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51
51화. 사냥꾼을 사냥하다 (4)
-만검의 보상이면 꽝이 없는 거잖아!
‘맞아. 전에 나왔던 색이 변하는 카드가 만검의 보상이지.’
-여기서 또 퍼주다니, 진짜 미쳤군. 적폐 그 자체야.
‘추가 보상은 원래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면 받는 거였잖아.’
사실 백우진은 당연히 추가 보상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이렇게 엄청난 사건을 터트려줬는데, 추가보상이 없다면 그거야 말로 섭섭한 일이다.
‘일단 보상은 나중에 받아야겠어.’
백우진은 퀘스트 창을 끄고 주변을 돌아보았다. 사람들은 여전히 정보를 퍼뜨리느라 바빴다.
“젠장….”
박민후가 이를 악물었다.
이미 상황은 자신이 통제 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다.
그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증인이라도 챙겨서 이곳을 빠져나가는 것이다.
일단 증인을 데려가면 나중에라도 얼버무릴 수 있을 거다.
“너희들은 나와 가줘야겠다.”
박민후는 살아남은 중립 길드원들에게 다가갔다.
“그, 그게 무슨 소립니까!”
“던전에서 있었던 일을 확인하려는 거다. 오래 걸리지 않을….”
“야.”
백우진이 박민후의 말을 끊으며 중립 길드의 앞에 섰다.
“지금 뭐하는 거지?”
“아, 안에서의 일이 진짜인지 알아보기 위해 이들은 루카스가 데려가겠습니다.”
박민후의 손짓에 뒤에 있던 마법사들이 앞으로 나왔다.
“증거를 보여주면 알아서 꺼진다고 했을 텐데?”
“그것과 이건 다른 문제입니다. 루카스의 행사를 방해….”
“입 닫아.”
백우진의 몸에 염익이 강림했다.
휘몰아치는 흑색의 불꽃이 그의 존재감을 태산처럼 거대하게 만들었다.
“루카스의 행사? 방해? 어디 해봐.”
백우진의 몸에서 모든 것을 내리누르는 패기가 흘러나왔다. 박민후만이 아니라, 이곳을 둘러싼 모든 사람들은 숨이 턱 막히는 것을 느꼈다.
“해보라고.”
백우진은 백천화가 그에게 보여줬던 패기를 따라하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사냥감을 노리는 호안처럼 번들거리고 있었다.
‘이, 이건 천재가 아니라, 괴물이다…’
박민후는 백우진의 기세에 전신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이 정도 기세라니, 최재영을 홀로 죽였다는 게 거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신검백가가 보호한다. 레코딩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복사를 해달라면 얼마든지 해주겠지만, 그 이상은 거부한다. 그래도 불만 있으면 덤벼. 얼마든지 상대해 주지.”
백우진은 벽이라도 된 것처럼 중립 길드원들을 보호했다.
‘역시 따를 가치가 있는 분이다.’
문주영은 백우진에게 다시 한 번 감동을 받았다.
중립 길드를 보호하기 위해서 루카스에 맞서려 하다니, 진심으로 그를 따르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 중립 길드 때문에 루카스랑 싸우겠다고?”
“듣던 대로 다른 백가의 직계와는 전혀 달라.”
“저런 검사가 신검백가에서 태어났다니….”
최재영에 대한 영상을 봤기 때문에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백우진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상태였다.
그 상태에서 중립길드를 위해 루카스를 막는 모습까지 보였으니, 모두가 감동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크으….”
박민후는 군중들에게서 뻗어오는 시선의 압박을 받았다.
그에게 이곳은 적지나 다름없었다.
싸워서 이기더라도 무조건 손해였다.
“그럼… 확인을 위해 레코딩을 받아가겠습니다.”
박민후는 밑의 마법사를 시켜 레코딩 영상 4개를 복사해 갔다.
“오늘 일을 후회하시게 될 겁니다.”
“그 소리 참 많이 들었는데, 실행한 사람이 없거든. 좀 해줬으면 좋겠는데.”
“으으….”
박민후는 백우진의 얼굴을 외울 것처럼 쳐다보다가 돌아갔다.
“검사님. 저, 저희는 어떻게 되죠?”
“걱정 마세요. 신검백가에서 보호해 드릴 겁니다.”
“가,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중립 길드 능력자들은 백우진에게 거의 절을 하고 있었다.
“아니에요. 당연한 일입니다.”
백우진은 혀에서 씁쓸한 맛을 느꼈다.
중립 길드원들은 습격을 당해놓고 힘이 약해서 루카스의 보복을 걱정하고 있었다.
자신이 나서지 않았다면 이들은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었을 지도 모른다.
-너희 아버지가 이들을 보호해 줄까?
‘해줘.’
-확실해?
‘내가 이겼으니까 해주는 거야. 이기면 우리자식, 지면 남의 자식이 아버지의 방식이지.’
루카스 길드의 유망주가 인간사냥꾼임을 밝혀내고, 사람들을 구해내서 가문의 명성을 끌어올렸기 때문에 백천화는 저들의 보호해줄 거다.
-지면 남의 자식이라니, 정말 정떨어지는군.
**
백우진은 문주영을 시켜서 중립 길드원들이 쉴 곳을 알려준 뒤 가주전으로 들어갔다.
불려 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갔다.
“가주님을 뵙습니다.”
백우진은 숙인 고개를 들어 올리며 백천화의 표정을 살폈다. 그는 그 어느 때 보다 기분이 좋아보였다.
이미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있는 것이다.
“던전에서 있었던 일을 말해 보거라.”
“내부에서 자이언트 멘티스를 잡은 뒤 돌아오다가….”
백우진은 던전 내부에서 있었던 일들을 전부 보고했다.
“함정에 갇힌 상태에서 레코딩을 지시할 생각은 어떻게 한 것이냐.”
“저희를 죽이려면 더 쉬운 방식이 있었을 겁니다. 가둔 채로 천천히 죽이려는 것을 보니, 놈은 저희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구경하기 위해서 분명 다가올 거라 생각했습니다.”
“음….”
백천화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일반적인 사람이 화염의 벽에 갇히게 되면 어떻게든 빠져나갈 생각만 하게 될 거다.
하지만 백우진은 상황을 파악한 뒤 레코딩 마법을 지시해서 그 다음까지 생각해 놓았다.
백우진의 침착함과 상대의 심리를 읽는 능력에 감탄이 나왔다.
“훌륭한 판단이었다.”
백천화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백우진은 매번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았지만, 이번엔 더 특별했다.
“넌 내가 예상했던 그 이상의 실적을 거둬서 돌아왔다.”
백천화가 이렇게 칭찬하는 이유가 있었다.
오늘 일 덕분에 루카스의 명예는 땅으로 추락했고, 신검백가의 명성은 높이 올라갔다.
수십억을 줘도 이루지 못할 이미지의 상승을 백우진이 단 한 번의 던전 공략으로 해낸 것이다.
기분이 좋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오늘은 네 아버지의 웃음이 오래가는데?
‘그만큼 기분이 좋다는 거지. 하지만 아버지도 제대로 모르는 게 있어.’
-뭐?
‘신검백가의 명성보다, 내 명성이 더 많이 올라갔다는 거지.’
백우진은 계속해서 신검백가와 자신을 차별화 시키고 있다. 이 작업은 언젠가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부탁이 있습니다.”
“말해 보거라.”
“던전에서 저와 함께 습격당한 중립 길드의 능력자들을 데려왔습니다. 그들과 그들이 속한 길드의 보호를 신청하고 싶습니다.”
“루카스의 병신 짓을 증명해줄 증거들이니, 잘 보호해야겠지.”
백천화는 미소를 유지 한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뭘 하려고 하느냐.”
“한동안은 수련을 하며 쉬려고 합니다.”
“좋다. 그렇게 하도록.”
“예.”
백우진은 고개를 숙인 뒤 가주전을 나갔다.
탁.
가주전의 문이 닫힐 때 백천화의 미소가 진해졌다.
“조금만 더 큰다면….”
**
백우진은 자신의 방에 돌아오자마자, 돌발 보상을 받았다.
촤아악!
눈앞에 100장의 카드가 나타났다.
백우진은 고민하듯이 손가락을 까딱였다.
-그냥 아무 거나 뽑아. 행운의 여신이 너 챙겨주니까. 꽝은 절대 없을 거다.
“지난번에 돌멩이 나온 거 너도 봤잖아.”
-예전 내 주인 중에 아크라는 놈이 있었는데, 4번 연속으로 잡초가 나온 적 있다. 넌 뽑기로 투정부리면 안 돼. 아크가 무덤에서 튀어나올 거다.
“허….”
백우진이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4번 연속 잡초라니,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만검 보상도 있으니까. 이건 꽝 나와도 괜찮아.”
백우진이 위에서 다섯 번째 카드를 잡자, 그 안에서 눈부신 황금빛이 터져 나왔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빛과 함께 카드가 사라진 자리에서 부츠가 하나 나타났다.
“부츠?”
-그것도 유니크…
“흑암.”
-이제 말하기도 지치는군.
흑암은 힘없는 목소리와 달리 빠르게 부츠를 감정해 주었다.
[라포르의 가죽부츠] 검은 구름이라 불렸던 도둑 라포르가 애용하던 가죽부츠다. 이동속도와 공격속도를 증가시켜 더 빠른 움직임을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등급 : 유니크.
착용가능 조건 : 없음.
이동 속도 7% 증가
공격 속도 7% 증가
오성 +7
체력 +7
신체 +7
보자마자 헉 소리가 나오는 옵션이었다.
이동 속도와 공격 속도 증가가 7%였다.
가득이나 빠른 백우진의 검과 검로들이 더 빨라진다는 의미였다.
만일 이 부츠가 있었다면 멘티스의 앞발이 튀어나오기 전에 목을 베어버렸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옵션 봐라. 전부 7이잖아. 너 운 좋다고 아이템도 말하고 있네.
“어, 그러네.”
신기하게도 올라가는 능력이 전부 7이었다.
저걸 보니, 정말 행운의 신이라도 붙어 있는 기분이다.
“어쨌든 디자인도 나쁘지 않아.”
부츠가 좀 길긴 해도, 촌스럽지 않고, 멋스러워서 신고 다녀도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만검의 보상이 지급됩니다] 두 번째로 만검의 보상이 나타났다.촤라락,
이전과 똑같이 10장의 카드가 나타났다. 카드들은 3가지 색으로 번갈아 반짝였다.
“역시 10장이 고르기 더 힘드네.”
-엄살 그만 부리고, 그냥 뽑아라. 타짜 자식아.
“타짜라니….”
백우진은 고개를 저으며 왼쪽 끝에 있는 카드를 골랐다.
다시 한 번 선명한 황금빛이 방안을 채웠다.
[검로 단계 상승의 문이 열렸습니다.] [숙련도를 확인합니다.] [2단계 흑왕탄을 제외한 검로를 선택해주세요.]“이건….”
-거, 검로의 단계를 올려주는 보상이다.
“이런 것도 있었어?”
-검로를 만들어 주는데, 검로 단계 상승은 당연히 있겠지.
백우진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1단계만으로도 강한 위력을 가진 게 검로인데, 단계를 올려주다니, 생각지도 못했던 엄청난 보상이었다.
-뭘 올릴 거냐?
“그건 정해져 있지.”
-정해져 있다고?
“비뢰섬보다 무령참을 익힌 지 오래됐기 때문에 무령참은 알아서 2단계로 오를 거야. 여기선 비뢰섬을 올려야지.”
무령참은 이미 상당한 경험치가 차오른 상태라, 조만간 2단계가 될 거다.
아직 숙련도가 부족한 비뢰섬의 단계를 올리는 게 효율적이다.
-하여튼 잔머리는 잘 돌아간다니까.
“잔머리가 아니라, 당연한 거지.”
백우진은 상태창에서 비뢰섬을 선택했다.
[비뢰섬의 단계가 2단계로 상승합니다.] [비뢰섬의 검기 속도가 빨라집니다.] [비뢰섬의 사정거리가 증가합니다.]새로 나타난 홀로그램 창을 보자마자,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졌다.
비뢰섬의 장점은 빠른 속도와 긴 거리인데 그 두 장점이 더욱 강화되었다.
검기가 지금보다 빠르고, 멀리 나간다니, 생각만 해도 심장이 두방망이질 치는 게 느껴졌다.
당장 나가서 검을 휘두르고 싶었다.
“일원초를 먹고 바로 수련하러 가야겠어.
-일단 일원초는 놔둬라. 그것도 다른 사용법이 있다.
“정말?”
-그래. 주양화처럼 먹는 법이 있다. 일원초는 다른 영약과 함께 먹어야 더 큰 효과를 낸다.
“알겠어.”
예전에 먹었던 주양화처럼 특별한 방법이 있는 모양이다. 백우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검을 잡았다.
“그럼 지금 수련하러 가야겠어.”
-후우, 그럴 줄 알았다.
백우진은 흑암의 한 숨 소리를 들으면서 연무장을 향했다.
**
루카스 길드 적색탑 최상층.
20대로 보이는 청년이 황금색 왕좌에 앉아 있었고, 박민후는 그 밑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리고 있었다.
“지금 그걸 변명이라고 하는 것이냐? 백우진의 기세가 강해? 고작 16살짜리에게 겁을 먹고 도망쳤다는 거냐?”
청년의 목소리엔 외모에 걸맞지 않는 위엄이 서려 있었다. 이 젊은 청년이 바로 적색탑의 탑주 김정우였다.
“그, 그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있어서….”
“구경꾼들을 모두 내쫓고, 백가와 싸우더라도 그 증인들을 데려왔어야 일을 수습할 수 있었다!”
“죄송합니다.”
박민후가 대리석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그의 이마에서 흥건한 피가 흘러나왔다.
“멍청한 놈!”
김정우가 이번에 욕을 한 대상은 박민후가 아니다. 자신의 제자였던 최재영이다.
“그 놈 하나 제대로 처리 못해서 최악의 방법으로 죽다니!”
김정우는 최재영이 던전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다니는 것을 알고 있었다.
들키지만 않게 조심히 하라고 했는데, 본인이 죽고, 그 방법마저 알려져서 길드에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앞으로 그놈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라.”
“배, 백우진 말씀이십니까?”
“그래.”
김정우의 눈빛이 서슬 퍼렇게 빛났다.
“그놈으로 명예를 잃었으니, 그놈으로 다시 명예를 찾아와야겠지.”
**
“왼쪽 빈다.”
“예!”
백우진은 홍아라의 검술을 봐주고 있었다.
홍아라는 짧은 시간동안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
오러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검술 실력은 날로 발전하고 있었다.
“좋아. 오늘 검술은 여기까지. 이제 연무장을 달려.”
“네!”
홍아라가 인사를 하고 나서 바로 연무장을 뛰기 시작했다. 아직도 부끄러움을 타지만, 예전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었다.
‘발전 속도가 사기네. 나도 수련하지 않으면 따라잡히겠는데.’
-너 뭘 착각하고 있는데, 네 발전 속도가 저 아이보다 빠르다. 너야 말로 사기 그 자체다. 누가 누구에게 사기라고 하는 지 나 참…
백우진의 기본 검술은 이제 완숙에 이르렀다.
찌르기의 검로가 생기는 순간 저 녀석은 또 다른 단계에 도달하게 될 거다.
‘그래도 밑에 사람들이 있으니, 더 열심히 해야지.’
백우진이 자신의 수련을 하려고 할 때 문주영이 다가왔다.
“도련님.”
문주영은 평소와 다르게 활짝 웃고 있었다.
“도련님이 부탁하신 정령사를 찾았습니다.”
“어?”
백우진이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알아봐달라고 한지 한참 지나서 직접 찾으려고 했는데, 이제야 대답이 돌아왔다.
“대체 누구를 찾느라, 이렇게 오래 걸린 거야?”
“저도 친구에게 부탁만해서 아직 이름은 모르겠습니다.”
“친구에게 부탁했다고?”
백우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보상이나, 블랙마켓에 의뢰를 넣었을 줄 알았는데 친구라니 완전히 예상 외였다.
문주영이 말하는 친구가 누군지 궁금해졌다.
“최고의 정령사를 찾았다고 합니다. 믿으셔도 좋습니다.”
문주영은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