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Scoundrel of a Chaebol Family RAW novel - Chapter (145)
재벌집 망나니가 되었다 144화(145/243)
이 팀장?
어디 회사에서 나오기라도 했나?
사람이 갖고 있는 분위기도 그렇고, 뭔가 입고 있는 옷이나 전체적인 피부 톤, 그리고 생김새 같은 것들이 이 시궁창에 살고 있는 공단인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느낌이었다.
이렇게 이질적인 사람들이라면 들어오자마자 눈에 띄었을 텐데, 공단 한복판에 있는 여기까진 대체 어떻게 들어온 걸까?
“궁금한 게 많은 얼굴이시네요? 그런 거 안 따지는 분이라 들었는데.”
“….”
이 팀장…으로 변장(?)한 임수아의 말에 단또는 문득 정신을 차리고는 성큼성큼 다가가 반대편에 앉았다.
이고향은 혼자이고 임수아 측은 다섯 명이나 되었지만, 딱히 두렵거나 하진 않았다.
이런 구도는 익숙한 데다가 애초에 의뢰를 받기 위해 있는 자리였으니까.
“나를 지명했다고 들었는데. 땅문서에 관한 걸 들었나?”
“아~? 뭐, 그렇죠? 참 특이하단 생각을 하긴 했어요. 필요도 없는 걸 그렇게 모으고 있다니. 다람쥐도 아니고.”
“기본 의뢰비는 천만 크레딧. 추가 금액은 의뢰 내용을 듣고 판단한다.”
“땅문서 할인은요?”
“그 비율도 의뢰 내용을 듣고 판단한다.”
“흐음~.”
임수아가 오른손으로 머리를 빙글빙글 꼬았다.
오늘의 이 임무를 위해 특별히 탈색도 하고 웨이브까지 푼 머리카락을 자기 손으로 다시 말고 있다.
무언가 살짝 맘에 안 드는 것이다.
예를 들면 단또의 태도라던가.
언제 봤다고 무뚝뚝하게 반말인지.
그것도 의뢰인한테.
그래도 일단은 참는다.
“의뢰에 관련해서 이쪽 사람들한테 아무것도 안 들으셨어요?”
“그래. 아무 말도 못 들었다. 보통 그런 경우는 극비 의뢰인 경우지. 중계하는 클럽조차 아무것도 못 들었을 정도로.”
“그래요. 이 클럽도 우리 의뢰가 뭔지는 몰라요.”
수아는 말하면서 단또의 몸매를 훑었다.
가슴이 좀 극단적으로 작긴 했지만, 전체적인 몸매 라인은 매우 훌륭했다.
특히나 허벅지가 얇으면서도 탱글탱글하고 잔근육이 예쁘게 잡혀 있는 게, 늘씬하고 잘 빠진 다리를 좋아하는 무열의 취향에 적중이었다.
‘딱 봐도 가슴은 붕대네. 어디 형사를 속여 먹을려고.’
가슴도 최소한 빈유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붕대로 가려야 할 정도라면 움직이는데 불편함이 꽤 유발된다는 것이고, 그건 빈유에겐 해당 사항이 없으니까.
최소한 방해가 될 만큼 크다는 것이다.
‘가슴이랑 몸매는 어느 정도 합격. 얼굴만 남았네?’
단또는 별명 답게 고양이 가면을 쓰고 있었다.
평범한 가면이 아니고 그녀가 입고 있는 전신 슈트와 연결돼 있어서 그녀의 옆 얼굴조차 어떻게 생겼는지 전혀 알 수 없는 구조다.
아무리 형사의 감이 뛰어나다 해도 이것 만큼은 답이 없다.
하지만,
– 지잉.
감으로 안 된다면 과학의 힘을 빌리면 된다.
수아의 의지에 따라 각막에 새겨진 임플란트가 단또의 가면을 스캔한다.
당연히 이고향의 가면에는 공단에서 구할 수 있는 거의 최상급의 인지 방해 및 침투 저지 방화벽 등이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그래봤자 한낱 범죄자 소굴에서 가까스로 얻을 수 있는 수준.
최첨단의 최첨단을 달리는 밀리터리스 본사에서 시술 받은 최신 임플란트를 막아 내기엔 한참이나 역부족이었다.
막긴 커녕, 스캔 되고 있다는 것조차 감지해내지 못했다.
단또 이고향의 얼굴이 그대로 임수아의 뇌리에 꽂힌다.
흑발에서 탈색된 듯한 잿빛의 머리카락에 조금 거뭇하게 탄 피부.
앙칼진 이목구비와 밀폐된 공간 속에 살짝 상기된 볼.
‘음. 합격.’
얼굴도 준수하다.
살짝 고무열의 취향과 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지만, 그거야 지금껏 저런 얼굴이 그의 곁에 없었기 때문에 모르는 일이다.
막상 데려다 바치면 아주 좋아할지도 모른다.
혹시 몰라서 몸매도 스캔했다.
역시 형사의 감이 어디 가는 건 아니었다.
칭칭 감은 붕대가 보였고, 그 강도와 팽팽함으로 보아 가슴이 꽤 크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럼 남은 건 태도인데….’
당연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이따위 태도를 그의 앞에서도 보일 수는 없다.
그랬다간 저 망할 년이 매타작 당하는 건 당연하고 자칫하면 임수아 본인도 피해를 입을 수도 있으니까.
안 그래도 하은영 때문에 한바탕 피를 볼 뻔 했는데, 또다시 그 지랄을 겪을 수는 없다.
어떻게 다시 얻은 기회인데!
대충 견적을 끝낸 수아가 소파에 등을 기대며 다리를 꼬아 올렸다.
“그런데 그 전에, 그쪽에 대한 소개가 좀 필요하지 않을까요?”
“소개? 나에 대해 이미 알고서 지명한 거 아니었나?”
“물론 대충 들어 알고는 있죠. 그래도 믿고 일을 맡겨야 하는 사람인데 뭐 하는 사람인지 정도는 직접 소개 받아야 하지 않을까?”
“해결사다. 이름은 이고향. 조용한 움직임이 필요한 일을 아주 잘한다.”
“아~. 그래서 별명이 단또?”
“…부정하진 않겠다.”
“근데 왜 아까부터 반말이야?”
“…난 존댓말 할 줄 모른다.”
“하.”
.
.
임수아의 의뢰는 나머지 5%의 주인들을 찾는 거였다.
남동공단에 있는 남동공단 땅문서 23% 중 단또가 소유한 18%를 제외한 5%.
명단은 다 있었다.
이고향의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로 정확했고, 심지어는 얼굴 사진도 붙어 있었다.
“경계할 필요는 없어요. 우리가 남동공단의 땅을 필요로 하고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정당하게 값을 주고 매입하고 있으니까. 단또 당신을 고용한 것도, 당신이 대량의 땅을 갖고 있다는 소문을 들어서고. 잘 알 거 아니에요? 이들이 어디 있는지.”
“….”
맞는 말이다.
이고향은 그녀 스스로도 최대한 많은 땅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히 노력했고, 그 결과 적어도 남동공단 내에서 땅문서를 갖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전부 알고 있었으니까.
다만 모종의 이유들로 그녀가 손에 넣지 못했을 뿐이다.
“그들이 어디 있는지 전부 알려줘요. 그들이 가지고 있는 땅문서를 전부 회수하고 나면, 단또 당신이 가지고 있는 땅을 가장 비싸게 매입해줄게요. 이게 제 의뢰. 어때요?”
“정말…인가?”
“속고만 사셨나. 그럼 정말이지 거짓이게요? 우리도 여기까지 와서 소란 피우고 싶지 않아요. 그런 말 몰라요?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가장 쉬운 일이라는 거.”
“….”
“어떻게 뭐, 계약서라도 작성해드릴까? 근데 계약서는 믿을 수 있으시고? 정 의심이 가시면 우리가 뭐 해드릴 수 있는 게 없는데.”
“역시 당신들이 그 소문의 주인공인가? 평당 천 원에 매입하고 있다는.”
“평당 천 원?”
수아가 웃음을 터뜨렸다.
아무리 그래도 천 원이라니.
“너무하네. 우리가 그렇게 악질로 보여요?”
수아가 너털웃음을 지으며 단또의 얼굴 앞에 손바닥을 쫙 펼쳤다.
서류 형태의 홀로그램이 펼쳐지며 그간 남동공단의 땅을 평당 얼마에 몇 평이나 거래했는지에 대한 장부가 주르륵 펼쳐졌다.
자동으로 스크롤 되는 서류를 읽던 단또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이건…!”
“매입가는 최소 평당 5천원이에요. 한 번에 판매하는 평수가 많으면 더 쳐드리고.”
평당 최소 5천 원.
50만 평을 5천 원에만 팔아도 무려 25억이다.
그러나 그녀가 놀란 건 그게 아니었다.
‘200만 평…이라고…?!’
거래 완료된 평수가 무려 200만 평.
남동공단의 총 면적이 대략 280만여 평이다.
즉, 임수아 일행은 무려 71%의 땅을 이미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거기에 이고향이 가지고 있는 50만 평이 더해진다면?
그것만 해도 90%에 육박한다.
물론 거짓일 가능성도 있다.
저 모든 게 조작일 수도 있지.
하지만 적어도 임수아들이 가지고 있던 땅 주인들에 대한 정보는 진짜였고, 실제로 이고향이 얼마나 많은 땅을 가지고 있는지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
폐쇄적인 남동공단 내부 상황도 이렇게 빠삭하게 알고 있는데, 외부라고 모를까?
그 정도 정보력과 행동력이라면 이미 바깥에서 구할 수 있는 땅문서는 전부 구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최후로 남은 타겟으로 남동공단 내부에 있는 남동공단 땅문서를 노리는 거겠지.
‘이 정도로 모으고 있다는 건…!’
이고향은 직감적으로 알았다.
이 사람들은 ‘진심’이라고.
필시 그녀 따위는 결코 상상도 못할 거대한 자본과 권력이 움직이고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그녀가 줄곧 꿈 꿔 왔던 바로 그 상황이라는 것도.
‘…못 먹어도 고다.’
평생을 바래왔던 꿈.
탈출.
그게 바로 눈 앞에 있다.
“조건이 있다.”
“…조건?”
임수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날…. 바깥으로 데려다다오.”
“밖으로요?”
“그래. 땅값은…. 평당 5천원이면 된다.”
“호.”
“대신, 무조건 날 밖으로 데려다 줘야 한다.”
“….”
수아는 그녀의 가면 너머 얼굴에서 간절함을 읽었다.
그녀가 서늘하게 웃었다.
“당신 꽤 유명하던데. 우리끼리 빠져나가는 것도 아니고 단또씨 같은 짐덩이 하나를 데리고 나가려면 상당히 애먹을 거 같은데요?”
“그래서 평당 5천 원만 받겠다고 하는 거다. 그쪽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매입가로.”
수아는 잠시 생각하는 시늉을 했다.
어차피 그녀의 눈에 띈 이상 강제로라도 데리고 가서 고무열에게 갖다 바칠 거였기 때문에 단또의 희망(?)은 이미 이루어진 거나 다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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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래도 양심은 있네.”
“….”
“뭐, 좋아요. 난 깔끔한 비즈니스 좋아하거든. 이런 건 어때요? 신분도 없는 당신이 큰 돈을 가지고 있어봤자 먹잇감 밖에 안 돼요. 그러니 내가 도와줄게. 신분도 만들어주고 머물 곳도 마련해주고, 직업도 얻어 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