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8
8화. 오러 연공 (3)
“검은색 오러…?”
“오러가 검은색이라고!”
백우진이 손을 올린 구슬은 소름이 돋아오를 정도로 검게 물들었다. 구슬 속에 검은 안개가 흐르는 것처럼 보였다.
-백우진! 피해라!
갑자기 흑암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뭐?’
구슬에서 손을 떼려던 백우진의 목으로 은빛의 칼날이 날아왔다. 둘째 백은경이 백우진을 목을 가를 기세로 검을 휘두른 것이다.
캬앙!
어느새 나타난 백성현이 백은경의 검을 막아냈다.
“무, 무슨….”
백은경이 왜 자신에게 검을 휘두르는지 지금 이 상황을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누님! 뭐 하시는 겁니까!”
“비켜. 저건 마기다. 놈은 마족의 힘을 받았어.”
“마족이라니요! 그저 오러가 검은색일 뿐입니다!”
“한국. 아니, 전 세계에서 검은 오러를 쓰는 인간은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렇긴 하지만 우진이의 오러는 마기가 아닙니다! 제대로 보십시오!”
“비키지 않으면 너부터 베겠다.”
끼기긱!
백은경의 검에서 나오는 검압이 더욱 거세졌다. 백성현이 인상을 찌푸리며 힘을 개방하려 할 때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거대한 기세가 파도처럼 둘을 덮쳤다.
“크으윽….”
“으으….”
백천화가 백은경과 백성현을 제압한 것이다. 그는 손가락하나 까딱하지 않고 오직 기세만으로 둘을 꼼짝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은경.”
“예….”
“내가 언제 검을 뽑아도 좋다고 했지?”
“그, 그게….”
“내가 언제 네 동생을 죽여도 좋다고 했지?”
“죄, 죄송합니다….”
백천화에게서 나오는 압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백은경은 손가락 하나 까딱 할 수가 없었다. 전신을 부르르 떨며 버티는 게 고작이었다.
“네 눈으로 보아라.”
백천화가 검게 물들어 있는 구슬을 가리켰다.
“마족의 마기와 다르게 순수하기 그지없는 마나다. 셋째의 말대로 색이 다를 뿐이지. 저 힘은 마나를 연공한 오러가 맞다.”
“아….”
백은경이 검게 물든 구슬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백천화의 말대로 백우진의 오러에서 순수한 마나를 느낀 것이다.
“말씀대로입니다. 죄송합니다.”
백은경은 자신이 실수 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백천화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고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네가 마족에게 깊은 원한이 있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경솔한 마음가짐으론 오히려 네 목을 헌납하게 될 거다.”
“명심하겠습니다.”
“가주 앞에서 함부로 검을 뽑은 죄로 6달간 면벽을 명한다.”
“알겠습니다.”
백은경은 백천화에게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백성현과 백우진에게 사과를 한 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역시 백은경은 챙기는 건가.’
백우진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백은경에게 시선을 주었다. 7등급 후반에 올라있는 뛰어난 검사다보니, 백천화도 심한 벌을 내리지 않았다.
만약 무능한 자식이 방금 같은 행동을 했다면 아무리 못해도 팔을 잘라버렸을 거다.
‘하지만 당한 건 나란 말이지.’
방금 죽을 위기에 처해졌던 건 아버지가 아니라 자신이다. 죽이려고 해놓고 사과 한 번으로 끝내다니, 어이가 없는 일이다.
역시 이 집안에서 살아남으려면 강해져야 한다. 그것도 누구도 무시 할 수 없게.
‘다시는 이런 꼴이 되지 않겠어…’
백우진은 다시는 이런 취급을 받지 않도록 더욱더 강해져야 함을 실감했다.
“우진.”
“예.”
“검은색 오러는 나도 본 적이 없다. 다만 그 안에 담긴 짙고 순수한 마나의 향과 패도적인 기운은 확연히 느껴진다. 좋은 오러를 얻은 것을 축하한다.”
백천화의 말에 직계들의 표정이 멍해졌다. 자신들도 특별한 오러를 가지고 있지만 저런 말은 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
칭찬에 검소한 백천화가 이렇게 말할 정도면 백우진이 얻은 검은 오러는 그 중에서도 특별하다는 것을 뜻했다.
“감사합니다.”
백우진은 죽을 위기에 처했던 사람이라고는 볼 수 없는 담담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 모습에 백천화의 눈빛이 반짝였다.
“하나만 묻지.”
“예.”
“왜 단전에 마나를 쌓은 거지?”
“단전?”
“단전에 마나를 쌓았다고?”
“미친 거 아니야?”
검신전에 소란이 일어났다. 다른 사람은 모르고 있었지만, 백천화는 한 눈에 백우진이 단전에 마나를 쌓은 것을 알고 있었다.
‘역시…’
백우진이 입술을 깨물었다. 여기서 말을 잘못한다면 아버지는 자신의 단전을 부술 수도 있다. 앞에 앉아있는 절대자는 그런 사람이다.
회귀를 한 기억을 바탕으로 백천화의 마음에 들 대답을 내놔야 한다.
“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르다?”
“네. 저는 형, 누나들과 다르게 백가의 재능이 제대로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몸도 튼튼하지 않고, 심장도 활성화가 되어있지 않죠. 제 심장은 마나를 느끼고 사용하는데 큰 단점이 있습니다.”
백우진은 직계들이 있는 자리를 한 번 쳐다본 후 다시 말을 이었다.
“생각을 바꿨습니다. 남을 따라가기보다 내가 길을 만들기로. 그래서 단점이 있는 심장을 버리고 단전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백우진의 말이 끝나자, 검신전이 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조용히 중얼거려 제대로 들리지 않았지만 욕과 조롱이 분명했다.
이미 예상했던 바이기 때문에 백우진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백천화만 보고 있었다.
“단전연공법이 무엇인지 아느냐? 그건 심장연공법을 만들어내지 못한 하급 길드에서 사용하는 기술이다. 아니, 지금은 하급 길드조차도 사용하지 않는 도태된 기술이다.”
“알고 있습니다.”
“그럼 넌 다시는 심장연공을 익힐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느냐?”
“네. 그것도 알고 있습니다.”
백우진은 백천화의 서늘한 목소리에도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직계들이 더욱 긴장했다. 그들의 손에 땀이 고였다.
“그런데도 그 방법을 선택했다고? 심장에 비해 훨씬 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알면서?”
“전 단전연공의 길을 만들며 제 스스로 강해지겠습니다. 긴 말할 필요 없이 결과로 증명 드리겠습니다.”
백우진은 자신에게 이를 갈고 있는 백명훈을 한 번 쳐다본 후 대답했다. 백명훈을 때려눕혔듯이 앞으로도 결과로 보여주겠다는 뜻이었다.
“큭… 크하하하하!”
백천화의 입에서 탄산같이 시원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직계들은 백천화가 저렇게 웃는 모습을 처음 봤기 때문에 넋이 나간 얼굴이 되었다.
“큭큭큭! 아주 건방지군. 하지만 그래서 더 마음에 드는구나. 그래. 어디 네 마음대로 해 보거라.”
“아….”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목이 달아날 각오까지 했건만 다행히 아버지가 자신의 대답을 좋게 봐준 것 같다.
‘역시 당당하게 나가는 게 정답이었어.’
전생의 아버지는 무능한 사람도 싫어했지만, 비굴한 모습을 보이거나, 굽히고 웅크리는 사람을 벌레처럼 보았다.
많은 말을 하지 않고 당당하게 결과로 보여준 다는 말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다.
“좋다. 오늘 발현식은 이것으로 끝이다.”
백천화가 모두를 내려다보며 행사의 끝을 알렸다. 기분이 나쁘지 않은지 그의 목소리는 조금 들뜬 것 같았다.
“우진. 네가 말한 결과 기대하마.”
백천화의 말에 직계들의 시선이 백우진에게 꽂혔다. 그들의 눈빛엔 전생에 단 한 번 도 경험해보지 못한 질시가 담겨 있었다.
백우진은 그들의 눈빛에 전혀 위축되지 않고 낭랑하게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
“하아….”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백우진이 밀려있던 숨을 몰아쉬었다. 그는 창밖을 바라보며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이제 막 마나를 개방한 놈이 그런 강자들 앞에서 결과로 보여주겠다고 대놓고 말하다니. 아주 간땡이가 부어올랐어.
“그게 유일한 답이었어.”
-답이라고?
“그래. 내가 거기서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거나, 우물쭈물 했으면 아버지가 내 단전을 폐해버렸을 거다.”
-아들의 단전을 폐해버린다고? 그게 말이 되는…
“아버지는 가문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시지. 만약 내가 익힌 단전연공법으로 인해 가문을 망신시킨다면 더한 일도 하실 분이다.”
흑암은 몰랐겠지만, 백우진은 단전연공법을 익히기로 결정했을 때 이미 이런 상황을 예측했었다.
“그분은 비굴한 것도 싫어하신다. 그래서 시작부터 당당하게 나간 거야. 아버지의 마지막 말 때문에 형들의 견제를 받을 테니, 좋은 건지는 모르겠다만….”
검신전을 나갈 때 자신을 쳐다보던 형제들의 눈빛을 생각해보았다. 노골적으로 무시하던 전생과 달리 견제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그럼 이제 기회를 얻은 거냐?
“그래. 다만 내가 말했던 대로 결과를 보여줘야겠지. 그걸 하지 못하면 전생보다 더욱 힘든 일이 벌어질 거다.”
-그건 걱정하지 말도록. 누구에게도 꺾이지 않는 검사로 만들어주마.
흑암의 목소리에서 자신감이 강물처럼 흘러나왔다. 자기만 믿고 따라오라는 감정이 물씬 풍겼다.
‘역시 이놈은 물건이야.’
흑암 역시 검신전에 있었기 때문에 그곳의 분위기를 알 수 있었다. 백우진처럼 오러가 적은 녀석은 그 장소에 있는 것만으로 숨이 막혔을 거다.
하지만 백우진은 그곳에서 누구보다 당당하게 서있었고, 누구보다 시원하게 말을 뱉었다.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드는 놈이다.
-근데 너 뭐하냐?
흑암은 백우진이 망치와 돌을 가져 온 걸 보고,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
“오러연공법을 익혔으니까. 이제 제대로 오러를 쌓아야지.”
-그런데 왜 망치를 가져왔냐고.
“이렇게 하려고.”
백우진은 백성현에게 받은 카멜의 돌을 바닥에 내려놓고 망치를 들어올렸다.
빠각!
그는 그대로 망치를 내리쳐 카멜의 돌을 깨부숴버렸다.
-뭐, 뭐하는 거냐. 그거 네 형이 준 선물 아니었나?
“이 돌의 제대로 된 사용법이야. 지금으로부터 8년 후에 밝혀지지.”
-제대로 된 사용법이라고?
“지금 이 카멜의 돌의 사용법은 마나연공을 할 때 품에 안고 쓰는 걸로 되어 있지. 하지만 8년 후에 제대로 된 사용법이 밝혀지거든. 바로 이렇게.”
백우진이 깬 카멜의 돌에서 순수한 마나가 뭉게뭉게 흘러나왔다.
-이, 이건!
“카멜의 돌을 깨면 그 안에 응축된 마나가 밀폐된 공간으로 퍼지지. 이 안에서 오러연공을 해서 돌 내부에 있는 마나를 모두 흡수하는 게 카멜의 돌의 제대로 된 사용법이야.”
-이런 기이한 물건이 있다니…
백우진은 흑암의 깜짝 놀란 모습에 피식 웃고서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럼 바로 연공을 할게.”
-그, 그래. 마나가 도망가기 전에 빨리 해라!
“도망 안치니까 걱정은 하지 말고.”
백우진이 눈을 감고 카인의 오러연공법은 운용했다. 평소에 느껴지는 좁쌀보다도 작은 마나가 거의 축구공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엄청나군. 이래서 마나의 돌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었군.’
거대한 마나가 몸으로 흡수되는 감각은 생각보다 훨씬 큰 희열을 가져다주었다. 콩알보다도 작은 단전의 마나가 풍선처럼 부풀기 시작했다.
백우진은 무아지경에 빠져 마나를 흡수하는데 모든 정신을 집중했다.
**
백우진은 하루하고 반나절이 지나서야 방을 덮고 있던 마나를 모두 흡수했다. 그의 단전에 자리 잡은 오러는 콩알에서 호두알정도로 커졌다.
-수고했다. 너는…
백우진이 눈을 뜨자마자, 흑암이 눈앞으로 날아왔다.
“비켜봐. 인마. 상태창이 안 보이잖아.”
-끄응…
아직 상태창은 나오지도 않았지만, 흑암을 놀리려고 한 말이었다. 흑암과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녀석을 재밌게 놀리는 방법쯤은 이미 파악했다.
“장난이야.”
-하여튼 너란 놈은 정말…
흑암이 뒤로 돌아 궁시렁 거릴 때 홀로그램 창이 나타났다.
[대량의 마나 흡수로 마나 능력치가 5 상승합니다.] [처음으로 카멜의 돌을 사용하셨습니다. 200포인트가 지급 됩니다.]-카멜의 돌은 유명하다고 하지 않았나? 처음으로 사용했다는 건 뭐지?
“내가 사용한 게 제대로 된 사용법이라 저게 떴을 거야. 그전까진 사용이 아니라고 보는 거겠지.”
-음, 네게 또 행운이 터졌군.
“카멜의 돌 덕분에 지금 오러 수준은 거의 2등급은 되겠는데?”
카멜의 돌 덕분에 순식간에 2등급에 다다들 오러를 쌓았다. 감응력의 단환을 먹고, 이전에 있던 포인트를 전부 쓴 덕분일 거다.
-맞아. 네 오러는 상당히 늘어났지. 그 덕분에 내 제한이 깨졌다.
“제한?”
-그래.
흑암의 말이 끝나자마자 새로운 창이 나타났다.
[흑암의 첫 번째 봉인이 해제됩니다.] [첫 번째 봉인 해제 특전으로 단검 폼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봉인 해제 특전으로 인벤토리를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