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90
90화. 아케인의 의뢰
[불의 그릇에 걸맞은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플레임 드래곤에게 특성 미식축염이 생성됩니다.] [홍염의 화력이 강해집니다.] [홍염의 제어력이 강해집니다.]나타난 정보창은 모두 플레임 드래곤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 정보창이 보인다는 건 플레임 드래곤에게 이그니스라는 이름이 지어지며 완전히 백우진에게만 속하게 됐다는 뜻이었다.
‘책에 적힌 그대로네.’
-뭐?
‘유니타스에서 봤던 책에 적혀 있었잖아. 그릇인 정령에게 이름을 지어주면 특별한 능력이 생기거나 강해진다고.’
-그럼 그 이그니스라는 이름이….
‘플레임 드래곤에게 걸맞은 이름이 주어지면서 특성이 생기고 강해진 거지.’
띵!
백우진이 방긋 웃으며 흑암을 돌아보았을 때 새로운 알림이 나타났다.
[화 속성 감응력이 10포인트 상승합니다.] [화 속성 저항력이 15포인트 상승합니다.] [타이틀‘그릇의 주인’을 획득합니다.] [타이틀‘그릇의 주인’의 효과로 모든 능력치가 1씩 상승합니다.] [획득한 타이틀의 효과는 중복 적용됩니다.]이번엔 플레임 드래곤이 아니라, 백우진의 능력이 상승한 정보창이었다.
-이런 미친! 왜 너까지 올라!
‘또 터졌구먼.’
-감응력 10에 저항력 15포인트? 이젠 용암에 들어가도 살아나오겠어!
모든 내용을 본 흑암의 입에서 비틀어진 신음이 나왔다.
“도, 도련님 이게 무슨 일이죠?”
홍아라가 깜짝 놀라서 손을 떨었다.
그녀의 눈빛은 이그니스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걱정하지 않아도 돼. 강해지는 중이니까.”
“강해진다고요?”
“그래. 불은 곧 꺼질 거야.”
백우진이 걱정하지 말라며 웃었다.
그의 말대로 얼마 지나지 않아 주황색 불꽃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크릉!”
홍염이 사그라지며 아주 조금 커진 이그니스가 나타났다.
“뿔이 세 개?”
“마, 맞아요. 가운데 하나가 더 나왔어요!”
플레임 드래곤 모습일 때도, 작은 모습일 때도 녀석의 뿔은 2개뿐이었지만 이름이 주어진 뒤 가운데에 뿔 하나가 늘어났다.
다만 가운데 뿔은 다른 2개의 뿔과 달리 색이 옅었다.
-저 녀석 날개도 불타고 있다.
흑암의 말대로 이그니스의 앙증맞은 날개는 홍염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음….”
백우진이 이그니스의 날개에 살짝 손을 가져다 대보았다.
전혀 뜨겁지 않고, 따스함과 함께 약간의 간지러움이 느껴졌다.
“괜찮으세요?”
“너희도 만져봐.”
홍아라와 문주영이 침을 꼴깍 삼키고, 이그니스의 날개에 손을 가져대 대었다.
“크릉.”
둘 다 자신에게 과자를 챙겨줬기 때문인지 이그니스는 얌전히 있었다.
“저, 정말 따스하네요.”
“그렇다니까.”
백우진은 홍아라를 안심시켜준 뒤 이그니스가 가지게 된 특성을 살펴보았다.
[미식축염] 맛있는 음식을 먹을수록 강한 화염을 모을 수 있게 된다. 불꽃이 강해질수록 본체의 능력도 성장한다.그 밑에 몇 가지 잡다한 내용이 있었지만, 결국 이그니스가 좋아하고 맛있어하는 음식을 먹을수록 녀석의 화염이 강해진다는 뜻이었다.
-정말 하늘이 도우려면 어떻게든 돕는다는 걸 보여주는구나.
흑암은 천장 때문에 보이지도 않는 하늘을 올려보며 절규를 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게 아니라, 백우진을 돕고 있어! 더러운 하늘!
‘근데….’
백우진이 빙긋 웃으며 흑암을 보았다.
‘이번에도 네가 도와줬잖아.’
-내가 언제!
‘플레임 드래곤의 이름을 고민할 때 네가 이그 카르튼가 타르튼가를 말해서 내가 이그니스라고 부른 거잖아.’
이그니스는 라틴어로 불이라는 뜻이다.
생각도 하지 못했지만, 흑암이 이그라는 단어를 말해준 덕분에 생각이 났다.
‘결국, 이그니스가 저 힘을 가지게 되고, 내가 타이틀을 가지게 된 공의 절반은 네가 해줬다는 거지.’
백우진은 흑암을 놀리듯 방실방실 웃었다.
-어헉!
흑암은 거품을 문 사람처럼 검날을 부들부들 떨었다.
‘흑우님. 아니, 흑암 님. 매번 감사합니다!’
-끄으윽….
흑암이 뒤로 넘어갔다.
* * *
벽지가 붉게 물든 기이한 병실에 신창훈이 누워있었다.
이불로 덮여있었지만, 그의 양팔이 있어야 할 곳은 텅 빈 것을 알 수 있었다.
달칵.
병실의 문이 열리고 왼쪽 눈에 안대를 차고 있는 중년인이 들어왔다.
“꼴좋군.”
그는 침대 옆에 있는 의자에 앉으며 피식 웃었다.
“오성환….”
안대의 남자는 제논의 적운대주 오성환이었다.
“왜 온 거냐.”
“꼬리 내리고 도망쳐 온 개새끼를 보려고 왔지.”
오성환의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연락까지 해 놓고 그런 모습이라니, 나라면 혀 깨물고 죽었을 거다.”
신창훈이 소리가 나도록 이를 갈았다.
윤우민을 습격하기 전에 오성환에게 자신이 백우진을 죽이겠다고 말했는데, 이런 모습이 되어 도망쳤으니 입이 있어도 할 말이 없었다.
“그러게 주제를 알아야지. 마스터가 네게 대주의 자리를 준 건 네놈의 실력 때문이 아니다.”
“네놈부터 죽여 버리기 전에 닥쳐!”
신창훈의 눈에서 지독한 살기가 뿜어졌지만, 오성환은 그저 미소만 지었다.
“그 몸뚱어리로?”
“으윽….”
권사와 소환사에게 손이란 정말 중요한 부분이었기 때문에 신창훈은 끝난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먹고 살 걱정이나 하는 게 좋을 것이다. 네 대주 자리는 조만간 다른 놈이 차지할 테니.”
오성환은 신창훈을 놀리듯이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네 복수는 내가 해주마. 그게 동업자 정신이지.”
“백우진은 내가 죽일 거야! 내가!”
“여전히 주제 파악을 못 해.”
오성환은 혀를 차고서 병실을 나갔다.
그의 입가엔 신창훈에 대한 비웃음이 걸려있었다.
“끄으으….”
홀로 남겨진 신창훈의 눈에서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좋다. 이렇게 된 거 그놈을 소환해주마. 설사 내가 죽는다고 해도….”
* * *
늦은 오후 칠검각에서 우렁찬 기합이 들려오고 있었다.
“검대 정렬!”
“검대 정렬!”
백우진의 명령에 의검대 18명이 검을 들고 정해진 위치로 이동했다.
“개진!”
“개진!”
의검대 검사들이 아홉 방향으로 갈라져 자신의 오러를 내뿜었다.
검사들이 만들어낸 기운들은 진의 중심에 뭉쳐 예리하고도 단단한 기세를 만들어냈다.
지금 검사들이 훈련하는 진법은 백천웅이 전수해준 구궁위경진이다.
구궁위경진은 공격7에 수비3인 진법으로 대량의 몬스터들과 난전을 벌일 때 큰 도움이 되는 진법이다.
“그대로 30분을 버틴다.”
“예!”
동료들과 오러의 균형을 맞추며 30분을 버티는 일은 쉽지 않지만, 검사들은 이를 악물고 크게 소리를 질렀다.
-지금은 30분이지만, 나중엔 못해도 3시간은 되어야 한다.
‘3시간?’
-연습에서 한 시간을 버틴다고 해도 실전에 들어가면 10분도 버티기 힘들지. 연습에서 3시간은 버텨야 실전에서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
‘갈 길이 멀구먼….’
백우진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땀을 흘리는 검사들을 보았다.
‘음….’
백우진은 검사들에게서 시선을 내려 자신의 손가락 끝에서 빛나고 있는 호랑이 얼굴 모양의 반지를 보았다.
[적호성의 열쇠] 적호성의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열쇠다.등급 : 유니크.
착용 가능 조건 : 없음.
백우진이 주운 반지는 옵션을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어떤 장소에 들어갈 수 있는 열쇠라고 되어있었다.
다만 열쇠 주제에 유니크였기 때문에 적호성이라는 곳에서 구할 수 있는 무언가는 훨씬 엄청날 거라는 생각이 되었다.
-확실치 않아서 말하지 않았다만, 적호성이라는 거 내가 살았던 세계에 있는 거다.
‘뭐?’
-다만 실제 들어갔다는 사람도 없었고, 봤다는 사람도 없었다. 너희 세계로 예를 들면 ‘선계가 있고, 그 안에 신선이 있다.’ 같은 느낌이지.
‘뭔지 알겠네. 상상에서나 나오는 장소라는 거잖아.’
-맞다.
흑암의 대륙에서 적호성이라는 곳은 이야기 속에나 나오는 장소였던 모양이다.
-나도 적호성이 실제로 존재하는 줄 전혀 몰랐다. 열쇠가 있었다는 것도 알지 못했고.
‘이 열쇠 어떻게 이용하는 거지?’
-내가 알겠냐.
흑암이 검날을 흔들었다.
그에게도 적호성은 상상 속의 공간이었기 때문에 알고 있는 정보가 거의 없었다.
-적호성의 소문들을 말하자면 신검이 있다던가, 마왕의 갑옷이 있다던가, 신의 사자가 기다린다든가 하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런 건 어디든 똑같군.’
백우진이 피식 웃었다.
어느 세계든 상상 속 이야기는 비슷한 모양이다.
‘그래도 언젠간 갈 수 있겠지.’
이 반지가 자신을 불렀으니, 언젠가는 그 적호성이라는 곳에 갈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끄응….”
진의 오른편에서 들리는 앓는 소리에 백우진이 고개를 들어 올렸다.
“홍아라. 아직 반도 안 지났다.”
“예!”
홍아라는 제검각 출신 검사들보다 경지도 낮고, 오러의 양도 낮았기 때문에 처지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그녀가 똑같은 훈련을 하고 싶다고 했기 때문에 차별대우하지 않았다.
“김민환!”
“알고 있습니다!”
백우진이 오른쪽에서 균형을 무너뜨리는 김민환의 이름을 부르자 다시 진의 균형이 잡혔다.
“그만.”
30분 후 백우진의 중지 선언에도 검사들은 주저앉지 않았다.
땀을 줄줄 흘리면서도 검을 든 채로 백우진의 다음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수고하셨습니다!”
검사들은 백우진에게 예를 취한 뒤 모두 땅에 주저앉았다.
오전에 백천웅과 빡센 훈련을 한 뒤 오후 검진 훈련까지 했기 때문에 검사들은 모두 녹초가 되었다.
“가서 쉬어라.”
“옙!”
검사들이 한 명씩 일어나서 샤워하러 갈 때 백우진의 앞으로 박혜리가 다가왔다.
“검술 질문 좀 드려도 되겠습니까?”
그녀의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음에도 다음을 생각하고 있었다.
최고의 검사가 되겠다던 발언은 그저 허세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말해봐.”
“요즘 가로 베기를 연습하고 있는데, 중간에 무언가가 걸리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아, 그거.”
백우진 역시 한 번 겪어 본 일이었기에 미소를 지었다.
“그건 네가 어느 정도 경지에 올랐다는 뜻이야.”
“경지요?”
“느끼지 못했던 대기의 흐름을 느낀다는 뜻이지.”
“아….”
이해가 가는지 박혜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걸리는 느낌을 피해서 휘두른다면 네 검에 부드러움이 생길 거고, 그것을 이겨내고 휘두른다면 네 검에 빠름이 생길 거야.”
“도련님은 무엇을 선택하셨죠?”
“난 빠름이었지.”
“그럼 저도 빠름을 선택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혜리는 흥분했는지 뺨을 붉게 물들이고 샤워장으로 향했다.
-저 녀석 성장이 빠르군.
‘쟤도 특별한 재능 있는 건 아니지?’
-검사 중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특별하다고 할 순 없다.
‘그럼 노력의 결과인가.’
백우진의 시선이 옆에서 귀를 기울이며 무언가를 적고 있던 김민환에게 돌아갔다.
“너도 뭐 물어볼 거 있어?”
“아, 아닙니다!”
김민환은 알 수 없는 경례를 하고 샤워장으로 달려갔다.
“싱겁긴.”
검사들 모두가 열심히 하지만 그중에서 특히 수련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홍남기, 홍아라, 박혜리, 김민환이었다.
이들이 열심히 수련하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준 덕분에 다른 검사들도 최선을 다해서 수련하고 있다.
-이제 너도 준비해라.
‘그래야지.’
백우진이 자신의 수련을 시작하려 할 때 핸드폰에서 진동이 일었다.
‘처음 보는데….’
처음 보는 번호였지만 아는 사람일 수도 있어 전화를 받았다.
[백우진 검사님이십니까?]핸드폰 스피커에서 중후한 중년인의 목소리가 흘러나왔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렇습니다.”
[진즉에 인사드렸어야 했는데 많이 늦었군요. 아케인의 서공명이라고 합니다.]“어…?”
백우진이 마른 침을 삼켰다.
서공명은 서인아의 아버지이자, 아케인 길드의 마스터였기 때문에 그가 직접 전화를 한 것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백우진이라고 합니다.”
백우진은 놀란 마음을 감추고 차분히 대답했다.
[이쪽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인사가 늦었습니다. 2번이나 제 딸아이와 섬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아닙니다. 저도 도움을 받았습니다.”
[인아가 그렇게 대답할 거라 말하던데 정말이군요.]서공명이 신기하다는 듯 웃었다.
“무슨 일로 전화를 하신 거죠?”
아케인은 어중이떠중이 길드가 아니다.
길드의 마스터인 서공명이 그저 감사하다고 전화를 걸었을 리가 없다.
분명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스피커에서 서공명이 작게 웃는 소리가 들린 뒤 그의 말이 이어졌다.
[아케인에서 신검백가의 백우진에게 정식으로 의뢰를 신청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