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Scoundrel of a Chaebol Family RAW novel - Chapter (140)
재벌집 망나니가 되었다 139화(14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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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C 이름이 백설공주라니….”
공서영이 투덜대며 계약서에 이름을 적었다.
따먹고 난 뒤 울고불고 난리를 치던 그녀인데, 막상 진짜로 계약을 제시하니까 ‘에…? 지,진짜로?’ 하면서 뚝 그쳤다.
아무래도 내가 그냥 먹버 할 줄로 생각했던 모양이다.
이년이 날 뭘로 보고….
난 나를 아주 귀찮게 하던 꼴통대가리꽃밭 기자인 윤하영조차 거둬서 범 좆집으로 써먹는 인간이다.
그런 내게 먹버가 가당키나 한 소리냐.
있을 수 없는 얘기지.
“야. 근데 너 그렇게 협상도 없이 막 사인하고 그래도 돼?”
그녀는 화끈하게 계약서에 사인했다.
그냥 조항들을 쭈욱 읽어보고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이름을 적는데, 내가 다 걱정이 될 정도.
듣자 하니 기존에 몸 담고 있던 스카이포스라는 곳이 완전 블랙회사라 대우가 말이 아니었다는데, 이런 식으로 계약을 하니까 덤탱이 씌워진 게 아닐까 싶다.
“예? 연봉이 5배나 차이나는데 왜 고민해요?”
“아, 그래?”
5배라고?
가볍게 제시한 건데 5배면….
“거기에 다치면 다치는대로 의료 지원에 피해 보상금, 그리고 중상을 입으면 6개월치 월급 일시 지급에 의료 비용은 따로 지원해주고, 혹시라도 장애가 생기면 무료로 임플란트를 제공해주고 고용 유지까지…! 이 정도면 유토피아죠!”
아니 씨발 전쟁회사인 PMC로서 그냥 기본적인 건데 이게 유토피아면 이전 회사는 얼마나 좆같았던 거야. 상상이 안 되네.
“좋아하니 다행이네.”
바로 방금 전에 나한테 강간 당했는데 저렇게 해맑고 진지한 얼굴로 계약을 체결하다니. 참 정신력이 강한 것 같다.
“근데 왜 회사 이름이 백설공주에요? 안 어울리게.”
“회사 대표 이름이 백설이라.”
“….”
공서영이 잠시 말이 없었다.
“너 방금 센스 없다고 생각했지?”
“예? 무,무슨 말씀이세요? 너무 좋다고 생각했는데요.”
“거짓말 하고 있네. 얼굴에 다 드러나는 게.”
꿀밤 한 대 쥐어 박았다.
“아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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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섬에 도착한 뒤, 상주하고 있는 의사들에게 공서영을 보냈다.
일단 기본적인 점검을 한 뒤에, 몸에 심각한 이상이 있다거나 하면 바로 고려 메디컬로 보내서 싹 고쳐올 생각이다.
“승희야 지도 좀 띄워봐.”
“네.”
내 앞으로 인공섬의 전경이 펼쳐졌다.
인공섬의 숲이 거의 밀리고 교도소 부지가 정해졌다는 건, 곧 인공섬의 본격적인 활용을 할 때가 왔다는 뜻이다.
이 넓은 땅을 오로지 교도소로만 쓰는 건 말이 안 되잖아?
무려 인천시의 1/10 크기라고.
온갖 병기창고와 군수물자, 그리고 각종 의료센터나 회사들도 입주시킬 거다.
그 중 제일이 되는 후보라 한다면 당연히 고려 밀리터리스와 고려 메디컬.
그리고 그 다음이 고려 화학 정도일까.
근데 이게 좀 살짝 갈등이 되는 게, 저들을 인공섬으로 들이면 뭔가 내 프라이빗한 공간에 감시자가 들어오는 듯한 기분이란 말이지.
지금도 고모는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거의 들여다보듯 하고 있는데, 여기서 더…?
물론 고모는 뜨겁고 좋지만 흠….
아무튼 뭔가뭔가다.
그렇다고 아예 안 들일 수도 없는 게, 당장 인공섬의 가장 표면적인 이유가 바로 교도소 운영이다. 교도소를 운영하겠다는 놈이, 그것도 고려 그룹의 손자가 고려 밀리터리스와 고려 메디컬을 안 들인다?
이건 이것대로 이상한 그림이다. 고모가 섭섭해 할 수도 있고.
‘일단 내 몸을 점검하는 건 철저하게 기밀이 유지 되어야 해. 고모도 볼 수 없어야 하는 건 당연하고.’
의료 데이터는 아주 민감하다.
특히 마인드 스캔한 자료가 오너 일가 쪽으로 넘어가기라도 하면….
그 때는 어떤 전개로 상황이 돌아갈지 도저히 예측이 안 된다.
무조건 기피해야 하는 상황.
‘결국 의료 쪽은 백설에게 시키는 수밖에 없나.’
나를 절대 배신하지 않을 거면서 아주 빠른 시일 안에 관련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사람.
안 그래도 그녀는 내게 임플란트 시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공부할 거라고 했었다.
임플란트를 사실상 못하게 돼서 그렇지….
‘할아버지만 아니었어도 벌써 임플란트 떡칠을 했을 텐데.’
임플란트에 대한 할아버지의 시선, 그리고 오너 일가의 시선은 대단히 안 좋다.
그런 건 아랫것들, 그러니까 노예들이 자유인과의 구분을 위해 이마나 가슴팍에 찍던 도장 마냥 천것들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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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사펑물에 나오는 재벌들이 임플란트를 혐오하고 순수한 육체를 사랑하는 거야 워낙 흔해빠진 클리셰니까 놀라울 건 없지.
임플란트와 사이보그가 만연한 사회일 수록 인간과 기계, 로봇들의 차이가 애매모호해지는데, 그런 가운데 자신들만 순수한 생명체, 즉, ‘인간 그 자체’로서 존재한다는 우월감은 사펑 재벌의 상징 그 자체다.
여기도 마찬가지.
고려 그룹의 장손인 내가 임플란트 같은 걸 하면 아마 마약을 다시 시작한 것과 비슷한 수준의 반응이 올 거다.
그래서 보류.
‘그래도 앞으로 가문에서 뜯어낼 게 훨씬 많으니까….’
안될 것 같은 건 과감히 포기하고, 될 것 같은 곳에다 집중 투자한다.
‘할아버지도 안티에이징 같은 생명공학은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편이니까. 이쪽으로는 문제 없겠지.’
고도로 발달된 생명공학은 로봇공학과 다르지 않다…?
음. 뭔가 이상하군.
하여튼 이쪽으로도 무궁무진하게 방법이 열려 있으니 그렇게 아쉬움을 달래면 될 것 같다.
“설아, 공부는 계속 하고 있어?”
“예?”
갑작스런 질문에 잠시 고개를 갸웃했던 그녀가, 곧 무언가를 떠올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예! 하고 있습니다. 주군.”
“그래. 열심히 해. 내 몸은 너한테만 맡길 수 있으니까.”
“!! 마,맡겨주세요.”
“응.”
적당히 그녀를 챙겨준 뒤, 승희에게 명령한다.
“너는 이쪽에다가 고려 그룹 단지 하나 만들어. 밀리터리스, 메디컬, 화학을 비롯해서 나한테 도움이 될 만한 것들 추려서 입주 받아오고, 운영계획 짜.”
“네.”
“이쪽은 문화유흥단지. 기본적으로 인공섬에 있는 애들은 내 허락 없이 못 나가니까, 이 안에서 즐길 것들도 있어야겠지. 그렇다고 무슨 남창들 사오거나 하진 말고. 여기 섬 전체가 금남이야.”
“그럼 어떤 종류로 가져올까요?”
“투표로 받아오던지, 아니면 그냥 너네끼리 회의해서 정하든지 해봐.”
“투표…요?”
아, 아직 수용된 인원이 없구나.
기껏해야 하은영과 마연주 정도인데 걔들로 투표라 하긴 좀 그렇지.
“지금 나락 간 여자 연예인들 있지?”
“성상납 사실이 터져서 못 나오게 된 사람들 말씀하시는 건가요?”
“어. 걔들 지금 뭐 하고 있어?”
“벌어둔 돈으로 버티면서 기회를 노리고 있거나,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이미 유흥가로 빠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유흥 쪽으로 빠진 애들은 제외하고, 그냥 적당히 잠적하고 있는 애들 전부 데려와서 일단 인공섬에 박아놔. 걔들한테 여론 조사를 하든 해서 문화유흥단지 계획 세우고.”
“알겠습니다.”
“여긴 약 관련으로 쓰면 되겠다.”
내가 유통하기로 한 이상, 구조를 제대로 밝혀 내서 생산까지 루트를 뚫어야 한다.
그를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거고, 필요에 따라서는 재료를 직접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 재배를 해야 한다거나. 그럴 때 이쪽 땅을 쓸 거다.
그 외에도 일단 생각 나는 것들을 전부 던지면서 디자인을 해 나갔다.
나중에 대폭 변경 될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이 정도.
장차 내 세력의 핵심이 될 인공섬인 만큼 나 역시 최대한 신경을 썼다.
“야, 근데 소유권은 언제 이전된대?”
놀랍게도 이 섬은 서류 상 여전히 고모 소유다.
나, 정확히는 이 인공섬을 관리하기 위해 세울 법인 소유로 넘어오려면 아직도 시간과 절차가 필요하다.
“일주일 정도 더 걸릴 것 같다고 합니다.”
“그냥 서류 작업 아냐? 뭐가 이렇게 오래 걸리는지….”
“인공섬은 관련 법안과 규제가 좀 많은 편이라…. 사실 이렇게 도시 앞바다에 띄워 놓는 것도 넓게 보면 불법이긴 합니다.”
“별 게 다 불법이네.”
“아무래도 전략적으로 봤을 때 도시에 위협이 되니까요…. 항공모함을 앞바다에 띄워둔 거나 마찬가진데 법 조항이 생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덤으로 주민들 입장에서도-,”
“….”
내가 쳐다보니 그녀가 흠칫 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너 누구편이야.”
“예? 아니,”
그녀를 잡아 마구 괴롭혔다.
“꺄아악!”
“괜히 한 마디 더 붙이고 말야. 아주 혼나야 돼.”
“죄,죄송해여어!! 아응!”
한참 애무하면서 괴롭혀주니, 그녀가 가쁜 숨을 내쉬며 스르륵 주저 앉았다.
“아으….”
“남동구 의원 누구야?”
“나,남동구요?”
“시의회랑도 얘기해야 할 거 아냐. 남동구 의원 누구냐고.”
“아.”
승희가 얼른 정신을 차리며 일어난다.
“그, 남동구는 일단 구청장이 여채린 이라는 사람이고요, 소속은 진보혁신당입니다. 남동구 갑 의원은 더 나은 미래당 소속 김은지 의원, 남동구 을 의원은 평등 자유 헌법당 소속 정경민 의원입니다.”
“난장판이네.”
삼파전이었냐….
“그 중에서도 남동공단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건 역시 남동구 갑 김은지 의원이에요. 사실상 지역구 대부분이 남동공단이라…. 수십 년 전에는 시청도 그쪽에 있어서 인천의 정치 1번지였지만 지금은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지역구라는 비판을 받고 있어요.”
“오…. 여자야?”
“네. 젊은 신예입니다.”
“불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