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Scoundrel of a Chaebol Family RAW novel - Chapter (160)
재벌집 망나니가 되었다 159화(16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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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 후욱!”
단또는 열심히 뛰었다.
강제로 자신의 주인님으로 취임한 고무열의 명령에 따라, 이 마당을 열 바퀴나 뛰어야 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초코바를 우물 거리며 행복하게 산책하던 그녀는 때 아닌 혹사를 당해야만 했다.
그래도 다행인 건 거친 남동공단에서 살아왔던 만큼 그녀의 체력은 훌륭한 편이라는 것.
마당을 뛰는 것 쯤이야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
“동작 봐라 이거~! 그래 가지고 새 초코바를 먹을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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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열은 그녀의 뜀박질을 대놓고 구경했다.
비서더러 의자까지 가져오게 하고는 보란 듯이 다리를 꼬고 앉아 초코바를 맛있게 먹어 치우는데, 계속해서 눈길이 간다.
“너,너무해앳!!”
“곧 저녁시간인데 2분 안에 못 끊으면 10바퀴 추가다.”
“히에엑??!”
이 넓은 곳을 10바퀴 도는데 고작 2분?
이미 두 바퀴 돌았으니 8바퀴만 남았지만 그래도 빠듯하다.
1바퀴를 15초에 주파해야 한다는 소리니까!!
“말도 안 돼애애앳!!!”
대충 계산해도 한 바퀴에 150미터는 넘어 보이는데, 이걸 15초 안에??
“으아아아아아!!”
단또는 기합처럼 비명을 지르며 속도를 높였다.
탁탁탁탁!
그녀의 발이 빠르게 교차하며 전보다 훨씬 공격적으로 레일을 주파한다.
“흡! 흡! 흡!”
두 눈을 부릅뜨고 호흡까지 신경 써 가며 초집중.
그렇게 한 바퀴를 14초에 끊었다.
“오. 그렇지. 우리 단또 잘한다!”
무열은 영혼 없는 응원을 하며 초코바를 하나 더 까서 먹었다.
“이익!”
단또는 더욱 속도를 높였다.
13초라는 놀라운 속도로 또 한 바퀴를 주파한다.
“흐읍!”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걸 계속 유지하지는 못했다.
결국 2분 안에 열 바퀴를 도는 미션은 실패.
“우리 여기서 고기나 구워 먹을까? 두꺼운 스테이크로다가.”
“준비하겠습니다.”
그 와중에 무열은 여기서 고기를 구워 먹겠다고 한다.
아마 일부러겠지???
비서들과 셰프들이 세팅을 대충 끝내자, 무열이 다가와 쉬고 있던 단또를 툭툭 건드렸다.
“너 돼지단또 되면 혼나.”
“우으….”
“자, 일어나. 열 바퀴 뛰어야지.”
“아아…!”
무열이 손뼉을 쳤다.
그만 쉬고 뛰라는 것 같다.
“3분 안에 못 돌면 또 열 바퀴 추가임.”
“이익!”
단또가 다시 달린다.
땀과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이를 악물고 달린다.
평화롭게 산책하다 대체 이게 무슨…!!
‘완전 자유롭지 않잖아아앗!!’
그녀가 원했던 삶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엄청나게 싫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분명 누군가에게 지시 받고 명령대로 살아야 하는 그런 삶이 되었지만,
왜일까.
나쁘지 않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이 짧은 시간 동안 세뇌를 당한 건 아닐 텐데.
보상이 확실해서일까?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그것도 분명 큰 부분이겠지만, 좀 더 뭔가 근본적인 이유가 있을 것만 같다.
치이익.
단또가 마당을 도는 사이, 셰프들이 나와 큼직하게 썰어둔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살짝 어둑해지는 저녁 시간에 차가운 공기를 흡입하며 뛰는 단또와,
셰프들이 우르르 몰려 나와 열을 지피고 고기를 올려 굽는 광경.
뿌연 연기가 하늘로 솟구치고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아으…!”
눈이 핑 돌아버릴 것만 같다.
편안하게 의자에 앉아 잘 익은 스테이크를 썰어 입에 넣고 싶다.
한 입에 녹아내리는 황홀함을 맛보며 기분 좋게 늘어지고 싶다.
얼른 가서 함께하고 싶다…!
‘함…께…?’
“흐읍!”
단또가 힘을 주었다.
다리가 힘차게 뻗어 나간다.
‘3분이면 충분해!’
마침 고무열이 시간을 늘려 주었다.
10바퀴에 3분.
18초 안에만 한 바퀴를 돌면 된다.
그것도 충분히 무리한 요구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는 이를 악 물면 할 수 있다.
“잘 뛰네.”
고무열은 육상선수 뺨치는 뜀박질을 보이는 단또를 보며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잠입 계열의 특성을 마구 달고 있는 단또 답게, 기본적으로 민첩했다.
“가슴도 뽀잉뽀잉 잘 흔들리고. 와. 근데 저런 걸 달고 어떻게 뛰냐.”
특히 눈여겨 보는 건 젖탱이였지만.
그는 자기 가슴 앞으로 두 손으로 가슴을 받치는 듯한 제스쳐를 취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흐아아!”
단또가 열 바퀴를 모두 돌았다.
결승선(?)을 넘는 즉시 앞으로 엎어지고는 가쁘게 숨을 내쉰다.
“오. 2분 58초. 쩌는데?”
비서가 작성한 기록을 확인한 무열이 다가와 박수를 친다.
“매일매일 이렇게만 하면 돼지단또 안 되겠다.”
“엑.”
매일이라니…!
누워서 헐떡이던 단또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저거 좀 길게 썰어서 줘봐.”
“네. 도련님.”
무열은 셰프가 길게 썰어낸 스테이크를 포크로 쿡 찍었다.
균일하게 익어 아주 연한 분홍빛을 내는 단면에 나이프로 소금을 스윽 바르고 단또에게로 다가온다.
“단또, 아~.”
“엣?”
쪼그려 앉아 고기를 내민다.
저도 모르게 아. 하고 입을 벌린 단또의 입술 안으로 잘 익은 고기 끝이 쏘옥 들어왔다.
“흥웁?!”
엄청난 풍미!
순식간에 고기의 나머지를 흡입한 단또는 상체를 벌떡 일으켜 우물거리며 씹었다.
그리고 모든 맛을 음미하고 목구멍 너머로 고기를 넘긴 뒤에는,
“헤,헤헤에,”
자기도 모르게 멍청한 웃음을 흘렸다.
이러면 안 되는데.
이렇게 자꾸 바보 같이 굴면 안 되는데!
속으로는 그런 생각을 하지만,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어 버리면 바로 기분이 좋아져서 웃음이 나온다.
스윽.
“잘 먹네. 하나 더 먹어.”
그녀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은 무열이 스테이크 한 점을 또 가져왔다.
그리고 단또의 입에 집어 넣는다.
우물우물.
행복한 표정으로 고기를 씹는 단또.
어쩜 이렇게 황홀한 맛이 있는지.
숨 가쁘게 뛰고 난 뒤 먹는 거라 그런지, 맛이 너무 환상적이었다.
‘아아…. 이게 바로…. 성취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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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항 물고기에 밥 주는 게 이런 느낌인가.
우물우물 잘도 씹어 먹는 단또를 보니 뭔가 머릿속이 멍해지면서 평온해진다.
아까까지만 해도 온갖 생각과 고민으로 머리가 복잡했는데, 요녀석을 보고 있으면 내 뇌도 덩달아 멍청해져서 아무 생각 없이 클린해지는 느낌이다.
‘이래서 동물을 키우는 거구만.’
방금 전까지 헥헥거리며 힘들어하던 단또는, 어느덧 행복 가득한 얼굴로 입맛을 다시고 있다.
더 먹고 싶은 모양이다.
에휴. 이 돼지단또 같으니.
너는 살 찌기만 해봐라.
“일어나.”
그녀의 옆구리에 손을 넣고 들어 올렸다.
“으에엑?!”
그대로 질질 끌어 야외 식탁까지 온 뒤,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단또를 내 위에 앉힌다. 그녀의 체구가 작아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녀의 땀에 젖은 체향이 바람을 타고 내 코에 얹힌다.
살짝 짭짤한(?) 듯한 그런 향. 의외로 중독성이 있다.
“땀 봐라.”
의자에 앉은 채로 그녀를 끌어 안고 그녀의 옷 속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아…!”
온 속으로 커다란 가슴을 주물럭댄다.
땀에 젖은 피부가 살짝 끈적끈적했는데, 찝찝하기 보다는 뭔가 찰진 느낌이라 오히려 좋았다.
“아으…!”
“이 커다란 걸 달고 어떻게 뛰냐. 신기하네 진짜.”
“그,그걸 알면서어….”
“열심히 뛰어서 체형 유지해야지.”
가슴을 주무르다 옆구리를 꼬집는다.
“히극?!”
살이 꽤 두툼하게 잡힌다.
“어? 뭐야. 벌써 살 찐 거 같은데?”
“아니야…요…!”
“뭘 아니야. 이 돼지단또가. 살이 무슨 도넛 마냥 잡히는구만.”
쯧쯧쯧.
혀를 차며 식탁 위 접시 옆을 톡톡 두드렸다.
셰프가 큼지막한 고깃덩이 하나를 통째로 올리고 소스를 살짝 붓는다.
“그래도 오늘은 열심히 했으니까 맛있는 거 준다.”
“아…헤에….”
셰프가 썰어 준 고기를 포크로 찍어 소스를 묻히고 소금을 발라 단또에게 먹인다.
넙죽 받아 먹은 단또가 한쪽 볼을 탱탱하게 부풀리며 우물거린다.
뒤에서 봐도 유난히 볼따구가 튀어 나온 모습이 뭔가 가슴을 자극한다.
못 참고 찔렀다.
푹.
“우웁.”
단또가 반대편으로 옮겨 씹는다.
반대편 볼따구가 부푼다.
또 찔렀다.
“하지마여….”
단또가 반항(?)하듯 빠른 속도로 고기를 씹어 삼킨다.
“허 참.”
다시 고기를 포크로 찍어 단또에게 먹였다.
또 볼이 튀어나온다.
“찌르는 맛이 있네 이거.”
“웅웁웁우웁!!”
대충 찌르지 말라고 하는 거 같다.
어림없지.
한동안 단또에게 고기를 먹이고 볼따구를 찌르는 걸 반복했다.
처음엔 찰진 반응을 보이던 그녀였지만, 나중엔 익숙해져서 무반응이 되었다.
꼼지락대면서 칭얼대는 게 귀여웠는데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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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단또는 2키로가 쪘다.
본인은 체중을 재기 전에 물을 마셔서 그런 거라고 했지만, 말이 되나.
물을 무슨 2리터 씩 마시냐고.
괘씸죄까지 추가해서 아침부터 마당 열 바퀴를 돌렸다.
“야, 그래도 쟤 되게 고분고분하네. 한동안은 좀 바락바락 대들 줄 알았더니.”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잘 곳도 넉넉하게 마련돼 있고, 먹을 것도 넘치게 주고, 위험하지도 않고, 사람들도 많이 있고…. 주인님께서 시키시는 일이라고 해 봐야 적당한 운동 수준이고요. 공단에 살던 시절에 비하면 천국일 텐데요.”
“그런가?”
하긴.
남동공단에 비하면 여긴 뭐….
“팔자 폈네, 우리 단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