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Scoundrel of a Chaebol Family RAW novel - Chapter (208)
재벌집 망나니가 되었다 207화(208/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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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남동공단 복구 지휘소는 여기 도윤정 청장님이 직접 지휘하실 겁니다.”
“….”
광석진의 얼굴은 아침부터 얼어 있었다.
딱 나를 볼 때까지만 해도 그리 나쁜 표정은 아니었는데, 내 뒤를 쫄래쫄래 따라 다니는 도윤정을 보자마자 그런 얼굴이 됐다.
그리고 도윤정이 직접 현장 지휘를 맡을 거란 말을 들었을 때는 더더욱.
‘역시 감정이 남아 있나.’
하긴.
미녀를 타입별로 얼마든지 따먹을 수 있는 나도 이렇게 중독되는 게 도윤정의 몸인데, 잊기는 쉽지 않겠지.
“…저희 본부의 병력은 제가 책임자입니다. 아무리 청장님이라 해도 임의로 지휘권을 넘겨 드릴 순 없습니다.”
“또 뻣뻣하게 구시네. 도련님께서 계시니까 그나마 우리가 이렇게 마주 앉아 있을 수 있는 거지, 원래라면 말도 안 되는 거 알죠?”
“….”
도윤정이 한쪽 입꼬리를 올리고는 손가락으로 광석진과 본인을 지목했다.
“당신이랑, 나랑. 두 계급이나 차이가 나는데.”
“….”
“알다시피 우리 땐 이런 일 없었잖아요~. 두 계급이 뭐야. 두 달만 차이나도 91도로 허리 숙이고 그랬는데.”
“….”
광석진은 대꾸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분노 지수가 올라가는 게 눈에 보였다.
“예. 확실히 청장님께서는 저보다 두 계급이나 높으시죠. 그런 분께서 왜 이런 험한 현장에 직접 등장하셔서, 그것도 매일 같이 지휘를 하시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군요. 좀 더 큰 힘과 책임이 필요한 업무가 많이 있지 않습니까?”
“그건 차장에게 맡기고 있어요. 그리구 우리 남동구에 지금 이것보다 큰 일이 어딨다구? 여기가 정상적으로 복구가 되고 안정화가 돼야, 우리 남동구의 안전이 지켜지는 거예요. 그러니 내가 직접 나서야지.”
둘은 여전히 내가 한 마디 하면 지들끼리 열 마디를 주고 받는다.
“아니 잠깐, 광진석 특별참가관님.”
“…광석진입니다.”
“금요일에 왔을 땐 같이 하자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제가 청장님을 설득해서 남동구 경찰청의 병력을 이곳에 파견하겠다는 약속과 더불어 청장님께서 친히 지휘까지 하시겠다는 그 결단을 받아온 건데, 갑자기 말이 바뀌시니 좀 당황스럽군요.”
“….”
그는 잠시 말을 고르는 것처럼 입을 달싹이더니, 눈을 꾹 감으며 말을 시작했다.
“그건, 말 그대로 ‘함께’ 하는 걸 말씀 드리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모든 지휘를 청장님께서 하시겠다는 건 함께 하는 게 아니죠. 저희 본부 병력까지도 이용하시겠다는 거 아닙니까?”
“아니 그럼, 내가 있는데 우리 애들이 그쪽 지휘라도 받아야 한다는 거예요?”
“그게 아니라, 서로 각자의 영역을 정해서 각자가 알아서 하는 게 맞다는 겁니다.”
“왜애? 내가 있는데?”
“아니 그,”
광석진이 깊이 빡친 얼굴로 의자에 등을 기댄다.
그리고는 한 템포 쉰 뒤에 다시 말을 이었다.
“자, 확실하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는 임의로 지휘권을 넘길 권한이 없습니다.”
“연락해 봐요 그럼. 혹시 모르잖아.”
“….”
광석진은 답답한 얼굴로 수성하고, 도윤정은 이죽거리며 찔러댄다.
사실 이건 내가 주문한 거다.
둘이 투닥 거리는 게 보고 싶었거든.
비록 다투는 거라 해도 이 또한 감정이 부딪히는 거다.
의외로 굉장히 거리감이 가까운 감정이란 말이지.
조금이라도 미련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계속 가깝게 부딪힌다면?
‘불씨가 다시 되살아나는 거지.’
안 그래도 하루 종일 근처에서 생활하게 생겼는데, 그 와중에 이렇게 뜨겁게 의견을 주고받기까지 한다?
열 받겠지.
답답하고.
하지만 그만큼 신경 쓰이게 될 거다.
더군다나 도윤정의 맛을 알고 있는 전남친이라면 더더욱.
“후우…. 알겠습니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하, 본부에 전달하도록 하죠.”
“지금 나랑 도련님 앞에서 한숨 쉰 거예요?”
“한숨도 제 마음대로 못 쉬는 겁니까?”
“어머? 이것 좀 봐? 언제 이렇게 건방져졌대?”
“….”
“석진씨.”
“!”
“우리 옛날에 뜨거웠던 시절 아니잖아. 서로 예의는 지킵시다?”
“…예. 죄송합니다.”
이를 가는 듯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는 그와, 내가 다 얄미운 감정이 들 정도로 꼴 받는 표정을 짓는 도윤정. 그 와중에 또 예쁜 게 포인트다.
‘왤케 잘 긁어.’
태생이 악녀인가.
찰지네 진짜.
“이만 일어나죠 도련님. 나눌 얘긴 끝난 거 같아요.”
“그럽시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윤정과 광석진도 일어난다.
“금요일에 말씀 드렸던 건 잊지 않으셨겠죠? 나오는 물건들을 되도록 저희 복구 사무소로 보내주기로 하셨던 거 말입니다.”
“예. 이미 전달했습니다.”
“그렇군요. 협조 감사합니다.”
적당히 인사를 마치고 컨테이너 밖으로 나간다.
그러면서 도윤정을 에스코트 하는 척 하면서 은근슬쩍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가시죠.”
“어머, 제가 해야 할 일을.”
“청장님이 하실 일은 따로 있습니다만?”
슬그머니 그녀의 윗엉덩이를 터치하고 다시 올라온다.
“아이 참, 다른 사람도 있는데….”
도윤정이 내 품으로 파고 들었다.
‘분명 보고 있을 텐데. 아무 말 안 하나?’
뒤통수로 시선이 꽂히는 게 느껴진다.
물론 광석진이다. 우리 뒤엔 걔 밖에 없으니까.
“…두분, 오해 받기 쉬운 행동은 자제하심이…좋을 것 같습니다만.”
“오해? 아아. 뭐, 상관 없습니다. 제가 고작 오해 따위에 타격 받는 사람은 아닌지라.”
“….”
대충 대꾸해주고 복구 사업소로 향했다.
도윤정은 가는 내내 보란 듯이 내게 안겼다.
마치 광석진을 도발이라도 하는 것처럼.
“진짜 악질이다 너.”
“주인님께서 원하시던 거 아닌가요?”
“글쎄?”
은근한 시선을 주고 받으며 복구 사업소에 도착한 우리는, 당연하다는 듯이 딸린 방으로 들어가 떡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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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으…. 자제하겠다고 자제하는데 쉽지가 않네.”
기지개를 펴며 나왔다.
마침내 도윤정이라는 초 경력직 걸레녀를 완전히 넉다운 시켰는데, 그만큼 나도 지쳤다.
“…진짜 좋으신가봐요. 주인님 이렇게 빠지신 거 오랜만이에요.”
“그러게. 슬슬 빠져 나와야지.”
진짜 마의 육체다.
이 정도는 돼야 걸레 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
물론 개소리지만.
‘매일은 아니고 종종 오자 종종. 며칠에 한 번 와서 딱 두어 번만 먹고 가는 거야.’
그 정도만 해도 광석진이 충분히 냄새를 맡을 거고, 정말로 그가 도윤정에게 마음을 품고 있다면, 언젠가 그에 상응하는 반응이 튀어 나올 것이다.
그럼 나는 그걸 즐기면 된다.
‘아, 이렇게 말하면 너무 쓰레긴가.’
근데 뭐,
아주 이상한 짓을 하는 것도 아니잖아?
도윤정 내꺼 맞고.
내꺼랑 내가 떡을 치든 뭘 하든 그건 내 자유고.
남동공단 복구 사업이 가장 중요한 일인 것도 맞고.
그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면 청장이 직접 지휘해야 하는 것도 맞고.
문제될 건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이거 때문에 감정을 막 세게 드러낸다면 그놈이 문제인 거지.
– 지잉.
그렇게 재밌는 상상을 하고 있을 그때,
문자가 왔다.
고민지다.
– (사진)
“…사진 하나 띡 보내는 거 보니 또 심심해졌나 보네.”
상하이의 리웨이가 자멸하면서 자연스럽게 고민지도 업무 지옥에서 해방된 느낌이다.
그렇다고 안 바쁜 건 아니지만 저번처럼 문자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시간이 없지는 않았다.
그래서 종종 톡을 나누는데, 이렇게 뜬금없이 사진을 보내온다는 건 심심하다는 의미다.
– 새 옷인데 어떰?
– 이번 가족 모임에 입고 갈까 하는데
– ㅋㅋㅋㅋ
미리보기로 그녀의 메세지가 교체되면서 지나간다.
옷?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뻘글일 줄 알았더니 갑자기 무슨 일이래.
‘가족 모임 때문에 그런가? 그런 걸 신경 쓸 타입은 아닌 거 같았는데.’
들어가 봤다.
“아이씨.”
보자마자 튀어 나오는 욕.
어쩔 수가 없는 게, 디자인이 진짜 말이 안 된다.
– 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얔ㅋㅋ
– 왜 한숨이야
– 이거
– 디자인한 사람이
– 니 반응 보면 어람나 상심하겠냐
– 얼마나
– 사과해라
– 사과는 뭔
– 좆같은 거 올려 놓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말 그대로 좆같은 거다.
아주 사실적으로 인쇄된 자지가 떡하니 셔츠 앞면에 박혀 있는데, 그 와중에 또 모델까지 써가지고 그럴 듯하게 포즈를 잡고 있다.
심지어 모델 가슴이 커가지고 그 덩어리 사이에 자지 그림이 끼게 되는데, 마치 파이즈리를 하는 거 같았다.
– 야
– 너무 싫어하지 마
– 이거 니 자지야^^
– 님
– 진짜
– 정신병있음?
– 뭐?
– 아 ㅈㅅ
– 나도 모르게 본심이
– 씨발새끼가
– 말 개심하게 하네
– 넌 내가
– 정신병 있느 ㄴ년으로 보이냐?
– ….
솔직히….
좀 그렇긴 하지?
– 말 해 새낑
– ㅑ
– 말하라고
– 누님
– 사람을 그렇게
– 겁박하는 것ㅇ느
– 좋지 않습니다
– 지랄
– 너
– 내가 얼마나 미친년인지 모르지?
아니 지가 말하고 있구만
미친년이라고.
– 어엉~ 그래.
– 니가 아직
– 기억이 덜 살아났나 본데,
– 이 고민지를 아주 좆밥으로 보네
– 나 이거 진짜 입고 간다?
– ….
본인 손해 아닌가.
– 네.
– 네??
– 꼭 입고 오셈.
– ….
– 진짜 꼭 입어
– 안 입으면 실망이야
– …하.
– 어이없네 ㅋㅋㅋㅋ
– 왜 어이가 없어
– 누나가 입고 온다며
– 입어야지 그럼
– 어쩌겠어
– 한낱 막내에 불과한 제가
– 어떻게 고민지 누님의 말을 거역하죠?
– 앜ㅋㅋㅋㅋㅋ
– 진짜 개패고 싶네 고무열
– 존나 때리고 싶다
– 아
– 폭력 반대
– 넌 진짜 언젠가 존나 얻어 터지든
– 존나 따먹히든
– 둘 중 하나느 당할 줄 알아라
– 제발 누님
– 허접보지 주제에
– 허세 부리지 마세요
– ㅋㅋㅋㅋㅋ
고민지는 톡으로 연신 쪼갰다.
그리고 그걸 끝으로 더는 톡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