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Scoundrel of a Chaebol Family RAW novel - Chapter (101)
재벌집 망나니가 되었다 100화(101/243)
“혹시…. 기사에요?”
“예? 아닙니다만. 왜 그런 걸 물으시는지.”
“아니…. 검으로 사람을 반띵한다는 거 자체가 일단….”
그게 가능한 일인가?
아무리 고수라 해도 그렇지.
무슨 볏짚도 아닌데 검으로 반갈죽을 내버린단 말인가.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군요. 검이야 말로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무기입니다. 검이 총보다 유용한 건 당연하죠.”
“….”
뭔가….
상식이 엇나가는 기분이다.
‘…내가 좀 활약하나 했더니.’
살짝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짠내나는 경찰 시절의 임플란트와는 격이 다른 물건을 들여서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 신나게 놀아 보기도 전에 일이 다 끝나 버렸으니….
‘고작 6명 죽여놓고 기뻐하던 내가 바보 같잖아.’
에휴.
그러나 곧 털어낸다.
며칠이나 됐다고 벌써부터 그런 푸념이란 말인가.
애초에 레비와 그녀는 비교대상부터가 아닌 게, 임수아는 오랫동안 경찰 팀장을 하다가 이제 막 고무열 밑에서 비서실장을 하고 있는 것이고, 레비는 이쪽에서 꽤 굴러먹었던 사람이다.
그것도 방계라고는 해도 거대기업을 운영하는 대표의 밑에서.
전투력을 비교한다면 당연히 레비가 압도적일 것이다.
“그보다 뒷정리를.”
“아.”
수아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이럴 시간 따위는 없다.
얼른 노코노코걸즈를 수습해서 따끈따끈한 상태로 주인님에게 바쳐야 한다.
“시체 전부 차에 담아서 바다로 보내버려.”
“네.”
“라져.”
레드팀을 동원해 처참하게 사망한 시체를 대충 차에 싣고 지정된 경로로 자율주행을 켰다.
네 대의 차량은 알아서 바다로 돌진해 시체를 없앨 것이다.
“모두 철수.”
+++
“….”
“….”
차 내부는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훌륭한 방음을 자랑하는 차량이었지만, 근거리에서 벌어지는 전투는 그 방음을 쉽게 뚫어 버리고 내부로 소식을 전달했다.
그러니 다들 침묵할 수밖에.
특히 운전석에 앉아서 창문 밖으로 상황을 살필 수 있는 매니저는 완전히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는 두 손을 덜덜덜 떨었다.
‘주,주주주주주,주주,죽을 거야…!!! 이대로는!!!!!’
파들거리는 손으로 간신히 폰을 찾아 들고 경찰에 연락을 취한다.
그러나,
화면이 먹통이다.
터치도 안 먹히고 음성인식, 제스쳐도 안 먹힌다.
애초에 화면이 켜지지를 않는다.
차를 통해 연락을 넣으려 해도 차 역시 먹통.
그 어떠한 조작도 먹혀들지를 않는다.
“어,언니…. 무슨, 무슨 일이에요…??”
겁을 집어먹은 멤버들이 묻는다.
매니저는 슬쩍 창 밖으로 시선을 보냈다.
정수리부터 가랑이까지 정확하게 반으로 잘라져 죽은 시체에서, 내장 따위가 양념게장 살 올라오듯 막 흘러넘치고 있다.
“우,우웩…!”
참을 수 없는 구역질.
몇 번이고 헛구역질을 하며 창문을 외면한다.
“!!”
그 모습을 본 노코노코본부 멤버들은 더욱 겁을 집어먹었다.
대체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길래…!!
“이,이거…. 이거 그거 맞지?”
“우,우리도 주,죽는 거야?”
갸루녀는 오돌오돌 떨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차 문을 잡아 열었다.
그러나 열리지 않는다.
“아악! 아아악!!!”
안간힘을 다해 밀어보지만, 요지부동.
잠금해제 버튼을 마구 눌러도 변화는 없다.
그러다 어느 순간,
우웅.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 어어???”
매니저가 놀라 차량을 조작해 보지만, 여전히 먹통.
그저 어딘지 알 수 없는 목적지를 향해 주행했다.
차 안은 비명과 공포로 가득 찼다.
+++
노코노코본부의 대표 나태희는 늦은 밤에도 분주했다.
딱 이번 주 까지만 수익을 땡기고 자유미국으로 떠날 생각을 하다보니, 잠시라도 쉴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건 비단 그녀 뿐만이 아니라 회사 전체가 마찬가지였다.
도저히 몸이 못 버티는 사람은 어쩔 수 없지만, 대개는 밤 늦게까지 업무를 쳐내며 최대한 수익을 땡기고 있었다.
그리고 사실 별로 힘들지도 않았다.
매일매일 고점을 갱신하는 수익과 하늘을 향해 치솟는 인기를 보고 있으면 10년 묵은 피로도 쑥 내려가는 기분이었으니까.
지금까지 받은 금액만 따져도 엄청나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평생 일하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을 정도.
물론, 자유미국으로 건너가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는 걸 생각하면 살짝 빠듯하긴 하다.
‘이,일주일만 더…. 활동해볼까…?’
또다시 유혹이 고개를 든다.
하향세라면 차라리 마음 편히 털어 버리겠는데, 하필 모든 지표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금도 수익이 좋지만 다음 주 수익은 더 좋아질 것이고, 특별한 일이 없다면 그 다음 주는 더더 수익이 좋아질 것이다.
게다가 지금 들어오는 광고 제안이나 예능 출연 등의 경우 몇 주 뒤로 일정을 잡아야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았는데, 그것들은 모두 거절해야 한다.
그런 것도 합한다면 예상되는 수익은….
‘하아…. 이러면 안 되는데….’
그녀가 은근슬쩍 메일을 확인했다.
고려 엔터로부터 날아온 메일을 들어간다.
벌써 몇 번이고 읽은 그 내용은 얼핏 보면 공손한 제안이었지만, 속뜻은 매우 서늘했다.
‘고려 엔터에 합류하지 않으면 별도의 조치를 취하겠다.’
고려 그룹 최악의 망나니이자 호색한인 고무열이 대표로 있는 곳이다.
무슨 짓을 할지는 너무나 뻔한 일.
하지만….
‘아,아직은…. 아직은 큰 움직임이 없으니까…. 괘,괜찮지 않을까? 경호를 좀 더 늘리고….’
그때였다.
똑똑.
– 대표님, 이미연입니다.
“들어오세요.”
대표 다음으로 많은 일을 처리하고 있는 여자가 상당히 곤혹스러운 얼굴로 들어왔다.
그 모습에, 나태희도 괜히 불안해졌다.
“무슨 일이에요?”
“그게…. 아이들과 연락이 안 됩니다!”
“네? 연락이 안 된다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말 그대로 연락이 안 됩니다. 매니저랑도 연락이 안 되고, 경호처하고도 연락이 안 되고, 애들이랑도 연락이 안 돼요! 차가 어디에 있는지도 파악이 안 되고….”
“!!”
나태희는 순간 심장이 내려앉는 듯했다.
하필이면 이런 시점에 연락이 안 된다고??
평상시에 이래도 놀랄 텐데, 고려 그룹의 협박을 받고 있는 이 시점에 연락이 안 된다??
“채,채율아…!!”
+++
“다녀왔습니다. 주인님.”
수아를 비롯한 레드팀이 AV를 타고 돌아왔다.
노코노코걸즈는 나의 특별 주문으로 밴을 타고 올 거다.
뭔가…. 좀 더 맛있는 상황을 연출하고 싶었거든.
“경호가 20명 넘게 있었다며? 확실히 임플란트 효과가 있나 보네. 많이 강해졌잖아?”
“아…. 그게.”
수아를 칭찬하는데, 그녀가 흘끔 하고 옆을 쳐다본다.
“실은 여기 레드팀장이 거의 다 했어요.”
“얘가?”
시선을 돌렸다.
긴 생머리가 치렁치렁 허리까지 내려오는 레비가 내 시선을 받고 살짝 고개를 숙였다.
“네. 1초만에 16명을 정리하던데요? 그것도 검으로.”
아니 그 정도야??
“제일 맛있는 년이라 팀장으로 임명한 건데 그렇게 강하다고?”
[레비(귀속)]나이 : 3
소속 : 민지아
종족 :
마인
무력 : 172
의지 : 173
테크 : 24
리더십 : 62
매력 : 99
<특성>
종속
, 충성, 무념, 검사….
엥?
잠깐만,
잘못 본 건가?
눈이 잘못됐나 싶어서 다시 봤다.
[레비(귀속)]종족 : 마인
‘마인이라고??’
그야 마인도 있고 대마인도있고 마물도 있고 심지어 귀신도 있는 세계관이긴 한데…. 좀 뜬금없지 않나??
마인이 왜 여기 있는 거지?
작중에서도 중반부는 가야 나오는 게 마물이랑 마인들인데, 대체.
‘아니 설마….’
그러다 눈에 띈 것.
레비의 이름 뒤에 붙은 ‘귀속’이라는 것.
저건 백설한테도 붙어 있는 거다.
주인한테 귀속돼서 절대적인 복종을 해야 한다는 의미지.
‘나한테 넘어온 지가 언젠데 아직도 소속이 민지아로 돼 있어. 그 말은….’
민지아가 이 마인의 진정한 주인이라는 뜻이다.
평범한 방법으로는 바꿀 수 없는.
어떻게 그게 가능했던 걸까? 마인은 인류의 적 아니었던가? 그런 마인이 인간을 주인으로 삼고 있다는 건….
‘설…마…. 그 마물이나 마인이 고려 그룹에서 만든 존재라는 뭐 그런 쌈뽕한 얘긴 아니겠지…???’
내가 대마인 루트를 타지 않아서 이쪽 설정은 잘 모르는데, 만약 정말 그런 거라면 소름 돋는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전에 내가 레비 가진다고 했을 때, 민지아는 레비가 누군지 기억도 못했었어. 즉, 걔한테 레비는 일일이 기억할 필요도 없는 흔해빠진 존재라는 거야.’
무려 마인인데 흔한 존재일 수가 있을까?
‘경우의 수를 생각해보자. 민지아가 마인인 레비의 이름조차 기억 못할 경우의 수를.’
1.민지아는 레비가 마인인지 모른다.
2.레비 같은 마인을 많이 확보해 놔서 차고 넘친다.
3.아예 마인을 생산할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대충 생각나는 건 이 정도.
일단 1번은 아닐 거 같은 게, 만약 민지아가 레비의 정체를 모르고 있었다면, 레비는 지가 알아서 인간인 민지아를 주인으로 섬긴다는 뜻이다.
마인이 그럴 이유가 없다.
그냥 무슨 인간끼리 하는 계약 관계도 아니고 지 운명을 엮어 버리는 말 그대로의 귀속인데, 이런 미친짓을 왜 해.
그러므로 이건 제외다.
그럼 2번과 3번이 남는데….
‘어느 쪽이든 황당한데.’
마인을 확보해서 복종시키는 방법까지 알고 있는데, 심지어 그 수가 많은 것과,
아예 애초에 마인을 생산할 수가 있는 것.
둘 다 충격적이다.
‘고려는 기사도 생산하면서 마인도 생산할 수 있는 건가? 무슨 양파냐? 까도까도 나오네.’
물론 어디까지나 내 추측일 뿐이다.
그냥 단순하게, 레비 같은 마인은 상당히 희귀하고 귀한 존재인데 그냥 민지아가 멍청해서 기억을 못할 뿐일 수도 있으니까.
좀 얼빵하잖아 걔.
‘으음….’
괜히 레비의 턱을 쥐고 이리저리 살펴봤다.
얼굴만 봐서는 인간과 차이점을 모르겠다.
그리고 전에 처녀 따먹었을 때도, 특별히 다른 점은 못 느꼈다.
‘뭐, 상관없나? 마인이든 인간이든 맛만 좋으면 됐지.’
어차피 민지아 귀속인데, 그 민지아는 내 좆집노예나 마찬가지다.
복잡한 건 나중에 생각하고, 지금은 당면한 과실을 즐기자고.
끼이익.
“주인님.”
마침 주차장으로 검은색 밴과레드팀에서 사용하는 차들이 들어왔다.
“레비.”
“네.”
“수고했어. 보지 말고도 쓸모가 있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