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82
82화. 납검회 (2)
“드디어 왔군.”
백우진이 미소를 지으며 서류를 받아들였다.
서류에는 납검회가 열리는 일시와 장소, 참여하는 검사의 숫자가 적혀 있었다.
-네 녀석이 고대하던 거로군.
‘그래. 뿌린 씨앗들을 얻어야 할 때니까.’
납검회를 위해서 제검각의 검사들을 구한 건 아니지만 오겠다는 검사들을 마다할 필요는 없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검사들을 받아들여 가문을 바꿀 토대가 될 검대를 만들 것이다.
“문 호위.”
“예!”
“납검회의 진행은 어떻게 되지?”
“제가 했을 때를 기준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제검각의 검사들이 조별로 나와서 검진을 선보입니다.”
“검대에 잘 스며들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거로군.”
“그렇습니다. 그 이후 직계 분들과 무력단체의 수장분들이 자신들의 검대의 장점을 설명합니다.”
“장점을 설명?”
“예. 자신들의 검대에 이런저런 장점이 있으니, 자기의 검대에 오라고 유인하는 거죠.”
“무슨 말인지 알겠어.”
더 많고, 강한 검사들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직계나 대주들이 검대의 장점을 설명하는 시간인 것 같다.
“그다음엔 검사들이 한 명씩 나와서 자신의 실력을 선보입니다. 검사의 실력이 마음에 들면 대주와 직계 분들이 손을 들어 올립니다.”
“손을 들어 올린 사람이 많으면 검사가 갈 곳을 선택하는 건가?”
“맞습니다.”
“생각했던 것과 별로 다르지 않네.”
백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납검회의 진행방식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차이가 없었다.
“도련님은 최근 여러 가지 활약을 하셨기 때문에 이번 납검회에서 많은 선택을 받게 되실 겁니다. 정말 좋은 일이죠. 다만 걱정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걱정되는 부분?”
“예. 분명 다른 직계 분들이 도련님의 검대에 세작을 심으려고 할 겁니다. 그것을 막지 못하면 많은 정보가 다른 직계들에게 흘러 들어가서 큰 손해를 입게 될 겁니다.”
“아, 그거.”
심각한 문주영과 달리 백우진은 웃고 있었다.
이미 알고 있는 반응이었다.
“예, 예상하고 계셨습니까?”
깜짝 놀란 문주영이 말을 떨었다.
“당연히 알고 있었지. 그건 해결할 방법이 있으니 걱정하지 마.”
다른 형제들이 더럽게 나올 것쯤은 당연히 예상하였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비도 미리 준비해 놓았다.
“정말 도련님은 따라갈 수가 없군요.”
문주영의 눈빛에 백우진에 대한 경이가 차올랐다.
백우진은 자신이 걱정했던 부분을 이미 준비하고 있었다.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질 않았다.
“그럼 검대의 이름을 정하셔야 합니다.”
“맞네. 아직 이름도 안 정했지.”
소속된 검사는 홍아라 한 명뿐이라고 해도 검대의 이름은 있어야 했다.
-운검대 어떠냐?
‘그거 ’구름 운‘아니지?
-당연히 아니다. 네 최고 강점은 행운이니, 행운에 들어가는 옮길 운이다. 아니다. 차라리 행운검대라고 하는 것도 괜찮겠어.
‘시끄러워.’
백우진은 흑암에게 손을 날렸다.
“이름이라….”
백우진이 턱을 긁적이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뒤에서 누군가가 다가왔다.
“백우진.”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백우진은 인상을 찡그리며 뒤를 돌았다.
“아직도 안 갔어?”
다가온 사람은 백은경이었다.
그녀 역시 가문으로 돌아가지 않고 제주도에 남아 있었다.
“그 중급 마족을 잡은 방법을 알려다오.”
“검으로 잡았다니까.”
백은경이 계속해서 마족에 관해 물었지만, 백우진은 사실을 말해주지 않았다. 물론 말할 수도 없었고.
“그 말이 아니지 않으냐. 내 말은….”
백은경이 말을 멈추고, 백우진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너 또 강해졌군.”
백은경의 눈빛에는 강렬한 의문과 뭔지 모를 기대감이 담겨 있었다.
“일본에 마족이 나타났다는 소식이 있다. 함께 가자.”
“거긴 일본의 능력자가 처리하겠지. 거기다 납검회가 열린다는데. 거길 왜 가.”
“납검회 따윈 네게 필요 없다. 네 능력을 다시 한 번….”
“확실히 말하지. 여기까지야.”
백우진이 차가운 표정으로 손을 들어 올렸다.
“뭐?”
“난 댁한테 이용당할 정도로 바보가 아니야.”
백우진에게서 서늘한 기세가 퍼져 나왔다.
그는 이미 백은경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
“댁이 마족을 잡든, 마왕을 잡든 신경 쓰지 않아. 하지만 나나 내 사람을 이용하려 든다면 가만있지 않겠어.”
백우진은 자신의 의지가 담긴 강렬한 기파를 내뿜었다.
‘으음….’
문주영은 한 발 떨어져 있음에도 백우진이 퍼뜨리는 위압적인 기세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알아들은 거로 알지.”
백우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백사장을 떠났다.
“저도 가보겠습니다.”
문주영은 백은경에게 고개를 숙인 뒤 백우진을 따라갔다.
그의 입가엔 백우진의 자랑스러움에 대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
백은경은 홀로 남은 백사장에서 백우진이 서 있던 장소를 보았다.
백사장은 바짝 마른 논처럼 쫙쫙 갈라져 있었다.
오러를 완벽하게 다뤘다는 의미였다.
그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빠르게 강해지고 있었다.
“이용하지 말라?”
백은경의 입가에 괴이한 웃음이 지어졌다.
“그래도 해야겠구나. 동생아.”
* * *
“아가씨. 백우진 도련님이 돌아오셨습니다.”
“역시 납검회에 참여하는 건가.”
백선아가 이를 갈았다.
평생 제주도에서 돌아오지 않기를 바랐건만 납검회 소식에 바로 찾아오는 백우진에게 화가 솟구쳤다.
“다른 놈들도 귀찮지만, 그놈은 더더욱 짜증이 나.”
현재 백우진의 기세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고 있었고, 얼마 전 제검각의 검사들을 구해 민심마저 지붕을 뚫은 상태였다.
“준비는 어떻게 됐지?”
“기대보다 적긴 하겠지만, 많은 지원을 약속한 덕분에 저희 아검대를 선택할 검사들이 많을 겁니다.”
“질은 어때?”
“상위권은 꽤 오겠지만, 최상위는 조금 힘들 거 같습니다.”
“젠장!”
백선아가 화를 참지 못하고 책상을 내리쳤다.
“그 망할 놈 때문에….”
백선아는 백우진이 균열 변화 구역으로 움직일 때 그를 비웃었다.
다 죽은 시체들을 구하러 위험한 장소에 가다니, 미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백우진은 단 한 명의 희생자도 없이 모두를 구해왔다.
덕분에 검사들의 요청을 거부한 자신은 이미지에 큰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백우진에게 넣을 세작은 어떻게 됐어?”
“확실하게 준비했습니다.”
백선아의 호위인 정연운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상위권에서도 인망이 높은 김광희를 섭외했습니다. 그가 백우진의 검대에 지원을 할 겁니다.”
“수고했어.”
백선아가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백우진의 성장은 빨라도 너무 빨랐다.
분명 숨기고 있는 중요한 것이 있을 거다.
“네 비밀을 모조리 파헤쳐주마. 그리고….”
* * *
백우진은 홍아라를 만나서 검대의 이름을 상의하고 있었다.
“이름이요?”
“그래. 이제 곧 납검회가 열리니까. 정해야 하거든.”
“납검회라면….”
“납검회는 제검각 검사들이 자신의 소속을 정하는 행사야. 곧 네 동료가 생긴다는 뜻이지.”
“아….”
홍아라의 표정은 설레는 것 같으면서도 약간 겁에 질린 것 같았다.
“도련님. 칭호에 협이 들어가니까. 협검대는 어때요?”
“협? 좀 부끄러운데.”
백우진이 뒷머리를 긁적였다.
자신은 협객을 칭할 정도로 선한 인간은 아니다.
“그러면 의검대는요?”
“의협을 생각하는 거야?”
“네!”
홍아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검대의 이름에 그 주인인 백우진의 영향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난 그렇게 착한 인간이 아니야.”
“아니에요. 도련님은 누구보다도 의협이 강하신 분이에요. 저와 저희 아버지도 구하시고, 제검회 검사들도 구하시고, 이번엔 제주도도 구하셨잖아요.”
홍아라는 백우진의 칭찬을 속사포처럼 뿌려댔다.
“맞습니다. 도련님은 누구보다도 그 단어를 쓸 자격이 있으십니다. 아니죠. 이 가문에서 도련님만이 그런 단어를 쓸 수 있습니다.”
문주영은 홍아라에게 칭찬의 눈빛을 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 녀석들의 말처럼 넌 사람 냄새가 나는 놈이다.
‘흑암?’
백우진이 감동한 눈으로 흑암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운검대나 행검대라고 지어. 이 망할 운빨 인생아.
‘어휴….’
백우진의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흑암의 어처구니없는 말을 듣자, 오히려 마음이 잡혔다.
“좋아. 검대의 이름은 의검대(義劍隊)다.”
백우진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입을 열었다.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이 가문을 옳은 방향으로 가게 할 검대가 되자는 의미다.”
백우진의 목소리엔 그가 평생 생각해왔던 의지가 충만하게 담겨 있었다.
“도련님….”
홍아라와 문주영은 백우진의 말에 담겨 있는 의지에 온몸에 전율이 이는 것을 느꼈다.
“전 지금 바로 검대와 납검회 신청을 하고 오겠습니다.”
“저, 저도 새로 올 검사들을 위해서 검각에 준비를 좀 해 놓을게요.”
홍아라와 문주영이 준비를 한다며 부리나케 밖으로 나갔다.
“저 녀석들.”
백우진은 둘의 뒷모습을 보고 피식 웃었다.
그는 잠시 생각을 정리한 뒤 핸드폰을 꺼냈다.
“김광희, 박성민….”
백우진은 자신에게 온 문자를 보며 누군가의 이름들을 중얼거렸다.
-누구냐? 꼭 받아야 할 놈들이냐?
백우진이 차갑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꼭 놓쳐야 할 놈들.”
* * *
납검회 당일.
대연무장에 제검각의 검사들과 가문의 직계, 무력단체의 수장들이 모두 모였다.
참여하지 않은 사람은 백연휘와 백은경뿐이었다.
백우진은 단상의 끝자리에 앉아서 아래에 있는 정렬해 있는 검사들을 내려다보았다.
-저 녀석 괜찮군. 저기 구석에 있는 놈도 나쁘지 않아.
흑암은 검사들을 보며 그들의 재능을 평가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네가 구해줬던 놈들이 더 낫다.
‘그들은 미래에 이름을 알리는 녀석들이니까.’
백우진이 구해준 검사들은 제검각에 있는 검사 중에서도 특히 뛰어난 자들이다.
그 검사들만 자신에게 온다면 이번 납검회는 성공한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우진아. 마족을 잡느라 수고했다.”
백성현이 단상으로 올라오며 백우진에게 다가왔다.
“운이 좋았어.”
“마족은 운으로 잡는 게 아니지. 몰라보게 성장하고 있구나.”
백성현은 구김 없는 미소를 지으며 백우진의 어깨를 두드렸다.
“오늘도 좋은 검사들을 챙겨가길 바라마.”
“…그래.”
백우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뭔지 모르게 백성현에게서 불안감이 느껴지고 있었다.
-왜 그러는 거냐?
‘뭐라고 해야 할까. 형이 좀….’
백우진이 흑암에게 알 수 없는 불안감을 설명하려 할 때 단상 위로 백천화가 올라왔다.
“가주님을 뵙습니다!”
직계와 밑에 있는 모든 검사가 백천화에게 무릎을 꿇었다.
백천화는 모두를 한 번씩 둘러본 후 자신의 자리에 가서 앉았다.
-네 아버지만 오면 분위기가 무거워지는군. 자동으로 도서관이 돼.
‘도서관이라, 그렇지.’
백우진이 속으로 피식 웃었다.
확실히 백천화가 오고 난 후 숨쉬기가 거북해지고, 속이 답답해진 것 같았다.
“시작하라.”
백천화의 낮은 목소리와 함께 납검회가 시작됐다.
처음은 문주영이 말했던 대로 검사들이 조별로 나와서 각자 익힌 검진을 펼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10개 조가 나와 각자 다른 검진을 운용하며 자신들의 익혀온 무위들을 펼쳤다.
마지막엔 100명이 펼치는 대형 검진을 선보인 후 검사들이 뒤로 물러났다.
‘100명이 움직여도 딱딱 맞는군. 하지만….’
-너도 눈치챘군. 맞다. 저건 실용성이 떨어진다.
‘그래. 나도 뚫을 수 있겠어.’
-그런 것부터 생각하다니, 너도 무인이 다 됐군.
흑암은 백우진의 반응을 보며 뿌듯한 목소리를 냈다.
이제 저 녀석은 산전수전 다 겪은 무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다음은 대주분들의 검대 소개가 있겠습니다.”
행검부에서 나온 직원의 말에 가장 앞에 있던 중년의 검사가 일어났다.
“척검대의 김형운이다.”
척검대는 백가의 돌격부대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많은 실전을 겪은 거친 무인들이 모여 있다.
“척검대의 생활은 오로지 전투와 싸움뿐이다. 여유롭게 즐기며 살고 싶은 놈들은 문턱에 올 생각도 하지 말도록. 다만….”
김형운이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너희가 진정한 검사가 되고 싶다면 척검대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와아아아아!”
척검대원들이 연무장이 떠나갈 정도의 함성을 내질렀다.
김형운은 큼지막한 미소를 짓고서 자리로 돌아갔다.
“청검대의 백성현입니다.”
김형운 옆에 앉아 있던 백성현이 일어났다.
“청검대는 백가의 검대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교육 체계를 가지고 있고, 다양한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훌륭한 교육과 경험을 얻고 싶다면 청검대는 좋은 선택이 될 겁니다.”
“으아아아아아!”
“청검대!”
백성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청검대가 역시 함성을 터트렸다.
그 이후로 백가의 직계와 단체의 수장들이 자신들의 검대의 장점을 설명했다.
“호검대는 뛰어난 교관을 영입한 상태고, 새로 올 검사들을 위해 최고의 장비까지 준비해 두었습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선택을 기대하겠습니다.”
백호중이 급조한 호검대의 설명이 끝난 뒤 백우진의 차례가 돌아왔다.
백우진은 일어나서 자신의 옆에 있는 직계들과 대주들 마지막으로 백천화를 본 뒤 앞으로 나갔다.
“백우진이다.”
백우진이 앞에 나온 것만으로 검사들의 눈빛이 변했다.
“새로운 검대를 만들었다. 이름은 의검대. 옳은 길을 걷겠다는 의지를 담은 이름이다. 현재 교관도 없고, 검대에 속한 검사는 딱 한 명뿐이다. 난 너희들에게 많은 것을 약속해 줄 수 없다. 하지만!”
백우진이 주먹을 꽉 쥐고 말을 이었다.
“난 내 검사를 버리지 않는다.”
그의 말에 담긴 강렬한 의지가 대연무장 전체를 뒤덮었다.
백우진을 보고 있던 검사들은 등줄기에 소름이 돋아 올라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음….”
뒤에 있던 백명훈은 백우진의 말에 심장이 격렬하게 떨리는 것을 느꼈다.
자신이 백우진의 형만 아니었다면 의검대에 지원하고 싶을 정도였다.
“전투에선 내가 가장 앞에 있을 것이고, 너희가 죽을 위기에 처한다면 그곳이 어디라도 찾아가겠다. 의기를 가진 진정한 검사가 되고 싶다면 의검대로 와라.”
다른 직계들과 전혀 다른, 백우진의 선언과도 같은 말에 대연무장의 공기가 뜨겁게 타올랐다.
검사들은 백우진의 말을 듣고 있는 것만으로 자신들의 오러와 기세가 요동치는 것을 느꼈다.
그가 가진 의지에 동화된 것이다.
“저 자식….”
“으음….”
단상 위에 있던 직계들이 질시와 질투 어린 눈빛을 보냈지만, 백우진은 신경도 쓰지 않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이제 시작이야.’
백우진이 스스로 정한 길을 걷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