백우진이 대답하려는 순간 단전의 오러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규칙적으로 들려오던 김장훈이 망치질이 멎었다.
쿵.
김장훈은 들고 있던 망치를 뒤로 던지고, 백우진이 있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너 뭐냐?”
김장훈은 벌떡 일어나서 백우진에게 다가왔다.
“왜 이 철이 너를 보자마자 반응을 하는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