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62
62화. 필요한 건 확실하게
백우진은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여러 개의 보상창을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곳에 와서 얻은 이득은 한두 개가 아니었다.
먼저 새로운 검로인 낙성위화를 열었다.
낙성위화는 세 개의 격이 담긴 연계 검로다.
첫 번째 검엔 중의 속성을 담아 적을 찍어 누를 수 있었고, 두 번째 검엔 변과 환이 담겨 오러로 환상적인 흑화를 피워낼 수 있었다.
‘꽃과 별이라니, 조금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지만, 나쁘진 않아.’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다. 검로를 응용할 방법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너보다 강한 고수라고 해도 네 검로를 상대하긴 쉽지 않아.
‘그렇지.’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검로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초식의 체계가 여유로워 적에게 알려져도 극복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퀘스트 2개다 추가 보상을 받을 줄은 몰랐는데.’
-정말 바구니로 포인트를 퍼주는 수준이었다.
‘이번엔 인정.’
포인트가 2200이 쌓였고, 받지 않은 만검의 보상도 있다.
짧은 기간 동안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얻었다.
“지부장님.”
백우진이 경쾌한 걸음으로 정우현에게 다가갔다.
“어때요? 제 말대로 됐죠?”
“그, 그러네요.”
정우현은 머리를 마구 흔들어서 정신을 차렸다.
“도련님. 설마 처음부터 여기까지 생각하신 겁니까?”
“물론이죠. 제가 말했잖아요. 저 혼자 싸우겠다고.”
“허….”
정우현은 기껏 차린 정신줄을 다시 놓아버렸다.
경이로웠다.
백우진은 무력도 전략도 자신과는 수준을 달리하고 있었다.
본가에 있을 때 많은 천재들을 봤지만, 백우진 같은 검사는 처음이었다.
“이제 돌아가시죠. 가서 할 일이 많아지실 거 같네요.”
“아, 그렇죠.”
정우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연문 지부가 먹었던 영역과 세력들을 백가의 지부에서 흡수해야 하니, 자신의 일은 지금부터가 시작이었다.
“정렬! 모두 돌아갈 준비를 해라!”
“예!”
정우현의 외침에 백가의 검사들이 그의 뒤에 자리를 잡았다.
그들의 표정은 이곳에 들어왔을 때와 다르게 뿌듯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
백우진이 너무 자랑스러워서, 어깨에 힘이 빡 들어간 상태였다.
“가자!”
“잠시만!”
정우현은 가장 앞에서 검사들이 끌고 밖으로 나가려 할 때 백우진이 다급하게 모두를 정지시켰다.
“도련님?”
검사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백우진을 돌아보았다.
“기다리세요.”
백우진은 손을 들어 올린 뒤 정우현의 앞에 서서 대문을 바라보았다.
구경꾼들이 좌우로 갈라지며 신장이 2m가 넘는 거한이 지부 안으로 들어왔다.
거한은 몸에 딱 맞는 검은 무복을 입고 있었고, 왼쪽 가슴팍에는 황금색의 소가 새겨져 있었다.
-곰처럼 생겼지만, 강자다. 네가 처리했던 김성제보다도 강해.
‘강할 수밖에 없지.’
-아는 놈이냐?
‘그래. 대연문주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인 흑우 강성훈이다.’
-흑우? 칭호가 괴상하군.
‘대연문주는 자신의 제자들에게 12간지의 칭호를 주고, 영주라는 직책을 맡겼어.’
대연문주에게 사사받은 제자들의 특징은 칭호만이 아니다.
그들은 사형제임에도 전부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근데 저놈이 왜 여길 온 거냐?
‘내가 대문을 부쉈을 때 대연문 본부에 연락했겠지. 전이문을 타고 나타났을 거야.’
-너 설마 저 놈이 나올 것도 예상한 거냐?
‘누가 올 거라 생각은 했지만, 저 놈이 올 줄은 나도 몰랐지. 잘하면 저 놈도 잡을 수 있겠는데.’
백우진은 강성훈을 보며 손가락을 풀었다.
언제든지 검을 뽑을 수 있도록.
“신검백가의 백우진.”
강성훈은 가장 앞에 있던 백우진에게 걸어왔다.
“네가 저지른 일인가?”
“그런데?”
“상황을 설명해라.”
“내가 왜?”
백우진이 도발적인 미소를 지었다.
꼬우면 얼마든지 덤비라는 표정이었다.
쿠구구구.
강성훈에게서 좌중을 짓누르는 무거운 기세가 흘러나왔다.
기세로 백우진을 압박하려는 것이다.
“헛짓하지 말지.”
백우진은 평온한 표정으로 손을 저었다.
백천화의 기세도 견디는 그에게 강성훈의 기세는 거친 바람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음….”
강성훈은 표정하나 변하지 않는 백우진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이놈의 자신감은 뭐지?’
대연문의 지부를 습격하고 이런 여유를 부르는 것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여, 영주님!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대연문의 선임 검사가 강성훈에게 다가와서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멍청한 놈!”
강성훈에게서 강렬한 분노가 피어났다.
그 대상은 백우진이 아니라, 이미 죽은 김성제였다.
말 같지도 않은 내기를 혼자 결정하고, 백우진에게 당해버린 한심함에 이가 갈렸다.
“저, 저기 도련님. 저희는 이제 그만 돌아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여기 있다간 저 괴물이랑….”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뭐하려는 거냐?
‘시비 좀 걸어보려고.’
백우진이 강성훈에게 다가갔다.
“김성제가 죽었으니, 네가 책임지고 청주에서 대연문 지부를 철수시켜라.”
“네놈 듣던 것과 전혀 다른 인간이군.”
강선훈이 고개를 돌리며 싸늘한 안광을 쏟아냈다.
“아니, 난 소문대로 선한 인간이야.”
백우진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영역을 침범당하고, 가만히 참는 호구가 아닐 뿐이지.”
-그래. 다른 건 몰라도 성격만큼은 시원하지. 정신 나간 놈처럼.
흑암은 동의하듯 검날을 번쩍였다.
“대연문의 지부가 청주에서 물러나는 것에 대해 확답해라.”
강성훈은 대답을 하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지켜보고 있었고, 드론이나, 마법사들의 탐색안도 공중에 떠 있었다.
“…알겠다. 청주에서 물러나지.”
강성훈이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이상 억지를 부리면 대연문의 이미지에 손해만 보게 된다.
여기선 물러나는 게 맞는 일이다.
‘청주에서 물러나는 게 큰 문제가 아니야. 가장 큰 문제는 이놈 백우진이다.’
강성훈은 백우진을 살피다가 등줄기로 소름이 돋아 오르는 기이한 감각을 느꼈다.
놈은 끝을 알 수 없는 무저갱 같았다.
백우진과 싸워서 이길 수 있다면 뒷일이 어떻게 되든 처리하고 싶었지만 놈을 죽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일부러 기세를 내지 않았는데, 역시 조심성이 강한 놈이군.’
백우진은 속으로 아쉬움의 한숨을 내뱉었다.
덤비라고 몸에 힘을 뺐는데도 도발에 걸리지 않았다.
흑우 강성훈은 생각보다 더 조심성 많은 무인이었다.
‘아깝군. 이놈까지 잡았으면 딱이었는데.’
-그럼 그냥 칼 날려라. 아까처럼 무대포로.
‘아까와 다르게 명분이 없어.’
물러나겠다는 놈에게 시비를 걸면 이쪽이 악이 되어버린다. 그건 자신이 바라는 일이 아니었다.
-저놈 이름 값 못하네. 이름은 흑우인데, 하는 짓은 쥐새끼다.
‘그러게 말이야. 진짜 흑우처럼 덤벼줬으면 딱 좋았을 텐데.’
흑우가 먼저 싸움을 걸어준다면 좋았겠지만, 그는 끝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지부장님. 저놈들 간다고 하니까. 이제 돌아가죠.”
“아, 네!”
백우진 정우현을 데리고, 대연문의 지부를 떠났다.
‘흑우. 강성훈.’
전생에선 칭호만 들어도 소름이 끼쳤던 무인이지만, 지금은 조만간 잡아먹어야 할 소 한 마리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
백우진이 김성제를 죽이고, 대연문의 지부를 철수시켰다는 이야기는 바람처럼 퍼져나갔다.
-백우진이 김성제를 이겼다고? 대연문의 6등급 검사를?
-16살이 6등급을 잡다니,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구나.
-백우진이 백우진한 건데 무슨 문제라도?
-대가리에 뭐가 들었냐? 그냥 6등급이 아니라, 4대길드 대연문의 6등급이잖아!
백우진이 여태까지 쓰러뜨렸던 능력자들은 말하자면 유망주, 후기지수에 가까운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김성제는 어느 정도 무르익은 검사였고, 그 소속이 대연문이었기 때문에 경악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게 다가 아님. 백우진이 드디어 기본 검술 말고 다른 검술을 썼음.
-영상에선 잘 안 보이던데요.
-청주에서 직접 봤는데, 인간의 검술이 아니었음. 검에서 꽃이 피어나는데. 와, 진짜 그건 직접 보지 않는 이상 말을 못함. 멍하니 허공만 보게 된다니까.
백우진이 기본 검술을 넘어 새로운 검술을 썼다는 소식 역시 사람들의 흥미를 뜨겁게 달구었다.
-가장 놀라운 건 대연문의 지부를 철수 시켰다는 점이지. 여태까지 대연문의 지부가 물러난 적이 한 번도 없었잖아.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신검백가의 16살짜리가 한 거라고.
백우진의 명성은 자신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솟아오르고 있었다.
**
“만검의 보상을 받겠다.”
백우진은 가문으로 돌아오자마자, 만검의 보상을 수령했다.
장검이 그려진 10장의 카드가 그의 눈앞에 주르륵 나타났다.
‘흑암.’
-뭐냐?
‘너 혹시 운 좋냐?’
-갑자기 무슨 소리냐?
‘맨날 뽑기 할 때마다 찡찡대니까. 네가 한 번 골라봐.’
백우진이 카드를 가리켰다.
-난 똥손 중에 똥손이다. 저 카드 중에서 가장 좋지 않은 게 나올 게 뻔해. 그냥 네가 골라라.
‘너 또 시스템이 어쩌구, 행운의 신이 저쩌구 할 거 같으니까. 그냥 네가 뽑아봐.’
이미 이득은 얻을 만큼 얻었다.
만검의 보상은 제일 낮은 것을 뽑아도 레어 등급이기 때문에 뭐가 나와도 상관없었다.
-후회하지 마라.
‘아, 빨리 좀 결정해. 간은 콩알만 해가지고.’
-끄응…
흑암은 빌빌거리며 날아가서 고민하듯 카드 사이를 빠르게 돌아다녔다.
한참을 고민하던 흑암은 자신감 없이 세 번째 카드 앞에 섰다.
-난 이게 끌리는 거 같은데…
‘같은데? 자신감이 바닥에서 헤엄을 치는군.’
-이, 이 자식. 내가 예전에 했던 말을…
백우진은 흑암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주고 있었다.
‘간이 콩알만해서 써먹을 곳도 없겠어.’
백우진이 코웃음을 치며 3번째 카드로 다가갔다.
-난 너처럼 운으로 먹고 살지 않고, 실력으로만 싸워나갔다. 이 세상은…이 자식아! 말 좀 들어!
백우진은 흑암의 말이 끝나기 전에 세 번째 카드를 선택했다.
번쩍!
흑암의 이야기와 다르게 카드에선 방을 태울 것 같은 선명한 붉은빛이 터져 나왔다.
-레, 레전더리?
‘운 좋은데.’
백우진은 피식 웃으며 빛에 손을 가져다댔다.
[연계 검로 단계 상승의 문이 열렸습니다.] [숙련도를 확인합니다.] [모든 검로의 등급을 가장 높은 등급인 2등급으로 상승시킵니다.]-검로 상승의 문인데 왜 붉은빛이야!
‘모든 검로의 등급을 2등급으로 맞춰준다잖아.’
-아…
‘나도 검로 상승은 유니크로 밖에 못 뽑았는데, 네가 레전더리를 뽑아주는구나. 고맙다!’
-이, 이게 아닌데…
흑암이 상상했던 광경은 레어가 나와서 백우진이 짜증을 내고, 그 모습을 비웃는 것이었다.
자신이 뽑은 카드에서 레전더리가 나오다니, 꿈에도 생각해 보지 못했다.
[관일극의 단계가 2단계로 상승합니다.] [관일극의 정확도가 상승합니다.] [관일극의 발동속도가 상승합니다.] [정검에 대한 이해도가 상승합니다.] [낙성위화의 단계가 2단계로 상승합니다.] [낙성위화 1검의 중압이 무거워집니다.] [낙성위화 2검의 변화가 늘어납니다.] [변검에 대한 이해도가 상승합니다.]‘배우자마자, 2단계가 되다니. 개꿀이고.’
-있을 수 없어…
흑암에게서 넋이 나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전 주인들도 카드를 선택해 준 적이 있었지만, 대부분 꽝이었고, 잘 나와봐야 레어였다.
아무리 레어부터 시작하는 만검의 보상이라고 쳐도 레전더리가 나오는 건 자신의 운과 거리가 멀었다.
-시스템! 그래. 시스템이 무슨 짓을 벌인 게 분명하다! 이건 내 운이 아니야!
‘상태창.’
-내 말 좀 들으라고!
백우진은 또 흑암의 말을 무시하고, 상태창을 켰다.
이름 : 백우진.
나이 : 16세.
타이틀 : 마검의 주인 외 9개.
등급 : 4등급.
기술 : 카인의 오러연공법(3단계), 라사둠의 오러(염익), 초집중(2단계), 흑왕탄(2단계), 무령참(2단계), 비뢰섬(2단계), 투현지체의 전투 특성(1단계), 관일극(2단계), 낙성위화(2단계)
신체 : 44/100 (중급) (+22)
검술 : 48/100 (중급) (+29)
마나 : 47/100 (중급) (+41)
오성 : 50/100 (중급) (+7)
체력 : 44/100 (중급) (+28)
정신력 : 64/100 (상급) (+3)
포인트 : 2200포인트
“아주 좋아. 깔끔해.”
2200포인트와 2등급으로 맞춰진 검로를 보고 있으니, 행복한 미소가 지어졌다.
‘흑암. 고맙다. 다음에도 부탁해.’
-닥쳐!
**
“와라.”
홍아라가 고개를 숙인 후 백우진을 향해 돌진했다.
그녀의 검과 신체에는 붉은 오러가 뭉글뭉글 흘러나오고 있었다.
쾅!
백우진은 홍아라의 세로 베기를 가볍게 막아냈다.
“흐읍!”
홍아라는 숨을 참은 뒤 연속으로 검을 휘둘렀다. 상하좌우 기본 검술을 이용한 고속 연타였다.
“아직 느려.”
백우진은 홍아라 이상의 속도로 검을 휘둘러서 모든 공격을 튕겨버렸다.
“세로 베기가 너무 정직해. 머리만이 아니라, 양쪽 어깨를 노리는 것도 좋다.”
“예!”
그녀는 가로 베기로 상체를 노리는 척하며 하단을 공격하는 페이크를 넣기 시작했다.
타악!
하지만 백우진은 검끝을 돌리는 것만으로 홍아라의 공격을 흘려냈다.
‘벽 같아.’
홍아라는 백우진이 철갑을 두른 단단한 벽처럼 보였다.
문주영과 대련을 할 때 공격할 수는 없어도 틈이 보였건만, 백우진에게선 그 어떤 틈도 보이지 않았다.
그가 사용하는 모든 검술의 숙련도가 꽉 차있는 것 같았다.
“더 빨리!”
“예!”
홍아라는 이를 악물고 전력으로 검을 휘둘렀지만, 백우진은 정말 벽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녀의 모든 공격을 받아쳤다.
“헉, 헉….”
수련이 끝난 뒤 홍아라는 땅에 주저앉아 숨을 몰아쉬었다.
그에 비해 백우진은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숨도 거칠어지지 않았다.
“검술은 훌륭해. 하지만 체력이 부족하다.”
“죄송합니다.”
“아니야. 할 게 많으니 어쩔 수 없지.”
검술은 투현지체 덕분에 빠르게 발전했지만, 체력과 오러는 조금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오러와 체력수련을 더 추가하자.”
“네.”
“그 수련을 끝내면 다음은 실전이야.”
“정말요?”
“그래.”
사실 1등급 던전은 지금도 갈 수 있지만, 홍아라의 성격이 여리다보니, 애를 물가에 내놓는 심정이었다.
체력과 오러를 조금 더 단련시키고 보내고 싶었다.
“앞으로는 새벽과 밤에 오러 수련을 추가하고….”
“도련님.”
백우진이 홍아라에게 수련 방법을 지시할 때 문주영이 다가왔다.
“도련님이 전에 말씀하셨던 던전이 생성되었습니다.”
“드디어 나왔군.”
백우진은 문주영에게 받은 종이를 훑어보며 빙긋 웃었다.
-던전?
‘아주 좋은 게 나오는 던전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