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Scoundrel of a Chaebol Family RAW novel - Chapter (5)
재벌집 망나니가 되었다 4화(5/243)
완전히 건물 밖으로 나오니, 경찰들이 더 있었다.
총 인원이 대략 15명에 기관총으로 중무장한 경찰용 밴까지. 그것도 무려 두 대다.
누가 보면 어디 쳐들어가는 줄 알겠다.
임수아는 수신호를 보내 대원들을 모두 밴에 탑승 시켰고, 본인은 내 옆으로 왔다.
“기사가 없으시던데, 제가 운전해드릴까요?”
“경찰이 너무 친절한데?”
“민중의 지팡이가 친절해야죠.”
“그러던가 그럼.”
“예. 맡겨 주세요.”
임수아는 장난스럽게 경례를 이어 붙이더니 운전석에 탑승했다.
.
.
처음으로 향한 곳은 남동공단의 외진 곳으로, 말이 공단이지 슬럼화 돼서 폭력조직 천국이 되어 버린 구역이다. 최상류층이 사는 유흥 도시 송도미래도시와 그리 멀지도 않은데 인천에서 가장 난장판인 곳 중 하나다.
운전하면서 쉴 새 없이 떠들어대던 임수아도, 여기서는 얼굴을 굳히고 분주하게 주위를 살폈다.
“도련님? 여기 까~딱 잘못하면 뒤지는 곳인데. 정말 여기 맞아요?”
“맞아. 거기서 우회전.”
“아우~. 조심해야지. 잘못하다 벌집 건드릴라.”
남동공단 한복판을 웬 고급차와 경찰밴이 통과하고 있으니, 사람들이 뭔 일인가 하며 밖으로 나왔다.
하나 같이 몰골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팔과 다리 한 쪽이 기계로 대체된 건 뭐 예삿일이고, 어떤 놈은 대가리 자체를 이상한 로봇 대가리로 바꿔놓고 있었다.
공통점은 다들 무기를 들고 있다는 것.
아마 나 혼자 왔다면 진즉에 어디선가 날아온 총탄이나 유탄을 맞고 차가 전복 되었겠지. 호텔 호위 병력을 데려 왔어도 찔러보긴 했을 거 같고.
그나마 경찰밴이, 그것도 두 대나 있어서 구경하는 정도로 그치는 것 같다.
괜히 깝치다 기관총에 쳐맞고 뒤지면 지들 손해잖아.
“저쪽. 저기 폐창고 앞에.”
그 와중에 도착한 목적지.
내 약물 중독을 해결할 수 있는 ‘ninelord’를 비롯해 여러 아이템을 파밍할 수 있는 곳이다.
임수아가 무전을 들었다.
“너넨 들어오지 말고 밴으로 입구 막아. 누가 접근하면 경고하고, 그래도 다가오면 그냥 쏴.”
– 라져.
그리고는 능숙하게 주차.
밖으로 나오니, 정수리를 태울 것처럼 내리쬐는 태양빛이 우릴 반겼다.
과장 아니고 해가 진짜 엄청나게 뜨겁다. 지구 온난화 + 오존층 파괴가 상당히 진행된 세계관이라 그렇다.
“근데 여긴 왜 오신 거예요? 뭐가 있나 여기에?”
총을 꺼내들며 두리번 거리는 임수아.
당연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폐창고 안에는 파밍할 만한 게 없고, 은밀하게 감춰진 지하실을 찾아야 한다.
나는 그녀를 대동하고 폐창고 주변을 걸었다.
“여기. 이 밑.”
발로 두드려 보았다.
흙으로 두텁게 쌓았는지, 주변과 별다른 차이는 보이지 않았지만 확실히 익숙하다.
위치가 딱 여기다.
꾸욱.
쪼그려 앉고 손으로 슬쩍 파 보았는데, 땅이 딱딱해서 어림도 없다.
도구가 필요해 보인다.
‘게임에선 그냥 파졌는데.’
생각해 보니 게임에선 스탯 깡패인 주인공으로 플레이 했었으니 가능했던 거고, 고무열은 스탯이 중학생 수준이다.
“여기 뭐 팔 수 있는 거 없나? 삽이라던가.”
“삽이요? 글쎄요….”
임수아가 주변을 경계하다가 무전으로 경찰 하나를 불렀다.
“부르셨습니까?”
키가 한 2미터는 되어 보이는 거한이었는데, 양팔이 기계로 되어 있었다.
“여기 뭐가 있다시네. 파봐.”
“흠.”
과연.
거한은 순식간에 내가 가리킨 곳을 파더니, 곧 강철로 된 문을 발견하고는 나를 쳐다봤다.
비밀번호를 모르면 열 수 없는 구조다.
“비켜봐.”
물론 나는 그 비밀번호를 안다.
삑.삑.삑.삑.
철컥.
쿠우웅.
문이 열리고, 대충 십 년은 방치된 듯한 계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떻게 아세요? 비밀번호.”
“비밀.”
“….”
내가 안으로 들어가자, 임수아는 거한을 경계 시켜놓고 따라 들어왔다.
‘못 들어오게 해야 하나?’
잠깐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생각보다 깊고 어두운데…. 제가 앞장 설까요?”
“별 거 없어.”
“…혹시 도련님의 비밀금고? 뭐 그런 거예요? 아니 금고를 왜 이런 곳에 지으셨담.”
거 참 되게 시끄럽네.
차 안에서도 그러더니.
‘입을 막아버려야 하나. 자지로 막으면 최적일 거 같은데.’
….
그런 생각을 하니 갑자기 발기하기 시작했다.
이름이 좀 촌스럽고 시끄럽다는 걸 제외하면, 임수아는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요망한 여자니까. 분명 하는 맛이 있을 거다.
‘아 씹.’
생각이 끝도 없이 확장된다.
이미 내 머릿속에서 임수아는 하얗게 발가벗겨져 허연 궁둥짝을 내밀고 팡팡 박히고 있었다.
성욕이 타오른다.
‘섹스 중독 때문인가? 쉽지 않네.’
그래도 참는다.
다행히 섹스 중독은 약물 중독에 비하면 참기 쉬웠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이긴 하지만….
치익.
품에서 담배를 꺼내 물고 불을 붙였다.
머리가 살짝 멍해지면서 섹스 생각도 조금 사라졌다.
“후우….”
내가 멀뚱히 서서 담배를 태우고 있으니, 임수아는 주변으로 시선을 돌렸다.
여기저기 녹슨 흔적과 쥐나 벌레 따위의 시체가 널브러져 있는 철제 공간.
온갖 물건이 아무렇게나 적재 되어 있어서 다 뒤질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았다.
“근데 여기 엄청 오래 방치된 거 같은데, 뭐에요?”
“글쎄.”
담배를 눌러 끄고 나인로드를 찾기 시작했다.
“앰플 같은 거 찾아봐. 투명한 액체 들어있는 거.”
“제가 여기저기 만져도 돼요?”
“어.”
“그럼….”
어차피 나인로드 말고는 별 것도 없는데 뭐.
물론 내가 고무열이 아닌 주인공 입장으로 왔다면 얻을 게 많긴 하다.
대표적으로 아직 시중에 풀리지 않은 신규 마약이라던가.
기존 것들에 비해 효과는 엄청 강하면서 부작용은 약한 일종의 치트 마약인데, 돈이 없는 초반에 빠르게 돈을 벌고 사업체를 꾸려 가기에 아주 좋은 놈이다.
하지만 난 재벌이잖아?
이미 회사도 하나 가지고 있고.
괜히 효율 챙기겠다고 직접 나서면서 고생하느니 그냥 얌전히 기업이나 굴리는 게 나을 거다.
‘그래도 아예 버리기엔 아깝긴 하니까…. 쟤한테 맡겨볼까?’
슬슬 땀으로 젖어가는 블론드 헤어를 쓸어 넘기며 예쁜 얼굴로 두리번 거리는 그녀는 두말 할 것 없는 부패 경찰이다.
이년이 인천의 뒷세계를 지배하게 만들고 내가 이년을 수족으로 부릴 수 있다면?
‘양지에 있다고 해서 굳이 음지를 포기할 필욘 없잖아.’
충성이야 돈과 기타 등등으로 사면 된다.
임수아의 정보를 열람했다.
[임수아]나이 : 31
소속 : 인천자치경찰국 송도혁신미래도시 제 3 대민지원팀
종족 : 인간
레벨 : 84
무력 : 69
의지 : 77
테크 : 91
리더십 : 92
매력 : 89
<특성>
부패 경찰, 인내, 탐욕,
특성에 대놓고 박혀 있는 아주 훌륭한 부패 경찰.
이용해먹기에 딱 좋은. 돈만 주면 뭐든 할 수 있는 인간상이지.
국정원 쁘락치인 하은영(서은미)에 비하면 스탯도 낮고 나이도 많은 편이긴 하지만, 그 여자가 이상했던 거고 원래 이 정도가 보통이다. 아니, 오히려 우수한 편이다.
“꺄악!”
그 사이 방문 하나를 열고 들어간 임수아가 비명을 질렀다.
찾았나?
하는 생각에 가보니, 그녀가 상자 하나를 쏟아 놓고 굳어 있었다.
“이,이거….”
마약이다.
그것도 엄청난 양의.
상자 하나만 따져도 백수십억은 우습게 나올 거 같은 그런 상자가 방 하나를 가득 채우고 있다.
제대로 팔아치울 수만 있다면, 엄청난 부를 얻을 수 있지.
임수아는 침을 꿀떡 삼키고는 쏟아진 봉투 하나를 들었다.
두툼하게 잡힌 투명한 봉투 안에는 소금 같은 가루가 빼곡히 들어 있었다.
“…정확한 건 검사해 봐야 알겠지만,”
“마약이야.”
“…아,알고 계셨군요? 하긴. 여기 비밀번호도 알고 계셨고. 원래 약도 하셨…헙! 죄,죄송합니다!!”
무심코 꺼낸 말에 크게 놀라며 몇 번이고 허리를 접어 대는데, 내가 신경 안 쓴다고 하자 그제서야 엉거주춤 일어나 봉투를 만지작거렸다.
그녀의 눈에 탐욕이 비쳤다.
처음 보는 진지한 얼굴로 한쪽 입술을 앙 깨무는데, 꽤 볼만한 얼굴이었다.
‘고민되겠지.’
아마 상자 하나만 가져가도 그녀가 평생 벌 돈을 충당할 수 있을 거다.
저 신 마약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문제는 내가 있다는 것.
죽여 없애기엔 내 신분이 너무 말이 안 되니 꿀꺽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뭐 경찰 신분으로 죄다 압수해서 실적으로 삼는 것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솔직히 그깟 실적 채우는 거랑 마약을 팔아 넘겨 얻는 수익이랑 비교하면 뭐가 더 좋겠어? 더구나 이 여자는 부패 경찰인데.
“왜? 그거랑 엮어서 나 잡아 넣게?”
“그,그럴 리가요….”
그녀는 말 끝을 흐리면서 들고 있던 봉투와 바닥에 떨어진 것들을 상자에 쑤셔 넣었다.
다 뜯어진 테잎까지 다시 붙이는 꼬라지를 보고 있으니 따로 말하지 않으면 이대로 은폐할 생각인 모양이다.
“너 자신 있냐?”
“예?”
“그거 탈 없이 팔아치울 자신 있냐고.”
막 상자를 원위치 시키던 그녀가 우뚝 멈췄다.
“그거 그냥 처박아 두기엔 아깝지 않아? 우리가 안 가져가면 위에 있는 것들이 꿀꺽할 텐데.”
경찰이 있어서 안 오는 거지, 이미 여기를 주시하고 있을 거다.
우리가 자리를 뜨면 바로 들어와서 뭐가 있는지 살펴 보겠지.
고로 여기에 있는 건 지금 가져가지 않으면 다 잃어버리는 거다.
“무,무슨…말씀을….”
“너는 경찰이고, 나는 고려 그룹의 손자고.”
“….”
“송도에 집 하나 살 거야. 거기다 옮겨 놔. 자세한 얘긴 나중에 하지.”
“!!”
그녀는 두 눈을 커다랗게 뜨고 경악하더니, 침을 꿀떡 삼키고는 슬그머니 상자를 내려놨다.
“네,넷….”
그리고 바로 무전을 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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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NELORD]비정상을 정상화 시키는 약물.
가끔 부작용으로 정상을 비정상화 시키기도 한다.
효과 : 특성을 하나 삭제할 수 있다.
차로 돌아온 나는 곧장 나인로드를 들이켰다.
아이템 설명이 좀 애매하게 되어 있는데, 쉽게 말해 특성 하나를 골라 지워버릴 수 있다는 거다. 부작용은 좋은 특성도 지워버릴 수 있기 때문에 붙은 거고, 제대로 쓰기만 하면 매우 유용한 아이템이다.
마음 같아서는 안 좋은 특성 같은 건 다 지워버리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한 병 밖에 없어서 약물 중독만 지웠다.
그래도 그게 어디야. 약쟁이 탈피했는데.
[특성 <약물 중독>이 삭제됩니다.]떠오르는 메세지창과 함께 머리가 맑아졌다.
이제 좀 살 것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