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Scoundrel of a Chaebol Family RAW novel - Chapter (235)
재벌집 망나니가 되었다 235화(235/243)
24.요트에서 생긴 일
슬그머니 톡방으로 들어가 내용을 살펴 보았다.
들어오기 전 표기로는 +300이라고 되어 있었지만, 얼추 500통 이상은 와 있는 것 같았다.
고민지랑 나의 개인톡이니 그녀 혼자 이렇게 떠들었다는 건데…. 부재중 통화 392통도 그렇고 살짝 무서운 대목이다.
‘그러고 보니 고민지 특성에 집착이 있었지.’
하긴.
그 정도는 되니까 원작에서 고무열을 납치감금했겠지….
‘너무 많이 깝치면 안 되겠다.’
적당히 조율하며 놀릴 것을 다짐하며 내용을 살핀다.
다행히 엄청나게 심각한 내용은 없었다.
평소에도 자주 듣던 욕설과 뻑큐 도배, 그리고 두고 보자는 말들.
지금까지 별 일이 없는 걸 보면 그냥 그날 잠깐 빡쳐서 뱉은 말이거나, 아니면 스케일을 키우거나 둘 중 하나 같은데, 후자면 좀 무서워지니 이 쯤에서 풀어줘야 할 것 같다.
– 님.
조심스레 톡을 남긴다.
평소였다면 바로 답이 왔을 텐데, 읽음 표시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흠. 너무 놀렸나.”
몇 번 더 보내본다.
– 님.
– 누님
– 누나
답은 없었다.
읽음 표시도 없다.
여기에 계속 매여 있을 수는 없으니 일단 일을 하면서 기다려 보기로 한다.
답이 온 건 그로부터 대략 1시간 뒤였다.
–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짤막한 문장.
어디 영화에서 나왔던 것 같은 말을 남긴다.
– 누님
– 모욕감이라뇨
– 제가 감히 어떻게
– ㅋㅋㅋㅋ
– 노래 아주
– 잘 하더라?
– tv에 나가서
– 전 국민 대상으로
– 노래해도 되겠어
– 음원 발표라도 해볼래?
– 내가 투자해줄게
– ㅋㅋㅋㅋ
고민지는 나를 잔뜩 비꼬았다.
하지만 무단으로 잠수를 타고 톡 500통, 전화 400통을 씹은 것 치고는 온화한 반응이었다.
물론 그게 폭풍전야일 수도 있다.
– 고하얀이랑 고선율
– 그 두 계집이
– 존나 사재기하는 한이 잇더라도
– 앨범 다 사줄 테니까
– 걱정으 ㄴ하지 말고^^
– 그러면 누님
– 저랑 같이 작업하시죠
– 누나가 코러스 넣는 걸로
– ㅋㅋㅋㅋㅋㅋㅋㅋ
고민지는 한참 쪼개다가
– 미친 새끼가 돌았나
– 뒤질라고 진짜
– 나한테 모욕을 준 대가는
– 아주 톡톡히 받아갈 테니까
– 그렇게 알고 있어
– 두려움에 떨고 있어라
– 죄송합니다 누님
– 장난이었습니다
– ㅗ
그렇게 중2병스러운 말을 남기고는 더 이상 톡을 하지 않았다.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고, 단톡방에서 호출해도 나오지 않았다.
“흐음.”
대충 좆된 거 같긴 한데 어떤 식으로 조져질지 모르니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감이 안 잡히네.
단톡방에 올려 봤다.
고민지가 볼지도 모르지만, 뭐 상관 없다. 오히려 내가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점수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고하얀 : 너무 신경 쓸 거 없어. 원래 속 좁은 애라 지가 먼저 시비 걸고 지가 먼저 화나고 지가 먼저 삐졌다가 지 혼자 풀리는 년이야.
고하얀 : 마음 써 줄 하등의 가치가 없다는 뜻이지.
고하얀 : 그런 애한테 집중하지 말고, RK-77 유통에 좀 더 신경 써 줬으면 좋겠는데. 전에 평양 공장에 방문했다며? 관련해서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 아무래도 실무자들끼리는 미리 연결이 돼 있어야 하니까. 우리가 직접 만나기 전에 이쪽으로 얘기가 트여 있으면 훨씬 효율 적이야.
고선율 : 직접 만나…?
고선율 : 둘이 직접 만날 거야?
고하얀 :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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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얀 : 사업차 할 얘기가 있어서. 근시일 내로 만나기로 했어.
실제로는 며칠 안 남은 이번주 토요일이지만, 그녀는 구체적인 일정은 말하지 않았다.
고선율도 더 이상 깊게 들어가지는 않았고.
고선율 : 나도
고선율 : 무열이랑 같이 미술관에 가기로 했는데
고선율 : 생각해 보니 사업으로도 연계할 수 있겠네.
고선율 : 무열이는 엔터사업 위주로 하고 있으니까.
고선율 : 데리고 있는 연예인들과 연동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아.
고하얀 : 그래 뭐. 그건 알아서 하시고
고하얀 : 아무튼, 우리 먼저 얘기를 좀 해두는 게 좋을 거 같아서 하는 말이야.
음.
나도 동감이다.
어쨌든 RK-77이 활성화 되고 또 다른 RK시리즈 발매가 순조롭게 이어져야 나중에 RK-99를 등장시켰을 때의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을 테니까.
고무열 : 제가 전화 드릴게요.
쉽게 수긍한 나는 바로 시간을 내 고하얀에게 전화했다.
그녀는 어느때 보다도 시시콜콜한 잡담이 많았다.
스몰 토크라고 하지 보통? 그런 것들을 하다가 본론으로 넘어가는데, 그 본론도 뭔가 진짜 본론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
하여튼 꽤 오랫동안 통화를 하다 끊었는데, 대뜸 고민지로부터 톡이 왔다.
– 심판의 날
“?”
영문을 알 수 없는 소리였다.
뭐 다른 말이라도 남겼나 해서 들어가 보면, 없다.
그냥 저 한 마디만 달랑 남겨놓고 있다.
“…뭔 짓을 하려는 거냐 대체.”
흐으.
고민지 정말.
다루기 쉽지 않네.
+++
2077년 1월 16일 토요일.
대망의 날이 밝았다.
무려 고하얀과 슈퍼 요트 데이트를 하는 날.
뭐 엄밀히 말하면 사업 차 만나는 거긴 한데, 그래도 사람 일이라는 게 알 수 없는 거잖아?
게다가 요트 안에서 만나는 거라고. 저런 엄청난 놈 안에서 얘기하는데 딴 마음이 생길 수도 있지. 다름 아닌 고씨인데.
‘2박3일 일정이기도 하고.’
하루만 있는 것도 아니다.
고하얀이 데리고 오는 주얼 관련 실무진과, 내가 데리고 있는 RK관련 실무진이 만나 2박3일 동안 슈퍼 요트에서 열띤 토론과 회의를 할 예정이다.
나랑 고하얀은 최종 결정권자로서 현장에 있는 거고.
당연히 그동안 요트는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
2박 3일 동안 대한민국 서해안을 따라 내려갔다가 다시 내 섬으로 돌아오는 일정을 가질 거다.
이게 뭐 딱히 의미가 있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그냥 가만히 두기 뭐해서 짜둔 일정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요트인데 바다 위에서 움직여야지. 가만히 있을 거면 그게 그냥 별장이랑 다를 게 뭐냐.
“흐음, 괜찮은가?”
고하얀을 맞이하기 위해 특별히 스타일에도 신경 썼다.
아무래도 고하얀은 정갈하고 깔끔하고 우아하고 엘레강트하고 하여튼 그런 것들을 좋아하는 거 같으니까, 옷차림이나 헤어스타일에도 신경을 써야지. 면도도 물론 제대로 하고.
“완벽합니다. 주인님.”
비서들의 평가를 받으며 전신 거울 앞에서 대략 20분 정도 관리를 받으니, 내가 봐도 나쁘지 않은 수준에 도달했다.
이 정도면 어디 가서 꿀릴 일은 없어 보인다.
또각 또각.
“주인님, 하얀 아가씨께서 인천 상공을 통과하고 계십니다. 앞으로 3분 내로 본섬에 도착하실 예정입니다.”
“음. 좋아.”
마무리 하고 그녀를 맞이하러 나간다.
인공섬 한 켠을 큼지막하게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요트를 향해 무수한 비서들과 직원들을 이끌고 걸어 나간다.
슈우우웅.
하늘을 가로지르는 굉음.
고하얀의 AV다.
“후. 드디어인가.”
고하얀.
내가 2번이나 만남 신청을 하였으나 모두 까였던 여자.
그 이후로 간신히 친해져서 이제는 제법 얘기도 나누게 된 여자.
‘그리고 고무열이 음료에 정액을 타다 걸린 여자.’
헝클어져 있던 관계를 나로 하여금 재정립할 시간이다.
“아…! 주,주인님!”
“?”
도크 근처의 AV패드로 가서 막 하강하는 고하얀의 AV를 보고 있는데, 수아가 인이어를 만지며 다급한 얼굴로 말을 걸어왔다.
뭔가 안 좋은 일이라도 생겼나?
“그…. 미,민지 아가씨께서 지금 오고 계시다고….”
“…응?”
뭐라고?
잘못 들었나?
치이익.
착륙한 AV의 문이 열리고, 고하얀이 내린다.
분명 업무차 만나는 것이고, 또 추운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옷차림은 마치 파티에 참석하는 여인 같았다.
그만큼 그녀도 오늘의 만남을 신경 쓰고 있다는 얘기일 텐데….
문제는 그 만남에….
슈우우웅 – !
고민지가 묻게 생겼다는 것이다.
“…오랜만…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이른가? 반가워 무열아.”
차가운 공기 탓인지, 살짝 불그스름한 홍조를 안고 내게 인사하는 고하얀은, 오늘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는 걸 굳이 숨기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못 숨기는 건가? 그냥 은연중에 드러나는 느낌이다.
마음 같아서는 나도 같은 기분을 느끼며 반겨 주고 싶긴 한데….
“그…. 누님, 반갑습니다. 정말 반갑긴 한데….”
“?”
안절부절 못하는 내 얼굴을 보며 고개를 갸웃하는 그녀.
그러나 곧 그녀도 이유를 알게 되었다.
멀쩡한 AV패드 놔두고 노골적으로 고하얀의 AV 바로 옆에 착륙하는 AV.
고하얀의 눈쌀이 찌푸려지고, 그녀의 비서들이 그쪽으로 우르르 몰려간다.
항의를 하기 위함인 것 같다.
하지만 문이 열리고 한 여인이 튀어 나오자, 달려갔던 비서들은 일제히 얼음이 되었다.
“동작 그만~!”
맨 앞까지 다가왔다가 얼어 붙은 비서를 발로 차서 넘어뜨리고, 어어어 하며 뒤로 물러나는 사람들을 서슴없이 밀치며 등장한다.
“고민지…! 니가 왜 여기있어?”
“고무열 참교육하러 온 건데 막상 와 보니까 와~.”
고민지가 개선장군마냥 걸어와서는 시원한 미소를 걸쳤다.
참고로 그녀는 패딩+레깅스 패션이다.
“동물의 왕국이 있었네~? 뭐냐 그 옷차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