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Scoundrel of a Chaebol Family RAW novel - Chapter (14)
재벌집 망나니가 되었다 13화(1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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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흐흐. 에밀리아…. 이 싸가지 없는 년….”
김동기는 남몰래 음흉하게 웃었다.
평소 얼빵하고 멍청한 인상 때문에 보는 이의 답답함을 유발하던 그였지만,
지금 이 순간엔 답답함이 아닌 혐오감을 불러 일으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게, 평생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혹은 오더라도 결코 잡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기회가 바로 눈 앞에 있었으니까.
그것도 너무나 잡기 쉽게.
“매,맨날, 가,갈구기나 하고 말이야…. 같은, 같은 학년에 같은 반이었는데…! 나이도 같으면서!”
그는 밴에 필요한 물건들을 챙기면서 시시덕거렸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그런 그의 표정을 보고 흠칫 놀라며 멀어졌다.
“좆같은 년. 어,어언제까지나 도,도도하게 있을 수 있을 거,거라 생각,하지 말란 말이야.”
빵셔틀로부터 시작된 둘의 인연.
강 에밀리아는 집안이 부유하고 예뻐서 학교 다닐 때에도 유명했다.
그리고 성격도 안 좋았다.
그걸 딱히 숨기지도 않아서, 그녀는 학교에서 여왕처럼 군림하며 학생들을 수족 마냥 부려먹었다.
김동기는 그 중 가장 서열이 낮은 인간이었다.
당연히 숱한 괴롭힘을 당했고, 그만큼 쌓인 서러움도 많다.
무슨 이유에선지 가업을 이은 그녀가 동기를 스카웃했고, 심지어 지금은 무려 총무라는 높은 직위에 앉혀 두기까지 했지만 그런다고 지난 날이 잊혀질 리는 없다.
“워,원한 같은 시,시시한 감정이라 새,생각하지 마…. 난…. 난 널 사랑하고 있다고. 에밀리아. 원한을, 초월한. 사,사랑.”
학창시절.
우월하고, 고결하고, 도도했던 그녀의 모습을 생각하며, 그는 망상에 빠져들었다.
지금도 그녀는 예쁘지만, 그때 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너,너너도…. 결국엔 나를…!”
순식간에 엄청나게 진행된 망상.
그러나 클라이맥스에 도달하기 직전, 외부의 방해로 끊기고 말았다.
“총무님. 데려왔어요.”
여직원 하나가 고무열이 영입한(사실상 구입) 4명의 연습생과 2명의 경호원을 데리고 온 것이다.
그는 아쉬움을 숨기며 멍청하게 웃었다.
“아,아아. 고,고마워요.”
“연락 넣었으니까, 지금 바로 출발하시면 되세요.”
고개를 끄덕인 그가 연습생들을 바라봤다.
깔끔하게 샤워를 마치고 옷도 새로 차려 입은 그녀들은, 누구 할 것 없이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녀들도 이 바닥에 살아가는 만큼 알고 있는 것이다.
남자에게 팔려 간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더구나 그 대상이 그 유명한 고무열이다?
그럼 결과는 너무나 뻔하다.
동기는 문득 그녀들이 불쌍하다는 마음이 들었지만, 애써 외면했다.
지금 그에게 중요한 건 에밀리아이지, 그녀들이 아니니까.
“자, 꽤,꽤 먼 길이니까…. 이,이거라도 마시고 있어….”
“…감사합니다.”
“겨,경호원 분들도 드,드세요.”
“아. 감사합니다.”
하나 같이 죽은 눈을 한 연습생들은 동기가 건내는 음료를 받아 마시며 밴에 탑승했다.
경호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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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meone wrote this song before~ And I could tell you where it’s from~
“The 4736251 to put my mind at ease~”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창 밖 경치를 감상하는 김동기.
그는 이 노래를 좋아했다.
첫사랑을 추억하는 듯한 특유의 몽환적인 멜로디 때문인지, 이 노래를 들을 때면 옛날 학창 시절의 에밀리아가 잘 떠올랐기 때문이다.
비단처럼 곱게 떨어져 내리던 긴 머리카락.
매도하듯 쏘아지는 시선과 도도하게 솟은 코.
터질 듯이 팽팽한 질감으로 간신히 그녀의 가슴을 담아내던 블라우스.
바람이 불 때마다 나비의 날개짓처럼 나풀나풀 나부끼던 교복의 치맛자락.
그 고운 자태를 간직한 그녀의 얼굴이 그를 향할 때면, 그는 온 몸에 전율이 일곤 했다.
설령 그녀의 손이나 발이 그의 몸을 타박한다 해도, 그의 가슴 만큼은 언제나 그녀를 사모했다.
“아아…. 에밀리아…. 나,나의…. 에밀리아….”
그의 망상 속에 옛날의 그 에밀리아가 등장했다.
김동기의 갈망과 취향이 듬뿍 반영되어 진짜 에밀리아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지만, 그는 만족했다.
망상 속 에밀리아는 도도하면서도 상냥하고, 오직 그만을 바라봤으니까.
그리고….
그가 원하는 건 뭐든 해주니까….
“학, 하악….”
정신을 차려보니 그는 거친 손바닥에 정액을 흩뿌리고 있었다.
아무리 반 쯤 맛이 가버린 그라 해도 타인 앞에서의 자위는 부끄럽다는 자각이 있었다.
황급히 주변을 살폈다.
“….”
“….”
차 안은 매우 고요했다.
오직 차폐된 채로 은은하게 들려오는 바깥 소리와,
새근새근 들려오는 숨소리들만이 간신히 귀를 채우고 있었다.
“후….”
응당 고무열에게 배달되었어야 할 연습생 4명과 경호 겸 보조로 따라온 경호원 둘.
모두 한동기가 건낸 수면제를 먹고 곤히 잠들어 있다.
– 우우우웅.
폰이 진동했다.
에밀리아로부터의 전화였다.
“내,내가 없어지니까. 저,전화를 하는 구나.”
그는 정액을 바지에 대충 닦아낸 뒤, 전화를 받았다.
“여보-,”
– 야 이 새끼야!!!!
아니나 다를까,
폰이 터질 것 같은 샤우팅이 날아왔다.
평소 여자 치고는 다소 낮은 음을 지닌 에밀리아였지만, 이렇게 빽 소리를 지를 때면 여지없이 까랑까랑하게 울렸다.
– 너 뭐 하고 있는 거야 지금, 어??!! 전화도 안 되고.
잠시 화면을 나가 확인해보니, 부재중 전화가 17개나 와 있었다.
그 중 5개는 회사 직원이었고, 12개는 에밀리아였다.
– 뭐 사고라도 났어? 말을 해야 할 거 아냐!! 그래야 내가 수습을 하든-,
“에,에에밀리아.”
– 뭐? 에밀리아?
“내,내말 좀 드,들어봐…. 할…말이 있,있거든.”
에밀리아는 뭔가 쌔함을 감지했다.
– …이게 미쳤나. 야, 너 뭐 하냐?
말투는 여전히 병신 같지만, 뭔가 풍기는 느낌이 다르다고나 할까?
평소 대표님 대표님 하며 깍듯이 호칭하던 놈이 ‘에밀리아’하고 이름을 부르는 것도 모자라 반말로 지껄이기까지.
이 새끼, 분명 이상한 마음을 품었다.
– 좆찐따 새끼가. 꼴에 자지 달린 사내 새끼라고 어린 여자애들이랑 한 공기 마시니까 딴 맘 생겼니?
“흣,흐어억…!”
그래.
이거다.
이 질감이 그리웠다.
거침없고 천박한 단어 선택과, 가슴을 후벼 파는 듯한 목소리.
그는 뜨거워지는 가슴을 부여 잡았다.
– 너도 고무열 그 인간처럼 좆 휘두르면서 살고 싶어? 꿈 깨 병신아.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말고 당장 제대로 배달 하고 와. 너 설마 애들 건드린 건 아니겠지?
“거,거래 하나 할까…?”
– 지랄.
“여,연습생 하,한 명에 사,사진 한 장 어때.”
– 뭐?
김동기가 곤히 잠들어 있는 연습생들과 경호원들의 사진을 찍어 전송했다.
“4명..이니까…. 사진, 4장.”
– 뭐라는 거야. 아, 지금 이럴 시간 없다고!! 너 진짜 뒤지고 싶어서 그래?
“패,팬티는 입지 말고…. 교복..만 입어서…. 4장. 포즈는-,”
하….
전화기를 타고 흘러나오는 한숨.
옛날 기억을 자극하는 소리에, 김동기가 파블로프의 개 마냥 흠칫했다.
– 야, 꺼져. 내가 그냥 돈 돌려주고 끝낼 테니까, 연습생들 니 알아서 해. 좆집으로 쓰든 오줌을 뿌리든 내가 12시간 안에 너 찾아서 죽여버릴 거니까. 마지막으로 좆에 애액 코팅이나 실컷 하라고.
에밀리아는 전화를 끊어 버렸다.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그 여왕님이 이렇게 쉽게 거래에 응하면 안 되지.
김동기가 문자를 보냈다.
[계약서 잘 확인해봐.]그리고 폰의 전원을 껐다.
이대로 몇 시간 정도 잠수를 타면, 그녀의 속은 아주 새까맣게 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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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 좆 같은 새끼가…!!”
뒤통수를 얻어 맞은 에밀리아는 머리 끝까지 차오르는 분노를 폭발시키려다 간신히 참았다.
정말 목 언저리까지 올라왔는데, 심호흡을 하며 가라앉히고 차분한 몸짓으로 계약서를 내려 놓았다.
“…대표님.”
걱정스레 쳐다보는 여비서.
그녀의 얼굴에는 근심과 당황이 서려 있었다.
“이거 무효지? 이게 통할 리가 없잖아요. 이거 그 색…. 그 찐따가 지 멋대로 수작 부린 거잖아.”
동기의 문자를 받고 계약서를 확인해 보니, 말도 안 되는 조항이 넣어져 있었다.
을(레인보우 미라클)이 갑(고려 엔터, 고무열)에게 연습생을 배달하지 못할 시, 거래 금액의 100배를 배상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연습생 다섯을 넘기는 대가로 받은 금액이 25억 원이니 그 100배면 무려 2500억.
이건 아무리 그녀의 집안이 부유하다 해도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다.
“내가 직접 확인했을 땐 이런 조항 없었다고!”
“…예. 그 부분은 저도 확인했습니다. 아마 시간을 두고 글자가 드러나는 수법을 사용했겠지요.법률 적으로 봤을 때 해당 조항은 무효이며, 계약 또한 자동으로 무효입니다…만.”
“….”
“상대가 상대다 보니…. 그쪽이 어떻게 나올 지가 관건입니다.”
에밀리아가 머리를 마구 헝클었다.
비서의 말대로, 이 계약은 당연히 무효다.
하지만 상대가 고려 그룹이라면? 그리고 억지로 이 계약을 들이밀려 한다면?
‘그 새끼한텐 나쁠 거 하나 없는 계약이잖아. 잡아떼면 나만 복잡해지고 난감해져.’
그 고무열이라면 그러고도 남을 작자다. 적어도 소문대로라면.
어쩌면 그걸 빌미로 몸을 요구해올지도 모르지.
‘아까 직접 봤을 때는 소문이랑 좀 달랐지만…. 어쨌든 좆같은 상황이 됐어.’
피가 나도록 입술을 깨문 그녀는 꽤 오랫동안 고민하다 결국 폰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