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Scoundrel of a Chaebol Family RAW novel - Chapter (43)
재벌집 망나니가 되었다 42화(4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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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주 팀장이 고려 프레스티지와 연관될 일이 뭐가 있을까?
고려 프레스티지는 이 나라에서 가장 거대한 기업을 총 지배하는 지주회사인데, 그런 회사의 로열 전용 VIP카드?
정확히 어떤 조건으로 발급 받을 수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지간히 관계가 깊지 않고서는 힘들어 보였다.
고려 카드가 아닌 고려 프레스티지에서 발급되는 카드라는 것도 수상한 점이었다.
단순 제휴도 아니고 진짜 말 그대로 프레스티지에서 발급되는 카드.
“….”
혜택도 상식적으로 납득 가능한 수준이 아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음식이 아닌 다른 곳에도 결제를 시도해봤는데 결과는 모두 매한가지.
전부 일률적으로 90% 할인이 적용되고 있다.
10만 원짜리 옷이면 고작 만 원에 살 수 있고,
500만 원짜리 명품백도 50만 원이면 살 수 있다.
세상에,
이런 카드가 있었단 말인가??
궁금함을 참을 수 없었던 그녀는 현주가 돌아올 때까지 카드에 대한 정보를 캤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정보인 ‘발급 조건’ 과 같은 건 찾을 수 없었다.
+
+
“…다녀,오셨어요.”
“예.”
밤 늦게 돌아온 현주는 상당히 피곤해보였다.
그런데 그런 것 치고는 겉모습은 멀끔했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뽀송뽀송했고, 좋은 향기도 난다.
어딘가에서 씻고 온 듯하다.
윤하영이 카드를 돌려준다.
“하영씨. 좀 더 비싼 거 시켜도 괜찮아요. 알겠지만 특별한 카드라.”
“그…. 아,알겠습니다. 감사해요.”
카드의 정체를 물어보려던 그녀가 결국 입을 다물었다.
물어봐도 되는지 아닌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혹 물어봤다가…. 충격적인 답이라도 들어버린다면….
‘더 이상의 충격은…. 견디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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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휴일인 토요일인데도 현주는 아침 일찍부터 분주하게 준비를 했다.
어디 여행이라도 가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오늘 어디 가세요?”
“….”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 대답했다.
“예. 주말마다 조금….”
그리고는 다시 어제의 카드를 테이블에 올린다.
“월요일에 돌아올 거예요. 그동안 이걸로 지내요.”
“에…. 월요일이요…??”
“매주 토요일 아침부터 월요일 밤까지. 제가 이 집을 비우는 시간이에요.”
대체 뭘 하길래 그렇게 긴 시간을??
‘아,아니지. 월요일은 회사 출근일 테니까 정확히는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어디서 뭘 하시는 걸까 팀장님은.’
테이블에 올려진 카드가 유독 더 이상하게 느껴진다.
일반인이 결코 얻을 수 없을 듯한 카드.
주말마다 며칠 씩 집을 비워야 한다는 팀장.
그리고,
‘그날의…. 그것….’
영상 속으로 보았던 너무나도 강렬하고 잊을 수 없는 장면.
분명 모두 별개의 사건일 텐데, 어째선지 떼어 놓을 수가 없다.
‘가,가정을 해보자. 그 ‘도련님’이라는 인간이 고려 프레스티지의 아주 높은 인간인데, 그 인간이 레인보우 미라클에서 성접대를 받았어. 마침 김동기 총무가 배달 중이던 연습생들이 그 상납품이었던 거지. 내가 그걸 보고 기사를 올렸고, 팀장님은 바로 기사를 내렸지만 그게 그 고려 프레스티지의 높으신 분 귀에 들어간 거야. 그래서 팀장님은 그 인간에게 불려가 사죄하고, 대가로 처참한 강간을 당했어….
그 다음날엔 그 영상이 내 이메일로 배달됐지.’
그런데 만약 그 이후에도 팀장과 그 ‘도련님’간의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면?
그럼 이런 카드를 발급 받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팀장은 유능한데다 사회적 위치도 있고, 여자로서도 매우 예쁘니까.
저급한 표현이지만 데리고 놀 가치가 있을 것이다.
‘레인보우 미라클의 증거가 싹 사라진 것도…. 고려 그룹을 지배하는 프레스티지의 힘이라면…. 가능할지도 몰라.’
그것과 더불어 또 하나의 가능성도 있다.
바로, ‘도련님’과 서현주 팀장이 애초부터 서로 붙어먹는 사이였다는 것이다.
– 기자님이 레인보우 미라클을 특별 취급하는 이유가 뭔가요? 서현주 팀장이 강간 당했다는…. 아니, 강간으로 ‘보일 수 있는’ 영상을 시청했다는 걸 제외한다면…. 여타 기획사와 똑같지 않나요?
‘….’
고개를 저었다.
거기까진 생각하지 않는다.
영상은 매우 리얼했고, 당하는 현주는 정말 강간 당하는 것으로 보였으니까.
“으으…! 팀장님은 대체…!!”
그녀가 재빠르게 외출 준비를 했다.
순식간이었다.
그리고 테이블 위의 카드를 쥐고 현관을 나선다.
‘아,아직 안 늦었겠지?’
아파트 밖으로 나오니 마침 차 문을 열고 탑승하는 현주가 보인다.
윤하영은 급하게 두리번거리며 본인의 차를 찾고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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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meone wrote this song before~ And I could tell you where it’s from The 4736251 to put my mind at ease~
아련하기 짝이 없는 음악이 흘러 나온다.
마치 화려하면서도 아름다웠던 과거로 시간을 되돌려주는 듯한 이 파트를,
그녀는 좋아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째선지 씁쓸함만이 몰려왔다.
– 미행 감지.
차의 안내판에는 계속해서 경고가 울리고 있었다.
누군가의 차가 줄곧 따라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마 그것은 윤하영 기자의 것이겠지.
멍청하게.
기자란 녀석이 미행 하나 제대로 못하다니.
그동안 어떻게 취재를 해온 걸까.
“교육을…. 많이 해줘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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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와아…. 대체 어디까지 가는 거야아….”
AI에게 ‘저 차 따라가줘.’하는 건 상대방 차량의 동의가 필요했기에, 미행은 인간이 직접 운전해야 했다.
그리고 평범한 운전도 아니고 들키지 않게 미행하는 것은 꽤나 많은 심력과 에너지를 소모했다.
다행히 그 불만을 내뱉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팀장의 차는 목적지에 도착한 듯 보였다.
송도미래도시 외각에 언덕을 끼고 자리 잡은 커다란 저택.
밑에서 올라가는 도로에 거대한 대문이 막고 있어서 살짝 쫄았는데, 가까이 가니까 그냥 열렸다.
‘다른 곳도 아니고 송도에 저만한 저택….’
괜히 핸들을 잡은 손을 꼼지락 거리며 따라 붙는다.
긴장이 점점 그녀를 잠식한다.
‘누구는 강화 4평짜리 원룸도 쩔쩔매며 살고 있는데….’
과연.
이런 집에서 살 수 있는 인간은 누구일까.
그리고 서현주 팀장은 왜 이 저택을 방문하는 것일까.
현주의 차량은 또다시 막아서는 거대한 대문 앞에서 잠깐 멈췄다.
그러다 대문이 열리자 안으로 들어간다.
대문 너머로 저택의 모습이 얼핏 보였다.
‘…나는 못 들어가겠지?’
도로에선 어째선지 그냥 통과됐지만, 저 대문은 진짜로 저택 안과 밖을 가리는 대문이다.
초대 받은 게 아니라면 당연히 들어갈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차마 미련을 버릴 수는 없어서 몇 분을 서성이던 그녀는, 도로 한 켠에 차를 세워 놓고 내렸다.
그리고 가져온 카메라 줌을 저택을 향해 땡겼다.
“…역시 보일 리가 없나.”
꽤 값이 나가는 카메라인데도 찍을 수 없다.
대체 얼마나 강력한 필드가 전개돼 있는 걸까.
혹시 모르니 사진은 몇 방 찍어준다.
“후…. 일단 돌아가-,”
투욱.
그때.
뒤통수에 닿는 무언가.
“…에??”
그녀는 본능적으로 알았다.
움직이면 머리가 터진다는 것을.
극도의 긴장으로 몸이 굳어진다.
“아…. 저, 그, 제,제가 길을…잘못 들어와서…요….”
그녀가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카메라를 쥔 손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씨발! 너무 방심했어…!!’
바로 나갈테니 한 번만 봐달라는 말을 내뱉으려는 그때,
– 집행 모드. 터미네이터.
뭔가 이상한 소릴 들어버렸다.
그리고 마치 로봇이 변신이라도 하는 듯한 효과음이 들리면서, 무언가가 뒤통수를 앞으로 쭈욱 밀었다.
“움직이시면, 쏩니다?”
“…!!!!”
그리고 이어지는 너무나도 익숙한 목소리.
“윤하영 기자님.”
그 목소리가 잔인하게 귓가를 파고들었다.
+
+
“….”
“….”
느릿하게 저택 안을 걸어가는 윤하영 기자의 눈은 멍했다.
도무지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째서…. 이나은 검사님이….’
뒤통수에 닿았던 그것,
그리고 지금도 등을 쿡 찌르고 있는 그것.
다름아닌 터미네이터다.
검사 권력의 정점이자 수사 정당성의 상징.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그녀의 몸은 그저께 보았던 살덩어리 수천 개를 사방에 퍼뜨리며 죽겠지.
그리고 움직이면 쏘겠다고 한 그 목소리는 분명 이나은 검사의 것이다.
‘설마설마 했어…. 이상한 점이 있었고, 그걸 발견할 때마다 미심쩍었지만 그래도 믿었어…. 근데….’
그래.
그걸 다 감안한다 하더라도,
왜 여기서 나오냐고.
그것 만큼은 이해할 수가 없다.
“2분 늦으셨습니다. 검사님.”
현관문을 지키고 있던 여인이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
이나은 검사가 윤하영의 등을 툭 건드렸다.
“여기 불청객을 발견해서요. 데려오느라 늦었습니다.”
“흠.”
여인이 윤하영 기자를 살핀다.
이때까지 반 쯤 정신이 나가있던 윤하영 기자는 그제서야 그 여인의 모습을 봤는데-,
“!!!”
틀림없다.
분명,
신고를 받고 집에 찾아왔던 그 경찰이다!!
“뭐,뭐야…. 뭐가 어떻게 된….”
임수아는 윤하영을 머리부터 발 끝까지 훑었다.
“조금 미달이긴 하지만…. 올릴 가치는 있겠죠. 벗겨서 들여 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