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47
47화. 장인들의 섬 (4)
[암인검(暗忍劍)] 천하장인 김장훈이 자신의 모든 기술과 혼을 불어넣어 만든 역작이다. 한 검사의 오러와 기세가 스며들어 그에게만 특별한 능력을 전해준다.등급 : 레전더리
착용가능 조건 : 라사둠의 오러 보유.
오러 강화 +10%
오러 유지력 +10%
검로 사용 시 오러 소모량 10% 감소.
검로 사용 시 공격력 10% 증가
검로 발동 속도 10% 증가
검술 +25
마나 +25
“허….”
-미친!
검의 정보를 보고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능력치가 오르는 수치도 장난이 아니었지만, 오러 강화능력과 검로 사용 시 공격력 증가 옵션이 미친 수준이었다.
-능력치나 조금 올려줄 거라 생각했는데, 저런 옵션이 붙다니…
‘그러게 말이야.’
백우진은 얼이 빠진 눈으로 검과 상태창을 살펴보았다.
-어우!
흑암은 하늘을 휘젓다가 백우진의 눈앞으로 날아갔다.
-생각해보니까. 진짜 어이가 없네.
‘뭐가?’
-왜 너한테만 이런 좋은 일이 생기냐?
‘왜 그러는데.’
-여기 가면 레전더리가 딱! 저기 하면 유니크가 딱! 나와 주는데 배가 안 아프냐?
‘또 시작이네…’
백우진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 암인검의 검날을 살폈다.
우우우웅!
오러강화 옵션을 확인해보기 위해 검에 오러를 불어넣자, 검이 미친 듯이 떨면서 울부짖기 시작했다.
-검명!
‘갑자기 왜 검명이…’
-너를 주인으로 인정한 거다.
흑암의 말이 맞았는지, 검의 울음이 끊어졌다.
“검명이라! 역시 너를 주인으로 받아들인 모양이구나.”
“장인님.”
“솔직히 말하면 대충 만든 거 하나 줘서 보내려고 했다만 그 녀석이 네게 보내달라고 하니 어쩔 수가 없었다.”
김장훈이 피식 웃으며 허리에 손을 올렸다. 억지로 짓는 웃음이지만 나쁘지 않아보였다.
“그 검의 이름은….”
“암인검.”
“어?”
백우진의 대답에 김장훈의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내가 검의 이름을 말했던가?”
“그런 이름일 것 같았습니다.”
“별일이 다 있군. 그래. 그 검의 이름은 암인검이다.”
김장훈은 검의 이름을 때려 맞히는 놈은 처음 봤다고 중얼거리며 말을 이었다.
“내가 관상을 잘 보지는 못한다만, 네 인생이 순탄하게 흘러가진 않을 거 같았다. 어둠 속에서 너를 견디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리 지었다. 괜찮으냐?”
김장훈의 말에 백우진은 코끝이 찡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런 생각까지 하시면서 검을 만드셨을 줄은 전혀 몰랐다.
다시 한 번 김장훈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좋습니다. 정말 마음에 듭니다.”
“네 성격과 키워온 무력을 보면 스스로 목표한 바가 있을 것이다. 그 검과 함께 흔들리지 말고 나아가거라.”
“감사합니다.”
백우진은 김장훈에게 깊게 고개를 숙였다.
고작해야 한 달하고 일주일간 지냈지만, 가문의 사람들보다 김장훈에게 더 정이 들어버렸다.
“언젠가 그 검이 부러진다면….”
김장훈은 구름이 낀 하늘을 올려보며 말을 이었다.
“다시 가져 오거라. 언제라도 고쳐주마. 대신 꺾이지 말거라. 그게 내 검을 쓰는 대가다.”
백우진은 김장훈의 걱정과 배려를 느낀 후 무겁게 고개를 숙였다.
“이것도 가져가거라.”
김장훈이 별거 아니라는 듯 검 하나를 던졌다.
“이건….”
휘연검이었다. 검을 뽑아보니, 이가 나갔던 부분이 새것처럼 수리되어 있었다.
“너 주는 거 아니다.”
김장훈은 서인아의 손을 잡고 있는 홍아라에게 고개짓을 했다.
“그 정도면 첫 선물로 충분하지 않겠느냐.”
“충분하고도 넘칩니다. 감사합니다.”
백우진은 뒤를 돌아서 홍아라 앞에 섰다.
“갑작스럽지만 네 첫 번째 검이다. 휘둘러야 할 곳과 휘두르지 않아야 할 곳을 잘 생각해라.”
“아, 알겠습니다!”
홍아라가 무릎을 꿇고, 백우진에게 검을 넘겨받았다. 그녀의 손은 긴장과 흥분으로 인해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도련님. 감사합니다. 장인님. 감사합니다.”
“할아버지라고 불러라.”
“예?”
“내 손녀의 친구니, 할아버지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지.”
“그게….”
백우진은 괜찮다는 듯 고개를 까딱였다. 홍아라는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
“하, 할아버지. 정말 감사합니다.”
“그 검에 문제가 생기면 언제라도 오거라. 내 너는 언제라도 무료로 수리해주마.”
“네, 넵!”
홍아라가 양손을 꽉 쥐며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김장훈은 그 모습이 귀여웠는지, 약간은 밝아진 웃음을 지었다.
“저도 무료입니까?”
“아니. 넌 아니지.”
김장훈은 능청스럽게 웃었다.
“넌 맛 좋은 술이나 가지고 오거라.”
“꼭 찾아뵙겠습니다.”
나중에 종류별로 술을 챙겨서 김장훈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겠다.
“이제 가거라.”
“다시 뵙는 그날까지 건강하시길.”
“너보다 건강하게 오래 살 테니 걱정 말거라.”
“믿겠습니다.”
백우진은 김장훈과 눈을 마주치고 빙긋 웃었다.
“가자.”
“예.”
“아, 네!”
백우진은 뒤를 돌아서 언덕을 내려갔다.
문주영은 바로 따라갔고, 홍아라는 백우진을 따르면서도 다섯 걸음마다 뒤를 돌아서 인사를 했다.
“너는 가지 않느냐?”
“할아버지가 심심하실 거 같아서요.”
서인아가 어깨를 으쓱였다.
“걱정 말고 가거라.”
“싫어요.”
“오랄 때는 안 오고, 가랄 때는 안 가는군.”
“제 별명이 청개구리잖아요.”
“에휴, 청개구리는 놔두고, 밥이나 먹어야겠다.”
김장훈은 손을 저으며 대장간으로 돌아갔다. 서인아는 김장훈의 어깨를 주무르며 그 뒤를 따랐다.
“제가 차릴게요!”
**
백우진 일행이 섬의 중앙에 도착했을 때 섬을 수호하는 능력자들이 줄지어서 나타났다.
그 중 가운데 있는 중년인이 앞으로 나왔다.
7등급 능력자이자, 수호자들의 리더인 배운성이다.
“이제 가시는 겁니까?”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배운성은 한 발 뒤로 물러난 뒤 고개를 숙였다. 그를 따라 뒤에 있는 수호자들도 고개를 숙였다.
“검사님 덕분에 적의 습격을 피해 없이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검사님의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
수호자들은 지켜보고 있는 장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숙인 고개를 들지 않았다.
“아….”
백우진은 등줄기에 전율이 이는 것을 느꼈다. 강자들에게 인정을 받는 느낌에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일어나세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진심이었다. 이번 일을 해결하며 특별한 무언가를 바라지 않았다. 인연이 쌓인 사람들을 지켜주고 싶었을 뿐이다.
“허….”
배운성의 입에서 감탄이 흘러나왔다.
저 나이에 저 무력이면 하루 종일 자기 자랑을 풀어놓아도 뭐라 할 사람이 없건만, 백우진은 겸손하게 말을 끝맺었다.
신검백가의 인물이 아니라, 패력적가나 루카스 길드를 보는 것 같았다.
“놈들에 관한 정보는 알아내셨습니까?”
“검사님이 침입자를 생포해주신 덕분에 놈들의 이름과 소속까지 전부 파악했습니다.”
배운성은 전음을 사용해서 백우진에게 정철민의 정체와 놈의 소속인 제논에 대해 알려주었다.
‘제논이었군.’
-아는 놈들이냐?
‘범죄자 길드 중에서도 상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놈들이야. 9년 뒤에도 건재하지.’
전생에서도 제논은 전 세계를 돌며 수많은 범죄를 저지른 놈들이다.
사소한 것들부터 대형 범죄까지 안 끼는 곳이 없었다.
“마스터께서 오셔야 정확하게 알게 되겠지만, 아마 이 섬을 버릴 것 같습니다.”
“역시 그렇군요.”
자신의 개입으로 미래가 바뀌었지만, 아케인이 장인들의 섬을 떠나는 일은 바뀌지 않는 모양이다.
“저희가 소문을 막았지만, 검사님이 제논을 막았다는 사실이 이미 퍼져나갔습니다. 앞으로 제논의 습격이 있을 지도 모릅니다.”
“괜찮아요.”
백우진은 가볍게 웃으며 손을 저었다.
-배포는 크단 말이야
‘우리 집이 보통 집이 아니잖아.’
-하긴 너희 집이 제일 위험해.
흑암의 말대로다. 제논에 강한 범죄자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신검백가만 하겠는가.
범죄자 길드와는 언젠가는 부딪칠 거였기 때문에 딱히 무섭지 않았다.
“마스터께서 따로 연락을 하시겠지만, 제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라도 불러주십시오. 한 번은 도와드리겠습니다.”
배운성은 아케인 길드에 속해있기 때문에 백우진에게 도와준다는 말을 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백우진의 인성과 성격을 보니, 자신도 모르게 도와주겠다는 말이 나왔다.
신기한 사람이었다.
“저도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를 이어 몇 명의 수호자들이 도와주겠다고 입을 열었다.
“감사합니다.”
백우진은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배운성과 악수를 하고, 수호자들에게 고맙다는 눈빛을 보냈다.
‘공짜 용병 생겼다.’
-아, 이 말을 저 녀석들이 들었어야 했는데…
**
백우진이 백소희의 검을 부러뜨렸다는 소문은 은밀하면서도 빠르게 퍼져나갔다.
“막내 도련님이 넷째 아가씨를 이겼다고? 꿈꿨냐? 요새 내가 만만하지? 엉?”
“우진 도련님이 소희 아가씨 검을 부러뜨렸다고요? 혹시 낮술 드셨어요? 회복실 아니, 병원 가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우진 도련님이 아무리 잘 나간다고 해도 말 같은 소릴 해야지.”
“소희 아가씨와 적검대가 뭘 잡고 오셨는지 아세요? 씨 서펜트에요. 그런 걸 잡은 사람이 백우진에게 졌다니, 웃기지도 않는 소리를….”
처음엔 아무도 그 소문을 믿지 않았다.
상식이 있다면 믿고 싶어도 믿을 수가 없는 소문이었다.
조만간 적검대가 나와 헛소문을 퍼트린 자를 처벌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팔검각도, 적검대도, 백소희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게 뜻하는 것은 딱 하나였다.
소문이 사실이라는 것.
백가의 검사들은 모이기만 하면 백우진에 대한 이야기로 시간을 채웠다.
“이제 정말 후계자 후보에 오르시는 거 아니야?”
“소희 아가씨가 전력을 쓰지 않았다고 해도 적령검이 부러졌으니 대박이긴 하지.”
“진짜 이대로 약관만 되면 정말 판도가 바뀔지도 모르지.”
백소희와 백우진에 대한 이야기가 시들해질 무렵 새로운 소문이 백가에 퍼졌다.
백우진이 아케인 길드가 운영하는 섬에서 제논의 습격을 막아냈다는 소문이.
“우진 도련님이 막아낸 길드가 어딘지 알아? 제논이야! 그 범죄자 길드 제논이라고!”
“제논에 쌍둥이 형제 있잖아. 그 둘의 목을 동시에 베셨다고 하더군.”
“천하장인 김장훈이 고맙다고 하면서 명검을 만들어줬다는데.”
진실과 거짓이 섞인 소문이었지만, 백우진의 이름값을 올려준다는 것에 변화는 없었다.
신검백가 내부에서 백우진에 대한 인식은 완전히 바뀌고 있었다.
**
백우진은 백가로 돌아오자마자, 가주전으로 불려갔다.
당연한 수순이었기 때문에 가주전에 가서 장인의 섬에서 있었던 일들을 전부 이야기 해주었다.
“네가 가는 곳마다 사건사고가 터지는군.”
백천화가 흥미롭다는 듯 입 꼬리를 말아 올렸다.
“예지라도 하는 것이냐?”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미래에 대한 정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것은 정말 우연히 해결한 일이다.
“어찌됐든 수고했다.”
백천화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네 덕분에 앞으로 아케인과의 거래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 같군.”
백천화의 머릿속엔 벌써부터 아케인에게 어떤 이득을 가져올까에 대한 생각만 들어있었다.
“제가 막아낸 범죄자들의 소속이 제논이라고 합니다.”
“숨어서 범죄나 저지르는 놈들을 신경 쓸 필요 없다.”
‘역시.’
백우진이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백천화는 보호를 해줄 생각도 없으면서 신경 쓸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만약 자신이 제논에게 당한다면 복수는커녕 묻어주지도 않을 거다.
-얼굴 보면 친아들은 맞는 거 같은데, 참 대단해. 그냥 김장훈 옆에서 살지 그러냐?
흑암의 말대로 백우진과 백천화의 얼굴은 닮아 있었다.
하지만 백우진이 백천화에게서 부자의 정을 느낀 적은 전생과 현생을 통해 단 한 번도 없었다.
‘역시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남아야해.’
아버지나 가문을 믿어서는 안 된다.
스스로의 힘으로 강해져서 이 괴물 같은 가문을 집어 삼켜야한다.
마음을 확실하게 정하고 고개를 들어 올려 백천화를 바라보았다.
“가주님.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백우진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