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Scoundrel of a Chaebol Family RAW novel - Chapter (47)
재벌집 망나니가 되었다 46화(47/243)
이 시점에 갑자기 수료?
이상했다.
과정이 거의 마무리 되었다고는 해도 아직 수료까진 몇 개월은 남았는데, 이렇게 갑자기?
조기 수료의 사례를 종종 듣긴 했었지만, 보통 이렇게 갑작스럽진 않았다.
백설이 물었다.
“장군 발령…입니까?”
생각할 수 있는 건 그 정도.
외부에서 급히 기사 인력이 필요해서 밀리터리스에 요청한 거다.
그런 경우엔 상황의 경중을 따져서 우수한 수습 기사를 조기 수료시키기도 한다고 들었다.
훈련소장이 씨익 웃었다.
“그보다 더한 영광이지.”
“?”
“축하한다 백설. ‘나이트 오브 원’으로 발탁 되었다.”
“!!!”
훈련소장의 말에 모두가 놀랐다.
나이트 오브 원.
단 한 사람을 위한 기사라는 뜻으로, 어디 기관에 속한 몸이 아닌 단 한 사람의 기사가 된다는 뜻이었다.
기사를 개인이 부릴 수 있다는 얘기는 정말정말 높은 사람이라는 뜻.
그리고 보통 ‘나이트 오브 원’이라고 하면 고려 그룹 오너 일가의 개인 기사가 되었다는 것과 거의 동일한 용어로 쓰인다.
“와아, 나이트 오브 원이라니…!!”
“말도 안 돼. 엄청난 영광이잖아! 보통 현역들이 배치되지 않나??”
연병장이 시끌시끌해졌다.
대부분의 수습 기사들은 15년에 이르는 세뇌 교육으로 인해 오너 일가를 섬긴다는 것을 영광 그 자체로 여겼다.
‘개인 노예가…. 된다고…??’
물론 백설에겐 해당 사항 없었다.
안 그래도 기사를 ‘가진 자들의 노예’쯤으로 생각하는 그녀인데, 심지어 개인을 섬기는 기사?
이거야말로 노예 그 자체가 아닌가.
섬기는 사람이 여자라면 그나마 낫겠지만, 남자라면….
‘….’
아마 그녀는 하루도 그냥 넘어갈 수 없을 것이다.
매일 같이 명령에 의해 다리를 벌리고, 그녀의 몸 위에서 헐떡이는 남자를 위해 신음 소릴 내게 되겠지.
이딴 게 15년 간 압도적 수석을 차지한 수습 기사의 결말이라니. 허탈하기 짝이 없다.
훈련소장은 흐뭇하게 이를 바라보다 손을 들어 조용히 시켰다.
목소리가 잦아든다.
“기사 백설에게는 ‘소장’으로의 영전과 전용기가 내려질 예정이다. 이미 밀리터리스에서 생산을 시작했지.”
“….”
시작부터 소장이면 대체 몇 걸음을 앞선 걸까.
전용기라니. 나도 갖고 싶다.
전용기 생산에 못해도 1조는 들어간다던데 그만한 투자를….
온갖 말들이 쏟아졌다.
대부분 축하, 질투, 부러움 등의 말이었다.
하지만 백설은 절망이 몸을 잠식하는 듯했다.
어제 겨우 다짐했는데.
어제 겨우, 시작해보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는데,
바로 다음 날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니.
피식.
헛웃음이 나왔다.
‘그러니까…. 애초에…. 기대를 하지 말라고 했잖아….’
그녀는 어제의 자신을 타박했다.
멍청하게,
노예 주제에 기대 같은 걸 하니까 이렇게 배신 당하는 거다.
그냥 지금껏 하던 대로 주어진 일만 따박따박 마쳤으면 좋았을 걸.
괜히 붕 떠가지고 이런 추락을 맛본다.
‘그래…. 잊지 말자. 난 노예야. 주제 파악을, 똑바로 해야지 백설.’
그녀는 다시 다짐했다.
다시는 멍청한 기대를 하지 않기로….
.
.
“설아! 축하해!”
남자가 다가왔다.
“나이트 오브 원이라니, 굉장하잖아!!”
그는 다른 아이들과 똑같았다.
나이트 오브 원을, 개인 전용 노예로 팔려가는 것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다.
‘….’
그래.
얘도 결국 세뇌된 녀석이구나.
그녀는 한숨과 함께 몸을 돌렸다.
“어어? 백설?! 야!!”
“내 주인님이 이곳으로 직접 오시겠대. 준비해야 하니까 말 걸지 마.”
“어,어제 나랑 사귀겠다고 했잖아!”
우뚝.
멈춰섰다.
“사귀어?”
“그래! 승낙했잖아!”
“…그래서?”
“뭐?”
답답한 마음에 몸을 돌렸다.
“너는…. 하…. 개인 소유의 기사가 된다는 게 무슨 뜻인지 몰라?”
“….”
“난 이제 죽을 때까지 주인님을 따라 다니며 온갖 임무를 수행하게 되겠지. 너랑 마주칠 일이 있기나 하겠어?”
“그,그래도…. 연락이라도 하면….”
“내 주인님이 남자기라도 해봐. 넌 그 분이…. 그 사람이 날 가만 놔둘 거라고 생각하니?”
“…!”
남자도 얼굴이 굳어졌다.
“손만 뻗으면 날 희롱할 수 있고, 얼마든지 범할 수 있는데…. 너라면 그럴 거야?”
“!!”
손만 뻗으면 백설을….
마음껏 희롱하고…. 얼마든지 범한다…?
상상했다.
주인공이 자신이라면,
본인이 백설의 주인공이라면…?
찰나의 시간 동안 194개의 체위로 백설을 범하는 상상을 해본다.
그리고 곧 형용할 수 없는 불쾌함이 올라오면서 속이 메스꺼워졌다.
‘난…. 백설의 주인님이 아냐….’
상상 속에서 백설을 범하는 남자는, 어느덧 자신이 아닌 이름 모를 남자가 되어 있었다.
백설은 범해지면서도 그에게 순종했다.
백설은 흘끗 시선을 낮췄다.
남자의 고간이 부풀어 있었다.
조금이지만 혐오감이 생긴다.
“…이제 알겠지? 너랑 나는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났어.”
그녀가 냉정하게 몸을 돌렸다.
+++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급히 AV를 타고 논산으로 출발했다.
– 회장님께서 도련님께 작은 선물을 준비하셨습니다.
우리 할아버지의 직속 비서 중 하나가 내게 전한 말이다.
무려,
내게,
기사를 하사하셨다는 말…!!
나는 콩닥콩닥 뛰는 가슴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대박 중의 대박이다.
비서는 ‘작은 선물’이란 표현을 썼지만 그거야 이미 받을 거 다 받은 양반들 기준이고, 좆도 없는 나한테는 지금 가지고 있는 거 전부랑 비교해도 기사가 더 크다.
애초에 기사는 원작 게임에서 어느 루트로 진행하던 간에 최소 준보스나 보스급으로 등장할 정도의 또라이들이다.
특히 후반에 등장하는 백설은 진짜…. ‘인류 역사상 최고의 기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어서 적으로 등장하면 답도 없다.
그런 주제에 충성심도 높아서 무슨 짓을 당해도 배신하지 않는, 반대로 말하면 ‘절대 동료로 삼을 수 없는’ 적이지.
심지어 초거대 기업의 밑에서 개같이 구르는 루트를 타도 기사 하고는 겸상조차 할 수 없다.
오너 일가한테야 발에 치이는 도구 취급이지만, 그 밑에 있는 사람들에겐 죽음의 사신 그 자체거든. 계급도 엄청나게 높은 편이고.
그런 기사를,
내가 가지게 된다.
나는 집까지 배달해주겠다는 걸 만류하고 직접 가서 수령하기로 했다.
겸사겸사 훈련소 구경까지 하고 좋잖아. 덕분에 부대는 난리겠지만.
“흐아, 흥분이 가시질 않는구만.”
“저도요 주인님…. 기사를 눈 앞에서 볼 수 있다니…!!”
아무튼 나는 아까부터 줄곧 발기 상태다.
여자 보지에 넣고 흔들어 풀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애석하게도 지금 내가 데려가는 애는 수아밖에 없다.
그 수아는 AV를 운전하는 중이고.
뭐….
그냥 AV를 자동으로 돌려놓고 수아랑 떡치면 되긴 하는데, 그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다.
수동과 아날로그는 재벌의 체면이니까.
게다가 기사가 예쁜 여자일 수도 있잖아?
그럼 이 모든 흥분을….
‘즉시 보지에 주입!’
뒤졌다 아주.
이쁘기만 해봐라.
대략 1시간 뒤.
드디어 논산 고려 밀리터리스 훈련장에 도착했다.
병력들이 새까맣게 모여 도열하고 있다.
“도착했습니다. 대표님.”
AV의 문이 열리고, 수아가 우아하게 허리를 숙인다.
어째, 점점 인사하는 실력(?)이 발전하는 것 같다.
밖으로 발을 내딛는다.
“받들어~~~~~! 총!”
레드카펫을 중심으로 도열한 의장대가 완벽한 각으로 총을 들어 올리고, 그 뒤에 있는 군악대가 웅장한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뭔지는 모른다. 그냥 군가스러운 음악이다.
“소장 광!정!일! 방문해주셔서 영광입니다!”
웬 아저씨들이 우르르 와서 경례하길래 대충 받아줬다.
“내가 군인도 아닌데 뭘 그리 뻣뻣하게 있어요.”
“위대하신 혈통을 뵙는데, 이 정도는 해야지요.”
뭐 위대하신 혈통??
북한인가?
“자, 저희가 모시겠습니다.”
아무튼 따라갔다.
수아는 내 바로 옆에 찰싹 붙어서 사무적인 얼굴을 연기하며 또각또각 걷는다.
걸어가는 곳마다 병사들이 있었다.
그들은 내가 지나갈 때 절도 있는 동작으로 경례를 이어 붙였고, 내가 한참 지나고 나서야 팔을 내렸다.
그렇게 어느 정도 걷다 보니, 조금 색다른 무리를 맞이했다.
고등학교 운동장 정도 크기의 연병장에 백 명 정도의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도열해 있다.
그리고 한 켠에는 대충 20미터는 돼 보이는 거대한 로봇들이 어깨에 장착된 포신을 하늘 쪽으로 겨누고 있었다.
‘아마 저들이 수습기사…. 그리고 저건 예포를 쏘려는 건가?’
내 예상이 맞았다.
단상에 오르자, 거대로봇, 메카들이 포를 쾅 쾅 쏘아대며 환영한다.
한 번 쏠 때마다 하늘과 땅이 떨리는데, 진짜 거짓말 안 하고 충격파가 터지는 게 눈에 보인다.
공기가 막 찢어지고 바닥에 있는 모래알이나 잔디 따위가 띠를 두르며 퍼져 나가는 이 엄청난 광경.
거기에 소리도 엄청 컸다.
깜짝 놀랐지만 최대한 티는 내지 않았다.
예포는 19발을 쐈다.
아마 우리 할아버지가 21발이나 혹은 그 이상을 받을 거고, 나는 직계 자손이기 때문에 그보다는 아래인 19발을 받은 거겠지.
참고로 이 나라 대통령이나 외국 정상이 방문하면 21발을 받는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긴 한데,
고려 그룹의 위상을 생각하면 납득이 가기도 하고 그렇다.
예포를 감상한 뒤 대충 방문 소감 등을 말해줬다.
딱히 준비를 해오진 않아서 나오는 대로 지껄였는데, 보는 눈들이 좋았다. 날 거의 신으로 추대하는 느낌.
‘애초부터 기사로 키우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인조인간. 그 강력한 힘을 제어하기 위해 유전자 레벨로 충성이 각인돼있지. 각종 세뇌 교육은 덤이고.’
설정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한테 나쁠 건 전혀 없다.
대략적인 환영 행사가 끝나자, 그제서야 비로소 내 기사를 볼 수 있었다.
보라빛 머리카락의 긴 포니테일을 늘여뜨린 여자가 단상으로 올라왔다.
‘와, 씨입-,’
보자마자 홀릴 듯한 미녀였다.
살짝 죽어가던 자지가 다시금 일어선다.
“충성! 소장 백설, 오늘부로 도련님의 전속 기사를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조만간 나도 자궁에 전입 신고를 해줘야겠구만.
아니 근데,
백설?
백설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