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61
61화. 별이 떨어져 피어나는 꽃
-이런 막무가내 아주 좋다!
흑암은 이 난장판이 즐거운지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이제 정신줄을 놓고 살기로 한 거냐?
‘그럴 리가 있나. 전부 시선을 모으려고 한 거지.’
-시선?
‘보면 알 거야.’
백우진은 웃으면서 지부 안으로 들어갔다.
“지, 지부장님. 이거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내가 어떻게 알아! 이 자식아! 크흑….”
정우현은 허옇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흔들었다.
자신도 지금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알 수가 없었다.
백우진이 미친 것만 같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일단 들어가야지. 이미 일이 터졌잖아!”
정우현은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백우진을 뒤를 따랐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누가 대문을 부쉈다! 경종을 울려!”
“어떤 미친놈들이!”
대연문의 무인들이 욕설을 내뱉으며 백우진에게 달려왔다.
그들의 눈은 분노와 당황으로 가득 차있었다.
“신검백가 놈들이다!”
“신검백가가 쳐들어왔다!”
“모두 죽여 버려!”
정우현을 알아본 대연문의 무인들이 무기를 뽑아들고, 백우진과 백가지부의 검사들을 둘러쌌다.
“기습을 하려한 모양인데, 여긴 그렇게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다! 뭐해! 빨리 지부장님을 불러와라!”
“네!”
선임 검사의 말에 맨 뒤에 있던 검사가 가운데 있는 건물로 달려갔다.
쾅!
하지만 그 전에 중앙 건물의 문이 거칠게 열리면서 매부리코 남자가 튀어나왔다.
“대체 무슨 일이냐!”
“신검백가 놈들이 쳐들어왔습니다!”
“뭐? 이게 무슨….”
매부리코 남자는 인상을 팍 찌그러트리며 백우진을 비롯한 백가의 검사들을 노려보았다.
“지부장님. 저 매부리코가 김성제 맞죠?”
“마, 맞긴 한데요. 도련님. 지금 대체 뭘 하시는 겁니까! 이대로라면 정말 전면전이 벌어져요!”
“괜찮으니까. 저를 믿고 기다리세요.”
백우진은 넋이 나간 정우현과 검사들을 뒤로 하고, 김성제에게 다가갔다.
“이놈! 움직이지 마라!”
“똘마니는 빠져.”
백우진은 묵직한 중검의 기세를 펼치며 앞으로 걸어갔다.
“허억….”
“으으윽….”
백우진의 무거운 기세에 대연문의 검사들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버렸다.
자신들이 포위한 게 아니라, 포위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넌 뭐지?”
김성제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백우진의 전신을 훑었다.
“신검백가의 백우진이다.”
“백우진? 백가의 막내?”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백가의 직계가 왜 이런 짓거리를 벌인 거냐? 지금 전쟁이라도 하자는 건가?”
“너희가 먼저 시비를 걸었으니까.”
“무, 무슨 헛소리냐! 우린 그런 적 없다!”
“서로 알 거 다 아는데, 지지부진하게 신경전 벌이지 말고 간단하게 끝내자.”
“뭐?”
“너와 내가 검을 겨뤄서, 진 쪽의 길드가 청주에서 발을 떼는 거 어때?”
“미친놈!”
“허어억!”
백우진의 말에 김성제와 정우현 둘 다 완전히 얼어버렸다.
두 사람의 얼굴엔 ‘뭐 저런 미친놈이 다 있냐?’라는 속마음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난 재밌긴 하다만 오늘 왜 이렇게 무대포냐?
‘무대포 같지만 다 생각하고 움직이는 중이야. 김성제는 자존심이 굉장히 강한 사람이거든.’
-자존심?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 곳에서 한참 어리고, 등급도 달리는 내게 결투 신청을 받고서도 그냥 물러설 사람이 아니라는 거지.’
-그래서 대문을 부순 거로군.
‘맞아. 우리와 대연문 만이 아니라, 구경꾼들도 모으기 위해서.’
부서진 문 쪽엔 이미 많은 구경꾼들이 모여든 상태였다.
그들의 시선은 김성제에게 압박이 되어줄 것이다.
“결투로 지부의 운명을 결정하자는 이야기 진심이냐?”
“당연히 진심이다. 신검백가의 이름을 걸지.”
“이놈….”
김성제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적이든, 아군이든 이곳엔 사람이 너무 많았다.
한참 어린놈에게 대련 신청을 받고 도망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망할! 저 어린놈의 함정에 단단히 빠졌군.’
김성제는 백우진을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이 영리한 놈은 자신의 성격과 상황을 모두 계산해서 온 것 같았다.
소문 그 이상의 놈이었지만 생각대로 넘어가 줄 수는 없었다.
“내가 이곳에 관리자로 오긴 했지만, 그것을 결정한 권리는 없다. 너는 대연문의 대문을 부수고 침입한 대가를….”
“넌 가만히 있는 백가의 지부에 시비를 거는 찌질한 지시는 내릴 수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결정을 할 수 없는 허수아비라는 소리인가?”
백우진은 김성제의 말을 끊어버리고, 그에게 올가미를 씌워버렸다. 도망칠 수 없도록.
“그럼 잔챙이는 물러가고, 결정권자 불러와.”
백우진이 저리가라는 듯 손을 휘휘 저었다.
“끄으윽….”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백우진의 말과 눈빛에 김성제의 눈이 회까닥 돌아버렸다.
모두가 보고 있는 앞에서 대놓고 모욕을 당하자, 백우진을 죽여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좋다. 네 소원대로 죽여주마!”
김성제가 으르렁거리며 입을 열었다.
“처음부터 그렇게 나오셨어야지.”
백우진이 미소를 지었다.
‘봐. 싸울 수 있다고 했잖아.’
-방금 네 말을 듣고 참을 놈은 아무도 없었을 거다. 이 뺀질한 놈아.
흑암이 혀를 내둘렀다.
자신이 김성제라고 해도 백우진의 도발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판을 만드는 것도 천재였다니…
이 짧은 시간에 김성제의 성격을 계산해서 이런 상황을 만들어낸 백우진의 머리가 경이로울 지경이었다.
“뭣들 하는 거냐! 연무장을 치워라!”
“네? 아, 네!”
김성제의 호통에 대연문의 무인들이 연무장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김성제의 변검을 상대하면 얻을 게 많을 거야.’
백우진이 어깨를 돌리며 몸을 풀 때 새로운 상태창이 나타났다.
[돌발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김성제의 변화를 모두 파악한 뒤 쓰러뜨리세요.
조건 : 김성제가 사용하는 변화를 이해한 뒤 승리하기.
보상 : 600포인트, 돌발보상.
-여기서 또 퍼준다고?
얻을 게 많은 놈에게 또 퍼주는 시스템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정말 둘이 인연이라도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좋네.’
백우진이 퀘스트를 수락하며 웃었다.
이전처럼 하려던 일을 하고, 보상만 타면 될 것 같았다.
-난 좋았던 기분이 싹 날아갔다. 정신 나간 시스템 같으니!
‘천사 시스템이지.’
-천사가 다 뒤졌냐?
백우진은 경쾌한 걸음으로 연무장의 중앙으로 이동했다.
“네놈이 검술 결투라고 했으니, 정령은 쓰지 않겠지?”
“왜 쫄려?”
“이, 이놈이 정말!”
“당연히 쓰지 않는다. 겁먹지 말고 들어오도록.”
“그 주둥아리 언제까지 놀릴 수 있나 보자.”
김성제가 피나도록 입술을 깨물었다.
백우진과 대화를 하면 할수록 화가 솟구쳤다.
“그러게 가만히 있는 신검백가에 시비를 왜 걸어. 지부만 세우고 조용히 있었으면 나랑 얼굴 붉힐 일도 없었을 텐데.”
“닥쳐라!”
김성제는 곧바로 검을 뽑아들고 백우진에게 달려들었다.
그의 검에서 녹색 오러가 번쩍였다.
캬아앙!
백우진은 발검술을 사용해서 김성제의 검을 막아낸 뒤 전투 능력들을 발동시켰다.
[라사둠의 오러 특성 2단계 ‘염익’이 발동 됩니다.] [초집중이 발동됩니다.] [투현지체의 전투 특성이 발동 됩니다.]세 가지 능력을 동시에 발동하니,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 같았다.
‘저게 놈의 검은 오러로군.’
김성제는 백우진의 전신을 덮는 흑염을 보고 속이 갑갑해지는 불안감을 느꼈다.
백우진이 구현검의 변화에 익숙해지기 전에 빠르게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샤아악!
김성제가 빠르게 검을 날렸다.
왼쪽을 향하던 그의 검이 오른쪽 하단으로 선회했다.
그 변화가 끝이 아니었다.
검은 다시 한 번 변화를 이뤄내 백우진의 허리를 노렸다.
캬앙!
다만 백우진의 눈은 김성제의 모든 변화를 파악하고 있었다.
가볍게 검을 휘둘러 김성제의 검을 막아냈다.
“아직 멀었다!”
김성제의 검에 더 많은 오러가 휘몰아쳤다.
좌우상하를 빛살처럼 움직이며 6번의 변화를 담아냈다.
‘오른팔.’
이번에 김성제가 노린 곳은 자신의 오른팔이었다.
가로 베기를 사용해서 김성제의 검을 밀어버렸다.
‘이게 진짜다!’
김성제는 일부러 2번의 격돌에서 많은 변화를 주지 않았다.
아직 탐색전을 하고 있는 이 순간에 구현검의 마지막 초식 구현광휘를 쓰기 위해서였다.
눈이 부실정도의 검광이 번쩍이며 휘황찬란한 빛을 만들어냈다.
변화가 너무 다채로워 흡사 오로라를 보는 것 같았다.
‘이 변화는…’
백우진은 김성제가 만들어 내는 환상적인 변화를 보고, 머릿속에서 우레가 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
지금까지 보았던 변화들, 수련했던 변화들, 읽었던 변화들이 하나로 뭉쳐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백우진! 정신 차려라!
흑암의 부름에도 백우진은 허공을 보고 있었다.
그의 눈은 보이지도 않는 별을 쫓고 있었고, 그의 코는 피지 않은 꽃의 향기를 맡고 있었다.
“끝이다!”
김성제가 입술을 말아 올리며 백우진의 전신을 향해 검광을 뿌렸다.
녹색의 검광에서 뿜어지는 잔상 때문에 연무장 전체가 김성제의 검으로 덮인 것 같았다.
샤아악!
백우진이 유연한 손짓으로 검을 휘둘렀다.
가볍게 휘두른 것 같은 그의 검엔 그가 배우고, 익히고, 흡수해왔던 모든 변화가 담겨 있었다.
[만검의 세 번째 문 중검(重劍)의 문이 개방되었습니다.] [만검의 일곱 번째 문 변검(變劍)의 문이 개방되었습니다.] [만검의 여덟 번째 문 환검(幻劍)의 문이 개방되었습니다.] [중과 변, 환의 격(格)을 담은 검로 낙성위화(落星爲華)가 개방되었습니다.]-여기서 검로가?
흑암의 경악과 함께 백우진의 눈에 빛이 돌아왔다.
그의 손에서 새로운 검로가 피어났다.
**
김성제는 구현광휘를 펼치며 이 결투가 이미 끝났다고 생각했다.
‘운이 굴러들어왔군.’
백가의 직계, 그것도 최근 가장 이름을 날리는 백우진을 죽인다면 분명 단주 정도는 달 수 있을 거다.
‘내 제물이 되어라!’
김성제가 승리를 확신한 미소를 지으며 검을 찔러넣을 때 백우진의 검에서 흑광이 솟아났다.
그 빛은 밤하늘을 빛내는 별을 보는 것 같았다.
흑광은 수명을 다한 별처럼 그 어느 때보다 찬란한 반짝임을 보이며 하늘에서 떨어져 내렸다.
“허억!”
백우진의 검이 유성처럼 떨어질 때 김성제는 누가 자신의 심장을 움켜쥐는 공포를 느꼈다.
단 하나의 유성이지만, 그곳에 담겨 있는 힘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몸이 찌그러질 정도의 압력이었다.
“끄아아아!”
김성제는 심장에 있는 모든 오러를 검에 쏟아 부어서 백우진의 검을 간신히 막아냈다.
너무 큰 충격을 받아, 전신이 부르르 떨렸다.
하지만 땅으로 떨어진 별은 사라지지 않았다.
백우진의 검끝에서 떨어진 별을 거름삼아 흑색의 꽃이 피어났다.
검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흑화는 연무장을 덮고 있던 김성제의 검광을 모조리 지워버리고, 오롯이 자신만을 드러냈다.
이 세상에 백우진과 흑화만이 존재하는 것 같은 풍경이었다.
‘아…’
김성제의 눈빛에 절망이 담겼다.
자신이 무슨 짓을 해도 백우진의 검에서 피어나는 흑화를 깰 수 없을 것 같았다.
그야 말로 절망의 검이었다.
파각.
끝없이 오러를 내뿜던 김성제의 검이 흑화 앞에서 반으로 부러졌다.
“허억….”
김성제가 거친 숨을 내뱉으며 무릎을 꿇었다.
그의 전신은 식은땀에 젖어 있었고, 그의 눈엔 숨길 수 없는 경악이 담겨 있었다.
25년이다.
자신이 25년간 수련해온 구현검이 백우진의 흑화에 처절할 정도로 깨져버렸다.
그의 유성과 흑화는 자신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변화와 힘을 담고 있었다.
“끄으으….”
김성제는 부러진 자신의 검을 부여잡고, 절규어린 신음을 내뱉었다.
결투가 끝났음에도 입을 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꿈을 꾸고 있던 것처럼 백우진의 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스르릉.
백우진은 담담한 표정으로 검을 집어넣었다.
“하아….”
“허어억!”
“대체 이게 뭔지….”
백우진이 암인검을 검집에 넣고 나서야 사람들이 숨을 몰아 쉬었다.
자신들이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약속대로 물러나도록.”
백우진은 차가운 말을 뱉어내고 등을 돌렸다.
‘저, 저건 안 된다. 이 세상에 있어서는 안 되는 놈이다!’
김성제는 백우진의 능력에서 공포를 느꼈다.
저 놈이 살아 있다면 그분의 대의가 자신의 검처럼 부러질 것 같았다.
‘내가, 내가 해야 해. 그분을 위해서!’
김성제는 악랄함으로 눈을 빛내며, 부러진 검을 꽉 잡았다.
“으아아아아!”
김성제는 남아 있는 잠력을 폭발시켜서 백우진에게 검을 날렸다.
그의 검엔 변화도 환상도 없었다.
오직 살기만이 남아 있었다.
“살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하는군.”
백우진은 검에서 다시 한 번 흑광이 번쩍였다.
촤아악!
공간을 찢어발기는 발검술에 검성제의 남은 검이 깨지고 그의 몸이 사선으로 잘려나갔다.
“끄으윽… 죄, 죄….”
김성제는 핏발이 선 눈으로 백우진을 바라보다가 숨을 멎었다.
그의 눈은 백우진이 아니라, 먼 곳에 있는 누군가를 찾는 것 같았다.
“들어라!”
백우진은 대연문의 무인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오늘의 승자는 신검백가다. 패배한 대연문은 약속대로 청주에서 물러나도록!”
“흐으윽….”
“어, 어떻게 이런 일이….”
백우진의 말에 대연문의 검사들이 피나도록 입술을 깨물었다.
“김성제는 대련을 한 상대를 뒤에서 기습하려 했기 때문에 죽였다. 불만이 있다면 나를 찾아와라!”
외부에도 들릴 수 있게 목소리에 오러를 실었음에도 누구도 백우진의 말에 반발을 하지 못했다.
-음, 이번 검술은 나름…멋졌다.
‘뭐라고?’
-그 별이 꽃으로 되는 게 나름 괜찮더만. 매일 별이랑, 꽃을 본 효과가 있었군. 커흠…
흑암은 쑥스러운지 몸을 돌리며 중얼거렸다.
‘칭찬만 하면 왜 그렇게 쑥스러워 하는 거야?’
-누가 쑥스러워 했다는 거냐!
‘하하!’
백우진은 웃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신검백가의 검사들은 감동을 받은 표정을 짓고 있었고, 대연문의 무인들은 절망에 빠져 있었다.
구경꾼들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띵!
[퀘스트 의 보상을 계산합니다.] [보상 1000포인트와 타이틀‘새로운 길을 열다’가 지급되었습니다.] [타이틀‘ 새로운 길을 열다’의 효과로 모든 능력치가 1씩 상승합니다.] [아군에게 감동을 전해주었습니다.] [적에게 절망을 안겨주었습니다.] [포인트 600이 추가로 지급됩니다.]띵!
[돌발 퀘스트를 완료 하셨습니다.] [보상 6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아군에게 감동을 전해주었습니다.] [적에게 절망을 안겨주었습니다.] [돌발 보상이 만검의 보상으로 전환됩니다.]-하하하!
흑암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웃었다.
-퍼주기 시즌2 시작이냐? 이 미친 시스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