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Scoundrel of a Chaebol Family RAW novel - Chapter (88)
재벌집 망나니가 되었다 87화(88/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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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를 종료한 고민영은 부회장실에 딸린 욕실로 들어갔다.
옷을 벗고 습기가 가득 찬 거대한 욕실 내부를 거닐다가 매끈한 벽면을 톡 두드린다.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벽면이 하나의 거울로 전환되며, 내부 모습을 비췄다.
그 중에는 당연히 고민영의 모습도 있다.
아름답지만 고압적인 표정의 얼굴과, 그 밑으로 전개되는 나신.
스스로 보아도 완벽한 몸매다.
한 손으로 다 쥐기 힘든 커다란 가슴과 잘록한 허리, 풍만한 골반과 늘씬하게 뻗은 다리.
남자라면 누구라도 이 몸을 갖고 싶을 것이다.
“멍청한 놈.”
그녀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깟 순정이 뭐라고 도망을 쳐.”
누구에게 하는지 모를 말을 중얼거리고는 가만히 양팔을 들어 올렸다.
어떤 포즈를 취해도, 흠이 없다.
“네 아들은 그럴 일 없어서 다행이야.”
고무열과의 통화를 떠올렸다.
당돌하게도, 조카놈은 그녀와 통화를 하는 와중에 성행위를 했다.
보지를 쑤셨는지, 아니면 다른 곳에 요분질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특유의 기색과 신음 소리가 들려왔다.
무려 고모와 통화를 하면서 자지를 쓴 것이다.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했는지는 머리를 뜯어본 게 아니라 알 수 없지만, 그녀에게 아무런 흥미가 없었다면 과연 그런 짓을 했을까?
민지아에게 보고를 받아 보니, 조카는 방계이지만 고모인 민지아를 거리낌 없이 범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뒤로도 수시로 성상납을 요구하며 장난감 다루듯 했다.
그런 놈이, 과연 이 몸에는 흥미가 없을까?
‘그럴 리가.’
여자라면 사족을 못 쓰는 놈이다.
민지아를 범한 걸 보면 피가 섞였든 말든 신경도 안 쓴다.
그러니 적어도 지 아비처럼 쓸데없이 피에 집착하거나 한 여자하고만 관계하겠다는 멍청한 소린 하지 않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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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영은 꽤 오랫동안 욕실에 머물다가 나왔다.
“나오셨습니까, 부회장님.”
부회장실에는 ‘공식 남편’이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그녀가 나오는 걸 보고 바로 일어나 허리를 숙인다.
“무슨 일이야?”
고민영은 흐트러짐 없는 얼굴로 상석으로 가 앉았다.
남편이지만 오히려 다른 사람을 대할 때보다 더 싸늘한 모습.
이에 서러움을 느낄 법도 하건만, 남편은 익숙한 듯이 굴었다.
“조카…. 도련님에게 개인 인공섬을 주신다고 들었습니다.”
조카라고 하려다 눈초리를 받고 호칭을 고친 그는 계속 해보라는 듯한 시선에 큼,큼, 목을 가다듬었다.
“조금, 과하신 게 아닐지…. 최근 행적이 많이 좋아지셨다고는 하나, 아직 두 달이 채-,”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고민영은 냉정하게 손을 들었다.
말을 잇던 남편이 바로 멈춘다.
스윽.
고민영이 일어섰다.
180이 넘는 장신의 여인이 또각또각 걸어온다.
남편은 침을 꿀떡 삼키며 고개를 푹 숙이고 몸을 웅크렸다.
그런 그를 차갑게 내려다보며 고민영이 말했다.
“오실장.”
“!!”
단 한 마디.
그러나 그것 만으로 그녀의 심기를 알기엔 충분했다.
오실장이라 불린 남편이 화들짝 놀라며 무릎을 꿇었다.
“죄,죄송합니다. 부회장님! 시,실언이었습니다!!”
“세월이 참 야속해. 다른 건 몰라도 선 하나는 칼 같던 우리 오실장님도 나이가 드는 걸 보니. 슬슬 주제파악을 못하네.”
남편이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이마가 깨지며 피가 튄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주십시오 부회장님!!”
“용서?”
고민영이 그의 뒤통수에 발을 올렸다.
굽이 높은 하이힐을 신고 있었기에, 아주 살짝 실린 무게에도 그 고통은 상당했다.
“끄으읍…!!!”
그걸, 상체를 숙이며 온 체중을 싣는다.
나중에는 아예 무릎 위에 두 손을 올리고 짓누르기까지.
까드득, 까드득 하며, 무언가가 부서지는 듯한 소리가 난다.
“끄아아아…아악…!!”
그녀가 발을 뗀 건,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였다.
쩌억, 하는 끔찍한 소리와 함께 피가 흥건한 힐을 내리고, 비켜선다.
“두 번은 없어. 나가.”
“가,감사…. 감사합니다 부회장님….”
일단 죽지는 않았다.
그것에 감사하며, 남편은 피떡이 된 얼굴로 인사하고는 부회장실을 나가려 했다.
“아. 잠깐.”
그러나 고민영이 잡아 세운다.
“설마, 그 말 하나 하려고 여기까지 오진 않았겠지.”
그리고 다시 상석에 앉는 고민영.
다리를 꼬아 올리더니 앉으라고 지시한다.
“보고할 내용이 있으니까 나한테 왔겠죠? 빠짐없이 얘기하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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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음악방송에서 LUMINA가 2개의 남그룹을 제치고 2위를 했다.
여전히 1등은 노코노코걸즈의 신곡, [지가모태노코노코].
[지가모태노코노코 학교탓탓] [지가모태노코노코 선생탓탓] [지가모태노코노코 친구탓탓]저딴 노래를 대체 왜 듣냐고 욕했던 나 조차도 머릿속에 계속 맴돌고 있을 정도로 중독적이라, 솔직히 이길 자신이 없다.
안 그래도 벌써 4주째 1위를 수성하고 있는데 지표도 오히려 더 좋아지고 있어서, 전문가들에 따르면 앞으로 짧으면 8주, 길면 20주 이상 1위를 수성할 거라고 한다.
우리 불쌍한 LUMINA.
타이밍 잘못 잡아서 1위 못하게 생겼네.
뭐, 정작 본인들은 2위한 것 만으로 기뻐서 날뛰고 있지만.
“모든 지표가 아주 좋습니다. 노코노코걸즈를 이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2위를 오랫동안 지키는 건 확실해 보여요.”
“음. 좋아. 어때, 나의 이 탁월한 감각이.”
“….”
“너희들 다 별로라고 할 때 내가 밀고 간 애들이야. 내가 데려온 연습생이고 내가 컨셉을 만들어 데뷔 시켰다고.”
“후,훌륭하세요….”
“흥. 앞으로도 섹시한 컨셉! 춤을 보기만 해도 자지가 발딱 서는 그 감각을 결코 잊지 말라고. LUMINA는 지구상 모든 남자들의 자지를 발기시킬 최고의 섹시 아이돌이 될 거니까.”
물론 그 발기한 자지를 LUMINA 보지에 찔러 넣고 해소할 수 있는 건 나뿐이지만.
“주인님, LUMINA의 성공적인 데뷔를 본 다른 아이돌들이 자기들도 신곡을 내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어, 그래?”
내가 연습생 시절부터 직접 데려온 애들은 LUMINA 뿐이지만, 그렇다고 우리 고려 엔터에 아이돌이 LUMINA밖에 없는 건 아니다.
지난 오디션(?)에서 3팀 정도를 계약했고, 지금도 추가 오디션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럼 자연스럽게 걔네들도 신경을 써 줘야 하는 거지.
게다가 레인보우 미라클 인수 절차 들어갔잖아? 그럼 진짜 본격적인 기획사로서 활동을 하게 되는 거다.
‘자지가 뿌듯해지는구만.’
“과연, 신곡을 받을 자격들이 되는지 시험을 좀 치러야겠네.”
“어…. 오늘부터 한 팀 씩 올려 보낼까요?”
“내일부터. 오늘은 좆집회의가 있잖아.”
“네. 주인님. 내일부터 한 팀 씩 올려 보낼게요.”
“노코노코본부쪽은 아직도 거부하고 있어?”
“네에…. 얼마를 준대도 인수에는 생각이 없는 거 같아요.”
“계속 거부하면 내가 힘을 쓸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는데도?”
“그걸 못 느낀 건지, 무시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그래요.”
“허허….”
꼭 이렇게 벌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있다니까.
거 참.
신사적으로 살고 싶은 사람을 왜 자꾸 망나니로 만드는지.
“다음주가 진짜 마지막이야. 다음주에도 말을 안 들어 먹으면 그때는 진짜 노코노코본부가 아니라 노콘노콘본부로 만들어버릴 거니까. 멤버고 대표고간에 전부 질싸해버릴 거라고.”
“네. 주인님.”
진짜 딱 한 번만 더 기회를 준다.
내가 뭐 착해서 이러는 게 아니고, 다음주는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짬을 못 내서 그런다.
당장 다음주 토요일엔 밀리터리스 본사를 방문해야 하는데, 하필이면 밀리터리스 본사가 다롄시에 있다. 고려 엔터 사무실에서 직선거리로 대충 따져도 440km나 된다고. 아무리 군사적 요충지라지만 인간적으로 너무 먼 거 아니냐.
아무튼 그래서 최소 금요일에는 출발을 해야 뭐가 된다.
그러면 쓸 수 있는 게 월화수목인데, 그 와중에 고모한테 줄 선물을 또 구해야 한다.
인공섬도 주고 전용무장도 주고 전용기도 퍼주고 다 주는데 빈 손으로 갈 수는 없잖아? 마땅한 걸 구해다 바쳐야지.
그것도 아무리 못해도 하루는 걸릴 거다.
그걸로 끝이냐?
PMC에 고용할 용병들을 한땀한땀 살피며 심사해야 하고, 고려 엔터 2차 오디션도 신경 써야 한다.
그 와중에 고려 엔터, 레인보우 미라클, PMC이렇게 세 회사가 사용할 통합 사무실을 구해야 하고, 시장에 풀린 기업 매물이나 건물도 틈틈히 봐야 한다.
남동공단 건도 있지?
이것도 계속 살펴 봐야 하고.
그리고 장경수랑 마약 거래도 있다.
내가 직접 거래하는 건 아니지만, 중간중간 보고를 듣고 결정해야 하는 일이 있을 거다.
그냥 대충만 생각해 봐도 할 일이 산더미라 더 일을 벌이기 뭐하니까 일단 넘어가 주는 거지, 내가 뭐 착해서 용서해주고 그러는 게 아니다.
그러니까 좀 알아서 기라고. 이 여편네야.
직접 전화라도 해야 하나.
“아 머리야. 즐거운 토요일에 왜 일을 하고 있냐 나는.”
머리를 붕붕 저어 생각을 없애고 수아의 젖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푹신하고 말캉한 젖무덤에 얼굴을 마구 문질러대니 온갖 잡생각이 사라졌다.
LUMINA 때문에 잠깐 일 쪽으로 생각이 빠졌는데, 그래선 안 되지.
토요일은 좆집데이!
가만히 집에 퍼질러져서 좆질이나 하는 게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