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70
70화. 암살 임무 (3)
-백우진! 기세를 낮춰라!
‘음…’
흑암의 호통에 백우진이 정신을 차리고 분노를 가라 앉혔다.
-네 정체를 들키는 순간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인질로 변해버린다. 지금은 분노에 몸을 맡길 때가 아니다!
‘미안.’
백우진은 솔직하게 사과하며 심호흡을 했다.
흑암의 말이 맞았다.
지금은 함부로 움직일 때가 아니었다.
‘저 사람들 세뇌된 건가?’
-흑마법에 홀려있는 상태다. 최면이라고 보면 되겠지.
100명의 사람들이 거적때기 같은 옷을 입고, 멍한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쪽에 원 4개를 그려라.”
“1시간 안으로 끝내야 한다. 더 빨리 움직여!”
“알겠습니다!”
사령술사의 제자로 보이는 자들은 도구를 이용해서 바닥에 기형적인 도형을 그리고 있었다.
-사령진이군.
‘사령진?’
-진의 각이 다섯 개인 것을 보니, 저 사람들의 혼을 증폭시킨 뒤 사령에게 먹일 모양이다.
흑암의 목소리는 분노로 타오르고 있었다.
-사령진 내부에서 사령에게 혼을 잡아먹히면 구제 받을 수 없다. 사령이 소멸할 때까지 놈의 뱃속에서 고통을 받아야하지. 너희 세계의 사령술사들도 정말 지독한 놈들이군.
‘저 쓰레기들이…’
백우진이 이를 악물었다.
당장 모습을 드러내서 이 안에 있는 놈들을 모조리 죽이고 싶었지만 내부를 지키는 무인들 때문에 함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주의해라. 저놈들 밖에서 대기하던 놈들보다 강해.
‘알아.’
오러의 흐름만 파악해 봐도 안에 있는 무인들이 외부의 무인들보다 실력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 놈이 대장인 모양이군.
흑암이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플라스틱 박스에 앉아서 지루한 표정을 짓는 중년인에게서 가장 강한 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다.
-아까 네가 0.5초만 더 기세를 드러냈어도 저 놈에게 들켰을 거다.
‘6등급 수준인가?’
-그래. 예전에 만났던 김성제라는 놈과 비슷하다.
‘첩첩산중이군.’
사령술사들과 사령술사의 제자만이 아니라, 강한 무인들까지 있으니,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이지.’
최악의 문제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100명의 사람들이었다.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 지 길이 보이지 않았다.
“하하하!”
‘저 망할 놈들.’
이인제와 5명의 사령술사들은 뭐가 즐거운지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놈들을 뒤통수를 전부 깨버리고 싶었다.
-사령진이 완성될 때까지 시간이 걸릴 거다. 그 전에 이 장소를 확실하게 파악해 둬라.
‘알겠어.’
백우진은 천천히 폐건물들을 살펴보며 어떻게 움직여야 할 지 생각해보았다.
‘지형을 이용해도 방법이 안 보여. 전부 구할 수 없을 거 같은데.’
아쉽지만, 모두를 구하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그건 내가 해결해주겠다. 지금의 너라면 할 수 있을 것 같군.
‘뭘 할 수 있다는 건데?’
-그건 조금 이따가 알려주마. 일단 외부에서 경계를 서는 놈들부터 처리해.
‘정말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거지?’
-물론이다.
흑암의 단호한 대답에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이고 마법진 밖으로 나갔다.
‘네 말이면 믿어야지.’
**
“후암….”
버젠 용병단의 단원 김형우는 폐건물을 바라보며 나오려는 하품을 간신히 참았다.
“이 시간에 여기 올 사람이 누가 있다고 이 지랄을 하는 건지 모르겠네.”
한밤중의 폐건물, 그것도 산에 있는 곳이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몬스터와 던전의 위험으로 산 주변은 거의 금지 구역이 되어서 누가 올 리가 없었다.
“이 벌레새끼들.”
지루한 것도 짜증이 났지만, 계속 날아드는 벌레에 더 짜증이 일었다.
“진짜 바짝 벌어서 이 바닥 떠야지. 더 이상은… 어?”
김형우는 벌레들에게 손을 휘두르다가 자신의 오른편에 있어야 할 동료가 보이지 않는 것을 깨달았다.
“이 새끼 어딜 간….”
김형우가 사라진 동료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려 할 때 그의 등 뒤에서 백우진이 나타났다.
“끄윽….”
그는 김형우의 입을 막은 뒤 단숨에 심장을 찔러 숨을 끊어버렸다.
‘이 놈까지 12명.’
백우진은 누구에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숨어 있는 무인들을 모두 암살했다.
그가 12명을 처리하는데 걸린 시간은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너 자객 할 생각 없냐? 정말 재능 있는데.
흑암은 농담을 하는 게 아니었다.
백우진은 목표가 방심하는 순간을 알아차리는 뛰어난 감각에 거침없이 목표를 제거하는 냉정함까지 가지고 있었다.
‘헛소리 말고. 안에서 대체 어떻게 할 건데.’
-섬야 기억하나?
‘당연히 기억하지.’
-그 두 번째다. 네게 두 번째 검을 사용하게 해주마.
흑암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진중했다.
‘두 번째 검?’
-약간 이른 거 같기도 하지만, 지금의 너라면 충분히 다룰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생겼다.
‘섬야 같은 위력이라면 저곳에선 쓸 수 없어. 사람들이 위험해.’
-내 두 번째 검은 네가 지정한 대상만 공격할 수 있다.
‘그, 그런 게 가능해?’
-그래. 지정한 대상을 너와 내 오러로 공격하는 비기다. 정확성이 높고, 단일 개체에 대한 위력은 섬야 이상이지.
‘아…’
백우진의 눈이 번쩍였다.
흑암의 말이 정말이라면 저곳에 있는 적들을 모두 죽이고 인질들만 구해낼 수 있다.
최근 웃기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지만, 흑암의 진정한 정체는 최강의 마검이다.
그의 말을 믿지 않을 수 없었다.
-두 번째 검의 이름은 암인(暗刃)이다. 경지에 이른 네 감각과 오러라면 분명 쓸 수 있을 거다.
‘쓸 수 있을 거다. 가 아니라. 써야지. 무조건.’
백우진은 마음을 다잡고 폴더폰을 꺼내서 전화를 걸었다.
[수색과장 이영현입니다.]전화기에서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기도 용인 시성산 서쪽에 폐건물이 있습니다. 그 안에 사령술사들이 모여 있고, 100여 명의 사람들이 잡혀 있습니다.”
[시, 시성산에 사령술사요? 사람 100명? 정말입니까?]“사령술사는 제가 처리할 테니, 사람들만 회복시켜서 집으로 보내주세요.”
[당신은 대체 누구…]뚝.
할 말을 전한 백우진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때 봤던 그 녀석이냐?
‘그래.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이지.’
백우진은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다시 마법진으로 들어갔다.
“음….”
협회의 범죄자 수색과장 이영현은 자신의 핸드폰을 심각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과장님. 퇴근 안하세요? 벌써 자정인데….”
이제 3년차가 된 강효섭이 졸린 눈을 비비며 이영현을 불렀다.
“효섭아.”
“예?”
“지금 협회에 있는 애들 전부 모아.”
“회, 회의는 내일 하시는 게 좋을 거 같은데….”
“닥치고. 추적반, 수사반, 처리반 아니, 있는 놈들 다 불러서 정문 앞에 집합시켜!”
“네!”
이영현의 진지한 모습에 강효섭이 사무실 문을 박차고 나갔다.
“분명 그자야.”
정체를 밝히지 않았음에도 이영현은 자신에게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이전에 만났을 때와 말투와 목소리가 흡사했다.
“백우진!”
**
이영현과 범죄자 수색과의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을 때 백우진은 폐건물 2층에서 1층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나 파악 끝냈어.’
암인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적이 가진 마나의 흐름을 파악해야했다.
어려운 일이지만, 백우진은 미쳐버린 마나 감응력으로 순식간에 끝내버렸다.
-이렇게 빠르다니, 점점 괴물이 되가는 군.
백우진의 마나에 대한 감각은 정말 날로 상승하는 것 같았다.
몇 년 만 지나면 자신의 색적능력을 따라 잡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제 사령진이 발동되는 거 같으니, 준비하자.
‘알겠어.’
백우진과 흑암은 사령진이 발동되려는 순간에 암인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놈들이 가장 방심할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우우우웅!
사령진에 보라색 빛이 일렁거리기 시작했다.
그 빛에 물든 사람들의 눈이 보라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지금이다!
모두가 사령진에 관심이 쏠린 그 순간 백우진이 손을 뻗어 흑암을 잡았다.
화아악!
작은 단검이었던 흑암의 크기가 소검정도로 커졌다.
검날에 알 수 없는 문자가 나타나며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윽!’
흑암에게서 무시무시한 힘의 파동이 느껴졌다.
들고 있는 것만으로 손이 떨릴 정도였다.
-정신 차려라!
‘알아!’
백우진은 찰나의 순간에 모두의 마나를 파악한 뒤 암인을 발동 시켰다.
단전의 오러가 흑암에게 미친 듯이 빨려나가기 시작했다.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였다.
화아아악!
거대한 오러의 움직임에 사람들의 시선이 백우진이 있는 방향으로 향했지만, 암인의 발동은 이미 끝났다.
[흑암의 두 번째 검 찬살의 암인(暗刃)이 개방됩니다.]세상이 정지 된 것처럼 느려졌다.
백우진이 인식했던 적들의 그림자가 귀신처럼 일렁거렸다.
촤아아악!
그림자가 속에서 흑암과 똑같은 형태의 검이 솟구쳤다.
마법사들은커녕 무인들도 반응할 수 없는 속도와 각도였다.
‘엄청나군.’
검처럼 보이지만 저건 검이 아니다.
저건 자신과 흑암의 오러가 섞인 마나의 응집체였다.
“커헉!”
“아악!”
소수의 무인이 암인에 반응을 했지만, 그 안에 담긴 거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목이 꿰뚫렸다.
암인은 속도이상의 강대한 힘을 품고 있었다.
“끄아아악!”
“으어억!”
“크으윽!”
32명의 적 중 30명의 숨이 단숨에 끊어졌다.
“이, 이게 대체!”
“크윽!”
살아남은 건 보라색 사령이 암인을 막아 주었던 이인성과 버젠 용병단장인 박인섭이었다.
-아쉽군. 인질들 때문에 화력을 충분히 못줬어.
암인의 제 위력을 발휘했다면 누구도 살아남지 못했다.
인질들 때문에 정확도를 높이고 힘을 조절해서 저 둘의 목숨이 붙어 있는 것이다.
“크흐….”
이인성은 사령이 막아준 덕분에 멀쩡했지만, 박인섭은 왼쪽 팔이 통째로 날아가 버렸다.
빠지지직!
백우진은 암인검을 꺼내서 이인성과 박인섭에게 비뢰섬을 날렸다.
촤아악!
이인성의 주변에 퍼진 보라색 기운이 비뢰섬을 흡수했고, 박인섭은 검을 휘둘러서 간신히 비뢰섬을 막아냈다.
“히이익!”
검기를 막아 준 사령은 힘이 다한 건지 이인성의 몸에서 떨어져 나왔다.
-사령이 떨어졌다! 지금 공격해!
백우진이 이인성을 노리려고 할 때 박인섭이 도약해서 백우진에게 칼을 날렸다.
쩌엉!
한쪽 팔이 잘렸음에도 박인섭의 검엔 거력이 실려 있었다.
“방금 검술은 뭐지? 다시 한 번 사용해 봐라!”
박인섭 눈에는 광기가 들어차 있었다.
그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음에도 처음 봤을 때보다 생기 있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으아아!”
이인성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밖으로 도망쳐버렸다.
-이인성은 따라잡을 수 있다. 이놈부터 처리해. 이 녀석을 놔뒀다간 사람들이 위험하다!
‘알아!’
백우진의 검에서 검은 불꽃이 솟아올랐다.
“백가의 막내였군! 네놈과 싸워보고….”
“미안하지만 내가 좀 급해.”
백우진의 검에서 2개의 유성이 떨어져 내렸다.
“닥치고 죽어.”
**
“허억!”
이인성은 젖 먹던 힘을 다해서 산위로 올라갔다.
헤이스트를 운용하며, 흔적을 지우기 위해 블링크까지 사용했다.
“그, 그놈이야! 백우진!”
분명했다.
검은 오러를 쓰는 검사는 세상에 백우진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어떻게 그 놈이….”
하지만 백우진이 어떻게 자신을 찾아서 왔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사실 지금도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자크!”
이인성이 자신의 사령을 불러봤지만, 어디로 갔는지 응답이 없었다.
“망할!”
백우진에겐 엄청난 수속성 저항력이 있기 때문에 맞서 싸울 수도 없었고, 지금 누군가에게 연락해서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다.
도망치는 거 말곤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그, 그놈들에게 연락이라도 해볼…뭐야!”
이인성이 산꼭대기에 도착했을 때 뒤에서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거대한 사기를 느꼈다.
고오오오.
숨이 막힐 정도로 지독한 기운을 품고 있는 사기는 이인성의 앞에 내려섰다.
“자, 자크?”
이인성의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커졌다.
거대한 사기를 가진 건 자신의 중급 정령 자크였다.
녀석은 상급 사령 수준을 넘어선 무지막지한 사기를 가진 채 나타났다.
“크하하하!”
사령의 상태를 확인한 이인성이 광소를 터트렸다.
자신의 사령은 방금 죽은 30명의 혼을 뜯어먹고, 주인을 잃은 사령들까지 먹어치워서 힘을 불려온 것이다.
“잘했다. 정말 잘했어!”
상급 사령이 된 자크의 사기는 자신이 5년 동안 사령술을 연마해야 도달할 수준까지 상승했다.
위기 속에서 초대박이 터진 것이다.
“이 상태라면 백우진 따위는 순식간에 죽일 수 있어.”
“고작 여기까지 간 건가?”
이인성이 살기어린 눈을 빛낼 때 백우진이 나타났다.
그의 검엔 더운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만 끝내자.”
“그래. 끝내야지.”
이인성이 자신감으로 가득 찬 미소를 지었다.
“네 삶을.”
이인성의 발밑에서 보라색 기운이 일어났다.
흡사 보라색 용오름이 솟구치는 것 같았다.
고오오오.
안개 같았던 보라색 기운이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이마에 10개의 뿔이 솟아났고, 손에는 거대한 철퇴를 가진 반투명한 악마가 모습을 드러냈다.
“네 덕분에 내 계획이 5년은 앞당겨졌다.”
“….”
이인성의 여유로운 말에 백우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멍한 눈으로 사령을 보고 만 있었다.
그 모습에 이인성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네가 상급 정령을 쓰든, 7등급 검술을 쓰든 상급 사령을 이길 수는 없다. 네놈의 혼도 자크의 먹이가 될 거다!”
이인성은 이미 이 싸움을 이겼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백우진이 무슨 짓을 해도 실체화한 상급 사령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상급정령도 안 되고, 7등급 검술도 안 된다?”
백우진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피어났다.
콰아아아!
그의 등 뒤에서 사령보다 훨씬 거대한 화염의 벽이 타올랐다.
쿠구구구.
불꽃의 벽을 찢어버리고, 세상을 태워버릴 홍염의 용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럼 이 녀석은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