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Scoundrel of a Chaebol Family RAW novel - Chapter (172)
재벌집 망나니가 되었다 171화(17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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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보고를 마친 뒤, 나는 남동구 경찰청을 방문했다.
이유는 구청장 폭행이다.
내가 두꺼비를 뒤지게 패는 장면이 생중계로 나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환한 건데, 제발 와달라고 사정사정을 해서 이렇게 시간을 잡았다.
장소도 내가 정할 수 있었는데,
굳이 남동구 경찰청을 고른 이유는, 추후 남동공단이 내 인천에서의 본거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리 약이라도 쳐둘 수 있으면 좋잖아.
“이야…. 왜 이렇게 커? 사람도 많고. 남동공단 때문이야?”
상공에서 내려다 보는데, 그 규모가 정말 남다르다.
주변에 있는 다른 것들이 다 꼬꼬마로 보일 정도로 본부 건물이 엄청난데, 그 와중에 주차장을 비롯해서 차지하고 있는 부지 자체도 어마어마했다.
“네. 위치가 위치다 보니 매년 지원도 많이 받고 예산도 상당히 크게 책정되는 편이거든요. 인력도 많이 투입 되고요. 자연스럽게 덩치가 커졌습니다.”
“으리으리하네 정말.”
그래놓고 수십 년 간 거대 갱단 소굴을 방치해두고 있었다니.
사실은 여기야말로 부패의 온상이 아닐까?
아니, 그렇잖아.
바로 앞에 남동공단 같은 게 떡 하니 있는데 이렇게 거대한 규모로 청을 만들어 놓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다면 그 이유가 뭐겠어.
“여기가 정말…. 엄청난 곳입니다.”
“그래?”
“제가 경찰로 있을 때에도 말이 많았어요. 안 좋은 건 다 여기서 배워 온다고.”
“호….”
“별명이 가장 부패한 경찰청이에요.”
“그건 별명이 아니라 그냥 대놓고 욕하는 거 아니냐?”
“그렇기도 하죠.”
“허 참.”
내 추측이 맞았나보다.
부패 경찰인 수아가 몸서리를 칠 정도면.
나야 뭐 나쁠 거 없다.
나 같은 인간에게 공권력의 부패만큼 좋은 건 없거든.
경찰의 방송 인도에 따라 본부 옥상에 마련된 AV 패드에 착륙했다.
문이 열리자마자 백설 등의 비서들이 먼저 밖으로 나가고, 나는 그녀들의 안내에 따라 느지막이 나왔다.
본부 옥상에 착륙했기 때문에 번거로운 기자들이나 그런 건 없었지만, 경찰 측에서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마중 나와 있었다.
대충 자켓을 잡아 펴고, 먼지 따위를 툭툭 치며 정리하고 있으니, 나와 있던 경찰들이 종종걸음으로 다가와 정렬했다.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도련님.”
우두머리로 보이는 젊은 여자가 대뜸 허리를 숙인다.
그러자 뒤에 있던 경찰들도 모두 깍듯하게 90도 인사를 박는데, 무슨 조폭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가장 부패한 경찰청….’
경찰청은 경찰국, 그러니까 경찰 본부의 바로 밑에 있는 조직이다.
경찰국 => 경찰청 => 경찰서 => 파출소
대충 이런 식이기 때문에, 경찰청이 모여서 대표를 뽑은 게 경찰국, 즉 본부라고 보면 된다.
다시 말해 경찰권력의 실질적인 집행집단이라 할 수 있다는 거지.
경찰국이 자랑하는 30만 대병력도 대부분이 각 구의 경찰청이 보유하고 있을 거다.
그 만큼 엄청난 권력과 힘이 집중된 곳인데, 그 조직의 간부들이 사업 몇 개 깔짝대는 도련님에게 90도 인사를 박고 있다.
물론 내가 고려 그룹의 장손이라는 사소한(?) 배경이 있긴 하지만, 얼핏 보면 상당히 괴리감 있는 장면이다.
“아유. 뭐 이렇게들 나오셨어. 내가 뭐 대단한 사람이라고.”
90도 인사를 박고 있던 여자가 두어 걸음 앞으로 나오더니, 다시 허리를 숙였다.
“남동구 경찰청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도련님. 청장 도윤정이라고 합니다.”
“아 그래요. 도윤정씨. 반가워요.”
손을 내미니 그녀가 두 손으로 꽉 붙잡았다.
엄청나게 저자세로 나오네.
‘그러고 보니 지금 경찰국장이 공석이었지.’
장경수가 뒤지고 나서 아직도 후계가 없다.
그래서 더 그런 건가?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권력의 힘을 빌어 위로 올라가려고.
이쪽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지금 경찰청장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타고타고 올라가서 좀 더 높은 자리를 노려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아닌가? 경찰청장이 더 나으려나? 실질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병력은 더 많을 거 아냐.’
뭐 아무튼.
“추운데, 들어가죠?”
“아, 예! 도련님!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녀가 황급히 허리를 들더니 주변에 있던 부하들에게 고갯짓을 한다.
그러자 경찰이 아니라 모델 내지는 아나운서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단아한 미모의 여자가 두툼한 목도리를 들고 다가왔다.
짧은 치마에 스타킹, 높은 하이힐까지 신고 있어서 눈요기가 제대로 된다.
거기에 또각거리는 소리까지.
엄청나네. 일부러 준비한 건가?
“혹시나 해서 준비해 봤습니다. 도련님.”
“아. 고마워요. 이런 대우는 또 첨이네.”
그녀가 내민 목도리를 대충 둘렀다.
딱히 그렇게 추운 편은 아니었는데, 그래도 사람 성의가 있으니까.
그러면서 슬쩍 그녀의 명찰을 봤다.
‘총경 김선아.’
예상 외로 상당히 높은 인간이었다.
“따라오시죠.”
“아 예.”
그녀의 씰룩거리는 빵댕이를 보며 걷는다.
‘그러고 보니 여자가 거의 7할은 되는 거 같은데? 여초인가?’
청장도 여자고.
목도리 건네 준 총경도 여자고.
아무래도 여긴 여자 밭인 거 같다.
그러면서 가장 부패한 청이라….
뭔가 머리 아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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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장을 폭행했다는 이유로 소환된 건데, 그에 관한 얘기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경찰청장과 목도리녀, 그리고 기타 여러 여간부들이 빵댕이를 씰룩 거리며 여기저기 구경을 시켜 주는데, 그 중에는 심지어 여자 숙직실이나 부지에 딸린 병력대기실처럼, 외부인의 출입을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곳도 있었다.
“지금 보시는 것이 바로 저희 남동구 경찰청의 자랑, 기동장갑전대입니다.”
커다란 운동장에 대충 5미터 정도 되어 보이는 이족보행형 로봇 스무 대가 주욱 늘어서 있다.
메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고, 그렇다고 슈트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기동장갑.
경찰에서 주요 사용하는 것으로, 탱크의 이족 보행 버전이라고 보면 편하다.
남동공단에서도 쓰레기를 얽어 만든 기동장갑이 포착 됐다고 하는데, 은근히 널리 쓰이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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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동장갑을 중심으로 묵직한 소총과 두꺼운 방탄조끼, 헬멧 등을 껴입은 경찰병력이 오와 열을 맞춰 늘어서 있었다.
수가 대충 천 명은 되어 보인다.
“유사시 제 직권으로 투입해 무슨 작전이든 수행할 수 있는 최정예 부대죠. 지금은 이렇게 일부만 전개해 있는데, 모든 병력이 늘어서 있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랍니다.”
“호. 그렇습니까?”
“도련님께서 지휘하신 남동공단 정화 작전에서도 저희 기동장갑전대의 활약이 있었습니다.”
“아~. 들었어요. 아주 훌륭하게 작전을 수행했다고.”
“알아주시니 보람이 있네요.”
거짓말이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다.
애초에 경찰 쪽은 본부가 직접 나선 거 아니었나.
그 특별머시기 어쩌구라는 거창하고 길쭉한 직책을 갖고 있던 남자가 와 가지고 작전 지휘도 하고 그러던데.
‘아니면 간부만 그쪽에서 파견하고 막상 병력은 여기서 나왔다던가.’
음.
그럴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후에도 경찰청 투어는 계속됐다.
대충 흘러가는 걸 보니 이 여자의 의도가 보인다.
‘자기를 포섭하면 이만한 병력을 마음껏 부릴 수 있다-, 뭐 이런 느낌인데.’
마치 면접을 보는 기분이다.
청장은 시종일관 ‘여긴 이런 것도 있고요, 이런 것도 할 수 있고요, 저기엔 저것도 있고요~.’이런 형태로 내게 이것저것 주입 시켰다.
‘뭐, 수사 받는 것 보다야 낫지.’
애초에 내 목적도 구경이나 한 번 해보자는 거였기에 나쁠 건 없었다.
게다가 다들 이쁜 여자잖아? 남자라면 거들떠도 안 봤을 텐데, 일단 눈요기가 되니까 불쾌할 것도 없다.
“쌔끈하네 다들.”
“예?”
“아,아니 화끈하다고요. 역시 이 경찰이야말로 화력! 화끈한 화력으로 범죄자들을 싸그리 쓸어야죠.”
“호호. 그렇죠?”
아 잡생각 하다 말이 헛 나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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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열은 남동구 경찰청장과 단 둘이 청장실에 남았다.
둘이 뭐 긴이 할 얘기가 있다는데, 수아는 왠지 대충 예상이 가는 것 같았다.
“어머, 우리 수아…. 아니 이제 실장님이라고 불러야겠죠? 임 실장님~?”
“아.”
적당히 복도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웬 여자가 말을 걸어왔다.
무열에게 목도리를 바쳤던 여자, 총경 김선아다.
겉으로 봤을 때는 정말 너무 예쁘고 참한 여자인데,
단정하게 올린 헤어에 작고 오밀조밀한 얼굴, 하얀 피부와 슬랜더의 정석 같은 호리호리한 몸매.
그러면서 가슴과 골반도 제법 있어서, 슬랜더가 취향인 남자라면 딱 원할 것 같은 그런 여자였다.
그녀가 또각 거리는 소리와 함께 다가온다.
“진짜 오랜만이다. 저 잊은 거 아니죠?”
수아가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설마 그럴 리가요.”
“정말, 처음 보고 어찌나 반가웠는지. 이렇게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저두요.”
“그것도 이런 형태로. 아~. 그때 정말 좋았는데. 우리 호흡 진짜 좋았잖아. 여자끼리 아둥바둥.”
지난날이 떠오른 수아가 피식 웃었다.
총경 김선아.
한때 임수아의 직속 상관으로서, 이 부패한 경찰 조직에서 생존하는 법을 알려 준 여자다.
“그랬죠. 아, 소식 들었어요. 약혼 하셨다고.”
“아~. 으응. 뭐, 그렇게 됐어요. 아무래도 나이가 나이다 보니…. 나도 좀 마음이 급해졌다고 해야 하나.”
“축하드려요. 식 올리면 청첩장 꼭 주세요. 무조건 갈 테니까.”
김선아가 손사레를 쳤다.
“에이~. 무리하지 않아도 돼요. 도련님 모시느라 바쁘실 텐데 어떻게.”
“그게 무슨 소리에요 섭하게.”
“그리구, 사람 일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거든요.”
“예?”
“약혼을 하긴 했는데…. 뭐랄까, 요새 좀 엇나가고 있다고 해야 하나? 좀 그래요. 시원치가 않아~.”
“?”
흠흠,
하며 목을 가다듬은 그녀가 은근슬쩍 수아에게 붙었다.
“그, 내가 듣기로 우리 실장님이 초기에는 경찰에 있으면서 동시에 비서직을 수행하셨다고 들었는데…. 맞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