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Scoundrel of a Chaebol Family RAW novel - Chapter (203)
재벌집 망나니가 되었다 201화(20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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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는 중화정상회담 개최 및 배상금 지급 거부 선언 등에 대해 대부분의 중화 인민들이 동의하는 줄 알고 있었지만, 실상 내부는 다른 양상이었다.
분명 분노가 쌓여 있기는 했다.
그러나 그것이 이렇게까지 급발진을 하면서 터져 나올 정도는 아니었던 것이다.
특히나 상하이 경제 동맹의 경우 막대한 배상금을 지불하면서도 경제적으로 가장 성공한 국가 중 하나였고, 여러 근거를 들어 ‘상하이는 한국과 고려 그룹 덕분에 성장한 거임.’ ‘애초에 한국 아니었으면 아직도 병신 같은 공산당 치하였음’ ‘사실상 민주주의비 내는 거 아님?’이런 식으로 한국 수혜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상황이었다.
그게 아니어도 대세는 최소 신중론.
외교를 통해 배상금 문제를 해결해 나가되, 되도록이면 한국과 고려 그룹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차근차근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리웨이 총리가 벌인 급발진은 국민적 지지를 받기에는 많이 힘든 일이었다.
이런 상황에 중화정상회담과 배상금 지급 거부 선언 등을 급하게 발표하였으니, 민심은 타올랐고, 고려 밀리터리스의 정체 모를 미사일이 상하이 앞바다에 터졌을 때는 그게 극에 달했다.
– 리웨이는 하야하라!
– 하야하라!!
– 국민 죽이는 역적은 물러나라!
– 물러나라!!
중화정상회담이 진행중인 포럼에 시민들이 들이닥쳐 시위를 벌인다.
내용은 국가위기를 촉발한 리웨이는 당장 하야하라는 것.
포럼 만이 아니었다.
이번 미사일 사태를 고려 그룹의 강력한 경고로 받아들인 시민들은 직장도 내팽개치고 거리로 뛰쳐 나왔다.
“예상보다 반발이 심합니다. 총리님.”
“…멍청하긴!”
리웨이가 책상을 쾅 내리쳤다.
도대체가 시류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이 대 상하이에 이렇게도 없었단 말인가!
이대로 있다가는 모두 말라 죽을 뿐인데!
중화이십국이 모두 상하이에 모여 거대한 리스크를 감수하고 하나의 중국을 외친 이유가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걸까.
“민혁당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총리님의…. 어설픈 움직임 때문에 조국이 위험에 처했다고…!”
“빌어먹을 한간(韓奸:한국에 붙어먹은 간사한 것들)놈들…!”
시민들의 반응을 아주 예상 못했던 건 아니었다.
상하이는 경제적으로 발달한 나라였고, 국민들은 경제적 피해에 아주 민감한 편이었으니까.
하지만 예상한 것에 비해 정도가 심하다. 많이.
아무래도 민혁당 놈들이 수를 쓰는 것 같았다.
“…이상하지 않나? 고려 놈들이 무려 우리 앞바다에 미사일을, 그것도 핵으로 추정되는 걸 떨어뜨렸단 말이다…! 그런데 그들을 규탄하긴 커녕 오히려 나를 탓하다니?”
“….”
리웨이는 얼굴에 의심을 떠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이 나라에…. 체제전복을 꿈꾸는 반국가세력이 존재한다는 보고가 맞는 말이었어. 고려의 종을 자처하는 한간놈들이 이 나라 곳곳에 들어가 있지 않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 아니겠나?”
그는 비상시를 위해 계획하고 있던 카드 하나를 만지작거렸다.
총비서는 표정으로 그의 의중을 알아챘다.
“…! 총리님! 그건,”
리웨이는 총비서를 무거운 눈으로 쳐다봤다.
“이미 저들의 작전은 시작됐네. 하나의 중국을 위해서는 혁명이 필요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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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6년 12월 23일 수요일.
중화이십국의 대응을 지켜보며 업무를 처리하던 나는, 밤 10시 30분 경에 충격적인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속보)상하이 총리 리웨이, 비상 계엄령 선포…국회 폐쇄.
무려 비상 계엄령.
삽시간에 전 채널이 뉴스로 도배 되면서 워닝이 떠올랐다.
“뭐야, 전쟁이야?”
와.
드디어 올 게 온 건가….
하긴.
앞바다에 미사일, 그것도 뭔진 모르겠지만 핵에 준하는 물건이 떨어졌는데 그냥 있을 수는 없었겠지.
근데 아무리 그래도 계엄령은 좀 쎄게 나오는데.
자신 있나?
“선전포고라도 하는 건가.”
이러면 계산이 좀 복잡해진다.
고려 그룹 입장에서도 경고가 제대로 안 먹힌 거니까 추가 대응을 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바로 전쟁이니까.
이제 막 사업을 확장하는 시기인데 하필 전쟁이라니.
“주인님, 저거 우릴 향한 게 아닌데요?”
“응?”
뉴스에서는 한창 리웨이 총리의 긴급 대국민담화가 방송되고 있었다.
실시간으로 번역되는 자막은 뭔가 이상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반국가세력의…체제전복 위협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와 하나의 중국을 수호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비상 계엄령을 선포한다고?”
그 외에도 뭐가 많긴 한데, 쉽게 말해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하고 언론과 출판을 통제하고 집회행위를 금지하는 등, 옛 중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얘기였다.
근데 그 명분이 이번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하는 게 아니고 내부의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와. 이게 다 뭐냐.”
대체 뭔 일이지.
이 상황에 뜬금없이 무슨 반국가세력이니 체제전복이니….
‘아닌가? 정확한 건가? 고려 그룹의 영향력이 뿌리 깊게 박혀 있을 거 아냐.’
그렇게 보면 또 맞는 거 같기도 하고….
그래도 얼탱이가 없어서 고민지에게 전화해 봤다.
그녀는 전화를 받자마자 툭 내뱉었다.
– 어. 나도 몰라.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 뉴스 보고 전화한 거 아냐? 상하이 비상 계엄령.
“맞아요.”
– …정보가 없었던 건 아닌데, 말이 돼야 말이지. 그래서 허위 정보로 여기고 씹었거든. 무슨 게임 스킬 쓰는 것도 아니고 딸깍으로 계엄령이 되겠냐고. 근데 돼 버렸네?
“….”
뉴스에선 한창 상하이 국회의사당 앞을 라이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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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양의 군용 차량이 줄지어 진입하고, 국회 직원 및 경비들과 씨름을 한다.
그 와중에 각종 군용 헬기와 AV들이 날아와 특수부대를 국회에 드랍했다.
뉴스에서는 신속한 속보 전달과 함께 계엄령이 떨어졌을 때의 국회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대충 재석 의원 과반이 동의하면 계엄령 해제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인데, 상하이의 의원들이 발칵 뒤집혀서 전원 국회로 달려오고 있다는 내용이 속보로 전달됐다.
‘근데 막아지려나?’
이미 국회는 군대에 의해 폐쇄된 상황.
그 누구도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이런 상황에 의원들이 국회로 간다 해서 안으로 들어가 표결까지 할 수 있을까?
맨 몸으로 어떻게 군인을 뚫지?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 거예요? 계엄 상태가 되면….”
– 어떻게 되긴. 오히려 일이 간단해졌어.
“?”
그 답은 머지 않아 알 수 있었다.
계엄군에 의해 삼엄한 경계가 이루어지고, 모두가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는 그때, 뉴스 화면이 상하이의 먼 상공을 조명했다.
무수히 날아오는 AV가 포착됐다.
속보)밀리터리스 상하이 지부 기업군, 의원 50여명 싣고 국회 진입 시도.
“뭣??”
무려 우리 밀리터리스의 군대가 상하이 국회의원들을 AV에 싣고 국회 드랍을 시도하는 것이다!
– 격추 시도하면 전쟁이야.
“와….”
– 계엄이면 어쩔 건데. 쏠 거야?
고민지의 시니컬한 비웃음은 그대로 적용 되었다.
호기롭게 선포한 계엄령이고, 이를 받들어 국회를 점거한 계엄군이었지만, 차마 밀리터리스 소속 AV를 격추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저, 지금은 비상 계엄령이 떨어졌고, 그 누구도 계엄군의 허락 없이 불순한 움직임을 할 순 없다!
라는 말을 반복할 뿐이었다.
물론, 밀리터리스는 이 경고를 가볍게 씹었다.
어어? 하는 순간 AV들이 국회의 영내로 진입하고 착륙한다.
계엄군은 그대로 AV를 빙빙 둘러쌌고, AV에서 우르르 쏟아져 나온 기업군이 그들과 대치했다.
일촉즉발의 상황.
그때 멀리서 날아온 AV 한 대가 그대로 몸통 박치기를 하며 국회 건물을 부수고 본회의장까지 돌진했다.
현장에 나가 있는 무수한 기자들과 외신들이 혼비백산하면서 카메라가 마구 흔들렸다.
“이게 영화야 현실이야.”
– 원래 현실이 더 드라마틱한 거 모르냐
고민지는 키득거리다가 바쁘다면서 전화를 끊었다.
“국회 내부 상황은 안 나오나?”
“잠시만요.”
수아와 팀장들이 바쁘게 손을 놀리며 자료를 찾아 보다가, 곧 승희가 채널 하나를 찾아 TV에 띄웠다.
국회 안으로 돌진한 AV에 타고 있던 의원이 실시간 스트리밍을 하는 거였다.
“대충 20명 들어갔네. 턱 없이 부족하잖아?”
상하이 의회의 의원 수는 총 500명으로, 250명 이상이 착석해서 계엄 철회를 표결하고 찬성해야 한다.
즉, 지금으로서는 택도 없는 상황. 안에 들어간 의원들도 간절한 얼굴로 호소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때였다.
“어? 뚫린다.”
밀리터리스 기업군이 의원들을 호위한 채로 계엄군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고려 그룹의 군대니까 상대하기 껄끄러운 것도 있겠지만, 그걸 감안해도 좀 과하게 밀리는 감이 있었는데, 이제 보니 계엄군도 최대한 밍기적거리며 대충대충 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속수무책으로 밀리고 결국 뚫려버린 거지.
한 번 혈이 뚫리자, 그 뒤로는 일사천리였다.
밀리터리스 기업군은 계속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의원들을 날랐고, 뚫린 경로를 통해 국회 안으로 들여 보냈다.
계엄군은 차마 그 경로를 끊을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교전을 해야 했고, 그럼 밀리터리스, 나아가 고려 그룹과의 전쟁이 시작될 테니까.
나중에는 국회 상공에 밀리터리스의 기사단이 출격해서 12대의 메카가 에너지 윙을 펼친 채 상공에 전개하는 장관도 연출됐다.
이 시점에 이미 전력적으로 계엄군이 열세에 빠졌기에 그들의 사기는 더욱 떨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속보)상하이 국회, 324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 155분 만 비상계엄 즉시 무효화
리웨이 총리의 비상 계엄령 선포가 국회의 요구로 인해 무효화 되었다.
뭐, 리웨이 총리가 그 요구를 수용하는 절차가 남아 있긴 하지만, 일단 법적으로는 사실상 무효화 됐다고 봐도 된다.
이후 약 3시간 뒤, 리웨이 총리가 초췌한 몰골로 나와 국회의 요구를 수용했고, 비상 계엄령은 공식적으로 해제 되었다.
– 고려 밀리터리스가 상하이의 민주주의를 지켜냈습니다!
– 하나의 중국을 외치는 것들은 모두 독재자입니다!
– 어떻게 시민을 향해 총을 겨눌 수가!
매년 알차게 배상금도 뜯어 내고 상하이 앞바다에 상쾌하게 미사일도 떨궈 준 밀리터리스였지만,
오히려 상하이의 민주주의를 수호해 준 영웅이 되었다.
“이게 무슨 전개냐 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