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88
88화. 소환사들의 길드 (4)
“으….”
전한수가 기겁한 얼굴로 뒷걸음질 쳤다.
백우진이 독이 들어간 음식들을 먹는 걸 확실하게 봤다.
백우진의 음식에는 더 많은 양의 독을 집어넣었기 때문에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을 보이는 건 말이 되질 않는 일이었다.
“부포!”
전한수가 손가락을 들어 올려 백우진을 가리키자, 부포의 입에서 초록색 액체가 튀어 나왔다.
철퍽!
백우진은 초록색 액체를 피해내지 못하고 그대로 뒤집어썼다.
치이이익!
백우진의 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자, 전한수의 입가에 미소가 들어섰다.
부포가 뿜어낸 초록색 액체는 살을 녹이고 뼈를 지우는 지독한 산성독이었기 때문에 백우진은 이미 죽은 것과 다름없었다.
“끝났…. 어?”
기분 좋게 올라갔던 전한수의 입꼬리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의 눈빛이 황량한 사막처럼 말라버렸다.
“어, 어떻게….”
부포의 독은 백우진이 입고 있는 상의를 녹여버렸지만, 그의 몸엔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했다.
“말했잖아. 독은 통하지 않는다고.”
백우진은 살벌한 눈빛을 피워 올리며 전한수에게 다가갔다.
‘이 정도 독은 그냥 버틸 수 있군.’
-아무리 그렇다고 맨몸으로 시험하다니, 넌 정말 미치고도 미친놈이다.
백우진은 강화된 천독불침을 시험해보고 싶어서 일부러 부포의 독을 맞았다.
물론 예상했던 대로 독은 자신에게 아무런 효과도 발휘하지 못했다.
“이제 끝내자.”
“부포!”
전한수가 다시 부포에게 독을 뿌리라 명령했지만, 백우진은 이미 그 자리를 벗어났다.
콰앙!
무명 보법을 밟아서 부포의 뒤에 나타난 뒤 놈을 발로 차버렸다.
“끄르륵!”
부포는 백우진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벽을 부수고 밖으로 날아갔다.
빠지지직!
백우진의 암인검이 뇌광에 휩싸였다.
검에서 두 번의 광채가 터지자, 밖으로 날아갔던 부포가 네 조각으로 갈라져서 터져버렸다.
“역시 그냥 죽지 않는군.”
부포는 독이 있는 마수이기 때문에 죽을 때 주변에 자신의 독을 퍼뜨리는 고약한 능력이 있었다.
백우진은 그 독이 쓰러진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것 같아서 밖으로 내보낸 뒤 비뢰섬을 날려서 죽인 것이다.
“으으, 타룬! 토네!”
전한수의 양옆으로 철갑을 입고, 대형 해머를 들고 있는 소환수가 나타났다.
부포와 달리 그가 직접 계약한 소환수 모디아스였다.
“가족 같은 길드원들을 죽이려고 할 땐 무표정이더니, 자신에게 위험이 닥치니까 얼굴이 일그러지는군.”
“다, 닥쳐!”
“추잡하기 그지없어.”
백우진은 진심으로 화가 난 상태였다.
짐승보다 못한 놈을 절대로 편하게 보내줄 생각이 없었다.
“그따위 철 쪼가리들이 널 보호해 줄 수 있을 거 같나?”
백우진이 자신에게 달려드는 모디아스에게 검을 쳐올렸다.
콰아아앙!
그의 일 검에 첫 번째 모디아스가 종이처럼 찢겼고, 그의 이 검에 두 번째 모디아스가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렸다.
“아….”
전한수가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인질이라도 잡고 싶었지만, 백우진의 서슬 퍼런 눈이 너무도 무서웠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가 없었다.
빠아악!
백우진은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전한수의 얼굴 중앙에 주먹을 꽂아 넣고, 먼지를 털 듯 전신을 두들겨 패버렸다.
“끄아아악!”
전한수가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을 때 백우진이 차갑게 웃었다.
“아직 시작도 안 했어. 네가 어디서 왔는지, 무엇을 노리는지 전부 말해야 할 거다.”
백우진은 전한수의 몸을 제압한 뒤 그의 몸에 자신의 오러를 밀어 넣었다.
뿌드드득!
전한수의 몸속에서 뼈가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며, 그의 근육이 볼록하게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끄아아아악!”
전한수가 자신의 몸을 감싸 쥐며 비명을 지르고 발광을 시작했다.
지금 백우진이 사용한 건 흑암이 알려준 것으로 온몸의 뼈와 근육을 뒤틀리게 만들어 극악의 고통을 주는 기술이었다.
-내기할까? 저놈 1분도 못 버틸 거다.
* * *
“이대론 잠도 안 와!”
정근호가 침대에서 일어났다.
백우진에게 질투가 나서 쉬겠다고 한 건데, 가만히 있으니 소환수에 대한 부러움만 강해졌다.
“한 판 붙자고 해야겠어.”
정령의 강함엔 밀려도 정령을 다루는 기술은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아니, 최소한 그거라도 이기고 싶었다.
쿠아아아앙!
정근호가 1층으로 내려왔을 때 식당에서 굉음이 터져 나왔다.
“뭐, 뭐야!”
안으로 들어가자, 유니타스 길드원은 모두 쓰러져 있었고, 옷이 녹아내린 백우진과 전한수가 대치하고 있었다.
백우진은 부포를 날린 뒤 검기로 베어버리고, 전한수가 소환한 소환수마저 걸레 조각으로 만들어버렸다.
전한수는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순식간에 백우진에게 제압당했다.
“아….”
백우진의 힘이 너무도 압도적이었기 때문에 정근호는 입을 벌리고 지켜보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으어어억! 제, 제논에서 광현대주가 와 있다. 그, 그가 윤우민의 셋째 제자였고, 지금 윤우민과 싸우고 있을…. 거다! 으허헉!”
“그놈의 이름은?”
“시, 신창훈!”
어디서 배워왔는지 백우진은 기괴한 방법으로 전한수에게 정보까지 빼내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고통스러울 정도였다.
“야!”
“옙!”
백우진의 부름에 정근호가 깜짝 놀라서 대답했다.
“이놈 잘 지켜보고, 다른 사람들 상태도 확인해.”
“너, 너는?”
“어르신도 독에 중독되었으니, 지금 위험할 거야. 가봐야겠어.”
백우진은 흑암의 인벤토리에서 겉옷을 꺼내 입고 부서진 벽을 넘어 산 쪽으로 달려갔다.
“허….”
정근호는 다시 한 번 식당을 둘러보았다.
여기저기 난장판이 되어있었지만, 쓰러진 유니타스 길드원들에겐 아무런 피해도 없었다.
백우진이 싸우는 와중에도 사람들을 생각하며 상황을 조절했다는 뜻이었다.
말이 조절이지, 이건 엄청난 실력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이다.
“저 괴물에게 덤빌 생각을 하다니, 내가 미쳤지….”
이곳에 올 때 정근호의 눈빛에 담겨 있던 질시의 감정은 어느새 감탄으로 바뀌어 있었다.
* * *
“젠…장….”
장경하의 자신의 혓바닥을 씹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는다면 바로 잠에 빠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사저. 많이 지쳐 보이는데 이제 쉬지 그래?”
“닥쳐!”
신창훈의 놀림에 장경하가 분노를 터트렸다.
“왜? 이 녀석 다시 가져가고 싶어?”
신창훈의 옆엔 장경하가 소환했던 회색 늑대가 서 있었다.
그는 회색 늑대를 자신의 소환수처럼 쓰다듬었다.
“크르르….”
회색 늑대는 신창훈을 공격하지 않고 오히려 장경하에게 이빨을 세우고 있었다.
“망할….”
장경하가 슬픈 눈으로 자신의 소환수 달콩이를 바라보았다.
신창훈이 처음 보는 소환진으로 달콩이를 감싸자, 달콩이가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 신창훈의 제어를 받기 시작했다.
이런 일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무너져, 정령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었다.
“경하야. 뒤로 물러나라. 나 혼자 하겠다.”
장경하의 앞을 윤우민이 막아섰다.
그는 자신도 독에 중독 되었으면서 장경하를 보호해주며, 다섯 마리 소환수를 상대하는 기염을 토해내고 있었다.
“역시 스승님이야. 독이랑 사저가 없었다면 제가 졌겠는데요?”
“그 알량한 주둥아리 언제까지 놀리나 보겠다.”
“여기서 둘을 죽이고 평생 놀려야죠.”
신창훈이 웃으며 손가락을 튕겼다.
삼각형의 마법진의 그려지며 그의 뒤에 철갑을 입은 거대한 고릴라가 나타났다.
“어떻게 이런….”
신창훈이 소환수를 6마리를 동시에 다루는 모습에 윤우민의 눈주름이 부르르 떨렸다.
“이 녀석은 대연문에서 가져온 거예요.”
신창훈이 당황하는 두 사람을 놀리듯이 빙긋 웃었다.
“저 녀석은 불새에서 뺏었고, 쟤는 카론에서 강탈했죠. 어때요? 내 컬렉션이?”
“음….”
윤우민은 놀라는 와중에도 신창훈의 행동을 분석했다.
머리가 어지러워서 생각이 잘 되진 않았지만, 소환수를 가져가는 데 어떤 조건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제 끝을 내야겠네.”
신창훈이 손가락을 들어 올리자, 6마리의 소환수가 동시에 움직였다.
“후….”
윤우민이 가슴 밑바닥에 가라앉은 한숨을 내쉬었다.
평상시에 쓰는 힘에 반의반도 사용할 수 없었고, 장경하는 쓰러지기 직전이었으며, 적은 너무도 강했다.
거기다 길드 안에 있을 백우진과 정근호도 걱정되었다.
“그래도 네놈은 죽여야겠다.”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신창훈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는 끝까지 윤우민을 놀리고 있었다.
“스승님과 사저를 터트려.”
윤우민의 지시에 따라 회색 늑대, 철갑 고릴라, 모스 스네이크, 레이징거, 진, 제피스가 움직였다.
“아….”
장경하가 결국 견디지 못하고 정신을 잃었다.
그와 동시에 그녀를 지키던 정령도 사라져 버렸다.
“크윽, 어스 리노, 아쿠아 웨일 우리 앞에 장벽을 세워!”
윤우민은 공격을 취소하고, 정령들에게 수비를 명령했다.
공격했다간 장경하가 죽을 수도 있기에 선택권이 없었다.
정말 최악의 상황이었다.
“제기랄….”
“이제 제가 상대하겠습니다.”
윤우민이 절망을 하고 있을 때 등 뒤에서 친근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 우진아!”
그를 스쳐 지나가는 백우진의 등은 그 어느 때보다 넓고 듬직해 보였다.
“백우진?”
백우진의 얼굴을 확인한 신창훈의 얼굴에서 처음으로 미소가 지워졌다.
콰아아아!
암인검에서 분노를 담은 흑왕의 오러가 몰아쳤다.
콰아아앙!
밤하늘보다 어둡게 빛나는 흑왕탄의 섬광이 앞에 있던 철갑 고릴라를 풍선처럼 터트려버렸다.
“크르륵….”
“카악!”
그 압도적인 모습에 신창훈의 소환수들이 움직임을 멈추고 뒤로 물러났다.
-저 얌생이처럼 생긴 놈이군.
‘앞으로 범죄자로 이름을 날릴 놈이지. 어르신의 제자였을 줄은 몰랐지만.’
신창훈은 몇 년 후부터 굉장히 유명한 범죄자가 되기 때문에 모를 수가 없었다.
‘저놈에겐 다른 사람의 소환수를 훔쳐 가는 능력이 있어. 그래서 강탈자라는 이명도 붙었지.’
-강탈? 그래서 정령을 역소환 시켰군.
‘맞아. 그리고 권도 꽤 강해. 재능이 많은 놈이지. 다만 지금의 권은 약할 거야.’
신창훈은 다른 사람의 소환수를 강탈해가는 악마 같은 능력에 뛰어난 권술까지 익히고 있는 재능 덩어리였다.
하지만 아직은 권법에 대한 재능이 피어나지 않은 시기였다.
“우진아. 네가 어떻게….”
“길드원들은 모두 무사합니다.”
백우진은 신창훈을 노려보며 윤우민을 안심시켰다.
“네놈이 어떻게 여길….”
“네 부하가 알려주더군. 쓰레기 좀 수거해가라고.”
신창훈의 눈에 핏발이 섰다.
백우진은 독은커녕 최상의 상태로 보였다.
전한수에게 무슨 일이 벌어져서 백우진 이곳에 나타난 건지 알 길이 없었다.
“무슨 짓을 한 거냐!”
“내가 알려줄 거라 생각해?”
“끄윽….”
백우진의 가벼운 대꾸에 신창훈이 표정이 흉신악살처럼 변했다.
신창훈이 윤우민과 장경하의 신경을 건드렸던 것처럼 이번엔 백우진이 신창훈을 놀려먹고 있었다.
“됐다. 네 놈도 죽이고, 다른 놈들도 모조리 죽이면 되겠지!”
신창훈이 호랑이의 머리 형태를 가진 건틀릿을 착용하고 백우진에게 돌진했다.
소환수를 이용해서 싸우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었지만, 백우진의 표정이 너무 얄미워 직접 때려죽일 생각이었다.
“지랄한다.”
백우진이 암인검에서 흑색의 광탄이 쏘아졌다.
콰아아아!
신창훈의 붉은 오러를 담은 강권과 백우진의 흑왕탄이 중앙에서 마주쳤다.
쿠아아아앙!
둘 다 강의 속성을 담은 힘의 충돌이었기 때문에 산이 무너져 내리는 굉음이 터져 나왔다.
백우진이 3걸음을 물러났고, 신창훈 역시 3걸음을 밀려났다.
두 힘의 격돌이 호각이었다는 뜻이었다.
“이익!”
신창훈의 눈에 경악의 빛이 드러났다.
아무리 명성이 있고 신검백가라 해도 백우진의 나이는 고작 17이다.
자신의 권격과 호각이라니, 믿을 수가 없었다.
“끝이라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백우진이 회령을 사용해서 신창훈의 뒤에 나타났다.
신창훈이 여러 가지로 당황하고 있을 때 백우진은 다음 수를 생각하고 있었다.
신창훈은 백우진을 자신보다 아래라고 백우진은 신창훈이 자신보다 위라고 생각했던 마음가짐의 차이였다.
콰아아앙!
암인검에서 뻗어 나가는 강렬한 유성에 신창훈이 이를 악물었다.
쿠왕!
주먹을 비틀어 올려 백우진의 유성을 막아냈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떨어진 유성에서 오러로 만들어진 검은 꽃이 피어났다.
파아아!
암인검은 펼쳐지는 꽃잎처럼 섬세한 변화를 만들어내며 신창훈의 전신을 휩쓸었다.
“끄아악!”
신창훈이 참지 못하고 오러의 막을 생성해 백우진의 낙성위화를 막아냈다.
“허억….”
오러의 막은 수비에 좋지만, 많은 오러를 소모하는 단점이 있었기 때문에 신창훈이 숨을 몰아쉬었다.
‘이 정도였을 줄이야….’
기세를 잃은 상태로는 백우진을 상대할 수 없었다.
거기다 여유를 가진 윤우민이 조금씩 독을 몰아내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은 물러나야 할 상황이었다.
“마, 막아! 놈을 막아!”
신창훈은 뒤로 도망치며 손짓을 하자, 5마리의 소환수가 백우진에게 달려들었다.
첫 번째는 나방의 외형을 가진 불 중급 정령 제피스였다.
백우진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수십 개의 불꽃을 모조리 쳐낸 후 비뢰섬을 날려 제피스의 중심을 거침없이 베어버렸다.
[크아아!]제피스가 피를 토하는 비명을 지르고 정령계로 역소환 되었다.
“캬아악!”
두께가 자동차만 한 모스 스네이크가 백우진의 다리를 노렸다.
쿠와아아앙!
백우진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검제군림을 사용해서 모스 스네이크의 몸을 밟아서 터트려버렸다.
뿌드드득!
대지가 갈라진 덕분에 백우진에게 다가오던 소환수들의 움직임이 멈춰버렸다.
“어….”
신창훈의 얼굴이 허옇게 질려가고, 그의 입에서 헛바람이 나왔다.
소환수들은 모두 중급이상이지만, 백우진의 일격에 죽어 나갔다.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의 무력이었다.
“제기랄!”
신창훈이 손짓을 하자, 그의 등 뒤에서 몽둥이를 들고 있는 오우거 4마리가 나왔다.
그는 거대한 오우거를 방패로 사용한 뒤 공간을 찢고 사라지려 하고 있었다.
“어딜 가려고.”
백우진이 허공에 뜬 흑암을 잡았다.
그의 손에서 휘몰아치는 어둠이 솟아올랐다.
“목은 내놓고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