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Scoundrel of a Chaebol Family RAW novel - Chapter (36)
재벌집 망나니가 되었다 35화(36/243)
세상 모든 사람들이 감사함을 알고 염치가 있으면 얼마나 좋겠냐만,
은근히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는 그의 자식이나 손자, 손녀들 중에도 꽤 많은 편이다.
큰 맘 먹고 상속을 해줘도 은연중에, 혹은 대놓고 ‘왜 이거밖에 안 줘요?’라고 말하곤 했던 그 시선들을 생각하면, 고무열의 그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모습은 선녀 그 자체였다.
심지어 그러면서 하는 말이 ‘죄송합니다.’인데 이후 행보를 보면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약도 끊고 나름 일도 열심히 하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만 보면 지 삼촌, 고모들보다 나아. 이 어린 놈도 아는 걸 그치들은 왜 모르는지. 쯧쯧쯧.”
“….”
“내가 아주 지들 통장인 줄 알어. 이런 꼴을 보려고 내가 상속세를 없앤 게 아닌데. 괜한 짓을 했지 아주.”
“회장님, 도련님께 응원 한 번 보내주시지요. 분명 기뻐하시고 더 정진하실 겁니다.”
“응원?”
고영만이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며 의자에 앉았다.
“내가 너무 쓰레기 같은 걸 던져 주긴 했어. 그땐 화가 너무 많이 나서 말이야. 이게 나이가 드니까 감정 조절이 쉽지 않아.”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고민한다.
“뭐가 좋을까.”
“아무래도 고려 엔터에 자금 지원을 해주시는 게 가장 좋지 않겠습니까? 도련님께서 투자하시는 성향을 보았을 때, 매우 공격적인 투기를 하고 계셨습니다. 머릿속에 그리신 청사진을 이루기 위한 돈이 부족하신 게 아닐까요?”
“돈이 부족하다…. 하긴. 엿 바꿔 먹으란 것도 아니고 고작 천 억은 내가 좀 심하긴 했지.”
다른 가족들은 최소 조 단위로 들고 있는데 자기만 억 따리면 얼마나 분하고 억울할까.
잠시 자신에게 대입해 생각해본 고영만은 천 억 짜리 쓰레기 회사를 들고 말대답 하나 없이 죄송하다 허리를 숙였던 고무열이 새삼 대견하게 느껴졌다.
“근데 돈은 밸류가 낮아. 고씨로 태어난 이상 어차피 벌리게 돼 있는 게 돈이다.”
“….”
“고려 그룹의 손자가 돈을 못 번다는 게 말이 되나? 이 대 아시아의 모든 자원이 이 고영만의 손에 있는데 그 떡고물이 손자에게 안 가겠냐 이 말이야. 스스로 돈이 모이는 걸 경험하면서 성장하는 게 그놈에게 더 좋은 일이다.”
“…그러시다면 어떤…?”
“그 다른 거 좀 말해봐라. 그놈이 필요한 게 뭔지.”
비서는 잠깐 생각했다.
“아! 무력은 어떠십니까?”
“무력?”
“도련님께서 최근 비서로 삼은 아이가 있는데, 민영 교도소 관련 자료와 갱단을 찾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민영 교도소를 짓기 위해 필요한 토지를 갱단을 치워 확보하려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 쓸데 없는 짓을….”
그렇게 말하던 고영만이 말을 멈췄다.
“…교도소?”
“예. 민영 교도소 운영을 계획하시는 것 같습니다.”
고영만이 다시 서류를 살폈다.
확실히 그 내용이 적혀 있다.
“이놈이…. 교도소를 운영해서 뭘 하려고?”
“그건….”
“쯧쯧즛. 여자 교도소라 적혀 있는 거 보니까 이 새끼 지 페티시 채우려고 하는 거구만.”
“….”
고영만이 한심하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그 또한 젊었을 때에는 여색에 빠졌던 적이 있지만, 지금은 그런 것보다 회사일에 관심이 더 많았다.
“…그래 뭐 한창 때인데 그럴 수 있지. 약 쳐먹다 뒤지는 거 보다야 훨씬 낫지 않겠나?”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추석 전후로 해서 기사(騎士) 하나 붙여줘라.”
“!”
비서가 놀랐다.
“기,기사…. 말씀이십니까?”
“그래. 여자 좋아한다니까 젊은 여자로 붙여 줘.”
“…하지만 기사는 국가전력급 병기입니다. 불필요한 시선을 끌 수 있습니다.”
“보면 뭐 어쩔 건데 그치들이.”
“….”
“내 손자를! 지깟것들이 뭐 어쩔거냐 이 말이야!”
“죄송합니다. 실언했습니다. …메카는 어떻게 할까요?”
“기사랑 메카는 세트 아닌가?”
“메카 운영설비는 어떻게 할까요?”
“그건 지가 알아서 해야지. 내가 뭐 떠먹여주기까지 해야 하나? 이제 고작 일주일이야. 이만하면 응원으론 충분해.”
“알겠습니다. 회장님.”
비서가 물러나고, 회장은 창가로 갔다.
고무열은 어렸을 적에 부모를 여읜 놈이라 누구보다 신경 쓰이던 손자였다.
하지만 그가 줄곧 엇나가면서 결국 고영만도 포기했다.
그런데 만약 무열이가 정신을 차린다면?
“이 할애비는 너한테 크게 바라는 거 없다. 느그 아비처럼 허망하게 가지만 말아다오.”
+++
일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고려 엔터의 새 사무실도 무난한 걸 찾아 계약했고, 현주가 올린 기사는 완전히 핫토픽이 돼서 하루 종일 인터넷에서 난리다.
그도 그럴 게, 일단 현직 검사실에 있는 직원 4명이 사망한데다 검사 본인도 다치는 사태가 벌어졌는데,(임의로 경상을 냈다.) 알고 보니 연예계에 만연한 성상납을 수사하다 그렇게 된 거고, 또 들여다 보니까 기획사 대부분이 성상납을 하고 있었더라-, 라는 상황이 되면 누구라도 황당할 수밖에 없다.
전에 김동기가 폭로 방송을 했을 때도 실시간 시청자가 순식간에 몇만 됐다잖아.
안 그래도 관심도 높은 연예계 일인데 이런 자극적인 워딩까지 붙으면 어그로 끌리는 건 순식간이지.
“생각보다 여론이 더 불타고 있어요. 현주씨가 기사를 올린 지 얼마 안 돼서 한 여배우가 폭로 기자회견을 여는 바람에 완전히 불이 붙었습니다.”
“잘 된 일이네. 검찰 상황은 어때?”
“역시 체면을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 긴급 회의에 들어갔습니다. 차장급 이상 검사는 모두 인천대검으로 불려갔어요.”
“오.”
여기까진 아주 최고다.
이제 특검이 설치되고, 이나은 검사가 특검으로 임명되면 9부 능선은 지난 셈이다.
“현주한테 연락해서 불 좀 더 지피라고 해. 활활 타오르게.”
“알겠습니다.”
“오늘부터 연습생들 빡세게 굴려. 기획사들 다 터지고 나면 바로 데뷔니까. 인터뷰 스킬도 교육시키고.”
“레인보우 미라클에 말해둘게요.”
“그래.”
현주가 후속 기사를 내보냈다.
조회수가 잘 빨려서 그런지, 사회부 전체를 동원해서 관련 기사와 뉴스 영상을 쏟아 내는데, 그럴 때마다 반응이 폭발적으로 올라왔다.
다음날엔 신미래일보 전체가 현주를 중심으로 특별팀을 구성해 관련 보도를 양산해냈고, 신미래일보의 성공을 본 다른 언론사들도 앞다투어 뛰어 들었다.
불과 하루 만에 모든 뉴스란에 연예계 성상납이 올라오고, 미튜브 인급동 영상 또한 성상납 뉴스로 도배가 됐다.
거기에,
– 기획사 그새끼들 진짜 사람 새끼들 아니에요. 내가 진짜 할 말이 너무 많은데…. 그랬다가 신상 특정 될까봐 말은 못하겠고…. 그냥 한 마디만 할게요. 이 개 씨발 버러지새끼들, 사람을 사람으로 안 봐요. 특히 여자는 완전히 성적으로, 그냥 보지야 보지.
– 마,말이 너무 심하신-,
– 심하긴 뭐가 심해요. 아니 진실을 말하는데 뭐가 심해.
줄줄이 이어지는 폭로와,
ㅇㅇ(123.43) : 와 ㅋㅋㅋㅋ 경희 이년 완전 걸레였네. 그래놓고 청순한 척 엌ㅋㅋㅋㅋ
ㅇㅇ(123.19) : 어어. 그러지마라. 각도기 ㅇㄷ?
ㅇㅇ(37.123) : 대충 으 더러워 하는 콘
여기저기서 발각되는 성상납 실황 등까지.
도저히 진화할 수 없을 정도로 타올랐다.
연예계 성상납 맛을 즐기던 인간들은 어떻게든 이 화제를 덮어 보고자 했지만, 안타깝게도 ‘평범한 고위층’들은 이만한 화력을 잠재울 능력이 없었다.
“이나은 검사 얘기 올려.”
“네. 주인님.”
다음날엔 새로운 화제를 터뜨렸다.
이번 연예계 성상납 사건을 수사하다 다친 이나은 검사가, 실은 인천중앙지검에서 기수열외를 당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 휘하 수사관들이 장비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었다.
이 일은 활활 타오르는 연예계 성상납 이슈에 함께 탑승해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ㅇㅇ(123.43) : 미친새끼들이네 진짜 ㅋㅋㅋㅋㅋ 썩었다 썩었다 했떠니 그냥 폐기물 아님? 검찰청이 아니라 오물청이라고 해야 되는 거 아니냐?
ㅇㅇ(123.19) : 이나은 검사 전에 인터뷰 봤음? 이 와중에 정의를 위해 계속 싸우겠다잖아. 진짜 이분 밖에 없다.
ㅇㅇ(163.63) : 수사를 수사 답게 하려 하는데 겐세이를 넣는 수사 기관이 있다?
대검찰청 : 아니 대체 왜 검찰을 욕함? 동료 검사를 기수열외하고 장비 지원도 제대로 안 해줘서 직원들이 다 죽기라도 했음? 아니면 연예인 성상납 수사하는 검사한테 수사 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기를 했음? 그것도 아니면 넌 어차피 뇌물 안 받을 거잖아. 라면서 힘들고 업무량 많은 것들만 죄다 이나은 검사한테 몰아주고 지들은 뇌물 낭낭하게 받아 처먹을 수 있는 건들만 가져가거나 뭐 그러기라도 했냐고. 대체 왜 욕하는데
결국,
“인천대검이 특검을 설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야. 빠르네.”
현주가 기사를 올린 게 9월 7일이고 오늘이 9월 10일이니까, 대충 나흘만에 특검 결정이 내려졌다.
이제 중요한 건 누가 되느냐인데, 분위기상 이나은 검사를 특검으로 삼지 않으면 욕이란 욕은 다 처먹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