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Renowned Family's Sword Prodigy RAW novel - Chapter 96
96화. 격이 다르다. (3)
모든 능력자가 균열이 열리는 것을 기다리고 있을 때 백우진은 새로 나타난 홀로그램 창을 바라보고 있었다.
[돌발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자신이 쌓아온 힘을 증명하세요.
조건 : 누구의 도움도 없이 검술로 미노타우르스를 쓰러뜨리기.
보상 : 1000포인트, 돌발 보상.
-누구의 도움도 없이?
‘네 조언도 듣지 말고, 나 혼자 잡으라는 뜻이겠지.’
-흐음….
‘하긴 요즘 도움을 많이 받긴 했어.’
제주도에서 마족을 잡을 때는 시르콘의 성령 팔찌와 흑암의 도움을 받았고, 아케인의 지하에서는 흑암에게 탄타로스의 공략법을 들었다.
최근에 있었던 사건들은 혼자 해결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도움을 받았었다.
‘앞으로 넌 한마디도 하지 마.’
-그럼 나야 좋지. 팝콘 튀기며 구경해주마.
흑암은 피식거리며 백우진의 머리 위로 올라갔다.
‘쌓아둔 포인트를 쓸 시간이군.’
백우진이 상태창을 불러왔다.
이름 : 백우진.
나이 : 16세.
이틀 : 마검의 주인 외 12개.
등급 : 5등급.
기술 : 카인의 오러 연공법(4단계), 라사둠의 오러(염익), 초집중(2단계), 흑왕탄(2단계), 무령참(2단계), 비뢰섬(2단계), 투현지체의 전투 특성(1단계), 관일극(2단계), 낙성위화(2단계), 천독불침, 겁화검형(1단계).
신체 : 53/100 (중급) (+22)
검술 : 54/100 (중급) (+59)
마나 : 54/100 (중급) (+37)
오성 : 55/100 (중급) (+7)
체력 : 53/100 (중급) (+28)
정신력 : 69/100 (상급) (+43)
포인트 : 3700포인트
잔여 포인트를 본 흑암이 혀를 찼다.
-너 햄스터나 다람쥐냐? 더럽게 많이 모아놨네.
‘딱히 쓸 일이 없었으니까.’
백우진은 3600포인트를 사용해서 신체, 검술, 마나, 체력 능력치를 각각 3씩 올렸다.
“아….”
이렇게 많은 포인트를 한 번에 사용한 게 처음이었기 때문에 잠깐 아찔할 정도의 희열감이 찾아왔다.
이 순간 무슨 일이라도 해낼 수 있을 기분이 들었다.
-강해졌을 때가 가장 위험하다. 자만하면 안 돼.
‘명심하겠슴다. 근데 조언하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아직 시작 안 했으니까…. 가 아니구나.
뿌드드득.
균열이 일어나서 트루 혼이 나타났지만, 백우진은 신경 쓰지 않고 계속 깨진 하늘만 올려다보았다.
-왔다! 준비해라.
막강한 존재감을 펼치는 미노타우르스가 모든 인간을 압박하며 대지에 내려섰다.
백우진은 미노타우르스를 보자마자 모든 전투 기술을 발동시켰다.
그의 눈이 퍼렇게 빛났고, 그의 몸에 검은 화염이 타올랐다.
“쿠오오오오!”
미노타우르스의 포효에 모두가 무릎을 꿇었을 때 백우진은 오러를 몸에 돌려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도, 도련님….”
“끄윽….”
“괜찮아.”
백우진은 문주영과 적연화에게 오러를 전해줘서 피어를 풀어 준 뒤 미노타우르스의 앞으로 다가갔다.
“크아아아아!”
미노타우르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붉은 기운에 덮인 발로 땅을 찍었다.
콰아아아앙!
대지가 과자처럼 갈라지며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짐승이 별걸 다 하는군.”
백우진은 씩 웃고서 검제군림을 밟아서 미노타우르스가 일으킨 지진을 상쇄시켜버렸다.
쿠구구구.
두 막강한 힘의 충돌로 백우진과 미노타우르스 사이에 아스팔트로 만들어진 거대한 벽이 세워졌다.
“의검대!”
백우진이 오러를 실어 의검대를 불렀다.
의검대는 먼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미노타우르스의 피어에 닿지 않은 상태였다.
“진을 펼쳐서 사람들을 보호하라!”
“명을 따릅니다!”
의검대 18명은 우렁차게 대답하고, 구궁위경진을 펼치기 시작했다.
“도련님!”
간신히 정신을 차린 적연화와 문주영이 백우진의 곁으로 다가왔다.
“둘은 이곳에 있는 능력자들을 데리고 트루 혼들을 막아.”
“그럼 당신은요!”
적연화가 기겁을 하며 소리를 질렀다.
“난….”
백우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벽이 부서지며 미노타우르스가 탄두처럼 돌진해왔다.
“저놈하고 놀아야지.”
“도, 도련님! 저건 일반적인 몬스터가 아닙니다!”
“괜찮아. 막을 수 있어.”
백우진은 그 폭발적인 돌진 앞에 물러나지 않고, 앞으로 걸으며 흑왕탄을 휘둘렀다.
콰아아아앙!
두 괴물이 뿜어낸 힘의 파동으로 주변 건물들의 유리창이 모조리 깨져나갔고, 걸레짝이 된 대지가 다시 한 번 터져나갔다.
“무슨 힘이….”
백우진이 암인검을 쥔 손을 부르르 떨었다.
강의 속성을 가득 담아 전력의 흑왕탄을 사용했지만, 미노타우르스의 몸과 도끼는 단 1mm도 밀리지 않았다.
“크윽….”
암인검을 덮고 있는 검은 불꽃이 거칠게 타올랐지만, 미노타우르가 뿜어내는 붉은 아우라를 꺾지 못하고 있었다.
“저게 투기인가.”
무인들이 사용하는 오러처럼, 미노타우르스는 자신의 몸을 붉은 기운으로 덮어 신체와 무기를 강화하고 있었다.
후우욱.
미노타우르스가 뿜는 콧김에서 비릿한 피 냄새가 느껴졌다.
숨만 쉬어도 피비린내가 느껴진다는 건 못해도 수천의 생물을 죽이며 힘을 쌓았다는 뜻이었다.
콰앙!
백우진이 오러를 집중해서 칼날 도끼를 밀어낸 후 도약해서 검을 내리쳤다.
무거움의 검로 무령참이었다.
미노타우르스는 거대한 중압감에서도 물러나지 않고 투기를 불태웠다.
쿠구구궁!
암인검과 칼날 도끼의 두 번째 충돌로 회색 아스팔트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흙들만 나부꼈다.
싱크홀이 터져버린 장소 같았다.
빠지지직!
백우진은 숨을 들이켜지도 않고, 검을 내뻗어 네 줄기의 비뢰섬을 날렸다.
“크아아아!”
미노타우르스는 자신의 뿔에 투기를 집중해 창 같은 형태를 만들어 비뢰섬을 튕겨냈다.
‘이놈 단순히 강한 것만이 아니야. 경험도 많아.’
백우진은 미노타우르스의 방어를 보고 웃었다.
자신의 모든 기술을 사용해서 싸울 상대를 만난 것에 기쁨을 느끼는 것이다.
콰앙!
백우진이 암인검을 긋고, 미노타우르스가 칼날 도끼를 내리쳤다.
한 인간과 한 괴수는 수십 합의 공방을 주고받았다.
검과 도끼가 충돌할 때마다 고막을 찢어버릴 파공음이 울려 퍼졌다.
“아….”
염사는 자신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두 괴물의 전투를 숨조차 쉬지 못하고 지켜보고 있었다.
‘어찌, 어찌 이런 일이!’
황호와의 집중 훈련을 통해 충분히 강해졌다고 생각했다.
백우진을 꺾고 그의 명성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힘을 쌓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꿈일 뿐이었다.
미노타우르스와 싸우는 백우진의 무력은 자신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강대한 힘을 내뿜고 있었다.
만일 저 괴물 소 앞에 있는 게 자신이었다면 10초도 버티지 못하고 연검이 부러졌을 거다.
‘왜 저런 놈이 존재하는 거냐. 왜!’
염사가 손을 부르르 떨었다.
백우진은 자신이 성장한 것보다 몇 배나 강해진 것 같았다.
자신과 같은 시대에 저런 괴물을 만들어낸 하늘이 원망스러울 지경이었다.
콰아앙!
백우진이 낙성위화를 전개한 후 뒤로 물러났다.
“후우….”
직격은 한 번도 맞지 않았지만, 그의 전신은 미노타우르스의 투기 때문에 피멍으로 도배가 되어있었다.
“크르르….”
미노타우르스는 여전히 형형한 안광을 빛내고 있었지만, 백우진의 검에 맞아 크고 작은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이제 시작해도 되겠어.”
백우진이 암인검을 바로 잡고 중단에 두었다.
움직임 없이 그저 준비 자세만 취하고 있을 뿐인데, 그에게서 압도적인 존재감이 뿜어져 나왔다.
고오오오.
신장이 4m인 미노타우스르보다 백우진의 덩치가 더 커 보일 지경이었다.
“크르르….”
미노타우르스는 백우진에게서 퍼지는 압박감에 잠시 머뭇거렸지만, 다시 도끼를 세웠다.
인간이 무엇을 하든 자신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크아아아!”
미노타우르스의 투기가 폭풍처럼 솟구쳤다.
지금까지 보였던 것 중 가장 거대했고 날카로웠다.
화아악!
그 순간 백우진의 모습도 달라졌다.
그의 전신을 덮고 있던 검은 화염 아래로 새빨간 불꽃이 치솟았다.
붉은 불꽃은 염익과 달리 강렬한 열기를 피어 올리며 암인검을 뒤덮었다.
쿠웅!
미노타우르스는 백우진의 불꽃을 보고도 멈추지 않았다.
태산 같은 투기를 칼날 도끼에 두른 채 그대로 돌진했다.
“그래야 짐승이지.”
멈춰있던 암인검이 나선으로 회전했다.
겁화검형의 첫 번째 작화련이었다.
화아아악!
작화련의 불꽃은 미노타우르스의 투기를 태워버리고, 칼날 도끼를 힘으로 밀어내 버렸다.
“크르륵!”
얄팍한 검 한 자루가 자신의 도끼를 밀어내는 믿을 수 없는 현상에 미노타우르스의 눈에 경악이 들어섰다.
지금까지 앞의 인간과 수없이 부딪쳤지만, 힘으로 밀린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크아아아!”
미노타우르스는 자신의 힘이 모자란 것을 믿지 못하고 투기를 더욱 날카롭게 세워 백우진의 머리를 향해 도끼를 내리쳤다.
화아악!
암인검이 아래에서 위로 원을 그리며 겁화검형의 두 번째 화경상성을 이뤄냈다.
“크아아아아!”
미노타우르스의 입에서 처음으로 고통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화경상섬이 투기를 뚫어버리고, 미노타우르스의 가슴에 대문짝만한 상처를 입혔기 때문이다.
뿌드드득!
미노타우르스가 이를 갈며 고통을 참았다.
자신의 모든 투기를 도끼에 쏟아부어 자신에게 고통을 준 인간을 향해 내리쳤다.
화아아악!
거대한 오러의 형태는 피의 바다에서 붉은 파도가 밀려오는 두려운 모습이었다.
“아아악!”
“저, 저게 뭐야!”
“피해!”
전투를 지켜보던 능력자들이 비명을 지르고 주저앉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힘이 밀려왔지만, 백우진은 물러나지 않았다.
“세 번째.”
백우진은 입가에 작은 미소를 띄워 올리며 검을 아래로 내리쳤다. 겁화검형의 세 번째 일원화다.
백우진이 일으킨 불꽃은 투기의 해일을 반으로 갈라버리고 미노타우르스의 칼날 도끼를 양단해버렸다.
쿠웅!
칼날 도끼의 날이 땅으로 추락하고, 도낏자루만 잡은 미노타우르스의 손이 부르르 떨렸다.
수천의 인간과 몬스터를 집어삼켰던 괴물이 백우진에게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화르륵!
백우진의 검은 멈추지 않았다.
물 흐르듯이 선회하며 네 번째 검형 염일경을 만들어냈다.
염일경은 천공을 누비는 용처럼 미노타우르스의 전신을 휩쓸었다.
쿵!
미노타우르스의 목이 떨어지고, 그 거체가 뒤로 넘어갔다.
그제야 백우진의 불꽃이 꺼졌다.
“….”
전투를 지켜보던 그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고, 숨소리도 낼 수 없었다.
지금 이 상황이 현실이 아니라 꼭 꿈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백우진은 하늘에서 내려온 천장과 같이 거대하고 높아 보였다.
“하아….”
백우진이 거친 숨을 내뱉고, 검을 집어넣었다.
-정말 지랄 맞은 검술이다.
‘그러니까.’
백우진이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고통과 분노를 쌓아야 강해지는 검술이라니….
‘순서도 바꿀 수가 없잖아.’
백우진이 얻은 겁화검형은 고통을 받고 싸움이 길어져 분노가 쌓일수록 강한 화력을 낼 수 있는 검술이었다.
거기다 정해진 검형 아홉 개의 순서를 바꿀 수도 없다는 제약도 있었고, 피로도도 꽤 심했다.
-위력만 보면 압도적이긴 하다만.
‘그래. 나도 놀랐어.’
다만 그 파괴력만큼은 사용자조차 놀라게 할 정도였다.
정면에서 힘으로 미노타우르스를 눌렀으니, 말이 필요 없었다.
-어쨌든 잘했다. 겁화검형을 쓰기 전에도 넌 네가 수련했던 것들을 완벽하게 발휘했어.
‘오, 칭찬?’
-그래. 칭찬이다. 시간은 걸렸겠지만, 검형을 쓰지 않아도 넌 소 새끼를 잡았을 거다.
흑암의 솔직한 칭찬에 한층 더 기분이 좋아졌다.
“자, 그럼….”
백우진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모든 능력자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자신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눈을 마주치자 그들은 겁에 질린 것처럼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저기 있군.’
백우진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주저앉아 있는 염사에게 다가갔다.
“혹시 모를 일이 있을 수도 있으니, 제대로 대비하자고 말했지.”
“그, 그게….”
“주둥아리만 살아서 떠들더니, 정작 하는 건 구경뿐인가? 그것도 덜덜 떨면서?”
“아….”
염사의 눈동자는 밖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흔들리고 있었다.
“주제도 모르고 까부는 건 이제 그만 해라.”
백우진이 염사를 스쳐 지나가면서 말을 이었다.
“너와 난 격이 달라.”
“으으….”
염사의 눈이 끊어진 고무줄처럼 풀려버렸다.
몸이 망가진 것보다 더 큰 충격이 그의 뇌리에 새겨졌다.
이제 그의 마음속에 백우진은 평생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으로 남을 것이다.
“김운성이라 했나?”
백우진은 돌조각을 집어 들고, 도망치려던 김운성의 뒷목을 잡아끌었다.
“거, 검사님!”
김운성이 무릎을 꿇고 바짝 엎드렸다.
“균열에서 10년을 일했다고 했었지. 이게 그 결과인가?”
“죄, 죄송합니다. 저런 괴물이 나올 줄은 절대 절대로 모, 몰랐습니다!”
김운성이 전신을 떨며 땅에 머리를 박았다.
“그래. 이번 일은 누구도 알 수 없던 일이긴 하지.”
“그렇습니다. 전 최선을 다하려고 했습니다.”
어떻게든 변명을 늘어놓기 위해서 김운성의 말이 속사포처럼 빨라졌다.
“인정해주지.”
“가, 감사….”
“다만 이번 일에 뇌물이나, 인맥이 끼어 들어가서 허술하게 처리하려 했다면 그냥 놔둘 수 없어.”
“예?”
“내가 협회에 잘 아는 사람이 있거든. 이영현이라고.”
“윽….”
이영현이란 이름을 듣자마자 김운성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거머리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꼬장꼬장한 조사를 하며 뇌물이나 압박도 통하지 않는 지독한 인간이다.
“그분께 부탁해서 이번 일에 정상적이지 않은 것들이 깔려있다는 게 밝혀진다면….”
백우진이 손에 쥐고 있던 돌을 가루로 만들었다.
“협회가 뭐라고 하던 끝까지 쫓아가서 네놈을 직접 처리해주마.”
“으어….”
백우진의 살벌한 눈빛과 차가운 말에 김운성의 입에서 영혼이 빠져나갔다.
그는 실 끊어진 인형처럼 움직이지 못하고, 침만 줄줄 흘리고 있었다.
-잔챙이들 그만 괴롭히고, 소 새끼 잡은 곳으로 가봐라.
‘왜?’
-일단 가봐.
흑암의 말에 따라 미노타우르스의 시체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네가 상처를 낸 곳에 저 붉고 길쭉한 거 보이냐?
‘어? 저거….’
-꺼내라.
흑암이 웃었다.
-저게 미노타우르스가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