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Scoundrel of a Chaebol Family RAW novel - Chapter (90)
재벌집 망나니가 되었다 89화(9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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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세계대전이 진행중일 때의 얘기다.
아직 대한민국이 참전하기 전, 중국은 대만을 한 순간에 점령하기 위해 대규모 물량 작전을 계획하고 있었다.
후방에 엄청난 수의 함선들을 군항에 모아 놓고 그 뒤로 수십만의 상륙병들을 대기시킨 후, 때가 되면 한 번에 대만 섬으로 드랍하는 것이다.
그렇게 모여든 수는 당시 인민군의 약 1/4 가량이며, 북부전구에 한해서는 거의 100%를 초과하는 병력이었다.
과장을 좀 더하면 거의 100만대군에 가까운 대병력을 한 곳에 집결시킨 것이었는데, 후에 이 일을 본 학자들은 당 내부에서 무언가 급하게 결정을 내려야 했던 게 아닐까 하고 추측하곤 한다. 이를테면 쿠데타의 조짐이 보였다던가.
즉, 사실은 대만을 점령하기 위한 게 아니라, 내부의 쿠데타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군을 모았다는 설이다.
하여튼 대병력을 대만에 상륙시켜 일거에 전쟁을 끝내고자 했던 중국의 소망은, 갑작스런 대한민국의 참전으로 인해 어그러지고 만다.
대한민국 정부는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당시 도발을 일삼던 북한과 중국에게 동시 선전포고를 날렸고, 고려 밀리터리스로부터 납품 받은 주작8 미사일 1천여기를 북한과 중국을 향해 말 그대로 뿌려 버렸다.
1차로 뿌린 게 그 정도였다.
그 다음에는 2천기, 그 다음에는 3천기를 뿌렸다.
탄두중량 20톤짜리 주작8 미사일을 요격할 능력이 없었던 북한은 그대로 모든 전력과 수뇌부가 소실되었고, 중국 역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비극적이게도, 수십만의 병력을 모아둔 곳 또한 그 타겟 중 하나였다.
수백 척의 군함, 천기에 달하는 항공기, 수십만의 정병이 한 순간에 잿더미로 변하고, 한동안 드넓은 앞바다가 시뻘건 피로 물들었다.
불시의 선빵을 날린 대한민국은 그 즉시 북진하여 파죽지세로 북한 지역을 탈환했고, 나아가 만주(동북삼성)와 요동을 지나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 산둥반도 등을 점거하기에 이른다.
대량의 군대가 모여 있던 항구도시이자 가장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 중 하나인 그곳은 철저하게 파괴하여 평탄화하고, 전쟁이 끝나고 난 후에서야 비로소 다시 재개발을 시작했다.
재개발의 목적은 뼛속까지 군사적 목적을 위한 특수군사도시.
새로 확보한 영토 전역을 감시하는 한 편, 헛짓거리를 할 수 없도록 항상 대륙을 겨누는 미사일 포대로서의 역할을 하고, 유사시에는 그들의 발호를 새싹부터 짓밟아 버릴 요새였다.
그래.
다롄 시의 이야기다.
지금 대한민국의 영토를 놓고 보면 정 중앙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옛 항구도시.
고려 밀리터리스의 본사가 위치한 곳이며, 태생부터가 군사적 목적을 위해 탄생한 요새도시다.
“와아, 이쁘다….”
수아가 창문에 얼굴을 착 붙이고는 중얼거렸다.
AV를 타고 왔다면 한창 운전 중이었겠지만, 다행히 고모가 전용기를 보내 주었다.
사실 직선 거리로만 440km인데 이걸 운전하라고 하는 건 너무 가혹하지…. 전문 파일럿도 아닌데.
“주인님, 진짜 예뻐요….”
“그러게.”
지금은 10월 30일 금요일 밤 11시 경.
멀리 보이는 다롄 시의 야경이 한창 눈부실 때였다.
바다에는 수를 헤아리기도 힘든 엄청난 수의 군함들이 줄지어 정박되어 있고, 그 너머 해안가에는 어지간한 초고층빌딩보다 거대한 솔라 패널들이 줄지어 설치되어 있다.
내부로 들어가면 도시 몇 개는 들어갈 정도로 거대한 원을 그리며 움푹 파인 구역이 있다. 그 안에서 여러 빛들이 나오는 걸 보면 저 내부에 있는 게 고려 밀리터리스의 본사로 추측된다.
그리고 그 주위로는 다롄 광역시가 있는데, 그 인구가 대충 1천만 정도라고 한다.
‘스케일 한 번 뒤지게 크네.’
어찌보면 고려 그룹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게 밀리터리스다. 그 사장을 맡고 있는 고민영은 대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사실상 저 모든 게 밀리터리스의 사장인 고민영의 개인 왕국이라 해도 틀리지 않을 텐데.
‘난 법인 몇 개 만드는 것만 해도 허우적거리는데. 저건 진짜….’
새삼 그녀와 고려 그룹의 위엄이 느껴진다.
16조 벌었다고 기뻐했던 내가 부끄러워진달까.
한 만 배는 더 벌어야 간신히 비벼볼 수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전용기가 도시에 가까워지자, 갑자기 정전이라도 된 것처럼 도시 전체의 빛이 꺼졌다.
뭐지? 하며 놀라고 있다니, 잠시 뒤 불이 켜졌다.
근데 다 켜진 게 아니고 특정 건물들에만.
– 밀리터리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고무열 도련님.
다롄 시 건물들 하나하나를 픽셀로 치환하여 그런 환영 문구를 내보였다.
그리고 내가 그걸 읽자마자 시간차로 사방에서 폭죽이 터진다.
“와. 저게 다 얼마일까요. 주인님.”
“…넌 감동도 없냐.”
문구는 계속 변화했다.
마치 고모가 내게 전하는 메세지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근데 궁금하긴 하네. 얼마 들었을까?”
물어보면 안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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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을 위해 나는 일주일을 할애했다.
고민영을 만나 인공섬을 얻어 내고, 앞으로 나의 계획에 날개를 달기 위해!
A4용지 10페이지 분량에서 3장 가량 더 늘어난 걸 달달달 외우고, 연설 연습이라도 하듯 전신 거울 앞에서 몇 번이고 읊기도 했다.
그리고 혹시라도 책잡힐까 하여 그녀가 했던 말, 자길 만나기 전날에는 운동하지 말라는 그 말도 철통같이 지켰다.
오늘이 금요일이니까 목요일인 어제도 운동을 안 했다는 거다.
덕분에 몸은 쑤시는 곳 없이 쾌적하다.
‘후…. 쓸데없이 긴장되네.’
이게 뭐라고 증말.
“오랜만이구나. 무열아.”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고모님.”
거의 한 달 만에 고민영을 만났다.
그녀는 전과 그다지 달라진 게 없는 모습이었는데, 왜인지 뭔가 쌔끈한…. 그런 느낌이 들었다.
‘아니 씨발 고모한테 욕정하다니.’
그야 물론 따지고 보면 민지아도 고모이긴 한데, 고민영은 뭔가 좀 뭔가뭔가랄까.
느낌이 묘하네.
“토요일에 오랬더니 일찍 왔구나.”
“고모님을 뵙는 일인데, 미리 와야죠.”
“그러니.”
언제나처럼 무미건조한 대답.
그러나 내 눈에는 그녀가 조금 웃는 것처럼 느껴졌다.
진짜 웃은 걸까? 아니면 그냥 기분 탓?
그녀가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마침 늦은 밤이로구나. 노리고 온 것처럼.”
노려?
뭘?
“전용무장은 내일 천천히 보면 될 테고…. 오늘은 이 고모랑 진득하니 얘기나 하자꾸나.”
“에….”
이 시간에?
지금 거의 12시인데??
그냥 인사만 하고 바로 가려고 했는데 무슨 얘길 하자는 거야 대체.
고민영은 혼란스러운 나를 두고 등을 돌리더니 저만치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따라오라는 거겠지?’
결국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그녀의 뒤를 따르기로 했다.
내 좆집들이랑 힘차게 떡쳐야 할 시간에 고모랑 얘기나 해야 한다니….
“너흰 미리 자고 있어. 안내해줄 거야.”
“예. 주인님. 좋은 밤 되세요!”
“들어가십시오. 주군.”
고민영에게 줄 선물을 챙기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
그녀는 가는 동안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녀의 방에 가까워질 수록 함께하던 사용인들이 점점 떨어져 나갔는데, 그렇게 단 둘이 되어서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런데 무슨 할 얘기가 있다는 건지….
“들어오렴.”
“예. 실례하겠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일단 그녀의 방으로 들어간다.
당연하지만 방은 매우 넓었다.
이게 그녀의 권력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크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송도의 저택을 갖고 있는 내가 보더라도 흠은 딱히 없어 보인다.
“오는 길은 평안했는지 모르겠구나.”
“예. 덕분에 아주 편안하게 왔습니다. 고모님. 도시의 광경도 아주 멋졌고요. 아, 그리고 이거.”
그녀에게 가져온 선물을 내밀었다.
고급스러운 유리 전시장 안에 『시들지 않는 황홀』를 넣어 놓고 붉은 보자기로 묶어 포장한 것이었다.
고민영이 특유의 차가운 표정으로 내 선물을 받았다.
그다지 기대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이건?”
“고모님께 드리는 제 마음입니다.”
“마음?”
선물이라고 할까 하다가 너무 대놓고 하는 표현은 좀 짜치는 거 같아서 마음이라 표현했다.
그래서인지, 처음의 차가운 표정에서 조금 풀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풀어봐도 되겠니?”
“물론이죠. 제가 풀어드릴게요.”
고민영이 선물을 들고 있고, 내가 보자기를 풀었다.
스윽.
“…!!”
타오르는 장미,『시들지 않는 황홀』이 드러난다.
유리관 안에 작은 화분에 심어져 있는 불타는 장미의 모습은 남자인 내가 봐도 너무나 황홀했다.
아이템 치고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잡템에 가까운 거지만, 분위기 만드는 거 하나는 이거 만한 게 없단 말이지.
“이,이게…. 뭐…니?”
그 고민영도, 이걸 보고는 크게 놀랐다.
날카롭던 눈을 크게 치켜 뜨고 얼굴을 가까이 하는데, 유리관을 뚫을 듯이 쳐다본다.
“고모께 평범한 걸 드릴 수는 없잖아요.”
나보다 훨씬 부자에 동원할 수 있는 인력도 넘사벽일테니까.
어지간한 건 감흥도 없겠지.
“그래서 제가 직접 구해왔어요. 고모님께 드리기 위해.”
“그래…. 네가 직접, 말이지?”
그녀는 잠시 눈을 감았다 뜨더니 고요한 모습으로 『시들지 않는 황홀』를 방 한 켠에 전시했다.
처음의 그 경악한 반응에 비하면 다소 무미건조한 모습이었다.
‘…설마 별로인가?’
간혹 있다고 들었는데….
꽃에 아무런 감흥을 못 느끼고 그저 곧 버려야 하는 쓰레기로 생각하는 여자가….
‘아니 근데 이건 영원히 지지 않는 생화인데. 버릴 필요 없다고.’
“정말, 무열이 너는 안되겠구나.”
그녀가 양팔을 확 들고는 머리를 쓸어 넘겼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모습에 잠시 홀렸던 나지만, 바로 정신 차리고 말을 이었다.
“맘에 안 드셨다면 죄소-,”
“조용히 하렴.”
“엣.”
머리를 쓸어 넘겼던 그녀가 대뜸 상의를 훌렁 벗었다.
처음 볼 때부터 알몸에 자켓만 걸친 듯한 파격적인 패션이라 ‘설마…. 그래도 속옷은 입었겠지.’ 하고 있었는데, 이게 웬 걸? 자켓 너머에는 진짜 아무것도 없었다.
그대로 그녀의 나신이 드러나며 분홍빛을 뽐내는 젖꼭지가 그대로 시선에 들어왔다.
‘아니 근데 왜 갑자기 옷을 벗-,’
그녀가 내 얼굴을 잡고 키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