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Squirrel Seeking For The Villain RAW novel - Chapter (33)
악당을 구하는 다람쥐가 되었다-33화(33/134)
악당을 구하는 다람쥐가 되었다 33화
“다 잘될 거예요, 언니. 걱정 마세요.”
66고마워, 유리카. 자꾸 이렇게 의지만 해서 어떡하지.”
“”“뭘요. 언니가 제게 해 주신 게 얼마나 많은데요.’
나는 메리엘에게 살짝 웃어 주며 어깨를 도닥여 주었다.
사실 전쟁이 끝났다는 것은, 남들은 모르겠지만 내게도 꽤 큰일이었다.
‘이제 사교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겠지.’
아무리 수도까지 전선이 확대되지 않았다고 해도어쨌든 전시 상황이었다.
당연히 수도의 사교계는 잔뜩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의 고위 귀족가들은 이미 가주나 후계자, 혹은 직계 중 하나를 전쟁에 내보낸 상태였다.
그러니 하이라드 공작가 같은 막장 집안 아니고서야 분위기가 좋을 리 없었다.
당연히 화려한 연회나 대규모 티 파티 같은 것은 잘열리지 않았다.
모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소규모로, 그저 조용히 왕래하며 소식을 전달하는 정도였다.
예전에, 하이라드 공작저에 메데스트 모녀가 저녁식사 초대를 받아 온 것처럼.
그런 환경에서 특히나 양녀였던 내가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 전쟁은 끝났고 또 심지어 승전이었다. 각종 공식적인 모임이 생기기 시작하겠지.
‘그럼 나도 이제 뭔가 더 알아보기 쉬울 수도 있어.’ 그동안 나는 단 한 번도 신전의 수상함을 잊은 적이 없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신전을 생각하면 본능적인 거부감부터 들었고, 그들이 나를 죽이려 했던 일들이 자꾸만 떠올랐다.
혹시나 그들이 내가 인간화한 걸 알게 되었다면………… 또 한 번 나를 죽이려고 하지 않을까?
그러나 이렇게 수도가 경직되어 있고 모두가 몸을 사리는 동안은 뭘 알아보려고 해도 알아볼 수가 없었다.
신전 역시 ‘진정 약물’을 개발한다며 두문불출하고 그 어떤 외부인도 받지 않았으니까. 심지어 신수도 분양을 멈췄다.
‘하지만 이제는 신전도 칩거를 멈출 수밖에 없어. 어쨌든 전쟁이 끝난 데에는 요한 하이라드만큼이나 신전의 공로도 크거든.’
거꾸로 말하면 나 역시 신전의 위험에 노출된다는 소리였지만, 어쨌든 피할 수는 없었다.
나는 메리엘의 방에서 나온 뒤 지하의 회랑으로 향했다.
메데스트의 선조가 수인이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주 예전에 메리엘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아, 내가 동물로 변할 수 있냐고? 우와, 그럼 되게 좋겠다!”
메리엘은 내 질문에 깔깔대며 장난스럽게 대답했었다.
“메데스트의 선조가 수인이라는 전설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동물로 변할 수 있다는 건 듣도 보도 못했어. 그냥 어느 가문이나 가지고 있는 신화 같은 것 아닐까?”
“그럼 언니는 물론이고 공작님도 동물로 못 변하셨던 거예요?”
“일단 변할 줄을 모를걸?”
나름 날카로운 지적이었다.
생각해 보니 나 역시 다람쥐였던 과거가 있었지만, 다시 다람쥐로 변할 줄은 몰랐다.
“어쨌든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알아. 그런 능력 같은 건 슬프게도 없어. 음………… 새로 변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날아다니고 말이야.”
자신에게 마력이 많다는 것도 잘 몰랐던 메리엘이제 몸은 자신이 제일 잘 안다고 하고 있었다.
결국 메리엘에게도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없었다.
메리엘에게 부탁해서 가문의 서고까지 뒤져 봤지만, ‘메데스트의 선조는 수인이라고 알려진다. 특히 맹수 계열이 많아 예로부터 대표적인 무가로 손꼽혔다.’라는 문장 이상으로 서술된 것은 없었다.
그래도 나는 오스카 메데스트의 초상화와, 그 옆에 자리한 호랑이 그림을 보며 한참 동안이나 생각에 잠겨 있었다.
몇 년을 지겹도록 끌었던 남부의 전쟁은 요한 하이라드의 활약으로 단숨에 끝났다.
신전에서 진정 물약을 개발하자마자 마법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 된 요한이 거대한 힘을 그대로 방출한 것이다.
그러므로 수도로 귀환하는 그의 행렬은 몹시 의기 양양했다.
“그거 봤어? 그 엄청난 마법 봤냐고.”
병사들은 마치 자신이 그 마법을 쓴 양 흥분해서 몇번이고 똑같은 말을 해 댔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모두가 전멸했지. 오리아드 9왕국이 바로 무조건 항복을 외칠 만큼 말이야.”
“얼마나 대단했으면 그 마법 한 방에 적군들이 그대로 백기를 들었겠나.”
“하늘에서 내리꽂히는 바람에 아무도 도망갈 수 없었다네.”
“호오오오………….”
이야기를 듣고 있던 마을 아이 하나가 반짝거리는 눈으로 물었다.
“그럼 그 넓은 남부의 숲이 완전히 초토화된 거예요?”
“응?”
“정말 아무도 살아남지 못하고, 아예 폐허가 되었나요? 숲속의 짐승들도 모조리 다 죽었어요?”
“그게……….”
병사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떨떠름하게 대답했다.
・・・・・… 일단 다람쥐들은 다 살려 두었단다.”
“예?”
“그 마법이 작렬한 뒤에 요한 님이 직접 살아남아 도망치고 있는 다람쥐들을 살피시더라고. 이유는 우리도 몰라.”
“대체 왜죠?”
“모른다니까. 아, 도토리가 열리는 상수리나무와 밤나무 같은 것들도 멀쩡했어.”
혼란에 빠진 마을 아이에게 병사들은 아무런 대답을 해 줄 수가 없었다.
왜 그런 이상한 짓을 했는지 아무도 이유를 몰랐기 때문이다.
은근슬쩍 그에게 이유를 물어봐도 요한은 딱히 대답하지 않았다.
그래서 모두 다 요한이 엄청난 동물 애호가거나, 아니면 ‘메데스트 공작이 짐승으로 변했다.’라는 병사들 사이에 떠도는 미신을 맹신하는 사람이라고 뒤에서 수군대고 있었다.
물론 요한에게 더 이상 그 이유를 꼬치꼬치 물어볼수 있는 사람도 없었다.
“사실, 음…… 어릴 때 갇혀 지내서 그런가………좀・・・・・・ 성격이 어두우셔.”
요한은 그 누구에게도 곁을 주지 않았고 최소한의말만 했다.
차가운 보랏빛 눈동자는 마주치기만 해도 몸이 떨릴 정도로 섬뜩했다.
마법사임에도 불구하고 검을 쓰는 것은 여느 검사못지않았고 풍채도 좋았다.
그러므로 아무도 ‘아, 대체 왜 짐승들만 살린 건데요? 그리고 다람쥐는 왜 그렇게 직접 챙기신 건데요?’라는 질문을 재차 하지 못했다.
병사들이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어깨를 으쓱할 때였다.
이야기의 주인공, 요한 하이라드는 맨 앞에서 흑마를 타고 가다가 서신 하나를 받았다.
“요한 님, 메데스트 공작저에서 서신이 왔습니다.””메데스트?”
“가주인 메리엘 메데스트 님이 보냈는데요.”
무성의하게 서신을 펼쳐 본 요한의 미간이 확 찌푸려졌다. 아주 불쾌하다는 표정이었다.
부관은 눈치를 슥 보다가 한참 지나고 나서야 물었다.
“답신・・・・・・ 안 하십니까?”
“안 해.”
요한은 차갑게 대답했다.
“하, 하지만 간단하게라도 하시는 것이 예법99에………’
“괜한 말을 써서 트집 잡히고 싶지 않다.”
결혼이라니, 무슨 말도 안 되는………….
요한 역시 이 결합의 무게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황제가 7년 전에 직접 지시한 결혼.
물론 요한은 황제의 눈치를 볼 생각이 전혀 없었다.그가 눈치를 볼 상대는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었으니까.
그의 머릿속에는 최대한 빠르게 이 결혼을 무효로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밖에 없었다.
“예………… 뭐…………”
부관은 요한을 설득하는 것을 포기했다.
아마 요한은 곧 수도에서 개차반으로 소문날 테지만, 그래도 그가 저런 표정을 지을 때에는 절대로 자신의 의사를 굽히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좀 아쉽군. 남들의 편견보다는 꽤 괜찮으신분인데. 수도에서는 요한 님을 잘 모르니 다들 개차반이라고 생각할 거야……………’
요한이 풍기는 분위기가 워낙에 위압적이고 음울해서 그렇지, 부관은 사실 요한이 그다지 나쁜 사람이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환히 웃는 경우가 드물고, 남의 비위를 맞추지 않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아서 그렇지 꽤 상식적이고 나름 남을 배려할 줄도 아는 상관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요한이 단번에 보여 준 어마어마한 마법을 기억하고 있었으며, 그 마법이 엄청났던 만
큼 요한을 덩달아 두려워하고 있었다.
요한이 딱히 그의 인상을 부드럽게 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음으로써, 그의 암울한 성장 배경과 맞물려 모두가 ‘요한 하이라드는 무시무시한 사람이다.’라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
“곧 수도인데요, 요한 님. 3일 뒤 정도면 도착할 것 같습니다. 어디로 모실까요?”
부관의 질문은 나름 그를 배려한 것이었다.
하이라드 공작저에 가고 싶지 않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요한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메데스트 공작저. 수도에 도착하자마자 그리로 간다.”
생각하지도 못한 답에 부관의 눈이 커졌다.
그리고 혹시나 요한이 예법을 모르나 해서 긴급하게 말했다.
“예? 하지만 방문한다는 서신도 없이 가는 것은 굉장한 무례・・・・・….”99
“예상치 못할 때 나타나서 어버버버할 때 파혼해야해. 상대가 제대로 된 대책을 생각하지 못할 때에, 무뢰배로 보인다면 더더욱 좋지.”
그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부관의 말을 끊었다. 아주 오랫동안 이 상황에 대한 전략을 짠 사람처럼.
“벌써부터 이딴 서신을 보낸 걸 보면, 메데스트 공녀가 아무래도 전쟁 영웅과 결혼하고 싶은가 본데…………….”
완전히 헛다리를 짚은 요한은 차갑게 덧붙였다.
“향후 다른 말 하지 못하도록 즉시 담판을 짓고 오겠다.”
그렇게 요한은 3일 뒤, 하이라드 공작저에 들르지도 않고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메데스트 공작저에 들이닥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