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57
57화. 새로운 검로
“흥.”
성시훈이 백우진을 보고 코웃음을 쳤다.
인질을 구한 건 예상 외였지만 백우진이 이곳에서 죽는다는 건 변하지 않는다.
저런 화염의 벽 따위론 자신과 철갑단을 막을 수 없다.
“어설픈 마법 따윈 무서워 할 필요 없다! 놈을 찢어라!”
“예!”
성시훈은 권갑을 조작하며 앞으로 달렸고, 24명의 철갑단이 그의 뒤를 따랐다.
불의 벽을 뚫어버리고 백우진을 터트려 죽일 생각이었다.
“어…?”
당장이라도 불의 벽을 부술 것 같았던 성시훈은 화염의 벽 앞에서 귀신에 홀린 것처럼 걸음을 멈췄다.
그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로 덜덜 떨었다.
“저, 저 안에 대체 뭐가….”
백우진이 만들어낸 불의 벽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 화염의 벽 안에서 어마어마한 존재감이 느껴지고 있었다.
“으헉….”
“아아….”
철갑단도 전신을 와들와들 떨기만 할 뿐 몸을 움직이지 못햇다.
손가락을 까딱했다간 화염 속의 존재가 튀어나와 자신들을 집어 삼킬 것만 같았다.
화르르륵!
불의 벽안에서 서슬 퍼런 안광이 빛났다.
마름모꼴 눈동자 속에서 섬뜩한 살기가 흘러나왔다.
“흐읍….”
그 존재의 눈을 보는 순간 철갑단도, 성시훈도 말을 잊었다.
태산 같은 존재감과 대기를 태우는 열기에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쿠구구구.
불의 벽이 찢어지며 용의 머리가 솟구쳤다.
적에게 처음으로 모습을 보이는 플레임 드래곤이었다.
“끄윽….”
성시훈이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터트렸다.
불에 타오르는 화염의 용을 본 순간 도망쳐야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이, 이건 안 돼! 모두 진을 풀고 도망….”
“이미 늦었어.”
백우진의 손짓에 플레임 드래곤의 입이 벌어졌다.
콰아아아아!
플레임 드래곤의 입에서 피처럼 붉은 화염이 쏟아져 내렸다.
“으아아아!”
“끄아아악!”
홍색의 불꽃은 도망치려던 성시훈과 철갑단을 모조리 태워버렸다.
그들은 비명조차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화염에 녹아내렸다.
빠지지직!
홍염은 파검진의 오러를 깨버리고, 외부에 있던 철갑단마저 태워버렸다.
“아아!”
“끄아아악!”
“살려….”
파검진 근처에 있던 철갑단은 화염에 죽어갔고, 도망치던 철갑단은 진의 바람의 칼날에 목숨을 잃었다.
-첫 실전이라 그런 건가? 저 녀석의 화력이 생각이상이군.
‘그래. 갇힌 상태에서 써서 다행이었어.’
플레임 드래곤의 화염은 수련을 할 때보다 더욱 강한 열기와 화력을 가지고 있었다.
만일 파검진의 오러가 한 번 막아주지 않았다면 이곳 전체가 불바다가 되었을 거다.
‘머리가 띵하네…’
오러를 전부 사용했을 때처럼 머리가 지끈 거리고 있었다.
-정령력이 부족한 거다. 정령들을 돌려보내라.
‘그래야겠어.’
백우진은 플레임 드래곤과 진을 쓰다듬어 준 뒤 정령계로 돌려보냈다.
아직은 저들을 다루기에 정령력이 미숙한 상태였다.
“허억….”
정근호가 식은땀을 흘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저 놈의 용대가리는 아무리 봐도 적응이 되질 않았다.
볼 때마다 등줄기로 땀이 흘러내린다.
‘거기다 오늘의 화염은 더더욱…’
백우진이 플레임 드래곤을 다루는 모습을 몇 번 봤지만 오늘 정도의 위력은 처음이었다.
자신도 중급 정령을 소환하게 되어서 최근 자신감이 상승했지만, 저 용을 보니 다시 자심감이 바닥을 기기 시작했다.
“정근호.”
“으, 응!”
백우진의 부름에 정근호가 벌떡 일어났다.
“플레임 드래곤에 대해서는 말하지 마.”
“어? 가, 감추게?”
“그래. 어차피 아는 사람은 너하고 어르신밖에 없으니까. 말 안하면 아무도 몰라.”
“그, 그게 될까? 인질들도 봤고….”
“파검진에 흐르던 오러 때문에 저 사람들은 내부를 볼 수 없었고, 다른 곳에서 지켜본 사람도 연기 때문에 제대로 보지 못했어. 중급 불의 정령이라고 하면 알아들을 거야.”
백우진은 벌써부터 플레임 드래곤에 대해서 알릴 생각은 없었다.
이곳에서 소환한 것도 걸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부른 것이다.
“아, 알겠어.”
정근호는 알겠다는 듯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플레임 드래곤의 머리만 소환하고, 진으로 연기를 일으켜서 시야를 가린 이유가 있었군.
‘그래. 내 비장의 무기를 다 드러낼 순 없지.’
인지도를 올리는 건 바람 정령과 화염 정령을 소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지금 숨겨둔 플레임 드래곤의 존재는 나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플레임 드래곤을 사용하는 거 아는 사람은 어르신과 너 뿐이니까. 내 정보 빠져나가는 순간 너 찾아간다.”
“아, 아니! 나 입 무거워! 정말이야. 평생 입 다물고 살게!”
정근호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손사래를 쳤다.
처음 봤을 때의 건방진 표정은 어디에도 보이지도 않았다.
-너 점점 진짜 양아치가 되가는 거 같다?
**
“죄송합니다! 제가 미리 알았어야했는데….”
문주영이 땅에 머리를 박을 것처럼 고개를 숙였다.
“제논의 습격을 네가 어떻게 알아차려.”
“그렇지만 도련님의 호위로서 너무나 부족한….”
“털끝하나 다치지 않았으니 괜찮아. 사과도 지겨우니 이제 그만해.”
백우진은 더 이상 말하지 말라는 듯 손을 저으며 이전에 왔던 카페로 들어갔다.
“오셨군요.”
블랙마켓 성남 지부장 유진아가 벌떡 일어나서 백우진에게 다가왔다.
“몸은 괜찮으신가요?”
백우진과 철갑단이 부딪쳤다는 소식이 퍼졌기 때문에 유진아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무 문제없습니다.”
“죄송해요. 철갑단과 성시훈이 전송진을 타고 나타났기 때문에 저희 쪽도 파악할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춘천지부 쪽에서 정보를 노출시키지도 않아서….”
“정보를 노출시키지 않았다는 건 무슨 말이죠?”
“춘천 지부에서 철갑단은 몰라도 제논의 정보원이 양구에 있었다는 건 파악하고 있었을 거예요. 그 소식을 알리지 않았어요.”
“음….”
블랙마켓의 장점이자 단점이 누구든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보니, 춘천지부와 제논 사이에 어떤 접점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확실히 조사해서 알려드릴게요. 걱정하지마세요.”
유진아는 백우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차렸는지 춘천지부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 저야 감사하죠.”
“아뇨. 동맹을 제안해놓고 이런 일 조차 파악하지 못했으니, 제가 죄송해요.”
“신경 쓰지 마세요.”
백우진이 손을 흔들었다.
양구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제논의 전투원들을 성남에 있는 유진아가 알아차리고 경고를 해주는 게 오히려 신기한 일이다.
“저, 그런데….”
“네.”
“정말 중급 정령 둘을 소환하게 되신 건가요?”
“운이 좋았습니다.”
“아….”
유진아의 눈동자가 격하게 흔들렸다.
정령술을 배운지 반년도 되지 않아서 공격에 가장 좋은 바람과 불의 중급 정령을 소환하고 다룬 다는 것에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주영의 말대로 백우진은 하늘의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었다.
-이 여자 네가 플레임 드래곤을 소환할 수 있다는 거 알게 되면 기절하겠군.
‘정말 그럴지도 모르지.’
유진아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플레임 드래곤을 소환하는 것을 보면 까무러치게 될 거다.
“마켓의 정보 덕분이기도 하죠. 정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다만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제 쪽에서 고개를 들 수가 없어요.”
“그럼 동맹 건은 진아씨가 제게 필요한 좋은 정보를 가져올 때 다시 말하기로 하죠. 어때요?”
“좋아요!”
유진아가 주먹을 꽉 쥐며 대답했다.
-허, 정말이네.
‘내가 말했잖아. 유진아 같은 사람은 자존심이 강해. 이걸 빚이라고 생각하고, 내게 필요한 정보를 가져와서 다시 동맹 제의를 할 거야.’
백우진은 유진아를 만나러 갈 때부터 이런 상황을 예측하고 있었다.
-귀신같은 놈.
흑암은 혀를 내둘렀다.
백우진은 예의 바르고 겸손한 척 하며 실속이란 실속은 전부 챙기고 있다.
진정 무서운 놈이 바로 이런 놈이다.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네. 말씀하세요.”
백우진은 흑암의 인벤토리에서 검과 도 창을 꺼냈다.
가고일 던전에서 내기로 받아왔던 유니크 무기들이다.
“이것들은….”
“이것들 경매에 내주세요.”
백우진이 무기들을 유진아 쪽으로 밀었다.
“예에?”
깜짝 놀란 유진아가 벌떡 일어났다.
그녀는 파랗게 질린 얼굴로 백우진과 무기를 바라보았다.
“이것들 영웅, 불사조, 광도문의 무기들이잖아요.”
“네.”
“이걸 경매에 내놓는다면 그 길드들을 적으로 만드는 것과 다르지 않아요.”
“가지고 있어도 그들에게 제가 적이라는 건 변함없어요. 이래도 적이고 저래도 적이라면 필요 없는 물건 팔아서 다른 물건을 사는 게 백 번 낫죠.”
“아….”
유진아는 백우진의 말에 완전히 얼어버렸다.
앞에 있는 16살짜리 검사의 그릇은 자신이 판단했던 것 보다 훨씬 거대했다.
절대로 백우진을 놓쳐서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알겠습니다. 경매에 내겠습니다. 나중에 경매날짜에 안내문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유진아는 그 어느 때보다 진심을 가득 담아 백우진을 쳐다보았다.
“검사님께 꼭 필요한 정보 제가 어떻게든 구해드리겠습니다.”
**
백우진은 신검백가로 돌아오자마자 바로 가주전으로 소환되었다.
“….”
백천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백우진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저러다 너 죽이는 거 아니냐?
‘대답을 잘 못하면 죽이진 않아도 큰 벌은 내리겠지.’
-그럼 뭘 어쩌려는 거냐?
‘괜찮아. 다 생각이 있어.’
백우진은 아무 생각 없이 정령을 꺼내 싸운 게 아니다. 처음부터 백천화에게 들킬 것쯤은 예상하고 있었다.
“검을 수련하러 갔다고 생각했는데, 정령이라?”
백천화의 입에서 소름이 돋아 오를 정도로 차가운 음성이 흘러나왔다.
듣는 것만으로도 전신의 털이 솟아오를 정도였다.
“네놈은 검사인데, 왜 정령술을 익혔지?”
백천화의 목소리엔 분노가 담겨 있었다.
이곳에서 제대로 말을 하지 않았다간 정말 큰 벌이 내려올 것이다.
“대답해라.”
“검 때문입니다.”
백우진은 백천화와 달리 천천히 차분하게 대답했다.
“지금 검이라고 했느냐?”
“예.”
백우진은 고개를 들어 올려 노기를 품고 있는 백천화와 눈을 마주쳤다.
“저는 더 강한 검사가 되기 위해서 정령술을 배웠습니다.”
“지금 그걸 변명이라고 지껄이는 것이냐.”
백천화의 기세가 봇물 터지듯 흘러나왔다.
이전까지 보여준 모습이 장난으로 느껴 질 정도고 지독하고 패도적인 기세였다.
움직이기는커녕 입을 열기도 힘들 정도였다.
“정말입니다.”
백우진은 그 기세를 받아들이며 흔들림 없는 눈으로 백천화를 바라보았다.
“음….”
백우진의 변화 없는 덤덤한 눈빛에 백천화의 기세가 조금은 가라앉았다.
‘확실히 변하긴 했군.’
백우진의 오러와 기세는 이전보다 확실히 강해져 있었다.
이야기정도는 들어줘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해 보거라.”
“검을 뽑아도 되겠습니까?”
“검을 뽑는다?”
“왜 정령술을 익혔는지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내 눈 앞에서 직접 보여주겠다는 거냐?”
“그렇습니다.”
“좋다.”
“감사합니다.”
백우진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검을 뽑았다.
시리도록 차가운 검날로 백천화를 겨누었다.
쿠구구구.
화산이 터지는 것처럼 백우진의 전신에서 오러가 뿜어져 나왔다.
솟아오른 오러는 암인검을 부드럽게 감쌌다.
화르르륵!
백천화가 인상을 찌푸릴 무렵 붉은 기운이 암인검 위를 뒤덮기 시작했다.
백우진이 플레임 드래곤의 화염을 가져와 관일극에 채워 넣은 것이다.
“그건….”
백천화의 눈빛엔 감탄이 담겼다.
백우진의 검을 덮은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린 것이다.
“가겠습니다.”
백우진은 멀리있는 백천화에게 검을 찔러 넣었다.
그의 검을 뒤덮었던 검은 오러와 붉은 화염이 조화되며 백천화를 향해 비룡처럼 날아갔다.
콰아아아!
라사둠의 오러와 화속성 정령력이 합쳐진 검로 관일극은 백천화를 뚫어버릴 것처럼 날아가다 신기루처럼 사그라졌다.
백우진이 힘을 거둬버린 것이다.
“….”
백천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로 백우진을 내려다보았다.
“속성검을 익히려 했던 거냐?”
“그렇습니다.”
“속성검은 정령술을 배우지 않았어도 됐을 텐데?”
“평범함을 넘어서는 속성검을 익히고 싶었습니다. 좀 전에 보셨다시피 오러와 정령력이 섞이면 단순한 속성검보다 더 강한 위력과 특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크하하하하!”
백천화가 가주전이 울릴 정도로 광소를 터트렸다.
그는 속이 시원할 정도로 웃은 뒤 입 꼬리를 말아 올렸다.
‘저 놈은 정말…’
속성검도 속성검이지만, 자신을 향해 검을 휘두를 줄은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 건방진 모습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막내는 점점 자신의 마음에 쏙 들게 성장하고 있었다.
“실제로 봤으니, 네 말을 믿지 않을 수 없군.”
“감사합니다.”
“정령은 화염과 바람의 중급 정령까지 소환할 수 있는 게냐?”
“그렇습니다.”
백천화는 그 말이 진실인지 파악하기 위해 백우진을 쳐다보았지만 그의 얼굴에 변화는 없었다.
“조만간 부를 테니, 오늘은 가 보거라.”
“예.”
백우진은 깊게 고개를 숙인 뒤 가주전을 빠져나갔다.
-너 진짜 목숨이 한 세 개는 되냐? 거기서 네 아버지한테 검을 찔러 넣어? 진짜 미친놈인 줄 알았다!
‘나도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어.’
백우진이 자신의 왼 가슴에 손을 올리며 너스레를 떨었다.
백천화가 그 정도로 화를 내진 않을 거라 생각하기 했지만 떨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다만 언젠가는…’
언젠가는 정말로 아버지에게 검을 겨누고 싸울 날이 올 것이다.
그 날을 위해서라도 더욱 죽기 살기로 수련을 해야 한다.
‘앞으로는 더 바빠지겠어.’
-그냥 놀지 그러냐? 어차피 얼굴 따지는 시스템과 행운의 여신이 너에게 은총을 쏟아주잖아. 네 레전더리 급 행운을 이용해서 다 뽑아버려.
‘그놈의 행운의 여신 소리는 언제까지…
백우진이 흑암에게 따지려고 할 때 알림음이 울렸다.
띵!
-…이럴 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