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81
81화. 납검회
“이게 인생이지.”
백우진이 나타난 홀로그램 창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입가엔 참을 수 없는 즐거움이 피어나 있었다.
-운빨이 인생이냐? 이 망할 놈아!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주인이 번다더니! 마족을 잡은 건 난데 왜 너한테 보상이 가는 거냐!
흑암은 오늘 보여준 포스들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나한테 따지지 마셔.”
-망할 시스템! 언제가 찾아가서 전부 불살라 버릴 거다!
“내가 강해지면 너도 좋잖아. 왜 그리 난리야.”
-아무리 그래도 네가 모든 보상을 독식했는데, 열이 안 받냐?
흑암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발버둥 쳤다.
정말이지 저 편애 시스템은 정신을 놓고 사는 것 같다.
기억이라도 좀 더 복구시켜 주던가, 백우진에게만 저리 퍼주면 뭘 어쩌란 말인가.
“너도 나 강해지라고 완성된 섬야를 보여준 거잖아.”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근본 없는 시스템아. 어디 사냐? 진짜 찾아간다.
흑암은 검날을 부르르 떨며 보고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시스템의 욕을 해댔다.
“흑암.”
백우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다가 흑암을 불렀다.
-뭐냐!
“아까 네가 썼던 섬야 말이야.”
-섬야?
“그래. 네가 보여준 섬야가 완성형이지? 확실히 내가 쓰던 거 하곤 천지 차이로 다르더라고.”
-크흠, 그렇지. 내가 만들고, 내가 다듬었으니, 완성이라고 볼 수 있지.
백우진이 꺼낸 섬야에 대한 칭찬 때문에 흑암의 목소리가 조금 누그러졌다.
“오랜만에 누군가의 검술을 보고 감동이 밀려오더라고. 머리에 팍하고 꽂히는 느낌이었지.”
백우진은 흑암의 반응을 살피며 말을 이었다.
“오늘 너를 보고,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구나. 네게 배워야 할 것들이 태산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건 그렇지. 섬야 말고도 네게 알려줘야 할 것들이 아직 산더미다. 넌 아직 멀었어.
백우진의 칭찬에 흑암의 분노가 점점 사그라들었다.
“그리고 오늘 일 같은 경우는 내가 마족을 흡수한 덕분에 네 기억이 돌아왔잖아. 기억이 돌아 온건 처음 아니었어?”
-으음, 기억이 돌아온 건 처음이지.
“그럼 앞으로도 네 기억을 되찾을지도 모르잖아. 내가 네 기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게.”
-기억이라….
흑암의 검날이 평소보다 훨씬 반짝이고 있었다.
기억을 찾아준다는 백우진의 말에 끌리고 있다는 소리였다.
“거기다 넌 완성된 존재잖아. 시스템이 네게 보상을 줄 필요 없다고 생각한 걸 수도 있어.”
-커흠, 그건 그렇지.
흑암은 백우진의 말에 완전히 넘어갔다.
특히나 흑암에게 기억을 되찾는 건 가장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에 그걸 도와준다는 말은 무조건 통하는 치트키와도 같았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이것저것 잘 가르쳐달라고.”
-물론이다. 앞으로 더욱 빡세게 굴려주마.
“나야 환영이지.”
백우진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꿈에서 봤을 때나, 정신세계에서 봤을 때나 흑암에게 느껴지는 기운은 상식을 초월하고 있었다.
‘흑암은 역시 보통 무인이 아니었어.’
최근 아버지 앞에 자주 섰기 때문에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다.
꿈에서 본 흑암의 기운은 백천화마저 넘어서는 것 같았다.
흑암에게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수련을 받게 되면 언젠가는 아버지를 이길 수도 있을 것이다.
-능력치가 올랐다고 했으니, 상태창이나 확인해봐라.
백우진을 고개를 끄덕이고 상태창을 불러왔다.
이름 : 백우진.
나이 : 16세.
타이틀 : 마검의 주인 외 11개.
등급 : 5등급.
기술 : 카인의 오러 연공법(4단계), 라사둠의 오러(염익), 초집중(2단계), 흑왕탄(2단계), 무령참(2단계), 비뢰섬(2단계), 투현지체의 전투 특성(1단계), 관일극(2단계), 낙성위화(2단계), 천독불침.
신체 : 52/100 (중급) (+22)
검술 : 53/100 (중급) (+59)
마나 : 53/100 (중급) (+37)
오성 : 54/100 (중급) (+7)
체력 : 52/100 (중급) (+28)
정신력 : 68/100 (상급) (+43)
포인트 : 2800포인트
“정신력이 많이 올랐네.”
전체적으로 능력치가 많이 올라갔지만, 상급인 정신력까지 능력치가 올라갔다.
키르아가 정신지배에 특히 강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미친! 포인트로 따지자면 4000포인트도 넘게 올랐어!
“4000?”
-그래. 진짜 많이도 처먹었군.
다시 짜증이 올라온 흑암과 달리 백우진의 입가엔 자동으로 미소가 번졌다.
모든 능력치가 상승하고, 상급인 정신력도 오른 게 컸던 모양이다.
-안 되겠다. 다시 짜증 나기 시작했어. 너 당장 나와라! 죽을 때까지 굴려주마!
* * *
[ 제주도 마족 경보 해제.] [ 협회와 능력자들이 제주도에 나타난 중급 마족을 처치.]백우진이 키르아를 죽인 후 빠르게 기사가 올라왔다.
마족을 죽였다는 이야기가 먼저였기 때문에 속보엔 마족을 죽이고 제주도에 걸려있던 경보가 해제되었다는 게 중점이었다.
속보를 본 사람들은 협회와 제주도에 와준 능력자들을 칭찬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마족을 잡은 능력자는 신검백가의 백우진.]-기사 잘못 나온 거 아님?
-잘못 나온 것 같은데. 백우진 혼자서 중급 마족을 어떻게 잡음.
-백우진 말고 백은경이나, 백성현이겠지.
-백은경이 제주도 갔다고 했으니, 백은경일 듯.
처음 백우진에대한 기사가 나왔을 때 사람들은 그 기사를 믿지 않았다.
너무 말이 되지 않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기자가 이름을 잘못 썼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백우진. 중급 마족을 홀로 죽이다.] [모든 능력자를 구경꾼으로 만들어버린 협검.] [백가의 막내. 일을 저지르다.] [천재를 넘어서는 백가의 괴물이 중급 마족을 해치우다.]하지만 협회에서 백우진이 중급 마족을 잡았다는 내용을 공식 발표하고, 뉴스와 기사에서도 연속으로 기사를 내보내며 그 내용이 사실임이 밝혀졌다.
-아니, 백우진이 여기서 왜 나와?
-무슨 짓을 해야지 이제 17살이 되는 놈이 마족을 죽이는 거냐?
-그냥 마족도 아님. 중급임. 중급.
-검술 천재가 아니라, 검술 괴물이라고 불러야겠네요.
-저 정도면 전생에 대체 뭘 구한 거지? 재능 넘치고, 집안 좋고, 돈 많고, 얼굴까지 잘생겼고, 강하기까지 해? 난 인생 뽑기 정말 잘못 뽑았다.
-하루만 백우진이 되고 싶다. ㄹㅇ 하루만….
-위에 있는 놈 백우진 기사마다 댓글 달고 다니네. ㅋㅋㅋ.
중급 마족을 홀로 잡는 건 백우진이 여태까지 이뤄왔던 많은 일을 하찮게 보이게 할 정도로 큰 사건이었기 때문에 인터넷과 현실 모두 난리가 났다.
사람들은 모이는 곳마다 백우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그가 다음엔 무슨 일을 할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졌다.
거기다 마족은 나라를 이동하며 피해를 주고 다니기 때문에 이번 일은 대한민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퍼져나갔다.
이제 백우진이라는 이름은 한국을 넘어 다른 국가에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댓글 재밌네.’
-저 찬양이 내 찬양이었어야 했는데….
세상이 자신의 이야기로 떠들썩할 때 백우진은 핸드폰을 보며 호텔 로비를 지나고 있었다.
“이번 사건의 영웅이 왔구먼!”
“안녕하세요.”
백우진이 밖으로 나가려고 할 때 로비에 앉아 있던 채중현과 채소진이 일어났다.
“잘 주무셨습니까?”
“자네가 전부 해결해줬으니, 편하게 잘 잤지. ”
채중현이 너그러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백우진이 생각했던 그대로의 성격이었는지, 마족을 빨리 처리해서 사람들이 안심하게 된 것을 가장 기뻐하고 있었다.
“저, 정말 수고하셨어요.”
채소진이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원래 우리도 일찍 떠나려 했는데. 이 녀석이 자네 얼굴을 보고 가고 싶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지.”
채소진을 보던 채중현이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터트렸다.
“아빠!”
채중현의 말에 채소진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게 물들었다.
그녀는 채중현의 옆구리를 꼬집으려고 했지만, 채중현이 웃으며 피해버렸다.
“근데 은경이는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 벌써 가려는 건가?”
“가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그리 친한 형제 관계가 아니라서 먼저 가든 나중에 가든 서로 신경 안 쓸 겁니다.”
“그렇게 너무 몰아치지 말게나. 그 아이는…. 음.”
무언가를 말하려던 채중현이 입을 다물었다.
백은경의 사연은 자신의 입으로 말할 게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다.
“얼굴은 봤으니, 우린 이만 가보겠네.”
“만나 뵙게 되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이 사람아! 내가 영광이었지! 아, 나가기 전에 거울 한 번 보고 나가게나.”
“나중에 또 뵈어요.”
채중현이 즐거운 미소를 지으며 밖으로 나갔고, 채소진은 백우진을 힐끔거리다 뒤따라 나갔다.
“거울?”
백우진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로비에 있는 거울을 살폈지만, 딱히 이상한 점은 없었다.
‘이상한 거 없지.’
-얼굴 하나는 아주 잘나셨지. 시스템의 편애를 그 얼굴로 먹고 있으니….
“어휴.”
백우진은 또 시작이라고 중얼거리며 호텔을 나갔다.
“나왔다!”
“와아아아!”
“백우진이다!”
“협검이 나왔어!”
“빨리 사진 찍어!”
호텔을 나가자마자, 입구를 둘러싸고 있는 많은 사람이 보였다.
기자들은 사진을 찍어댔고, 제주도에 사는 주민들은 고맙다고 외치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어….”
너무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어서, 백우진은 얼떨떨한 표정이 되었다.
“감사합니다!”
“검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백우진이 봤던 얼굴도 있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구해주었던 노부부와 청년이 연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음….”
많은 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외치고, 고맙다고 말하는 것을 보자, 강해질 때와는 또 다른 전율이 일었다.
백우진이 주먹을 꽉 쥐었다.
지금이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처럼 기분이 고조되었다.
-끄윽, 저 함성이 나를 향한 함성이었어야 했는데….
* * *
퍼어어엉!
바다 위로 검붉은 오러가 몰아쳤다.
오러에 휩쓸린 수면 위로 거대한 물줄기가 솟구쳤다.
“후우….”
백우진이 숨을 고르며 들고 있던 흑암을 놔주었다.
“어땠어?”
-예전보단 확실히 낫지만, 아직 멀었다. 네가 가진 모든 것을 바친다고 생각하고 날 휘둘러라.
백우진은 아직 가문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협회에 협조를 받아서 가끔 해양 몬스터가 나타나는 바닷가에서 섬야와 흑패군림보를 사용하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가끔 나타나는 몬스터로 실전 연습도 할 수 있고, 파괴력이 큰 기술들을 수련할 수 있어서 딱 좋은 수련장이었다.
빠지지직!
백우진이 다시 흑암을 들어 올렸다.
정신력이 오르고, 마나가 성장한 덕분에 흑암을 잡아도 어느 정도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지워버린다는 생각으로 휘둘러!
“알겠다고!”
흑암의 검날에서 더욱 붉고 검은 오러가 뿜어졌다.
콰아아아아아!
검붉은 오러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품은 채 앞에 보이는 바다를 덮쳤다.
흡사 푸른 바다가 붉게 물 들은 것 같았다.
운석이 떨어진 것처럼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고, 태풍이 불어오는 것처럼 거대한 해일이 몰아쳤다.
“이번엔 어땠어?”
-으음, 조금 전보단 낫군.
흑암의 목소리엔 숨길 수 없는 놀람이 담겨 있었다.
‘이 녀석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군.’
이전의 섬야가 이쑤시개였다면 지금의 섬야는 꼬챙이 정도로 성장해있었다.
백우진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드디어 재능이 성장해가는 단계에 도달한 것 같았다.
-오늘 4번이나 썼으니, 섬야는 그만하고. 보법을 해봐라.
“알겠어.”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이고 흑암을 놓았다.
그의 손을 떠나자 흑암은 단검의 크기로 돌아갔다.
고오오오.
백우진의 양발에서 검은 기류가 솟아올랐다.
그는 앞으로 도약하며 오른발로 모래사장을 내려찍었다.
퍼어어엉!
모래가 분수처럼 터치며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수십 개의 폭탄을 동시에 터트린 것 같은 위력이었다.
빠지지직!
그게 다가 아니었다.
백우진의 사방으로 큼지막한 균열이 만들어졌다.
콰아앙!
균열에 흐르는 오러가 두 번째 폭발을 만들어냈다.
이 보법이 바로 백우진이 흑패군림보를 무명보법에 흡수한 새로운 보법 검제군림이다.
-다음 걸 써라!
흑암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백우진의 몸이 검은빛으로 물들었다.
번쩍.
빛이 번쩍이며 백우진은 순식간에 10보 뒤에서 있는 장소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블링크 급이다. 정말 사기로군.
백우진이 방금 사용한 보법은 키르아의 이베이젼을 흡수해서 만든 회령이다.
어느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고, 회피에 극한의 효율을 낼 수 있는 특별한 보법이었다.
-검제군림의 위력은 강대하지만, 쓰고 난 이후 잠깐 무방비가 된다는 게 문제다, 하지만 회령보를 사용하면 그 단점이 아예 사라지지.
“그래. 조합이 딱 좋아.”
-딱 필요한 시기에 그런 보법을 익히다니, 정말 네 운은 알아줘야 한다.
흑암은 질렸다는 듯 자신의 검날을 비틀었다.
-거기다 그 보법은 회피만이 아니라, 적을 기습할 때도 굉장히 좋다. 네가 좋아하는 뒤통수 후리기에도 잘 써먹을 수 있지.
“연속으로 못 쓰는 단점은 수련으로 고칠 수 있을까?”
회령은 연속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존재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 단점은 당연히 수련으로 메꿀 수 있다.
“그럼 최고지.”
백우진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무명보법은 점점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보법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완성될 그 날이 너무도 기대되었다.
“도련님.”
백우진이 다시 회령의 연습을 진행하려고 할 때 문주영이 다가왔다.
“가문으로 돌아가셔야 할 거 같습니다.”
“무슨 일이지?”
문주영이 백우진에게 한 장의 서류를 건네주었다.
“납검회가 열린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