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Scoundrel of a Chaebol Family RAW novel - Chapter (171)
재벌집 망나니가 되었다 170화(171/243)
17.처녀는 중대사항
이틀이 지나 고민지와의 전쟁(?)이 잦아들었고, 나는RK-77, 고민지를 고하얀에게 보냈다.
– 샘플 받았어. 훌륭한데? 어디서 이런 걸 얻은 거야?
그녀는 고려 그룹 부회장 중 한 명인 고하영의 딸이면서 광고계의 큰 손인데,
구체적으로 말하면 금융계열과 명품, 사치재, 서비스 쪽을 담당하고 있다.
괜히 그녀가 광고계의 큰 손이 아닌 것이다.
“제가 만들었습니다.”
– …그렇게 듣긴 했는데. 도저히 믿을 수가 있어야지.
“동생 말을 믿어 주시죠.”
– 너 같으면 믿겠니?
고하얀의 목소리는 여느때처럼 차가웠다.
아무래도 충격적인 과거 일을 완전히 잊을 수는 없겠지.
그래도 많이 좋아진 거다.
처음 만났을 땐 대놓고 내 앞에서 꼽을 줬으니까.
그나마 내가 약을 끊고 올바른(?) 생활을 하고 있으니 그녀의 인식도, 그리고 우리 사이도 많이 호전 된 것이다.
당장 나한테 AV를 선물해 준 것도 고하얀이니까.
뭐랬더라.
쪽팔리니까 기어 다니지 좀 말라고 했던가?
말은 험한데, 막상 그래놓고 수백억 짜리 AV를 선물로 주는 그 배포는 나 같은 쫌생이로서는 감히 상상하기 힘들다.
“제가 이래봬도 화학에 조예가 있습니다. 아시잖아요. 제가 뭘 했는지.”
– ….
“정말로 훌륭하고 크리티컬한 약은 스스로 조제하는 수밖에 없거든요. 그 지식이 어디서 왔겠습니까? 그것도 다 화학입니다.”
고하얀은 내 말을 수긍하는 듯 잠시 말이 없다가 톡 쏘듯 내뱉었다.
–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둘이 완전 다른 분야인데.
“….”
역시 대충 하는 말은 안 먹히는 건가.
– 그래 뭐, 아무튼 알겠어. 니가 만들었다는 컨셉이다 이거지?
“컨셉이 아니라…. 예. 뭐, 됐습니다. 믿고 싶은 대로 믿으세요.”
– 누가 만들었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 이 물건이 제대로 된 가치를 가졌는지, 시장에 먹힐 만한 물건인지가 중요하지. 그런 관점에서 이 정도면 아주 훌륭해. 원래 인조 보석은 가치를 인정 받기 쉽지 않거든? 근데 얘는 가능할 거 같아. 내가 보기에 충분히 가치가 있어.
고하얀은 고민지(RK-77)를 상당히 고평가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RK-99 만큼은 아니지만, 그 레시피에서 파생된 만큼 이것도 일종의 치트 소재니까.
눈이 돌아가는 게 당연하지.
– 구체적인 성질에 관한 건 검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너무 쉽게 파손 된다거나 발암물질을 내보낸다거나 하는 중대한 일이 아니면 별 문제 없을 거야. 생긴 게 너무 예쁘고 황홀하거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 그래서, 이걸 나한테 납품하겠다 이거지?
“예. 원랜 아예 가공도 하고 장신구도 직접 제작하려고 했는데, 그것 보다는 그냥 보석 생산에 주력하고, 누님 회사에 납품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 잘 생각했어. 처음부터 다 하려고 하면 아무것도 못하는 법이지. 그리고 고려 이름을 단 회사가 이미 있는데 너까지 만들 필욘 없잖아? 쓸데없이.
“예.”
– 역량 확보랑 품질 향상에 집중해. 값은 내가 알아서 잘 책정해 줄 테니까.
“그건 뭐…. 나중에 따로 논의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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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얀은 시원시원했다.
쓸데없이 깊게 캐묻거나 하지 않고 바로 사업 논의로 들어갔다.
역시 나이는 어려도 사업가라 이건가.
고민지보다도 한 살이 어린데, 어째 더 어른스러운 느낌이다.
– 근데 나 궁금한 게 있는데.
“예.”
– 보석 이름이 왜 고민지야? 도대체 이해가 안 되는데?
“아.”
– 그 괴팍한 년이랑 이 보석은 전혀 매치가 안 되거든. 무슨 의미야?
충분히 의문을 가질 법하다.
이름 자체도 일단 이상한데다 고민지와 고하얀은 약간 앙숙 같은 사이니까.
“제가 고민지 누님에게 목걸이를 선물로 줬는데, 그때 만들어진 게 바로 그 ‘고민지’입니다. 그분한테 드리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름도 그렇게 붙였어요.”
– 하. 너네 사귀니?
“….”
– 별 무슨.
어떻게 알았지.
“그, 아무튼 그런 이름이 붙은 이유는 바로 그겁니다.”
– …이름이 딱히 맘에 드는 건 아니지만, 스토리로서는 합격이네. 너네가 사촌 관계라는 것만 빼면.
“….”
– 원래 보석은 스토리가 있어야 하거든. 특히 이런 인공 보석 같은 경우엔 더더욱. 시장을 매료시킬 수 있는 스토리가 있어야 값을 비싸게 받을 수 있어. 그런 의미에서 여인에게 선물하기 위해 만들어진 보석이라는 건 충분히 쓰일 법한 이야기야.
그녀는 판매 전략과 가격 설정에 대한 전략 등을 귀가 아플 정도로 늘어 놓았다.
그러다 나의 LUMINA와 노코노코걸즈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 일단 니가 보낸 샘플 이용해서 목걸이 하나 만들 거야. 가능한 빠르게. 이번 연예 대상 수상할 때 너네 애들한테 끼워.
“아. 광고에요?”
– 어. 안 잊었지? 너네 광고 내가 우선인 거. 나머지 다른 애들도 전부 우리 꺼 끼고 나가. 너 가지고 있는 연예인 많잖아. 전부 우리 제품 쓰라고 해.
“전부요?”
– 어. 전부.
그거야 뭐, 못할 거 없지.
“예. 보내 주시면 전부 둘둘 해둘게요.”
그렇게 나는 초대형 광고를 따왔다.
“누님, 전에 드렸던 제안 아직도 유효한데.”
– ? 무슨 제안?
“제가 식사 대접하겠다고 했던 거요.”
– 하. 아…. 그거?
그녀가 다소 어이없다는 기색을 흘렸다.
“이렇게 서로 계약도 하는 사이가 됐는데, 이번에야말로 식사 어떠십니까?”
–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구정에 다 같이 모일 텐데. 얼마 안 남았어. 삼 주 뒤야.
“둘이 만나는 거랑은 다르죠.”
– …나중에. 시간 봐서.
고하얀은 끝까지 확답하지 않았다.
두루뭉술한 답만 하다가 통화를 종료했다.
그래도 이게 어디야.
전엔 칼같이 거절했는데.
게다가 말투나 분위기 자체도 많이 유해졌다.
최소한 싫어하는 느낌은 확실히 아니다.
‘직계 전체가 근친으로 후대를 잇는 구조라면…. 고민 모녀가 아닌 나머지 다른 고모와 누나들도 결국엔 나와 맺어지게 돼.’
예전에도 이런 생각을 안 했던 건 아니지만, 그땐 경계심이 훨씬 강했다.
믿어 지지도 않았고.
그도 그럴 게,
이렇게나 엄청난 재벌가인데 가족끼리 서로 친하고 끈끈하다고?
말이 안 되잖아!
근데 고씨 여자 두 명이랑 관계를 맺고 나니까 살짝 생각이 변했다.
그 둘은 하나 같이 나와 섹스하기 전부터 흠뻑 젖어 있었다.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거지. 나와의 관계를.
다른 고모, 다른 누나들이라고 과연 다를까?
고민지가 어떻게 피도 안 섞인 것들이랑 뒹굴 수 있냐고 했었지.
고민영이 만약 처녀라면, 그녀도 그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어쩌면 다른 고모나 딸도….
‘적극도를 살짝 높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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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미라클에서는 배우와 가수를 주력으로 다루기로 했습니다. 지난 11월 2차 오디션을 통해 인원을 대거 충원했고, 현역으로 활동 중인 연예인들은 총 317명입니다. 그 외 아나운서나 스트리머, 인플루언서등은 고려 엔터로-(하략).”
“노코노코본부는 아이돌을 주력으로 하고 있습니다. LUMINA와 노코노코걸즈가 간판 아이돌이고, 그 외에도 2차 오디션을 통해 흡수한 인원들을 모두 포함해 154명입니다. 이번 실적이 좋아 연예 대상에서-(하략).”
달랑 천억 원의 현금만 가지고 있었던 고려 엔터는, 어느덧 16조의 현금과 두 개의 회사, 그리고 총 천여 명에 달하는 연예인을 거느린 초대형 기획사가 되었다.
이게 불과 3개월 만의 일이다.
조만간 무열 금융에 대한 심사 허가도 떨어질 텐데, 그러면 본격적으로 투자도 제대로 시작할 거다.
거기에 교도소 관련 법인과 남동공단 개발 사업 등, 이런 저런 것까지 합치면 진짜 말도 못하게 덩치가 커질 거다.
좀 과장하면 하나의 그룹이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다.
“내년 상반기에 LUMINA와 노코노코걸즈의 공동 콘서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성적이 좋다면 전국 투어도 해볼 만 할 것 같습니다.”
노코노코본부 대표이자 고려 엔터의 부대표인 나태희가 그렇게 말했다.
무려 콘서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콘서트? 콘서트까지 하기에는 둘의 구성이 좀 빈약하지 않나? 아직 원 히트잖아.”
“예. 그래서 공동으로 기획하고 있고, 만약 그래도 볼륨이 부족하다 판단 된다면, 노코노코본부 전체 콘서트로의 전환도 생각 중입니다.”
“에밀리아, 니 생각은 어때? 이 시점에 콘서트가 맞는 거 같아?”
에밀리아는 슬쩍 나태희를 바라보곤 대답했다.
“…큰 문제는 없을 거 같아요. 구성이 빈약하다는 것도 사실 다른 가수 노래를 커버하거나 리메이크로 데려오면 되는 문제라. LUMINA와 노코노코걸즈 모두 대히트를 친 걸그룹이니 수요는 충분할 거예요.”
“흠. 그래?”
“그리고 단기적인 수입을 제외하더라도, 콘서트를 여는 것 만으로 인지도 상승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
뭐,
전문가들이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내가 이쪽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아니고.
“진행 해봐 그럼. 이왕 하는 거 확실하게 하고.”
“예. 대표님.”
예산은 문제 없다.
일단 들고 있는 현금이 많기도 하고, 조만간 고하얀과의 계약이 확정 되면 거액의 광고료가 들어올 예정이니까.
이 부분은 잘 협상해서 최대한 합리적으로 최대한 많이 뜯어 와야지.
“광고 건은 들었지?”
“네.”
“협상단 오면 최대한 뜯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뜯어.”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