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Scoundrel of a Chaebol Family RAW novel - Chapter (46)
재벌집 망나니가 되었다 45화(46/243)
05.나이트 오브 무열
9월 21일 월요일이 되었다.
전전날인 19일,
그러니까 내가 100명이 넘는 연예인들을 불러 채용 오디션을 열고 겸사겸사 윤하영을 굴복시키고 있을 때, 리얼 프로덕션에서는 한 가지 중대한 발표를 했다.
대표가 직접 나와 여러 가지 말을 했는데, 그 핵심은 ‘지금 시장에 존재하는 가상 현실 게임은 모두 ‘가짜’다. 나는 ‘진짜’를 만들겠다. 또 다른 세상을 만들겠다.’ 대충 이런 내용이다.
현실 세계와 거의 완벽하게 동일한 가상 세계를 만들어서, 플레이어가 세상의 주인공이 될 수 있게 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힌 것이다.
거기에 아주 잘 짜여진 시연 영상까지 곁들여 지난 주말 동안 전 세계적인 이슈를 일으켰고, 미튜브에 업로드 된 해당 영상은 조회수만 1억 8천만 회, 공유 횟수는 700만 건이라는 황당한 수치를 기록했다.
당연히 리얼 프로덕션의 주가는 고공행진이다.
“주,주인님! 리얼 프로덕션의 주가가…. 19만 원이 됐어요!! 저희 주식이 무려…. 1조 8천억…!!”
예상 대로의 행보.
리얼 프로덕션 대표의 전설적인 구라핑과, 그에 따른 주가 상승.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근데 좀 빠른데?’
게임 출시때부터 계산해도 대충 일주일 남짓한 시간 만에 8천 원에서 19만 원이 된 건데, 이 추세를 그대로 적용한다면 다음 주면 내 예상 고점인 33만 원을 찍는다.
‘이렇게까지 빠르지 않았어.’
내가 뭐 설정충도 아니고 이것저것 깊게 파고든 건 아니지만, 이렇게 빠르진 않았다는 것 정도는 안다.
‘아. 설마….’
“엔터쪽 주가는 어때?”
“엔터요? 거긴 그냥 박살이죠. 벌써 청산된 기업도 있는데요 뭐. 거긴 테마에서 이미 -30% 찍었어요.”
“그쪽에서 자금 들어왔나보네.”
투자 비용을 어떻게든 회수하고 싶은 게 사람 심리.
엔터테인먼트라는 한 축이 이렇게까지 흘러내렸으니 급등하는 주식이나 오를 것 같은 거 하나 물어서 맨징하려는 심리가 있을 수 있다.
거기에 딱 안성맞춤 인 게 최근 대박을 터뜨린 리얼 프로덕션이지.
‘방금 출시한 게임은 성공했고, 대표의 원대한 포부 덕분에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니 들어가기 딱 좋다 생각하겠지.’
너도나도 달려들어서 물어 버리니까 원래 설정보다 훨씬 가파르게 주가가 올라가는 거다.
난 그냥 내 경쟁자들을 미리 죽여놓으려 했을 뿐인데 일이 이렇게 돌아가네.
‘그러면 좀 더 들고 있어도 되려나?’
원작 게임에서의 최고점은 대략 33만 원.
하지만 이 화력이라면 그 이상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
‘아냐. 멍청한 짓 하지 말자.’
잠깐 그런 욕심이 들었지만, 곧 털어냈다.
나는 주식을 잘 하는 게 아니고 그냥 미래를 알고 있을 뿐이다. 괜히 욕심 부려서 이상한 뻘짓을 하다가는 가질 것도 못 가지게 될 공산이 크다.
그냥 안전하게 지식 대로 하는 게 좋지.
나아중에 돈이 썩어 넘칠 때라면 또 모를까.
“매도가 30만 원으로 조정해.”
그래도 아주 소박한 욕심은 좀 부렸다.
화력이 이 정도로 강한데 27만 원에 미리 털기는 좀 아깝고, 대충 30만 원부터 털어내기 시작하면 적당할 것 같다.
투자가 이렇게 모이고 있는데 그래도 좀 버텨 주겠지.
어쩌면 내 주식을 전부 소화하고도 남아서 버블이 더 커질 수도 있다.
그러다 나중에 더 크게 빵 터지는 거지….
“어디보자…. 주가 30만 원으로 다 소화가 돼버리면 이게 다 얼마냐.”
“약 2조 8천억입니다. 주인님.”
“2조 8천억….”
이 정도면 용병 고용이 아니라 용병 회사를 그냥 사버리고, 교도소도 건설하고 아무튼 다 할 수 있겠네.
그렇다고 뭐 해당 시장의 메이저로 올라설 수 있는 정도는 아니고.
그냥 진입해서 어느 정도 기반을 닦을 수 있는 수준의 자금?
그 정도는 된다.
“용병 회사 추려놨지?”
“아, 네. 유망한 곳이 몇 군데 있는데요, 문제가 있습니다.”
“무슨 문제?”
“여자 용병만 데리고 있는 곳은 없습니다.”
“….”
“여자 직원만 채용한 곳도 없구요.”
“….”
“여자 클라이언트만 받는 곳도 당연히 없습니다.”
“흠.”
모두 내가 요구한 조건이다.
명령을 받았을 당시에도 수아는 ‘그런 곳은 없을 것 같은데요오….’하며 말을 늘였지만, 일단 시켰었다.
세상이 이렇게 넓은데 있을 수도 있지 왜.
근데 그럴 리가 있나.
그런 회사는 없다.
저딴 식으로 운영해서는 수익이 안 나오는 게 당연할 테니까.
결국,
“내가 만들어야 된다는 소리네?”
“그…렇죠….”
근데 안타깝게도 용병 회사는 아무나 만들 수 없다.
아무나 소유할 수도 없다.
그래도 직접 만드는 것 보다는 주식을 통해 소유하는 편이 훨씬 쉽고 빠르기 때문에 용병 고용이나 인수를 추진 하려던 건데….
“일단 리스트 줘봐.”
“여기 있습니다.”
수아가 뽑아온 용병 회사 리스트를 살펴봤다.
대부분 아주 시커멓고 보기 싫은 남정네가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찍혀 있었다.
별로 보고 싶지가 않다.
“쯧.”
다시 수아에게 건내준다.
“…땅은 찾았어?”
“아, 네…. 어…. 아! 여기 있습니다.”
서류 파일을 뒤적거리며 찾아 내게 건낸다.
“그, 말씀하신 대로 남동공단 쪽을 우선으로 좀 알아 봤는데요. 거긴 은근히 서로 연대하는 성격이 있어서 어느 한 쪽을 상의 없이 건드리면 다른 쪽에서도 같이 발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각개격파가 안 된다는 얘기야?”
“네. 현재 지배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5개의 조직이 있는데, 모두 일종의 연합을 하고 있습니다. 느슨하지만 법도 있고요.”
“지들끼리 법은 무슨.”
서류를 톡톡 두드리며 고민한다.
‘남동공단에 짓고 싶은데….’
인천은 인천에서 인천도 1시간 30분, 심하면 2시간 넘게 걸릴 정도로 졸라게 거대한 도시지만, 역설적으로 땅이 없다.
여러 기타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결국 남동공단 만한 곳이 없는 건데, 그러려면 남동공단에 있는 조직을 전부 밀어버려야 한다니.
“너네 경찰은 걔네 못 미나?”
“전력상 진짜 몰빵해서 밀어 버리면 당연히 가능은 하겠지만, 얽혀 있는 사람도 많고 또 저쪽에서 강경하게 나오면 인명피해가 얼마나 나올지도 모르고요. 그 동안 치안 공백 생길 것도 생각하면, 상부에서 그런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경찰 단독으로는 힘들 거예요.”
그렇겠지.
그게 됐으면 마계인천이라 불리고 있겠냐.
‘애초에 경찰국장이 뒷문으로 마약 팔아 재끼는 동네인데.’
“그, 차라리 섬은 어떠세요 주인님?”
“섬?”
“네. 인천 앞바다에 섬이 상당히 많거든요. 그 중에는 어느 정도 평야가 있는 곳도 있구요. 그게 아니더라도 교도소 정도는 수용할 수 있는 섬이 꽤 많아요.”
“섬이라….”
“섬에다가 교도소를 지으시면, 인천시의 눈을 가리는데에도 용이하고, 또 한반도 밖으로 나가는 것도 수월합니다. 운송비용이나 운영비 측면에서 디메리트가 좀 있겠지만, 저는 미래를 봤을 때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인천에서만 사업 하실 건 아니잖아요?”
“그렇긴 하지.”
그녀의 설득에 마음이 흔들렸다.
어차피 내가 교도소를 수익 내려고 하는 것도 아닌데 운영비도 딱히 신경 쓸 필요 없다.
번거로운 것도 뭐 내가 하나? 직원들이 하는 거지.
그런 것만 감수할 수 있다면 숨기기에도 좋고, 감금하기에도 좋고, 어디 밖으로 나갈 때 도시 경유 안 해도 되고, 중국이나 바다로 나갈 때도 그냥 슥 나가면 되고.
심지어 나중에 무슨 바람이 불어서 막 군함 같은 거 수집하고 싶을 때도 활용할 수 있다.
항구를 지어 놓고 정박해뒀다가 유사시 써먹는 거지.
‘그러려면 아예 항구 건설이 가능한 곳으로 알아봐야겠는데.’
“좋아. 그럼 섬으로 가자. 무인도면서 가급적 면적이 넓은 곳으로 알아봐.”
“알겠습니다. 주인님.”
“그리고 용병 회사 만들 때 필요한 것도 정리해줘.”
“네.”
+++
논산, 고려 밀리터리스 기사 훈련장.
시뮬레이션 테스트를 마친 수습기사들이 복도로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이번에도 1등은 백설인가.”
“이길 수가 없네 쟤는.”
다들 한 여인을 보고 혀를 내두른다.
“1등도 그냥 1등이 아냐. 압도적이지. 체술이면 체술, 사격이면 사격, 메카면 메카. 뭐 뒤쳐지는 게 없어.”
“그럼 쟤는 바로 장군 발령인가?”
“어허! 쟤라니! 예의를 갖춰 ‘장군님’이라 해야지.”
“뭐래.”
15년에 이르는 기사 과정을 무사히 수료하고 ‘기사’가 되면 기본적으로 영관급 최고인 ‘대령 대우’를 받는다.
그 중에서도 특히 우수한 몇몇은 대한민국 국방부와 고려 밀리터리스의 협약에 따라 별 하나를 달고 곧바로 각 군 본부에 꽂힐 수가 있는데, 그렇다고 무한정 장군을 늘릴 수는 없으니 항상 그러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백설처럼 압도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낸다면?
그러면 어지간하면 장군 발령이 된다.
‘장군…. 그래봤자 노예일 뿐인데.’
백설은 쑥덕거리는 소릴 지나치며 시니컬하게 웃었다.
대령 대우니 장군이니 뭐니 해도, 기사의 본질은 복종에 있다.
유전적으로도 그렇고 따로 칩도 박혀 있어서 명령권자의 말에 복종할 수밖에 없는 운명.
강한 힘을 가진 만큼 목줄을 채워 놓겠다는 건데, 그게 사실상 노예 수준이다.
태어날 때부터 기사로 정해져 있었으니 망정이지, 그게 아니고 선택할 수 있었던 거라면 그녀는 결코 이 길을 걷지 않았을 것이다.
“설아!! 백설!!”
숙소로 향하던 중, 한 남자가 달려왔다.
군인처럼 짧게 머리를 커트한 그는 백설 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컸다.
그 역시 수습기사.
성적은 백설에 이은 2위다.
“싫어.”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보나마나 또 고백하겠지.”
남자는 얼마 전부터 줄곧 그녀에게 고백해왔다.
수료하고 나면 함께하자고.
서로 의지하며 이 길을 걷자고.
횟수로 따지면 거의 30번 정도?
그러나 그럴 때마다 그녀는 거절했다.
“우린 노예야. 그런 사치스러운 걸 즐겨서 좋을 게 없어.”
“또 그 소리다.”
“너도 괜한 희망 갖지 말고 순리대로 살아가는 게 어때? 친구로서의 조언.”
백설은 그 말을 남기고 앞으로 걸어 나간다.
남자가 따라 붙었다.
“너도 내가 싫은 건 아니지?”
“….”
“우리 옛날엔 밥도 같이 먹고 그랬잖아. 야, 우리가 알아온 게 몇 년인데 내가 그거 하나 모르겠냐. 니 뒤통수만 15년 째 보고 있다.”
“….”
그래도 무시하고 계속 걸어 나간다.
결국 남자는 멈췄다.
“결국 그냥 겁이 난다는 거잖아. 그치?”
“…뭐?”
백설도 멈췄다.
“겁?”
“좋은 거 하다가 못하게 되면, 그게 너~무 가슴이 아플까봐, 그래서 못하겠다는 거잖아. 아니야?”
그가 다가간다.
그리고 손을 뻗-,
“만지지 마.”
“크흠…. 백설아. 나 진짜 너 좋아해.”
“….”
“너도 나 나쁘지 않게 보잖아.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몰라도, 우리 그냥 지금을 즐기면 안 될까? 나중은 그냥 나중대로, 지금은 지금대로 즐기면 안 될까?”
“…나는,”
백설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도 그를 나쁘게 보는 건 아니었다.
그녀 본인을 제외한다면 가장 우수한 수습이기도 하고, 생긴 것도 훤칠하게 생겼다.
그리고 남들 다 하면서 살아가는 거, 그녀도 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다만 남자의 말처럼…. 두려울 뿐이다.
행복을 느꼈다가 그걸 잃어버리게 될 때의 그 상실감을.
“우리 한 번 시작해보자. 응?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잖아! 그렇게, 그렇게 지레 겁부터 먹고 있을 거야? 평생?”
“….”
그는 계속해서 그녀를 설득했다.
결국,
“그럼…. 내일,부터.”
“으,응…?”
“….”
“정…말??”
승낙의 말을 남기고 걸어 나갔다.
평소보다 훨씬 빠른 속도였다.
“지,진짜지? 내일 무르기 없기다??!!”
남자는 신이 나서 자기 숙소로 뛰어갔다.
백설도, 자그맣게 미소 지었다.
그래.
시작도 하지 않아놓고 겁부터 먹는 건,
기사답지 않아.
다음날.
훈련소장이 이른 아침부터 수습 기사들을 불러 모았다.
“수습기사 백설 앞으로.”
“?”
대체 무슨 상황이지?
고개를 갸웃하며 단상으로 올라간다.
“수습기사 백설은 오늘, 서기 2076년 9월 22일부로 수료다.”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