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83
83화. 납검회 (3)
-드디어 네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게 되었군.
‘그래. 꽤 길었어.’
회귀한 이후 처음으로 자기 생각을 많은 사람에게 전하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 뿌듯함이 밀려왔다.
-그런데 네 아버지가 가만히 있는 게 신기하군.
흑암의 말대로 백천화는 백우진의 말에 아무 반응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약간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전에 만났을 때 미리 밑밥을 깔아놨잖아.’
-의도를 가지고 사람들을 구했다고 말했던 거?
‘그래. 아버지는 지금 내가 연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할 거야.’
이전에 백천화를 만났을 때 모든 것을 설명해놨기 때문에 그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넘어가 줄 것이다.
“강재욱 나오도록.”
행검부 진행자의 말에 맨 끝에 서 있던 검사가 앞으로 나왔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강재욱은 예의 있게 인사를 한 후 자신의 오러를 개방시켰다.
열심히 단련했는지 피어오르는 오러가 나름 깔끔했다.
-딱히 특별하진 않군.
‘성적순으로 나오는 게 아니니까. 저 녀석은 딱 중간이야.’
강재욱은 오러를 유지한 채 자신이 익힌 검술을 호쾌하게 펼쳐냈다.
“희망하는 검대를 말하라.”
“척검대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끝없는 전투로 자신을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강재욱의 말에 척검대주 김형운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강재욱을 받아들이길 원하시는 검대는 거수해주십시오.”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고, 김형운만 손을 들어 올렸다.
“감사합니다!”
강재욱이 백천화에게 먼저 고개를 숙인 뒤 김형운에게도 고개를 숙였다.
“축하한다!”
“후배야. 준비 단단히 하고 와라!”
다른 검사들도 손뼉을 치며 축하해 주었다.
“다음 김우혁.”
“예!”
김우혁이 나오자 단상 위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는 제검각에서 차석을 했기 때문에 모두가 노리고 있었다.
“김우혁이라고 합니다!”
김우혁은 강재욱보다 훨씬 큰 목소리로 자신을 소개하며 오러를 개방했다.
-저놈 네가 구해준 녀석 아니냐?
‘맞아.’
-뽑아달라고 너만 쳐다보는구나.
흑암의 말대로 김우혁은 오러를 유지하며 백우진만 바라보고 있었다.
김우혁은 검을 뽑은 뒤 자신이 익힌 검술을 펼쳐냈다.
최상위권에 위치했기 때문에 강재욱보다 훨씬 깔끔한 검술을 보여주었다.
“희망하는 검대를 말해라.”
“의검대입니다! 백우진 도련님의 의지를 따르고 싶습니다!”
김우혁이 숨을 들이쉰 뒤 연무장이 울릴 정도로 크게 외쳤다.
“쯧.”
“역시….”
김우혁이 오직 의검대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를 노리고 있던 백선아나 백소희, 백호중이 인상을 찡그렸다.
“김우혁을 받아들이기 원하시는 검대는 거수해주십시오.”
다른 직계들은 백우진이 나서지 않기를 기대하며 손을 들어 올렸다.
“당연히 잡아야지.”
하지만 백우진은 그들의 기대를 깨버리고 손을 들어 올렸다.
“이제 네 차례다. 선택해라.”
“당연히 의검대입니다! 평생 따르겠습니다!”
김우혁은 그 자리에서 백천화와 백우진에게 절을 올렸다.
그 모습에 백우진의 웃음은 진해졌고, 다른 직계들은 똥 씹은 표정이 되었다.
* * *
제검회는 빠르게 진행되어 어느새 30명의 검사만 남았다.
미리 손을 써놨기 때문인지 중위권과 상위권에 속한 검사들은 백선아, 백소희, 백성현과 여러 무력단체가 골고루 데려갔고, 하위권의 검사들은 백호중에게 많이 갔다.
다만 모두의 예상과 달리 최상위에 속한 검사들은 의검대를 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음은 김광희.”
“예!”
인상이 선하게 생긴 검사가 앞으로 나왔다.
김광희는 12등이라는 졸업 성적을 가지고 있어서 최상위권 검사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검술 실력을 보여주었다.
-검술도 나쁘지 않고, 성격도 좋다고 되어있군.
‘그러네.’
검사들의 정보가 적힌 서류에 김광희는 굉장히 인망이 좋아 많은 검사와 두루 친하다고 되어있었다.
“백우진 도련님의 뜻에 크게 감동했습니다. 의검대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실력을 모두 선보인 김광희가 의검대의 이름을 외쳤다.
백우진은 김광희를 보며 웃고 있었다.
‘걸렸군.’
그 모습을 본 백선아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걸렸다.
김광희는 백우진의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그녀가 미리 섭외해놓은 검사였다.
“김광희를 원하시는 검대는 거수해주십시오!”
김광희는 실력과 평판 모두가 좋았기 때문에 백선아는 당연히 백우진이 손을 들어 올릴 거라 생각했다.
“어?”
“음?”
하지만 백우진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백선아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백우진은 지금까지 의검대를 원하는 검사들을 모두 받아들였다.
김광희보다 낮은 순위의 검사들을 받고서도 그를 거부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크윽….”
백선아가 이를 갈며 손을 들어 올렸다.
김광희를 다른 사람에게 뺏기느니 자신이 데려오는 게 나았기 때문이다.
“김광희는 아검대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가, 감사합니다!”
김광희 역시 백우진이 자신을 거절할 줄 몰랐는지, 넋이 나간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 망할 놈은 정말 도움이…. 헉!’
백선아가 백우진을 노려본 순간 백우진 역시 그녀를 보고 있었다.
‘저, 저 자식….’
백우진과 눈을 마주친 백선아는 등 전체에 소름이 돋아 오르는 것을 느꼈다.
놈의 눈은 자신의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것처럼 완벽하게 정지되어 있었다.
-광녀 3호가 팔푼이 같은 표정이 됐군.
흑암이 백선아의 당황한 표정을 보며 낄낄 웃었다.
‘열심히 준비한 게 무용지물이 됐으니까.’
백우진은 김광희가 백선아의 세작이라는 걸 미리 알고 있었다.
-그 녀석이 잘 해줬군.
‘그래.’
백우진은 전생의 기억과 홍남기에게 부탁해서 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걸러야 할 검사들을 미리 정해놓았다.
-네가 봤던 나머지 2명도 네 형제가 준비한 세작이냐?
‘맞아. 백소희랑, 백호중이 준비한 놈들이야.’
백우진이 형제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납검회는 그가 생각했던 그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 * *
백소희, 백선아, 백호중 세 명은 많은 검사를 받아들였음에도 구겨진 깡통처럼 얼굴을 찌그러뜨리고 있었다.
-저것들의 표정을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군.
흑암은 직계들을 표정을 보며 통쾌한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바보들이지.’
백우진이 피식 웃었다.
그는 자신에게 세작을 집어넣으려던 세 명의 계획을 모조리 부숴버렸다.
그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열심히 준비했던 세작들을 자신의 검대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홍남기 앞으로.”
“예!”
제검각의 수석 졸업자 홍남기가 앞으로 나왔다.
“홍남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홍남기는 힘차게 인사를 한 뒤 오러를 뽑아냈다.
수석이었기 때문에 그의 오러와 검술은 누구보다 뛰어난 수준에 올라 있었다.
-저 녀석이 수석이었나?
‘그래.’
-확실히 다른 놈들보다 뛰어나긴 했지. 실력이나, 정신력이나.
흑암조차 인정할 정도로 홍남기는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희망하는 검대는?”
“의검대입니다! 백우진 도련님을 위해 싸우고 싶습니다!”
“홍남기를 받아들이기 원하시는 검대는 거수해주십시오.”
무력과 성격, 정신력까지 좋았고, 검사들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백우진을 포함한 모두가 손을 들어 올렸다.
“홍남기. 네 차례다. 선택해라.”
“의검대입니다.”
“와아아아!”
홍남기의 단호한 선택에 검사들이 손뼉을 치며 환호를 질렀다.
“수석과 차석 모두 막내 도련님이 데리고 갔군요. 축하합니다.”
“저 녀석은 제가 데려가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무력단체의 대주들은 아쉽다는 듯 웃었지만, 백소희, 백선아는 백우진을 죽을 듯 노려보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백우진은 승자의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렸다.
“홍남기까지 백우진 도련님을 선택했네.”
“사실 홍남기랑 김우혁은 당연히 갈 거라고 생각했잖아.”
“그렇긴 한데, 이렇게 되면 최상위 10명 중 5명이 백우진 도련님한테 갔잖아. 한 검대가 최상위권을 이렇게 독식한 적이 있던가?”
검사들이 백우진이 데려간 검사들을 생각하고서 놀란 눈으로 백우진을 바라보았다.
최상위 10명 중 5명은 여기저기로 흩어졌지만, 나머지 5명은 전부 백우진의 의검대에 들어갔다.
백우진은 독식하다시피 뛰어난 인재들을 긁어갔다.
“마지막 김민환. 앞으로.”
마지막이라 기뻤는지, 진행자의 목소리가 유독 크게 터졌다.
“예!”
듬직한 체형의 검사가 살짝 떨면서 앞으로 나왔다.
-수석 다음에 꼴찌라니. 거기다 마지막이야. 슬프군.
흑암의 말대로 김민환은 졸업자 중 가장 낮은 성적을 가지고 있었다. 턱걸이로 간신히 졸업한 상태였다.
-확실히 차이가…. 어?
김민환을 바라보던 흑암이 깜짝 놀라며 백우진의 옆으로 다가왔다.
-백우진. 저놈….
‘재능이 있는 놈이지?’
-알고 있었냐?
‘아니, 나도 모르고 있었어. 가까이서 얼굴을 보고 알아차린 거야.’
백우진이 고개를 내밀며 김민환의 얼굴을 자세히 살폈다.
-저놈 대기만성의 그릇이다. 지금은 노력해도 수준이 낮지만, 곧 다른 놈들을 빠르게 추월할 거다. 무조건 잡아라.
‘전생에서 김민환은 아버지가 바로 흑검대로 데려갔던 녀석이야.’
-뭐?
‘정확히 어떻게 됐는지는 나도 몰라. 전생에 난 여기 없었으니까.’
백우진은 김민환이 어설프게 오러를 발휘하는 것을 보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김민환은 흑검대에 속한 이후로 날개를 단 것처럼 빠르게 성장하게 돼.’
김민환은 얼마 지나지 않아 홍남기나, 김우혁조차 넘어서는 무서운 실력을 가지게 된다.
“저런 실력으로 어떻게 제검각을 졸업한 거지?”
“제검각주 아들이라도 되는 건가?”
백호중과 백선아는 김민환의 어설픈 검술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
많은 검사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저런 수준 낮은 녀석을 데려갈 생각은 전혀 없었다.
“김민환. 가고 싶은 검대는?”
“저를 받아주신다면 어디든 상관없습니다! 지금은 부족하지만, 뼈를 깎는 노력으로 따라가겠습니다!”
김민환이 두 주먹을 움켜쥐며 외쳤다.
“김민환을 원하시는 검대는 거수해주십시오!”
아무도 손을 들어 올리지 않았다.
가끔 졸업자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 이런 경우가 있다.
데려가 봤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검대의 위상만 내려갈 거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쯧.”
백천화가 혀를 찼다.
김민환이라는 녀석의 재능을 보지 못하는 자식들과 부하들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옹이구멍에 주느니, 흑검대의 검사들에게 맡기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의검대가 데려가겠다.”
백천화가 입을 열려고 할 때 백우진이 손을 들어 올렸다.
“가, 감사합니다!”
백우진의 거수에 김민환이 감동한 표정으로 연속으로 고개를 숙였다.
“흥! 저런 놈을 데려가다니, 검대 수준이 쭉쭉 떨어지겠어.”
백호중이 입을 비틀어 올리며 백우진을 비꼬았다.
“드디어 제 수준에 맞는 놈을 찾은 거지.”
백선아 역시 백우진에게 비웃음을 날렸다.
“….”
백소희는 홍아라라는 전적이 있으므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럴까?”
“뭐?”
“나중에 누가 웃을지 보자고.”
백우진은 여유롭게 웃었다.
시간이 지나면 저들은 큰 기회를 놓친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크하하하!”
백천화는 그 모습이 만족스러운지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백우진이 김민환을 불쌍해서 받아들였다고 생각했건만 아니었다.
녀석은 자신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김민환의 재능을 알아보고 있던 것이었다.
“가, 가주님?”
“아버지?”
갑작스러운 백천화의 웃음에 모두의 고개가 돌아갔다.
“우진아.”
백천화는 다른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백우진에게 시선을 주었다.
“예!”
“좋은 검사들을 얻은 것을 축하한다. 특히 마지막 녀석 잘 키워 보거라.”
백천화의 말에 단상 위는 얼어붙은 것처럼 조용해졌다.
모두의 눈동자가 부르르 떨렸다.
“감사합니다.”
“옹이구멍이 아닌 녀석이 하나라도 있는 게 다행이군.”
백천화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서 단상을 내려갔다.
“서, 설마!”
“가주님의 말씀은 저 꼴찌 놈에게 재능이 있다는 거야?”
단상 위에 있는 직계와 대주들의 얼굴이 허옇게 질렸다.
그들은 백천화가 재능이 없는 사람을 쓰레기처럼 여긴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 백천화가 저런 말을 했다는 건 마지막에 나온 김민환에게 특별한 재능이 있다는 의미였다.
-표정들이 더 재밌어졌군.
‘재미는 다 봤으니, 가야겠어.’
백우진은 백선아, 백호중, 백소희에게 미소를 지어주고서 단상을 내려갔다.
“아….”
백가의 직계들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백우진의 등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다만 가장 뒤에 있던 백성현은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 * *
3일간의 휴식이 주어진 뒤 칠검각에 백우진이 선택한 검사 17명이 모였다.
마지막에 뽑힌 김민환을 제외하면 전부 최상위와 중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던 검사들이었다.
“여기가 검각이야? 시설 미쳤네. 없는 게 없잖아!”
“제검각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여기랑은 비교가 안 돼!”
검사들은 검각에 있는 수련 시설들을 보고 감탄을 내뱉었다.
“도련님 때문에 오긴 왔는데 우리 수련은 누가 시켜 주지? 교관이 없다고 하셨잖아.”
“도련님이나 호위분이 시켜 주시겠지.”
김우혁이 대답했다.
“도련님이 수련을 봐주시면 정말 좋겠지만 바쁘시지 않나?”
“임무가 계속 있으시던데….”
“외부에 계시더라도 수련 지시를 내려주실 분이니까, 벌써 걱정하지 마. 곧 오실 테니, 정렬이나 하자.”
홍남기가 웃으며 앞으로 나왔다.
“그래. 그전에 교관이 생길 수도 있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맞아.”
백우진이 검각에 들어오며 김우혁의 말에 대답을 해주었다.
“도, 도련님을 뵙습니다!”
검사들이 기겁한 뒤 동시에 무릎을 꿇었다.
“너희를 가르칠 교관님을 모셔왔다.”
백우진의 뒤로 한 남자가 나타났다.
“아….”
“허억!”
교관의 얼굴을 올려다본 검사들의 입이 쩍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