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Scoundrel of a Chaebol Family RAW novel - Chapter (24)
재벌집 망나니가 되었다 23화(2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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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밤이 되기 전, 현주는 돌려 보냈다.
아직 주중이기도 하고 어차피 내일이 토요일이라 또 올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첫날이잖아?
너무 막 몰아붙이기만 하면 숨 막혀 죽는다.
“수아야, 아까 찍은 거 보여줘봐. 은미 너도.”
“아, 여기요.”
“네. 도련님.”
수아와 은미가 촬영한 영상을 재생했다.
현주가 옷을 벗는 장면부터 찍었는데, 알몸 도게자를 하고 난 뒤부터는 확실하게 시점이 갈렸다.
수아는 그대로 정면에서 현주를 찍었고, 은미는 나를 따라오면서 살짝 대각선 후방에서 찍었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날 따라온 은미의 영상이었다.
특히 막 현주의 뒤로 돌아갔을 때, 줌을 당겨서 보지와 항문을 큼지막하게 담은 건 정말 센스있는 부분.
이후 내 자지가 보지를 마구 쑤시는 장면과, 앞으로 돌아가서 입보지에 마구 박아대는 씬도 찰지게 담았다.
“둘 다 내 얼굴 안 나오게 잘 찍었네.”
“혹시나 해서요.”
역시 경찰 팀장과 국정원 스파이 다운 판단력이다.
내 비서가 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내 의중을 파악해서 찰떡지게 움직인다.
“윤하영 기자 폰 번호 알지?”
“네. 그런데 김동기 폭로 영상의 시청자라 폰은 망가졌을 거예요. 이 영상을 보내실 거라면 이메일로 보내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그럼 이메일로 쏴. 자기가 한 일의 결과가 어떤 건지 알아야지.”
경고의 의미도 있고, 반 쯤 기대하는 마음도 있다.
이 정의감 넘치는 기자님께서 과연 이 영상을 받고 어떤 반응을 해올지….
일단 정의 타령 하는 사람들은 보통 선한 편이니까 자기 때문에 팀장이 알몸 도게자에 강간까지 당했다는 걸 알게 되면 충격이 상당할 것이다.
그리고 분노하겠지.
영상의 주인공인 날 어떻게든 찾아 법적 처벌을 받게 하려 할 수도 있다.
‘아니면 겁을 집어먹고 타락하거나.’
어느 쪽이 됐든 볼만한 일이다.
“제 것도 보낼까요 도련님?”
“당연히 둘 다 보내야지.”
“좀 많이 적나라한 영상이라….”
“그래서 보내라는 건데? 은미 너는 수아한테 보내고, 수아가 윤하영 기자한테 보내.”
“…알겠습니다.”
“네. 주인님.”
자, 과연.
정의로운 기자님께선 어떻게 나오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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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윽…. 아오, 머리야….”
허탈감에 술을 퍼마시다 간신히 잠에 들었던 하영은 점심이 될락 말락할 즈음에 눈을 떴다.
천장을 바라보며 몸을 뒤적 거리다가 대략 10여분 뒤에 좀비처럼 일어난다.
일어나자마자 하는 건 노트북 부팅.
좁아터져서 이동거리가 극히 짧다는 건 이 낙후된 원룸의 얼마 없는 장점이었다.
“이딴 게 월세 120이라니. 하….”
부팅되는 동안 간지러운 몸을 긁적이며 방을 둘러본 그녀는 입을 쩝쩝대며 신세한탄을 했다.
도대체가 이 나라는, 이 도시는 어떻게 돼먹었길래 이딴 쓰레기 같은 원룸이 월 120만원을 받는 걸까.
근본부터 잘못된 게 아니고서야 이럴 수는 없다.
“하여간 부동산으로 돈 버는 새끼들은 다 조져야된다니까.”
하품을 하며 브라우저를 열고 레인보우 미라클을 검색했다.
역시나 김동기가 했던 폭로 관련 이야기는 단 한 줄도 없었다.
“세상이 쓰레기 천지야….”
푸후, 하며 한숨을 내쉬고 레인보우 미라클 홈페이지에도 들어가 본다.
회사 임직원 소개란에 김동기 총무가 삭제되어 있다.
“…죽었을까? 이 사람.”
그의 실시간 방송이 중간에 끊겼기에 소식을 알 수는 없다.
그렇다고 따로 보도가 나온 것도 아니고.
현장에 있었다면 그의 최후도 알 수 있었겠지만, 그녀는 그렇게 운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혹시나 해서 김동기 총무로 검색을 해보면 역시나 나오는 정보가 없다.
죄다 동명이인에 관한 이야기들 뿐.
마치 김동기라는 사람이 세상에서 삭제된 듯했다.
그래도 레인보우 미라클 정도 되는 회사의 총무를 지냈다면 뭔가 흔적이라도 남아야 하는 게 정상 아닌가?
“무섭네~. 무서워.”
도대체 이 사건의 뒤엔 누가 있는 걸까.
누구길래 이렇게 한 사람을 말끔히 지워버릴 수 있는 걸까.
혀를 차며 이메일을 열었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 여기저기에 메일 주소를 뿌리고 다녔기에 그녀의 메일통은 항상 수십 통씩 메일이 쌓였다. 매일 확인해도 다음날이면 그 정도가 쌓인다.
오늘도 어김없이 여러 제보겠거니~ 하며 메일을 뒤지던 그때, 그녀는 ‘대가’라는 제목의 메일을 발견했다.
“대가? 뭐야 이건.”
보통 무언가를 제보한다거나 하는 메일이면 ‘안녕하세요 ~~의 실태를 제보합니다.’ 라거나 ‘~~를 알려드립니다.’ 같은 문장이 들어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고작 단어 하나?
“첨부파일도 있고….”
상당히 수상쩍다.
그녀는 일단 브라우저를 전부 내리고 강력한 보안 기능이 있는 토이 브라우저를 열었다.
그리고 다시 메일로 들어가 ‘대가’라는 메일의 첨부파일이 안전한지 아닌지 검사를 돌린 뒤에 ‘safe’판정이 나오자, 그제서야 클릭해 들어갔다.
“….”
텍스트는 없었다.
‘대가’라는 제목과 첨부된 2개의 동영상 파일만이 있을 뿐이었다.
“일단 바이러스나 악성코드는 없으니까….”
바로 다운.
누가 장난으로 스너프 필름 같은 걸 보냈을 수도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한다.
딸깍.
– 신미래 일보 사회 1부 팀장, 서현주입니다.
“어…? 티,팀장님…?”
그녀가 반사적으로 영상 재생을 멈췄다.
갑자기 여기서 왜 팀장님이 나온단 말인가?
게다가….
“…어제 입었던 복장이잖아.”
팀장 서현주는 의문의 전화를 받은 뒤 반차를 내고 퇴근했다.
“….”
급격히 불안한 마음이 든다.
의문의 전화.
의문의 메일.
그리고 팀장이 등장하는 영상.
하영의 손이 조심스레 스페이스바를 눌렀다.
– 부하 관리를 하지 못해 도련님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사죄 드립니다….
영상 속 팀장이 자켓의 단추를 하나 둘 풀기 시작했다.
“어,어어…??”
그리고 이어 블라우스도 벗고,
치마까지-,
“이게…. 뭐야…?”
느릿하지만 확실하게 옷을 벗으며 기어이 전라가 된다.
커다랗지만 보기 좋게 모양이 잡힌 가슴의 젖꼭지도,
수북한 털 밑으로 얼핏 보이는 보지도, 가리지 않는다.
잠깐 가렸던 적이 있으나,
– 손 치워.
의문의 남성이 하는 말에 팔을 내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더 충격적인 행동.
그녀는 벗었던 모든 옷을 가지런히 개어 옆에 정리한 뒤,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남자가 움직였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촬영자도 같이 움직였다.
화면은 곧 팀장의 뒤로 가 그녀의 은밀한 부위를 확대해서 보여주었다.
그리고….
– 푸우욱!!
남자의 자지가 팀장의 보지를 비집고 들어갔다.
이후 시작되는 무자비한 강간.
– 아아아악!!
하영은 영상을 끌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입을 틀어막았다.
너무나 충격적인 영상이었다.
“티,팀장님….”
탐스러운 엉덩이를 쩌억쩌억 박아대며 강간하다가, 질내사정을 하고 난 뒤엔 그 더러운 자지를 억지로 팀장의 입에 쑤셔 넣는다.
팀장은 괴로움을 호소하면서도 반항 한 번 하지 못하고 목구멍이 쑤셔졌다.
“….”
영상이 끝나고 난 뒤, 하영은 멍한 눈으로 다음 영상을 재생했다.
내용은 같았다. 그저 시점이 다를 뿐.
여기서도 남자의 얼굴은 나오지 않았다.
“대체…. 대체 누구야….”
노골적인 경고였다.
지금껏 숱한 협박과 경고 등을 받아 왔지만, 단언컨대 이보다 더 노골적이고 확실한 경고는 없었다.
‘더 나대면 너도 이렇게 돼.’
영상 속 남자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팀장을 유린하는 걸 통해 그녀를 협박하고 있다.
‘근데 왜 내가 아니고 팀장님이야…? 왜 잘못도 없는 팀장님을!’
– 부하 관리를 하지 못해 도련님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사죄 드립니다….
“!!…나 대신…. 책임 진 거야…? 팀장이라서?”
그녀는 몸에 힘이 쭉 빠졌다.
사사건건 막아서고, 검수를 빌미로 검열하고,
맨날 잔소리하고….
내심 부패한 기레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런 팀장이 그녀의 잘못을 대신 짊어지고 있었다.
그것도 누군지도 모르는 사내에게 불려가 강간당하는 것으로.
뿌득.
이가 갈렸다.
“…내가 이런 걸로 겁 먹을 줄 알아? 절대, 절대 용서 못해!!”
그녀는 의지를 불태웠다.
이럴 수록 더 꺾이면 안 된다.
겁을 먹으려는 마음을 다잡고,
떨리려는 손을 부여 잡고,
외면하려는 목을 고정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악을 처단해야 한다.
“도련님…. 이라고 했었지.”
영상에 등장했던 강간마.
팀장은 그를 ‘도련님’이라고 했다.
그리고 김동기 총무 역시 ‘도련님’이란 말을 입에 담았었다.
분명 레인보우 미라클의 연습생을 ‘도련님’의 집에 배달중이라고 했었지.
“딱히 사회적 위치가 있다거나 하는 게 아니고 그냥 잘사는 집에서 태어나서 한량처럼 지내는 쓰레기인 거야. 그러니까 도련님이라고 불린 거겠지.”
그 와중에도 신미래 일보의 사회 1부 팀장을 저렇게 무자비하게 강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그 수가 결코 많지는 않을 것이다.
“레인보우 미라클의 뒤를 파다보면 단서가 더 나올지도 몰라.”
그 전에 이 영상은 일단 신고한다.
엄연한 강간이고, 또 협박이다.
“경찰로는 안 돼…. 좀 더 확실한 사람이 필요해. 나처럼 강건한 마음으로 정의를 수호할 의지가 있는 사람, 그리고 짓밟힌 여인의 존엄을 위해 싸워줄 수 있는 사람…!”
딱 한 사람이 떠올랐다.
검찰 내에서 ‘별종’이라고 불리우며 사실상 기수열외에 왕따까지 당하고 있는 정의로운 검사가.
윤하영 역시 그녀의 품행에 감동해 따로 인터뷰까지 땄었는데, 다른 부패한 검사들에게 당하는 괴롭힘이 상당했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가장 옳은 힘’이라는 기치 아래 묵묵히 해야 할 일을 했다.
그 어떠한 청탁도, 뇌물도 받지 않는다.
약점을 잡히지 않기 위해 가족과 연을 끊고 결혼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윤하영이 아는 한 가장 완전무결한 검사였다.
“영상은 그분께 맡기고, 나는 레인보우 미라클을 파는 거야.”
방향을 결정했으니 남은 건 행동.
그녀는 노트북을 접어 두고 화장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