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Scoundrel of a Chaebol Family RAW novel - Chapter (104)
재벌집 망나니가 되었다 103화(104/243)
“쯧쯧쯧. 7600억이면 거저 주는 거나 다름없는데 왜 저렇게 욕심을 부릴까.”
어차피 스토리 시작되면 얼마 안 가 죽을 거면서 뭘 또 그렇게 명을 재촉하냐고.
남은 인생 하고 싶은 거라도 많이 즐기고 있지.
‘아. 아닌가? 남주 뒤졌고, 여주는 내가 데리고 있으니까 내가 안 움직이면 안 죽으려나?’
주인공한테 마약 공장을 들키고 그 여파로 나가리 되는 건데,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그럴 일은 없을 거 같다.
‘그러면 뭐, 내가 죽여 줘야지. 어쩔 수 없네.’
이게 바로 운명이라는 건가.
뒤질 놈은 무슨 짓을 해도 뒤지게 되어 있다는 뭐 그런 거.
그냥 돈 주고 사면 되는 걸 굳이 저 지랄을 해서 명을 재촉하는 거 보면 그게 맞는 거 같기도 하다.
“애들 철수시켜. 의도가 뻔히 보이는데 굳이 응할 필요는 없잖아.”
“네. 주인님.”
수아가 프레스티지에 연락을 취한다.
저놈이 정성스레 파 놓은 함정 속으로 기어 들어가는 일은 없을 거다.
‘어디 보자…. 어떻게 해줘야 내 속이 시원하려나.’
감히 내 물건을 강탈하려고 한 죄는 당연히 사형인데, 어떤 형식으로 그 처벌을 행할지가 문제다.
단순히 나를 건드리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뒤통수를 치려는 거잖아? 절대 용서 못하지.
나를 건드렸으면 반드시 응징한다.
‘본인이 저지른 죄를 알고 죽는 후회와 괴로움이 클까, 아니면 모르고 죽는 억울함이 클까.’
최대한 많은 고통을 주기 위해 맹렬하게 고민한다.
개인적으로 철학 교과서에 실려도 될 것 같은 훌륭한 질문이라 생각한다.
비단 육체적인 고통 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대미지에도 신경 쓰는 이 디테일함.
내가 생각해도 새삼 악마적이다.
‘…죽이지 말까?’
그러다 죽음이 가장 큰 고통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봤다.
어떤 경우에는 살아 있는 게 더 지옥 같을 수 있잖아. 예를 들어 사지를 모두 결손 시키고 돼지 마냥 살게 한다던지. 아니면 CRPS(복합부위 통증 증후군) 같은 끔찍한 증상을 인위적으로 발생시키는 인자를 주입시켜서 평생을 고통 속에 살게 한다던지.
살려만 두면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마인을 생산하고 있을 것으로 강력히 의심되는 밀리터리스나 이런 데다 실험체로 넘기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일 거 같고.’
좋은 생각인 거 같아서 바로 물어봤다.
– 고모
– 네 도련님.
민지아가 바로 답장한다.
– 너네 뭐 실험체 같은 거 필요 없냐? 건장한 남자인데.
– 실험체요?
– 레비 관해서 기밀이라며. 고려 그룹의 직계인 나한테도 숨길 정도면 엄청나게 음습한 뭔가를 하고 있을 거 아냐. 그런 쪽으로 실험체 필요 없냐고.
– 아…. 이미 많아서….
– 그래?
이건 또 바로 실토하네.
음습한 무언가를 하고 있긴 한가보다.
– 그런데 갑자기 그건 왜요?
– 어떤 등신이 나한테 물건을 사기로 했는데, 내 뒤통수를 치려고 하거든.
– 저능아인가요?
– 사실 걔는 거래 상대가 나인 줄 몰라.
– 아….
– 근데 괘씸하잖아. 아무리 나인 줄 모른다 해도 뒤통수 치려는 행위가 정당화 될 순 없어. 알아서 잘 모셨어야지. 안 그래?
– 그럼요….
이년 어째 답이 시원찮은데.
– 아무튼 필요 없다 이거지?
아쉽네. 항구적인 고통을 주고 싶었는데.
– 처벌 때문에 그러시는 거라면, 밀리터리스에서 개발중인 나노 디컴포저를 사용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 디컴포저? 그건 또 뭐야.
– 주사 임플란트의 일종이에요. 특수 용도로 개발되고 있죠. 주사하면 용액에 들어 있는 나노봇들이 대상의 뇌와 신경에 작용하면서 감도를 최대 3000배로 끌어 올려요. 그 상태로 온 몸을 분해하기 시작하는데, 완전분해까지 대략 한 달 정도의 기간이 소요됩니다. 그때까지 대상자는 살아 있구요.
– 한 달 동안 온 몸이 분해되는 걸 3천배의 감도로 느끼면서 죽어간다는 거야?
– 쉽게 말하면 그렇죠. 거기에 뇌의 시간인지배율을 늘려 주는 약물을 계속 주입시킨다거나 하면 효과가 더 증대될 수 있구요. 저는 시간인지배율 10배와 동시에 실험해봤어요.
그러면 거의 체감 상 300일 동안 3천배의 감도로 몸이 분해되는 고통을 느끼는 건가?
대체 이딴 걸 왜 개발하고 있는 거지 무섭게.
몸이 분해되는 고통을 3천배로 느낀다는 게 어느 정도의 고통일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처벌용으로 개발하고 있다는 시점에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고통의 강도와는 비교가 안 될 것이다.
– 필요하시면 샘플 한 세트 보내드릴까요?
– 일단 보내봐.
– 네. 내일 아침까지 받아보실 수 있도록 할게요.
민지아에게 신규 물약(?) 세트를 뜯어냈다.
소올직히 장경수가 한 짓이 300일 동안 3천배의 민감도로 몸이 분해되는 걸 느끼면서 죽어야할 정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마침 인연이 이렇게 돼서 나도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
‘우리 불쌍한 장경수.’
“현장에는 장경수 없지?”
“네. 부하들만 보낸 거 같아요.”
“장경수 생포 좀 해와야 할 거 같은데. 지금 경찰국에 있으려나?”
“아지트 같은 곳에 있지 않을까요?”
흠.
‘아니지. 굳이 생각할 필요 없어. 난 마약 공장의 위치를 알잖아.’
인천 최대 규모의 마약 공장인 만큼, 잃어버리면 타격이 어마어마할 것이다.
당연히 그곳을 공격하면 놈은 어떤 식으로든 모습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때 요격하면 된다.
‘레비와 백설의 실력을 살짝 엿볼 기회인가.’
검을 쓰는 주제에 1초만에 수십명을 참살할 수 있는 마인 레비와,
전용 무장을 갖게 된 잠재력 최강의 기사 백설.
이 둘과 함께 레드팀을 딸려 보내면 아무리 인천 마약왕인 장경수의 공장이라 해도 속수무책으로 털릴 거다.
게다가 레드팀도 그냥 레드팀의 몸뚱이만 달랑 보내는 게 아니고, 밀리터리스 본사에서 사온 슈트를 입힐 생각이다.
그러면 혹시 모를 피해도 최소화 할 수 있겠지.
덤으로 백설과 레비가 날뛰는 걸 스트리밍도 하고..
“백설.”
“네. 주군.”
“PMC가 아직 설립된 건 아니지만, 첫 정식 임무를 내려주마.”
“! 예. 명령만.”
“레드팀을 데리고 내가 알려 준 위치로 가서 철저하게 파괴하고 와. 시설은 모두 불태우고 사람은 전부 죽여. 혹시라도 거기에 장경수가 있으면 팔다리 잘라서 생포해오고.”
“알겠습니다.”
백설에게 주소를 알려줬다.
그녀는 원통 모양의 전용 무장을 쓰다듬으며 첫 임무를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뭐, 그리 거창하게 굴지 않아도 엄청나게 대단한 것들이 있는 곳이 아니라 무조건 성공할 거다.
장경수는 게임 초반에 뒤져나가는 놈이니까.
중간보스만도 못한 녀석이라는 뜻이다.
“레비, 수아가 감탄한 그 실력 한 번 보여봐라.”
레비도 임무의 성공을 보장했다.
“네. 주인님. 분부대로 하죠.”
+++
“…무슨 일이지? 왜 나타나질 않는 거냐.”
장경수는 여전히 적막한 스크린을 보며 인상을 팍 찡그렸다.
분명 약속 시간이 지났는데도, 거래 상대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설마 들켰나?”
“그,그럴리가요…. 스캔방지필드도 깔아 두고 있고, 각 개별 임플란트에도 탐지방해와 스텔스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군용 장비로 쏘아 보는 게 아니고서야….”
“그럼 왜 안 나오는데?”
“그건….”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잠깐 늦었다-, 정도로 나이브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다.
이미 한 시간 가량 늦었고, 그나마 상대는 연락도 전부 씹는 중이었다.
완전히 바람을 맞힌 것.
“이…. 개자식들이…!! 감히, 감히 나를 놀려먹어?!”
안 그래도 요즘 되는 일이 없는데, 마약 거래도 이렇게 물을 먹는단 말인가.
게다가 이것들은 저번에도 거래를 한 차례 미뤘었다.
그것도 당일 통보로.
천하의 장경수를 우습게 보는 게 아니고서야 이럴 수는 없지 않겠는가?
“죄,죄송합니다!! 놈들의 소재를 바로 찾아보겠습니다.”
그가 분노를 표출하자 부하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 뛰어 다녔다.
장경수의 분노에 얻어 맞아 죽는 허망한 최후를 당하지 않기 위해 거래 상대의 발자취를 이 잡듯이 뒤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렇다할 정보를 찾기 전, 장경수는 보다 더 경악스러운 보고를 듣게 되었다.
“보,보스…!!”
다급히 뛰어오는 한 남자.
그의 심복 중 하나인 그는 유례 없이 당황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에 덩달아 심각한 얼굴이 된 장경수가 표정으로 묻는다. 무슨 일이냐고.
“큰일입니다…!! A-1이…. 습격을 받고 있습니다!!”
“뭐,뭐라고??!!”
A-1.
장경수를 인천의 마약왕으로서 군림할 수 있게 해주는 인천 최대이자 한반도 최대의 마약공장.
당연히 보안도, 경비도 최고 등급으로 유지하고 있는데 뜬금없이 습격이라니??
‘설마 이걸 위해 거래를??’
하필이면 신마약을 빼앗기 위해 상당히 많은 병력을 차출시킨 상태.
이대로라면 A-1을 허망하게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럼 주식으로 양지의 돈을 잃어버린 것과는 차원이 다른 손해를 보게 될 텐데, 문제는 그 공장이 장경수 개인만의 것이 아니라는 거였다.
여기저기서 막대한 투자와 후원을 통해 유지되고 있는 시설인데 그걸….
만약 공장을 잃어버린다면…?
‘절대 그럴 수는 없어.’
“전부 A-1로 향한다!!”
명령을 내린 그는 스스로도 준비하기 시작했다.
공장을 습격한 놈들이 이번 장난질을 친 놈들일 것으로 강하게 추측되는 바, 몸소 행차해서 감히 인천의 암왕(暗王)을 능멸한 죄를 친히 물을 것이다!
‘나 장경수를 욕보인 죄, 편하게 죽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