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Scoundrel of a Chaebol Family RAW novel - Chapter (115)
재벌집 망나니가 되었다 114화(115/243)
슬그머니 일어서는 기사들.
나는 그들의 이름을 한 명 씩 불러 주었다.
다들 놀라는 눈치다. 아무도 자신을 소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는 거짓말을 하지 마라.”
“…죄송합니다.”
도로시가 사과한다.
아마 얘는 내가 고민지한테 들은 걸로 생각하겠지.
설마 진짜로 관심법을 갖고 있을 줄 짐작이나 하겠어.
‘그나저나 이게 전부 고민지의 전속 기사란 말이지….’
괜히 살이 떨리는구만.
앞으로 착하게 굴어야겠다.
“너희들이 왜 한달 간 내 밑에서 일하게 됐는지 알아?”
“모릅니다.”
“그래? 그럼 바로 첫 번째 임무를 내려주지. 이 섬의 숲을 모두 제거해라.”
“예?”
“저기 보이지? 나무 크기가 니들 메카보다도 크다고. 평범한 수단으로 다 밀려면 중장비 100대 이상 동원해도 몇 개월 단위로 걸려.”
“….”
“초전동커터를 쓰든 레일건을 갈기든 해서 재량껏 치워봐.”
기사들의 표정이 대략 멍해졌다.
대충 자기들 같은 고급 인력을 이런 잡일에 동원하다니, 하고 황당해하는 눈치였다.
“도로시.”
“예.”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니 일단 너는 내 옆에 남고, 나머지는 숲을 제거한다. 지금 시작해.”
기사들이 고개를 갸웃하며 다시 메카에 탑승했다.
14명의 기사가 일제히 리프팅 케이블을 이용하는 건 또 그것대로 장관이었다.
“그래도 명령 자체는 군말 없이 듣는구만.”
이게 기사의 좋은 점이다.
어쨌든 명령에는 절대복종한다는 거.
기본적으로 세뇌가 들어가서 기쁜 마음으로 명령을 수행하지만,
이렇게 너무 황당한 명령이라 납득이 안 될 때에도 복종한다.
사람이 가장 스트레스 받는 게 사람을 관리할 때라는데, 얘네들을 부려먹으면 그런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거의 없는 거지.
우우웅.
기사들이 메카에 탑승하니 메카가 울기라도 하는 듯이 진동한다.
“쟤들은 알아서 잘 할 테고, 우린 저택이나 보자.”
+++
전체적으로 숲으로 되어 있어 쓰기가 애매한 인공섬이었지만, 저택 만큼은 훌륭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송도에 있는 내 집보다 몇 배는 거대하고 화려했다.
쿠아아아아앙 – !
한창 구경하고 있는데, 엄청난 굉음과 함께 창문을 통해 새하얀 빛이 번쩍였다.
“아으.”
메카에 탑승한 기사들이 레일건을 빵빵 쏴대며 숲을 제거하고 있는 거다.
저택의 방음이 훌륭한 편이지만, 레일건 전함에 함포로나 쓸 법한 것들을 빵빵 쏴대고 있으니 답이 없다.
“한 동안 엄청 시끄럽겠네.”
그래도 당분간은 좀 여기 머물면서 상황도 살피고 할 생각이었는데, 숲이 다 제거되기 전 까지는 힘들 것 같다.
“저거 얼마나 걸릴까?”
“이주일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이주라….”
“매우 빠른 속도입니다.”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승희에겐 신산(神算)이라는 특성이 있다.
계산 속도와 정확도가 컴퓨터에 근접한 수준이라는 뜻이다.
그런 그녀가 2주일 정도 걸릴 거라 했으니 그 정도 걸리겠지.
“빌린 기간이 한 달인데. 2주면 끝난다 이거지.”
고민지가 한 달 뒤에 시간을 비워놨다 했으니, 대충 일 다 끝내고 기사들과 함께 그녀의 별장을 방문해 반납하는 게 최적의 시나리오다.
‘2주 안에 인공섬의 숲을 모두 제거하고 나면 그래도 2주 동안 더 쓰게 해주려나? 쓰고 싶은 데가 좀 많은데.’
남동공단을 밀어버리는 일이라던가.
근데 이건 물어봐야 한다.
특정 용도를 가지고 빌려놓고 생각보다 빨리 그 일이 끝났다고 해서 다른 일도 계속 시키고 그러면 예의에 어긋나니까.
내가 예의를 중시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그런 사소한 걸로 직계와 틀어지는 건 멍청한 짓이다.
결국 전화했다.
– 어. 또 왜?
고민지는 언제나처럼 인사도 하지 않고 용건부터 말했다.
“제 부하가 이 속도라면 2주 안에 끝날 거라고 하더라고요.”
– 그래? 빠르네 생각보다.
“근데 한 달 동안 빌려주신다고 하셨죠?”
– 아아. 어. 다른 걸로도 쓰고 싶어서 전화한 거야?
“예.”
그녀가 잠시 침묵했다.
고민하는 듯하다.
– 이 새끼. 대체 얼마나 음탕한 거야.
“예?”
– 하여간. 꼭 딴 마음을 품는다니까. 쯧쯧쯧.
아니 뭔 소리래.
– 니 알아서 해라~. 망가뜨리지만 마. 저번처럼 말도 없이 막 애들 고자로 만든다거나 그러면 혼난다 너.
“설마 제가 그러겠습니까.”
– 설마가 사람 잡으니까 하는 말이지. 곱게 써. 비싼 장난감이라고. 만드는데 얼마나 들어가는지 아냐?
“알겠습니다.”
그래봤자 결국 장난감 취급이네.
험하다 험해.
“감사합니다 누님.”
– 엉.
고민지가 전화를 끊었다.
이제 고민지의 전속 기사를 다른 곳에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도로시에게 시선을 주니, 그녀가 허리를 보다 꼿꼿이 세웠다.
나도 모르게 그녀의 예쁜 얼굴과 몸매를 스캔했다.
‘아 설마.’
음탕 어쩌구 한 게 그걸 생각한 거였나.
내가 여자 기사들을 한 달 동안 노리개로 가지고 놀 거라고 생각해서….
‘허 참. 누굴 섹스 못해서 안달 난 섹스 중독 변태새끼로 아나.’
상당히 정확한 걸.
“도로시, 따라와.”
“예.”
“너흰 여기서 일 보고 있어.”
도로시만 데리고 아무 방이나 잡아 들어갔다.
+++
상하이 경제 동맹.
3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패망한 중국이 스무 갈래로 갈라지면서 일어난 나라 중 하나로, 경제 및 정치의 중심이 되는 상하이 시와 그 주변의 장쑤 성, 저장 성, 안후이 성을 거느리고 있다.
인구는 약 3억 1천만 명으로, 국가의 덩치로 보나 경제적으로 보나 상당한 강국이지만, 한 가지 최악의 단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상하이 경제 동맹의 북쪽과 동쪽에 대한민국의 영토가 있다는 것이었다.
대한민국,
그러니까 고려 그룹은 상하이 경제 동맹이 탄생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견제와 압박을 가해왔다.
어쩔 수가 없는 게, 여전히 세계는 바다를 통해 무역을 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의 많은 무역선이 필연적으로 상하이 앞바다를 지나게 된다.
그것도 최단거리 항해를 하기 위해서는 영해 바로 코앞에 찰싹 붙어서 대만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 그러니 계속 건드릴 수밖에.
그리하여 예전부터 고려 그룹이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것은, 상하이 경제 동맹의 영해 완전 개방이었다.
원래도 민간선박의 경우 신고를 하면 출입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이제 신고할 필요도 없이 언제든 원할 때마다 드나들 수 있게 하라는, 상당히 들어주기 힘든 요구였다.
그래.
백보 양보해서 무역선은 그럴 수 있다 치자.
3차 대전이 일어나기 전만 해도 원래 그게 국제적인 관행이었으니까.
하지만 요구는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게 문제였다.
오히려 핵심은 그 뒤.
고려 그룹은 상선 단일로는 해적 조우와 같은 부정적 이벤트에 대응하기 힘들기 때문에 군함의 호위가 필요하며, 따라서 대한민국 국적 혹은 고려 그룹이 소유한 군함에 대해서도 영해 완전 개방을 요구했다.
민간 선박이 드나드는 것도 민감한 문제인데, 군함을 그냥 드나들게 해달라?
말도 안 되는 요구다.
“13년에 걸쳐 건조된 것으로 알려진 거대 인공섬이 인수식도 거치지 않고 남포항에서 출발했다는 보고입니다. 목적지는…. 저희 상하이 앞바다로 보입니다.”
“또 다른 인공섬 하나가 인천 앞바다에 정박했습니다.”
“15기의 메카가 인천 앞 인공섬에 전진배치 되었다는 보고입니다.”
상하이 경제 동맹의 총리 리웨이는 연이어 날아오는 보고에 머리를 쥐어 싸맸다.
“인공섬이 두 개나 우릴 노리고 있단 말이오?”
머리가 다 까진 중년의 남성이 얼른 이어 보고했다.
“예. 본래 이번에 건조가 완료된 4만 헥타르 급 인공섬은 이번달 내로 남포항에서 인수식을 치른 뒤, 각종 기념 행사에 동원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일정을 모두 캔슬하고, 바로 출항한 것을 볼 때, 우리에 대한 명백한 경고입니다.”
“…인천 앞바다에 있다는 건 또 뭐요.”
“톈진에서 출발한 1만 헥타르급 인공섬입니다. 인지필터로 인해 자세한 정보는 알 수 없습니다만, 바로 몇 시간 전에 15기의 메카가 전진 배치 되었다는 목격 보고가 있었습니다.”
“메카 15기….”
“문제는 맨 눈으로 관측된 보고이기에 그게 전부라고 단언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더 있을 수 있단 말이군.”
“예. 아마 매우 높은 확률로 수십 기가 더 있을 것입니다.”
시름이 더욱 깊어진다.
최대한 평화롭게, 가장 최저 수준의 이권이라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건만, 아무래도 고려 그룹은 전쟁을 원하는 듯했다.
“그렇게 다 가져가 놓고…! 또 우리의 것을 노린다니 너무하지 않소!!”
상하이 경제 동맹은 구 공산당이 지배하던 중국을 부정했다.
안 그래도 여전히 공산당의 중국이 후베이 성을 중심으로 존재는 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과 상하이 경제 동맹은 별개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발언이 먹힐 리가 없었다.
중국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20여개의 국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막대한 배상금을 치르고 있다.
상하이 경제 동맹 또한 마찬가지.
매년 대한민국에 지불하는 배상금만 해도 상하이 경제 동맹 1년 GDP의 10% 수준이다.
거기에 추가로 고려 그룹은 갖가지 명목을 가져다가 5%에 달하는 금액을 수탈하고 있다.
가만히 있기만 해도 매년 15%를 쪽쪽 빨리고 있는데, 여기서 더??
“파렴치한 빵쯔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