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58
58화. 새로운 검로 (2)
새로운 길을 걸어 더욱더 높은 곳을 향할 때가 다가왔습니다. 스스로의 선택으로 검로의 문을 열어보세요.
조건 : 새로운 검의 속성을 선택하여 검로를 개방.
퀘스트 수락 혜택 : 퀘스트 진행 기간 동안 선택한 검술 속성의 숙련도와 이해도 대폭 증가.
보상 : 1000포인트, 타이틀.
‘새로운 검로를 열라는 퀘스트군.’
-맞다. 기본 검술을 모두 익혔으니, 이제 그 위를 향하라는 뜻이다.
‘드디어 올게 왔네.’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기본 검술의 검로를 모두 열었는데도 아무런 변화가 없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새로운 퀘스트가 나타났다.
다시 한 번 퀘스트의 내용을 읽어보았다.
스스로 선택한 속성의 검로를 열라는 내용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네가 검술의 속성 중 하나를 선택해야 퀘스트가 수락 될 거다.
‘선택하기 쉽지 않은데.’
-검술의 속성이 한두 개가 아니고, 그 속성을 담을 방법도 많으니 고르기 어려운 건 당연하겠지.
백우진은 많은 검술의 속성 중 6개 밖에 열지 못했다.
익혀야 할 검술의 속성이 아직 많이 남았기 때문에 선택하기 조금 애매했다.
-네가 만검에 도달하기 위해선 결국 모든 검술의 속성을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아무거나 골라라.
‘그래도 지금 내 상태에 잘 어울리는 게 있겠지.’
지금 사용하고 있는 검술의 속성은 쾌검, 강검, 중검, 뇌검, 정검, 공검이다.
저 검술의 속성들과 연계되어서 그나마 익히기 쉬운 검술의 속성이 있을 것이다.
-그럼 변검(變劍), 환검(幻劍), 유검(柔劍), 절검(切劍), 비검(飛劍) 정도가 되겠군.
‘변검은 변화, 환검은 오러로 환상을 만드는 거고, 유검은 부드러운 검술, 절검은 상대의 검술을 끊는 거 맞지?’
-맞다.
‘비검은 검을 날린다는 건가?’
-그래. 훗날 비검의 극에 도달하게 되면 네 의지대로 검을 조종하는 이기어검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헉!’
백우진이 마른침을 삼켰다.
이기어검술은 검을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검술의 최고경지 중 하나이다.
그저 높은 경지에 오르면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비검에 대해 알아야 하는 줄은 전혀 몰랐다.
-단순히 비검만 익혀서 되는 게 아니다. 최고 수준의 검술 속성들이 필요하니, 김칫국부터 마시지 말도록.
‘알고 있거든. 상상도 못하냐?’
백우진이 뚱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서 퀘스트 창을 바라보았다.
‘그럼 변검이 좋겠어. 변화가 들어가지 않는 검술은 거의 없잖아.’
-변검은 꾸준히 사용하게 될 테니, 첫 선택으로 나쁘지 않지.
‘그럼 변화로 고를게.’
[퀘스트 을 수락하셨습니다.]선택이 끝나자마자 퀘스트 수락창이 나타났다.
-드디어 뽑기 없이, 네 노력만이 필요한 순간이 왔군.
흑암에게서 들뜬 음성이 흘러나왔다.
지금 퀘스트도 사기 같은 퀘스트 수락 혜택을 주긴 하지만 이전까지의 뽑기에 비하면 새 발의 피도 되지 않는다.
오랜만에 백우진의 고생길이 열린 것을 보니, 기분이 날아갈 것처럼 좋아졌다.
‘그렇게 좋냐?’
백우진은 신나하는 흑암을 보며 피식 웃었다.
흑암은 자신을 강하게 만드는 게 목표지만 쉽게 강해지는 건 싫어하는 특이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당연히 좋지. 이 적폐 자식아. 네가 고생하는 것만 보면 웃음이 나온다.
‘확실한 보상이 있는데 고생정도는 얼마든지 해줄 수 있지.’
백우진은 흑암의 놀림에도 기분 좋게 웃었다.
전생에선 보상 같은 게 없음에도 수많은 시간을 검술에 쏟아 부었다.
지금처럼 눈에 보이는 보상이 있는데 노력을 하는 건 너무나도 쉬운 일이다.
‘홍아라의 상태만 보고 바로 수련을 시작해야겠어.’
백우진은 여유로운 걸음으로 칠검각을 향했다.
-음…
그 모습에 흑암은 뭔지 모를 불안감을 느꼈다.
-또 뭔가 터져서 퀘스트를 손쉽게 깨버리는 건 아니겠지? 설마?
**
백우진이 성시훈과 36명의 철갑단을 상대로 승리했다는 소식은 여러 매체를 통해서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제논에서 검사 킬러로 만든 단체가 철갑단인데 1:37로 떡발라버렸네. 역시 신검백가는 괴물 소굴이라니까.
-16살한테 다 깨진 거야? 소드 브레이커랑 철갑단 이름 가져다 버려라. ㅋㅋㅋㅋ-제논이 찍어서 살아남은 사람이 없는데. 백우진은 다르네. 달라.
-제논 떡락 확정이요. ㅋㅋㅋㅋ
단순히 백우진의 실력에 감탄하던 사람들은 백우진이 정령을 쓴다는 새로운 소식을 듣고 한동안 넋이 나가 있었다.
-백우진이 정령사라고? 머리에 총 맞았냐?
-맞아요. 백천화가 미치지 않고서야 백우진이 정령술을 배우는 거 허락 해줄 리가 없어요.
-말 같지도 않은 소리임. 구라 확정.
-개소리는 집에 가서 해라.
처음에 사람들은 백우진이 정령사라는 소문을 믿지 못했다.
하지만 백우진이 구해준 사람들의 인터뷰가 방송과 기사로 나오기 시작하고, 협회의 자료가 공개되자 상황이 바뀌었다.
-실화냐? 와, 진짜 말이 안 나오네.
-중급 정령, 그것도 전투에 유리한 불과 바람이라니, ㅅㅂ 어케 했냐?
-제가 정령사인데요. 구라가 확실합니다. 불가능해요.
-그건 너니까 불가능한 거고. 쟤는 백우진이잖아.
-16살인데 4등급 검사에 중급 정령 소환사야? 하, 개 허탈하네. 한강물 몇 도냐?
-어떻게 저런 인간이 존재하는 거냐고! 하늘 이 개새끼야!
백우진이 정령사라는 소식에 모든 사람들이 경악했다.
그의 인지도가 커졌기 때문에 방송, 기사, 인터넷 커뮤니티 등 어딜 가도 백우진의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백우진의 바람대로 그의 존재감은 백가와 다른 방식으로 점점 커져갔다.
**
사람들이 백우진에 관한 논쟁과 토론을 하고 있을 때 그 주인공은 연무장에서 홍아라의 검술을 보고 있었다.
“좋아. 수련 열심히 했네.”
“감사합니다!”
홍아라가 손을 모은 뒤 고개를 숙였다.
-확실히 발전이 빠르군. 조만간 실전에 보내도 되겠어.
‘그래.’
문주영이 잘 가르쳐놨기 때문인지 홍아라의 검술 숙련도는 상당히 올라간 상태였다.
조만간 던전에 보내 봐도 될 것 같았다.
“앞으로는 오러 연공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검술의 수준에 비해 오러의 양이 따라가질 못해.”
“알겠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하도록.”
“예.”
홍아라는 고개를 숙이고서 개인 연공실로 들어갔다.
백우진은 홍아라에게 오러 연공을 지시하고 백룡각으로 향했다.
백룡각은 검술서부터 각종 전문서적까지 여러 종류의 책을 모아놓은 일종의 도서관이었다.
‘책 읽는 것보다는 그냥 수련하는 게 낫지 않나?’
-아니, 넌 알고 있는 검술이 너무 부족해.
백우진은 변화의 속성이 담긴 검술서를 보기 위해서 백룡전으로 가는 중이었다.
-여러 가지 재료가 있어야 그 안에서 고르고 골라 좋은 결과가 나오는 법이다. 기초까지야 상관없었지만, 앞으로는 네가 아는 것이 많을수록 더 좋은 검로가 만들어질 거다.
‘그거야 당연히 맞지. 하지만 백룡전에 있는 검술서 중에 높은 수준은 없어.’
상급 검술서부터는 따로 보관하는 곳이 있다.
백룡전에는 중급에 해당하는 검술서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상관없다. 이제야 기초검술을 뗀 네게 복잡한 검술은 오히려 독이 된다. 넌 검술을 익히려는 게 아니라, 변검에 대해 알려고 가는 거니까. 기초와 중급이면 충분하다.
흑암은 백우진의 눈앞으로 이동해서 말을 이었다.
-그냥 검술서를 읽지 말고, 변화에 대해서 고민하고 생각하며 읽어야 더 큰 효과가 있을 거다.
‘알겠어.’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름을 아는 검술은 많지만, 내용까지 알고 있는 검술은 거의 없다.
흑암의 말대로 여러 검술들을 파악한 뒤 자신의 것을 만드는 게 좋을 거 같았다.
‘근데 예전에도 검술서를 많이 봤지만, 뭐라고 하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는데, 지금은 괜찮겠지?’
-오성을 괜히 올린 줄 아느냐? 가보면 네가 스스로 깨닫게 될 거다.
‘뭐, 가서 읽어보면 알겠지.’
백우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백룡각으로 들어갔다.
“도련님. 오랜만입니다.”
백룡각 안에 있던 중년인이 벌떡 일어나서 백우진에게 고개를 숙였다.
백룡각의 유일한 관리자 장덕인이다.
그의 표정은 놀란 것처럼 상기되어 있었다.
“잘 지내셨나요?”
백우진이 살짝 고개를 숙였다.
“제가 하는 일이라곤 책 정리일 뿐인데 당연히 별일 없었죠.”
장덕인은 책장들을 가리키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럼 들어가 보겠습니다.”
“얼마든지요.”
백우진은 장덕인과 인사를 나누고 검술서가 있는 왼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역시 그랬군.’
-뭐가?
‘예전에는 저 사람이 검술을 익힌 줄도 몰랐지만 지금은 알겠어. 장덕인은 고수야.’
-저 남자의 힘을 느낀 거냐?
‘너무 짧아서 정확하진 않지만, 7등급은 넘어가는 거 같은데.’
검룡각엔 많은 검술서와 무서가 존재한다.
그 검룡각을 장덕인 혼자 관리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장덕인은 수준 높은 무인이었다.
‘거기다 다른 검사들도 숨어 있어. 6명이로군.’
백우진은 백룡각을 수호하는 검사들의 기척도 느끼고 있었다.
도서관 같다고 생각했던 백룡각은 용담호혈이었다.
-후, 네 녀석의 감각 수준도 이제 무시 못 하겠군.
흑암의 목소리에 놀람이 담겼다.
여러 기연과 노력 덕분에 백우진이 수준 높은 기감을 가지게 된 건 알고 있었지만, 힘을 숨긴 7등급 검사의 오러까지 느낄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백우진의 성장은 옆에서 보고 있어도 놀랄 정도였다.
‘이 짧은 순간에 어떻게 저런 성장을 한 거지?’
장덕인은 백우진을 곁눈질하며 경악어린 시선을 보냈다.
백우진이 강해졌다는 건 소문으로 듣고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상상이상이었다.
너무 놀라서 자신도 모르게 아주 잠시 오러를 풀어버렸는데, 그것조차 느낀 것 같았다.
‘무슨 기연이라도 있었던 건가?’
장덕인은 책장을 정리하면서도 백우진에게 시선을 가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립지 않은 기억이 나네.’
백우진은 검술들의 이름을 보며 전생의 기억을 떠올렸다.
여러 가지 검술서들을 읽어보았지만, 제대로 소화시킨 검술서는 단 하나도 없었다.
검은 건 글씨고, 흰 건 종이라서 뭐라고 하는 건지 전혀 이해가 가질 않았었다.
‘이 책은…’
백우진이 화락 검술서라 적힌 책을 꺼내들었다.
-읽어 본 책이냐?
‘그래. 전생에서 10번 정도 읽었었지.’
빠른 변화가 담긴 검술이라서 꼭 익히고 싶었지만, 10번을 읽고도 검술서의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 생각났다.
-그럼 한 번 읽어봐라. 예전과는 확실히 다를 거다.
‘그래.’
팔랑.
백우진은 책장을 넘겼다.
[본 검술서에는 검술의 기초 변화를 이용해서…]백우진은 서문을 모두 읽은 뒤 다음 장을 넘겼다.
여기서부터 진짜 검술에 대한 글과 그림이 나온다.
‘어…’
검술서에 적힌 글씨와 그림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였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었다.
책이 아니라, 자신이 달라졌다.
‘허…’
백우진은 이해가 쏙쏙 된다는 말이 무엇인지 바로 지금 깨달았다.
전생에 무슨 말인지 몰랐던 글의 의미들이 머리에 박혔고, 왜 저런 자세를 취하는지 몰랐던 그림들이 이해가기 시작했다.
백우진의 머릿속에서 화락 검술서의 내용이 살아서 움직이고 있었다.
‘이게 천재들이 보는 풍경이었군.’
전생에 셋째 형과 넷째 누나의 대화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들은 검술서를 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검술의 가닥을 잡을 수 있다고 했는데, 지금의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높아진 오성 능력치과 퀘스트 수락 혜택의 이해도 상승 덕분에 화락 검술서를 읽는 것만으로 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이해가 되고 있었다.
-그게 오성의 힘이다. 지금까진 네 검술이 복잡하지 않았으니, 상관없었겠다만, 앞으로는 오성도 굉장히 중요하다.
‘네가 왜 오성도 올려야 한다고 했는지 이제야 알겠어.’
-화락검의 모든 것을 익힐 필요는 없다. 네게 필요한 변화에 대한 것들만 얻어내라.
‘알겠어.’
백우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정신을 집중해서 책을 읽어나갔다.
백룡전에선 그가 책장을 넘기는 소리만 들려왔다.
**
‘저런 집중력이라니…’
장덕인은 책을 읽는 백우진을 보고 등줄기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그는 책이 아니라, 적과 생사대전을 하는 것처럼 엄청난 집중력을 보이고 있었다.
백우진이 어떻게 저렇게 빨리 강해졌는지 조금은 이해가 갈 정도의 집중력이었다.
팔랑.
더 이상 넘길 종이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백우진의 눈에 빛이 돌아왔다.
“하아….”
백우진은 희열이 가득 담겨 있는 숨을 내뱉었다.
그는 책을 덮고도 한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어땠지?
‘검을 휘둘러봐야 알겠지만, 조금은, 아주 조금은 변화가 무엇인지 알 것 같아. 당장 해봐야겠어.’
백우진이 책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고, 칠검각 연무장으로 향했다.
불이 모두 꺼져있었지만, 신경 쓰지 않고, 검을 뽑았다.
샤아악!
백우진은 검술서에서 보았던 변화들을 생각하며 검을 휘둘렀다.
읽는 것과 휘두르는 건 달랐기 때문에 백우진의 첫 번째 검은 어설픔 그 자체였다.
하지만 멈추지 않았다.
흑암의 조언을 받으며 시간을 잊고 검을 휘둘렀다.
머릿속에 남아 있는 화락 검술서의 변화를 자신의 검에 담으려고 노력했다.
밤이 지나고, 해가 뜨고, 다시 해가 질 때 백우진의 검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다채로운 움직임이 흐르고 있었다.
찌이익!
저무는 해를 8조각으로 가르듯 백우진의 검엔 화락 검술서가 담고 있는 빠른 변화가 그대로 담겨져 있었다.
[초집중이 해제 됩니다.] [초집중의 단계가 2단계로 상승했습니다.]백우진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걸렸다.
퀘스트 수락 혜택 덕분이긴 하지만 하루하고 반나절 만에 화락 검술서의 빠른 변화를 자신의 검에 녹여낸 것이다.
-이건 말이 안 돼!
흑암은 백우진의 검을 보고 완전히 얼어버렸다.
백우진은 예상했던 것보다 3배는 빠른 속도로 화락 검술서의 변화를 습득해냈다.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해서 스스로 성취를 이뤄냈기 때문에 이번엔 운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괴물 같은 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