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77
77화. 제주도로
이연우는 백우진과 백가의 검사들에 몇 번이고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자신의 일터인 방송국으로 돌아갔다.
상황을 알고 있는 동료들이 자료를 넘기고 집에 가서 쉬라는 속 보이는 걱정을 해주었지만, 다 무시하고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탁.
이연우는 앉은 자리에서 백우진을 찍었던 영상을 모두 재생해보았다.
영상은 지진 난 것처럼 흔들렸고, 알 수 없는 잡음들이 많이 끼어있었지만 아무 상관없었다.
오늘의 주인공인 백우진이 너무나도 잘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아….”
다시 봐도 전신에 소름이 돋아 올랐다.
백우진의 절묘한 등장에 감동하게 되고, 그의 파멸적인 무력에 경악하게 된다.
자신만이 아니라, 누가 봐도 같은 감정을 느낄만한 영상이었다.
“이건 이대로 올려야 해.”
이연우가 무엇에 홀린 것처럼 중얼거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걸 편집하는 건 불가능 한 일이다.
손대지 않은 날 것, 그 자체여야만 이 영상의 진가를 볼 수 있다.
드드드드.
책상에 올려놓은 핸드폰이 울렸다.
액정엔 ‘똥쟁이’라고 적혀져 있었다.
“후….”
이연우가 한숨을 내쉬고 전화를 받았다.
“네. 과장님.”
[너 균열 변화 구역에서 백우진 만났지?]어디서 들었는지, 과장은 이미 백우진이 온 것을 알고 있었다.
“만났습니다.”
[영상 찍었어?]“네. 몇 개….”
[잘했어! 너 지금 어디야.]“회사입니다.”
[좋네. 좋아! 너 내가 갈 때까지. 딱 기다려!]이연우의 과장 김영완은 들뜬 목소리를 내며 전화를 끊었다.
그는 부하의 걱정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영상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으….”
이연우가 더러운 것을 보는 표정으로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김영완은 좋은 영상이나, 기사들을 망치기로 아주 유명한 인간이다.
자신이 실감 나게 찍었던 영상에 똥을 칠한 적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오죽하면 별명이 똥쟁이겠는가.
김영완 잘하는 건 윗사람에 대한 아부와 재빠른 눈치뿐이다
“망할 똥쟁이….”
오늘 던전에 가는 것도 원래 자신의 일이 아니라, 김영완의 업무였다.
중요한 일이 있다고 하며 짬을 때려놓고 골프장에 갔을 거다.
“이것만은 절대 안 돼. 그 인간을 말을 들었다간 망할 거야.”
이연우는 주변을 한 번 둘러보았다.
똥쟁이의 전화를 받았다는 걸 전부 봤기 때문인지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달깍.
이연우는 자신이 찍어온 영상을 하나로 이어붙인 뒤 DBS 계정 중에서도 가장 높은 구독자를 가진 능력자 영상 전용 계정에 백우진의 동영상을 올렸다.
영상의 제목을 ‘협검’이라고 적고, 사정에 대한 간단한 설명만 적어놓았다.
이미 백우진에 관한 기사가 났기 때문인지 영상을 올리자마자, 조회 수가 마구 올라가기 시작했다.
드드드드.
영상을 확인했는지, 똥쟁이에게 전화가 왔지만, 전원을 꺼버렸다.
영상 길이가 길지 않았기 때문에 금방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편집 하나도 안 되어 있어서 실수했나 했는데 이게 맞네. 현장감 돌았다. 누군지 몰라도 정말 잘 잘했음.
-와씨! 진이랑 백우진 나타나는 거 보고 지릴 뻔했네.
-전 이미 쌌음. 바지 갈아입고 옴.
-어떻게 저렇게 등장하냐? 근처에 숨어 있다가 나타난 거 아니야?
-저거 하늘 깨져있고, 색이 변하는 거 보니까. 아직 균열 변화 중이잖아. 검사들 구하려고 백우진이 저길 간 거야? 백가의 직계가?
사람들의 댓글은 다행히 칭찬 일색이었다.
화질과 음질이 낮은 건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 이상의 현장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백우진 검술 뭐냐? 아니, 저 보법도 모르겠는데. 백가 꺼 맞아?
-그건 모르겠지만, 더 강해졌다는 건 알겠네. 무슨 콩나물이야? 매일매일 강해지네.
-보법으로 어떻게 땅을 가르는 거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저거 구스트가 아니라, 고블린 아님? 너무 쉽게 죽는데?
-백우진이 저기 들어간 거 백가에서 명령한 게 아니라 검사들 구하려고 호위랑 2명이 간 거임.
협회의 직원인지, 상황을 아는 사람의 댓글에 더욱 난리가 났다.
-역시 협검! 근본 쩌네.
-저게 검사의 근본이지! 같은 검사로서 감탄하고 갑니다!
-나 백가 진짜 싫어하는데, 백우진은 응원한다. 협검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어.
-지금 10번째 재생 중. 아, 계속 보게 되네.
-하루만 백우진으로 살고 싶다. 진짜 하루만, 제발….
이연우는 쉴 새 없이 올라가는 조회 수와 좋아요, 댓글들을 보며 방긋 웃었다.
백우진에 대한 칭찬만 보이니, 너무나도 뿌듯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직원들도 백우진 영상에 빠져서 몇 번이고 돌려보고 있었다.
“이연우!”
이연우가 다시 댓글을 확인하려 할 때 김영완이 사무실 문을 부술 것처럼 열고 들어왔다.
“너 미쳤어! 내가 가만히 있으라고 했지!”
이연우는 화를 내는 김영완에게 영상의 조회 수와 좋아요 개수를 보여주었다.
“업로드 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해도 좋아요 개수, 댓글이 역대급으로 반응이 좋아요.”
“이 자식아! 그러면 나랑 상의했으면 더 좋게 나올 거잖아!”
“아뇨. 이건 이렇게 올리는 게 맞았어요. 괜히 편집하면 영상을 죽일 거예요.”
평소라면 할 수 없는 말이지만, 백우진을 봤기 때문인지, 영상의 반응이 좋기 때문인지 용기를 내서 말을 할 수 있었다.
“이게 감히 어디서!”
“그만.”
김영완이 이연우에게 손을 올리려고 할 때 인자해 보이는 중년인이 나타났다.
“보, 본부장님!”
김영완이 구겼던 인상을 펴며 고개를 90도로 숙였다.
본부장은 김영완을 무시하고 이연우에게 다가갔다.
“이름이 뭐죠?”
“이, 이연우라고 합니다.”
“영상을 이대로 올린 거 직접 생각한 겁니까?”
“괜히 건드렸다간 현장감을 헤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상황에 대한 설명만….”
“센스가 있네요. 내일 출근하면 본부장실로 오세요.”
본부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본부장님. 제가 전화로 지시했습니다. 역시 영상은 현장감이죠.”
김영완이 손을 비비며 앞으로 나왔다.
“오늘 균열 변화 구역에 가는 거 김영완 과장 아니었나요? 제가 분명 분기에 한 번은 직접 가라고 했을 텐데요.”
“그, 그게 중요한 약속이….”
“골프장에서요?”
“아….”
김영완이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의 복장은 골프복이었고, 손에 골프 장갑까지 끼고 있었다.
빼도 박도 못 하는 상황이었다.
“김영완 과장은 다른 의미로 나 좀 봐야겠네요.”
본부장은 이연우에게 미소를 지어주고, 김영완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고 사라졌다.
“아….”
김영완은 이연우가 방송국에 들어온 이래 가장 처참한 표정으로 다리를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분 덕분이야.’
이연우가 시원한 미소를 지었다.
평소라면 김영완에게 모든 것을 빼앗겼겠지만, 백우진에게 목숨을 구함 받았기 때문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언젠가는….’
이연우는 백우진에게 이 커다란 빚을 갚아야겠다고 다짐했다.
* * *
“제법 괜찮네.”
백우진은 자신의 활약이 담긴 영상을 보며 피식 웃었다.
-확실히 현장감이 대단하군.
“그래. 자막도 없고, 편집도 없지만, 현장감이 너무 좋아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거 같아.”
다른 영상보다 좋아요 비율이 훨씬 많았고, 싫어요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여기저기 퍼져나가서 그런 건지 조회 수가 미친 듯이 오르고 있었다.
칭찬과 감탄의 댓글 역시 줄줄이 달리고 있었다.
여태까지 봤던 영상이나 기사 중 댓글 반응이 가장 좋은 것 같았다.
“이 영상 때문에 포인트가 1600이나 오른 거였어. 영상 사용하라고 한 보람이 있네.”
이연우가 영상을 올려주지 않았다면 끽해야 400포인트 정도 올랐을 거다.
이 영상을 통해 정말 많은 사람이 자신의 행동을 봤기 때문에 1600이라는 엄청난 보는 포인트가 오른 것이다.
-중급 수준인 놈이 한 번에 2700포인트를 벌다니, 처음이다. 처음! 이 지독한 놈아!
“나라고 이렇게 될 줄 알았나.”
말과는 다르게 백우진의 입가엔 즐거움이 담긴 미소가 피어났다.
생각지도 않았던 이득이 폭죽처럼 터졌으니, 좋지 않을 리가 없었다.
-어떻게 하는 일마다 잘 되는 거지? 이제 행운의 신이 모자라서 운명의 신도 붙은 거냐?
“그럴 리가 있나.”
백우진은 흑암의 투정을 받아주며 상태창을 켰다.
이름 : 백우진.
나이 : 16세.
타이틀 : 마검의 주인 외 11개.
등급 : 5등급.
기술 : 카인의 오러 연공법(4단계), 라사둠의 오러(염익), 초집중(2단계), 흑왕탄(2단계), 무령참(2단계), 비뢰섬(2단계), 투현지체의 전투 특성(1단계), 관일극(2단계), 낙성위화(2단계), 천독불침.
신체 : 47/100 (중급) (+22)
검술 : 51/100 (중급) (+59)
마나 : 51/100 (중급) (+37)
오성 : 52/100 (중급) (+7)
체력 : 48/100 (중급) (+28)
정신력 : 66/100 (상급) (+43)
포인트 : 4900포인트
“4900이라니.”
포인트의 잔여 수치만 보고 있어도 웃음이 터져 나왔다.
“좀 써볼까.”
백우진은 2100포인트를 써서 신체와 체력 능력치를 51까지 올렸다.
남은 2800포인트는 혹시 모를 일을 위해 남겨두었다.
-다했으면 준비해라.
“무슨 준비?”
-수련 준비.
“네가 먼저 수련 이야기를 꺼내다니, 신기하네.”
-쯧, 아까 네가 사용했던 보법은 너무 가벼웠다. 네가 제대로 된 무거움을 담았다면 발로 땅을 찍는 그 순간 구스트들이 모조리 터져버렸을 거다.
흑암이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찼다.
-그래도 감은 잡은 거 같으니, 네게 제대로 된 중의 보법을 알려주마. 네 무명보법에 응용하기 좋을 거다.
“그것도 네 비기인가?”
-그래. 이번 건 어려울 테니, 죽을 각오하고 따라와라.
흑암의 말에 백우진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 정도는 각오는 항상 되어있지.”
* * *
백우진은 개인 연공실에 들어가서 여러 가지 과자들을 깔아놓았다.
-미친 짓 같군.
“미친 짓은 맞지.”
과자를 모두 깔자마자, 구석에서 화염이 번쩍이더니, 플레임 드래곤이 나타났다.
“카오!”
플레임 드래곤은 백우진은 본 척도 하지 않고, 달처럼 둥근 초콜릿 과자에 달려들었다.
“너희들도 나와라.”
백우진은 진과 닉스, 어스 터틀을 소환했다.
오랜만에 사대 정령이 한곳에 모였다.
“그럼….”
백우진은 옆에 쌓아둔 초콜릿 과자를 진에게 내밀었다.
진은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고서 고개를 저었다.
“역시 안 먹나?”
혹시나 해서 닉스와 어스 터틀에게 과자를 주었지만, 역시나 먹지 않았다.
“역시 저 녀석이 특이한 거 맞네.”
-전에도 말했지만 정령왕이 계약자의 세상을 자기 마음대로 왕래하는 건 봤지만, 그 밑의 정령이 제 마음대로 세상에 나오는 건 들어 본 적도 없다.
“그렇다고 플레임 드래곤이 정령왕은 아니잖아.”
-이프리트가 건재할 테니, 정령왕일 수가 없지.
“그럼 저 녀석의 정체가 대체 뭔데. 과자를 먹어서 강해지는 건 내가 봐도 선을 넘었어.”
“크앙!”
플레임 드래곤은 백우진과 다른 정령들이 쳐다보건 말건 신경 쓰지 않고 자신 앞에 있던 초콜릿 과자를 꿀떡꿀떡 먹어치우고 있었다.
“카웅.”
플레임 드래곤은 이제 다른 정령들 용으로 놔둔 과자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그래. 먹어라. 먹어.”
백우진은 플레임 드래곤에게 과자를 넘겨주었다.
어차피 다른 정령들은 먹지도 않고, 이 녀석이 먹어서 강해지면 자신이 강해지는 것과 다를 바가 없으니, 먹는 게 남는 거였다.
다른 정령들은 과자를 모두 먹은 뒤 자신의 통통한 배를 두드리는 플레임 드래곤을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 정령사에겐 연락 없냐?
“아직 찾고 계시나 봐.”
윤우민은 정보를 알아보고 연락은 준다고 했지만, 아직 연락이 없었다.
하긴 과자를 먹는 정령에 대한 자료를 찾는 게 신기한 일이긴 했다.
“이제 내 수련 시간이니, 돌아들 가라.”
백우진은 정령들을 돌려보낸 뒤 연무장으로 나온 뒤 연무장 중앙에 서서 자세를 낮췄다.
흑암에게 배운 흑패군림보의 운용 자세다.
-너무 낮췄다. 허리를 조금 펴라.
“알겠어.”
-도약도 너무 높게 할 필요 없다. 체공 시간이 길면 역습을 당할 확률이 높다.
쿠웅!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성인 남성의 허리 정도의 높이로 뛴 후 땅을 내려찍었다.
오러를 강하게 담지 않았기 때문에 땅이 터지지 않았지만, 거미줄 같은 팔각형 균열이 그어졌다.
균열의 크기와 선은 자로 잰 것처럼 일정했다.
-괜찮군.
흑암은 균열을 보며 만족스러운 목소리를 흘렸다.
-이제야 봐 줄 만한 흑패군림보가 되었어. 네가 오러를 집어넣었다면 주변에 있던 모든 것들이 터져버렸을 거다.
“이번엔 좀 힘들었네.”
무거움을 수련하는 건 빠름을 수련할 때보다 조금 더 큰 노력이 필요했다.
확실히 검의 속성을 잘 알고 있을수록 그것을 보법에 적용하기도 편했다.
-이제 흑패군림보를 네 무명보법에 적용하는 수련을 해도 될 거 같다. 아마 두 번째나…. 음?
‘누가 온다.’
백우진은 검각의 입구로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기세를 보니, 문주영도 홍아라도 아니었다.
쾅!
거칠게 문이 열리며 생각도 하지 못한 사람이 들어왔다.
-저거 광녀 1호잖아.
“백은경?”
백은경은 거침없이 다가와 백우진 앞에 섰다.
“아무리 직계라고 해도 여긴 함부로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당장 나가.”
“가주께서 너를 데려가라 하시더군.”
“음….”
백우진이 인상을 찌푸렸다.
백천화가 말했던 도와야 할 사람이 백은경이었던 모양이다.
“준비해라. 바로 출발할 거다.”
백은경이 무감정한 눈빛으로 백우진을 보았다.
-여전히 미친 여자로군.
“진짜 정신이 나갔나. 무슨 일인지는 말해줘야. 준비하든 말든 하지.”
“제주도에 마족이 나타났다.”
고요했던 백은경의 눈빛에 살기가 돌았다.
“놈을 죽이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