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71
71화. 암살 임무 (4)
어둠을 밝히는 거대한 화룡의 등장에 이인성은 넋을 놓아버렸다.
백우진이 대체 무엇을 소환한 건지, 저게 무엇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저 용이 가지고 있는 무지막지한 힘은 느낄 수 있었다.
“으윽….”
이인성이 자신의 목을 부여잡았다.
용이 내뿜는 열기가 너무 심해 숨 쉬는 것조차 힘들 지경이었다.
“네가 상급은 안 된다고 해서 다른 녀석을 소환했는데 어때?”
“그, 그게….”
“만족해?.”
“내, 내가 실수 아니, 잘못했다. 잘못했습니다!”
이인성은 정면에서 앞에 있는 화룡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았다.
‘자크!’
이인성은 땅에 머리를 박은 채로 자신의 사령을 불렀다.
‘백우진에게 사령의 포효를 사용해라!’
이인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화룡이 아니라 소환자인 백우진을 노릴 생각이었다.
사령에게 공격을 지시하며, 미리 준비해 놓은 7등급 마법을 운용했다.
“됐어.”
이인성이 공격을 시도하려 할 때 백우진의 싸늘한 말이 들려왔다.
“너 같은 놈이 생각하는 건 뻔하지.”
백우진의 손가락을 따라 플레임 드래곤의 입이 벌어졌다.
그 안에서 모든 것을 지워버릴 홍염이 일렁거렸다.
“자크! 아이스 캐논!”
이인성이 벌떡 일어나서 자크의 사기를 발동시킨 뒤 7등급 마법 아이스 캐논을 사용했다.
콰아아아아!
사령의 입에서 보라색 기운이 폭풍처럼 터져 나오고, 이인성의 양손에서 공기조차 얼려버릴 푸른빛 광선이 쏟아졌다.
7등급을 넘어선 거대한 파괴력의 공격이었지만, 이인성은 귀신을 본 것처럼 전신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가 바라던 결과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화아아아악!
플레임 드래곤의 홍염은 얼음의 광선을 태워버리고, 사기의 폭풍을 지워버렸다.
끓어 오르는 홍염 앞에 이인성이 가진 모든 것은 무력했다.
[끄어어어어어!]사령의 입에서 찢어지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사령의 포효와 아이스 캐논을 지워버린 홍염이 사령의 갑옷을 녹여버리고, 사령의 본체를 지져버리고 있었다.
“자크! 돌아가! 자크!”
이인성이 사령을 돌려보내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끄으으으…]사령의 영혼은 홍염에 타올라 한 줌의 재조차 남기지 못하고 사라져버렸다.
후우우웅!
사령이 소멸하자, 수백 개의 하얀 기운들이 나타나 백우진의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이건…’
-사령에게 먹힌 혼이다.
‘역시 그랬군.’
흑암이 말했던 대로 사령에게 먹힌 사람들은 놈의 뱃속에서 고통을 받았던 것 같다.
“끄아아아악!”
이인성이 자신의 머리를 뜯으며 소름끼치는 비명을 질렀다.
계약한 사령이 소멸하며 사기가 빠져나가는 것이다.
“아아….”
사기가 빠져나간 이인성은 50년은 더 늙은 것처럼 변해버렸다.
품위 있는 중년인에서 검버섯이 피어난 죽기 직전의 노인이 되어 버렸다.
“사, 살려줘! 제발! 내, 내가 자수할….”
“필요 없어.”
백우진이 이인성의 말을 끊어버렸다.
노인의 모습임에도 이인성에게 동정은 들지 않았다.
“밟아.”
[크르르…]플레임 드래곤이 거대한 발을 들어 올려서 이인성을 내려찍었다.
“크아아아아악!”
드래곤의 발에 밟힌 이인성의 몸이 붉게 달아올랐다.
바로 죽이지 않고, 불에 타오르는 최악의 고통만 느끼게 해주었다.
“커어어억!”
“사령에게 혼을 잡아먹힌 사람들의 고통은 더 심했을 거다.”
“주, 죽여! 날 죽이라고!”
“싫어.”
“아아아아악!”
플레임 드래곤은 이인성에게 살아 있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악의 고통을 준 후 숨을 끊어버렸다.
“수고했다.”
[크릉!]“이제 불 좀 꺼줘.”
플레임 드래곤은 콧김을 한 번 내뿜고서 퍼져나가는 불꽃들을 모조리 지워버린 후 정령계로 돌아갔다.
후우우우.
이인성이 죽자, 하얀 혼들이 백우진의 주변을 한 바퀴 돈 후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저들이 네게 고맙다고 하는 것 같군.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편했으면 좋겠어.”
백우진은 한숨을 내쉬고, 혼들이 사라진 어두운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근데 말이다.
백우진이 혹시라도 다른 곳에 불씨가 있을지 몰라서 산을 훑어보고 있을 때 흑암이 말을 걸었다.
“왜?”
-이게 암살이냐? 아주 폭격을 때려놨는데?
“암살이 별거야? 목격자가 없으면 암살이지.”
백우진이 난장판이 된 주변을 둘러보며 피식 웃었다.
-허…
백우진의 당당한 말에 흑암의 말문이 막혔다.
-이거 당당하게 미친놈일세.
“나라고 이렇게 스케일이 커질지 알았나.”
사령술사들을 후려 팰 생각이나 했지, 100명의 사람들을 구하고, 상급 사령과 싸우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잡혀있는 사람이 100명이나 있고, 상급 사령을 보게 될 줄은 나도 몰랐지.”
이인성이 사용한 상급 사령은 6년 뒤에서야 나타나는 괴물이다.
솔직히 말해서 플레임 드래곤이 없었다면 큰 낭패를 당했을 거다.
백우진이 모든 일을 정리한 뒤 산 중턱에서 쉬고 있을 때 폐건물 쪽에서 분주한 소리가 들려왔다.
“왔나보네.”
언덕 아래를 살펴보니, 폐건물 주변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네가 부른 사람들이냐?
“그래. 근데 이영현 과장이 날 알아차렸나? 생각보다 많이 왔네.”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했는지, 능력자들과 협회의 직원들을 포함해서 수십 명이 불을 밝히며 폐건물 앞에 나타났다.
“슬슬 머리가 아파왔는데 잘 됐어.”
백우진은 이영현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연기처럼 사라졌다.
**
“과장님! 이 건물인 거 같습니다.”
“여기 빼곤 폐건물은 보이지 않습니다.”
“내부에서 사령술사들이 나올지 모른다! 돌격조는 입구 확보하고 나머지는 건물 주변을 둘러싸! 탐색 2조는 산 정상을 확인하도록.”
“알겠습니다!”
이영현의 지시에 협회의 능력자들이 빠르게 이동했다.
“과장님. 건물에 마법진이 깔려있습니다.”
“마법진?”
“내부를 감추는 일루전 마법입니다.”
“그거 외엔?”
“없습니다.”
“그럼 해제해. 마법이 해제 되면 구급반과 포위조를 제외하고 전부 건물로 진입한다!”
“예!”
이영현의 명령에 협회의 능력자들이 마른침을 삼키며 건물의 입구를 바라보았다.
“사령술사라니, 어휴….”
“이런 곳에서 모임을 가진 거면 한두 명은 아니라는 건데.”
“고생 좀 하겠어.”
사령술사들의 능력은 까다롭고, 위력적이기 때문에 능력자들은 마음을 가다듬었다.
긴장했는지, 무기를 잡은 그들의 손이 살짝 떨리고 있었다.
차아앙!
일루전이 깨지며 건물의 내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진입!”
이연현의 지시에 수십 명의 능력자들이 건물로 달렸다.
“어?”
“이, 이게 뭐야!”
건물로 들어간 사람들은 충격적인 광경에 홀린 것처럼 걸음을 멈췄다.
“대체 무슨….”
“여기서 뭐가 일어난 거지?”
1층의 정 가운데에 반으로 갈라진 기이한 마법진이 그려져 있었고, 그 안에 100명의 사람들이 멍하니 서있었다.
마법진 주변엔 30명에 달하는 능력자들이 머리가 꿰뚫린 채 죽어있었다.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과장님!”
“아, 그래.”
생각하지 못했던 광경에 이영현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구, 구급반은 사람들 상태 확인하고, 나머지는 내부 조사 시작해!”
“예!”
지시를 내린 뒤 이영현은 바로 앞에 있는 시체에게 다가갔다.
보라색 로브를 입고 있는 것을 보니, 백우진이 말했던 사령 술사 인 것 같았다.
“음….”
시체는 반응조차 할 수 없는 공격에 머리가 꿰뚫려 즉사한 것 같았다.
“이 놈도 사령술사인가?”
이영현은 그 옆에 있는 남자의 상태도 확인했다.
똑같이 아래에서 위로 머리가 뚫려 있었다.
이들만이 아니었다.
모든 시체가 전부가 똑같이 강력한 오러에 꿰뚫려 죽어 있었다.
“누가 이런 말도 안 되는 기술을 쓴 거지?”
“검이다! 검에 담긴 오러로 동시에 모두를 죽였어!”
시체들을 확인한 능력자들의 얼굴이 허옇게 질려버렸다.
이들을 죽인 사람의 어이없는 능력에 전신에 소름이 돋아 올랐다.
“과, 과장님. 이 자들 전부 한 번에 공격당했어요. 그것도 단 한 명한테.”
“그래. 꿈을 꾸는 것 같군.”
마법사들이야 그렇다 치고, 무인들의 수준은 5등급이 넘었다.
오러의 속도와 위력이 굉장하다는 뜻이었다.
‘또 성장했군. 그것도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이영현이 혀를 내둘렀다.
정말이지 백우진의 성장은 상식을 벗어나버렸다.
“과장님! 사람들은 최면에 걸린 상태입니다!”
“부상자는?”
“한 명도 없습니다!”
“정말 한 명도 없어?”
“예!”
“허어….”
“미친!”
이영현과 협회의 능력자들의 얼굴에서 혼이 빠져나갔다.
30명에 달하는 강자들을 죽이며 인질들에게 조금의 피해도 입히지 않다니, 놀라움을 넘어서 경악스러울 정도였다.
“일단 최면 해제해.”
“네!”
“과장님! 이쪽으로 와주십시오!”
강효섭의 부름에 이영현이 구석으로 다가갔다.
“이 녀석 박인섭입니다.”
“박인섭? 버켄 용병단장?”
“맞습니다. 그 지저분한 놈들의 대장입니다.”
“어우.”
이영현이 뒤로 주저앉았다.
역시나 이곳에 있던 무인들은 어중이떠중이가 아니었다.
버켄 용병단은 더러운 일만 골라하는 용병단이다.
안 좋은 일만 하는 놈들답게 돈을 밝히지만, 그 실력은 확실했다.
“이제 놀랄 기운도 없군.”
버켄 용병단 17명에 사령술사들을 동시에 처리하고, 6등급을 넘는 박인섭까지 단숨에 죽여 버렸다.
대체 어디까지 강해진 건지 백우진의 무력을 짐작조차 할 수가 없었다.
“대체 어떤 괴물이 이런 일을 한 거죠? 과장님은 통화하셨잖아요.”
이영현은 고개를 흔들었다.
“나도 모르겠다. 그가 누군지….”
이영현은 두 가지 의미가 담긴 말을 뱉으며 타버린 산의 정상을 올려다보았다.
**
“폐건물내부와 외부에 버켄 용병단장을 포함한 용병단원 29명, 사령술사와 그 제자들 14명의 시체가 있었습니다. 산 정상에서 추가로 사령술사의 시체를 발견해서 범죄자 총 44명의 시체를 확인했습니다.”
너무 큰 사건이었기 때문에 협회에선 기자회견을 열었고, 담당자였던 이영현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었다.
“산에서 찾은 사령술사는 누구죠?”
“베인스의 길드 마스터 이인성입니다.”
“헉!”
“어어….”
너무 충격적인 소식이라 기자들의 펜과 손이 멈췄다.
“이인성도 사령술사였습니까?”
“그렇습니다. 다른 사령술사들과 마찬가지로 이인성의 집에서도 사령술의 흔적이 나왔습니다.”
“착한 척은 혼자 다 하더니만!”
“이인성 루카스 출신이잖아!”
“또 루카스네. 난리가 나겠군. 진짜 비트코인 따라서 추락하는 건가?”
타자를 두드리는 기자들의 손놀림이 더욱 빨라졌다.
“구한 사람들의 부상은 없습니까?”
“강력한 최면에 걸렸을 뿐입니다. 모두 건강엔 문제가 없습니다.”
“사령술사와 용병 30명을 검으로 동시에 죽였다고 하던데, 대체 누가 이런 일을 한 겁니까? 능력등급은 어떻게 되죠?”
“누구인지는 정체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알 수가 없습니다. 저희 능력자 협회는 이번 일을 해결한 능력자에게 ‘협검’이라는 칭호를 내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영현은 ‘협검’이라는 이름을 내뱉었다.
저건 자신의 뜻이 아니라, 위에서 내려온 명령이었다.
“산 정상에서 불의 정령과 사령의 싸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겁니까?”
“저희가 갔을 때는 이미 상황이 종료되어서 확인 할 수가 없었습니다.”
목격자들은 멀리서 봤기 때문에 플레임 드래곤의 모습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그저 불의 정령이나, 화염의 소환수라고만 증언했다.
“그가 신검백가의 백우진이라는 말이 있던데요?”
“저도 들었습니다. 몇몇 인질들이 백우진의 얼굴을 봤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영현 과장님이 직접 통화했다고 들었는데, 아시는 거 없으십니까? 추적은 해보시지 않았나요?”
“통화는 했지만 그가 누구인지 저도 모릅니다. 백우진 검사인지도 모릅니다. 전화는 추적방지가 된 전화였고….”
이영현은 전혀 당황하지 않은 채로 말을 이어갔다.
뚝.
티비를 끈 백우진이 얼굴을 찡그렸다.
“인질들이 어떻게 날 본 거지?”
-최면에 걸렸다고 모든 것을 볼 수 없는 게 아니다. 꿈을 꾸는 느낌이지. 아마 감각이 뛰어난 소수의 사람이 네가 사령진을 부순 걸 봤을 거다.
“그러네. 사령진을 깨느라 가까이 갔었지.”
백우진이 한숨을 내쉬었다.
-정체를 들켜도 별 상관없지 않느냐. 일반인도 아니고 범죄자들을 죽였으니, 오히려 칭송을 받을 거다.
“예상하진 못했지만 당연히 좋은 일이지. 내 인지도와 호감이 엄청나게 올라갈 테니까. 다만 이러면 암살이 아니게 되잖아.”
-네가 한 건 무쌍이였지. 암살이 아니었는데?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목격자 없으면 그냥 암살이야.”
-어휴…
백우진은 흑암의 한숨을 들으며 일어났다.
-어디 가냐?
“아라 수련 봐주는 날이잖아.”
**
“허억! 허억!”
홍아라가 바닥에 드러누워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녀의 전신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수고했어.”
백우진은 수련검을 집어넣으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열심히 수련한 티가 난다.”
방금의 대련으로 홍아라의 실력평가를 끝냈다.
그녀의 실력은 2등급 던전에 혼자 던져 놓아도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였다.
“감사합니다!”
홍아라는 헉헉 거리면서도 벌떡 일어났다.
-정말 시키는 걸 모두 완수했군. 저 아이 너에 대한 신뢰가 엄청나다. 어미 새를 따르는 아기 새 수준이야.
‘내가 밑에 사람들에게 워낙에 잘해주잖아.’
백우진이 숨을 고르는 홍아라와 뿌듯한 얼굴을 하는 문주영을 바라보았다.
저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있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내 목표는 저런 사람들로 백가를 채우는 거야. 그럼 자연스럽게 4대 길드가 아니라, 백가가 최고의 길드가 되겠지.’
현재 백가는 백천화의 압도적인 무력으로 유지되고 있다.
재능이 있는 자에게 강한 검술을 배우게 해주고, 임무 보상이 확실하지만, 그 이상으로 많은 단점이 존재한다.
‘난 그 폐단들을 전부 바꿔나갈 거야.’
백우진이 다시 한 번 자신의 목표를 되새겼다.
“문호위.”
“예!”
문주영이 백우진 앞으로 다가왔다.
“아라가 갈 1등급 던전을 수배해줘.”
“알겠습니다.”
문주영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네 실력이라면 1등급 몬스터들은 어렵지 않을 거야. 하지만 던전에서 주의할 건 몬스터만이 아니야. 이번에 가서 잘 배우도록 해.”
“저, 저기 도련님. 뒤에….”
홍아라의 눈은 백우진이 아니라, 그의 등 뒤에 가 있었다.
“응?”
뒤를 돌아본 백우진의 눈이 화등잔처럼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