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n Academy Spearman RAW novel - Chapter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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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 클래스 강의실.
스르륵.
강의실의 문이 열리며 새로운 사람이 들어서자, 강의실에 있던 사람들은 자연스레 그들에게 시선이 갔다.
그야 당장 내일부터 같이 수업을 듣게 될 생도. 같은 클래스 메이트라고 여겼기에 모두가 시선을 준 거였다.
“어라?”
“저 생도복은 C클래스 생도복 아니야?”
하지만 강의실에 들어선 천성과 글레시아를 바라보며 대부분의 사람은 이해할 수 없었다.
C클래스 생도가 왜 A클래스에?
그리고 그중엔 레온하르트의 일행도 함께 있었다.
생도들의 이목이 쏠리자, 자연스레 그들에게 시선을 준 유미아가 눈을 깜박였다.
“…어라, 글레시아잖아? 곁에 있는 남자는 또 누구지?”
레온하르트의 곁에 착 붙어 있던 유미아가 말하자, 레온하르트도 자연스레 들어온 두 사람에게 시선이 갔다.
먼저 첫눈에 들어온 글레시아의 아름다운 외모를 바라보는 것도 잠시, 함께 강의실에 들어선 남자가 바로 눈에 들어왔다.
검은 머리에 검은 눈. 오히려 그게 특징적이라면 특징이었다.
외모는 날카로운 인상을 지녔지만, 그 눈빛이 호기심을 담은 채 강의실 내부를 둘러보는데, 그게 꽤 묘했다.
되게 이질적인 느낌.
레온하르트가 여태껏 마주쳐 온 사람과는 느낌이 많이 달라 보였다.
그런데도 단연 눈에 띄는 건 역시 생도복이었다.
지금 이 강의실 내에서 저 남자만 같은 생도복이 아니었다. 푸른빛과 검은빛이 뒤섞인 생도복은 분명 C클래스를 상징하는 생도복이었다.
“글쎄. 누군지 몰라도 궁금한데….”
“레온하르트. 너도 그래? 하긴 글레시아 우리랑 있을 땐 바로 사라지더니. 지금은 또 저렇게 ‘남자’랑 같이 행동하고 있으니까.”
붉은빛 단발을 지닌 유미아가 자연스레 ‘남자’라는 말을 걸 강조하자, 레온하르트는 미미하게 고갤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신경 쓰이긴 했다.
대체 저 남자는 어떻게 글레시아랑 단둘이서 행동할 수 있는 걸까.
여태 만난 여자와 전혀 다른 글레시아와 함께 있으니까.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었다.
저벅.
생각하는 것과 동시에 레온하르트는 걸음을 내디뎠다.
“어? 레온하르트 어디가?”
“궁금해서 말을 걸어보려고.”
“…C클래스랑?”
벌써 클래스 간의 차별을 두려는 유미아의 말에 레온하르트는 작게 웃었다.
“클래스가 다르다고 해도 우린 같은 아카데미 생도잖아. 누구라고 해도 친해져서 나쁠 건 없지.”
부드럽게 말하면서 레온하르트는 순수한 호기심이 들었다.
어떻게 저 남자는 글레시아와 같이 행동할 수 있는지도 궁금했고, 저 남자와 대화하며 알아가다 보면 자연스레 그 방법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들었다.
저벅.
그렇게 레온하르트가 내려가자 유미아도 바로 그 곁에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들 앞에 도착했다.
레온하르트는 가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안녕. 글레시아?”
“어.”
“강의실에서 보니까 더 반갑네. 그나저나 지금 곁에 있는 생도분은… 누구야? 꽤 친해 보이는데. 혹시 소개 좀 해줄 수 있어?”
부드럽게 말을 걸면서, 레온하르트는 조금 더 가까이서 천성을 바라보게 됐다.
자신의 갑작스러운 접근에 놀란 걸까, 아니면 긴장이라도 한 건지 빤히 시선을 주는데 그게 꽤 신기했다.
“…한천성.”
“한천성?”
글레시아의 단답에 내가 시선을 두자, 남자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 소개는 내가 할게. 글레시아가 말했다시피 내 이름은 한천성. 보다시피 C클래스고… 글레시아랑 동행하다 보니 강의실 구경하러 오게 됐어.”
“그렇구나. 내 이름은 레온하르트 로라이언트. 편하게 레온하르트라고 불러도 괜찮아. 그리고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은.”
“…유미아. 유미아라고 해. 나는 한천성. 네가 날 편하게 부르진 말았으면 해.”
누가 보더라도 삐딱하게 답하는 유미아를 보면서도 괜히 내가 미안함이 들었다.
“아하하. 너무 나쁘게 보진 말았으면 해, 그냥 유미아가 조금 낯을 가리는 편인가 봐.”
“괜찮아. 별로 신경 쓰지 않으니까. 그래도 이거 꽤 영광인걸? 입학시험 수석에다 레전더리 특성으로 이름이 자자한 레온하르트를 직접 보다니. 역시, 다른 생도에 비해서도 느낌이 완전 다른 것 같아.”
차분히 답하는 남자를 바라보며 절로 호기심이 들었다.
‘느낌이 다르다라.’
대체 뭐가 어떻게 다르다는 걸까.
“내가 올해 수석이 된 거야 뭐. 운이 좋았을 뿐이지. 영광은 무슨 같은 생도끼리인데.”
“그렇게 말해주면 고마운데.”
처음 빤히 시선을 주던 모습과 달리, 말을 잘 받아주는 한천성이란 남자를 보자 그냥 무난한 느낌이었다.
담담하고 잔잔하게. 그냥 평범하게 말을 나누는 생도 중 하나.
‘…평범하다?’
그러다 순간 의문을 느꼈다.
평범한 게 사실 말이 되지 않는 거였다.
지금 있는 곳은 A클래스 강의실. 내가 레전더리 특성으로 입학시험 수석을 받아 축사를 맡은 것까지 모두 아는 듯한데.
이 한천성이란 남자는 지금 날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거니까.
평범한 태도가 오히려 내가 보기엔 평범하지 않은 거였다.
그러던 차. 유미아가 싱긋 웃는 게 보였다.
“글레시아! 그래서 한천성이랑은 무슨 사이야? 혹시 연인 사이!?”
“…유미아. 초면에 그게 무슨 실례되는 말이야.”
“아니~ 나는 그냥 궁금해서 물었지. 우리랑 있을 땐 글레시아가 서먹서먹하게 거리를 둔다 싶었는데, 지금은 C클래스 생도랑 참~ 잘 어울린다 싶어서. 연인 사인인가 싶었거든.”
유미아가 거침없이 실례되는 말을 하며 주변을 둘러보는데. 그러자, 강의실 내에 있던 몇몇 시선이 우리에게 향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제지하지 못했다.
유미아의 말이 내게도 궁금했으니까.
한천성이란 이 남자가 대체 글레시아랑 어떻게 어울리는지.
유미아의 말처럼 연인 사이라곤 생각지 않았지만, 다른 이들의 시선에 나도 무심코 글레시아를 바라보게 됐다.
“…….”
그런데 의외로 글레시아는 태연히 우릴 바라보고 있었다.
기분이 나쁘거나 혹은 다른 반응을 보일 거라 여겼는데. 그냥 무덤덤해 보였다.
‘설마.’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정말 이 남자랑 연인 사이인 건가 하는 생각이 들던 차.
“연인 사이 아닌데.”
글레시아는 단답으로 부정했다.
그러자, 나는 마음이 놓이는 걸 느꼈다.
“그래? 그럼 글레시아. 대체 무슨 사인데?”
“아무 사이도 아니야.”
“에이~ 거짓말. 글레시아 우리랑 있을 땐 되게 서먹서먹하게 굴었잖아. 입학식 끝나자마자 먼저 자리를 떠났었잖아?”
유미아가 조금 집요하게 묻자, 유미아를 말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정작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정말 무슨 사이일까.’
거침없이 묻는 유미아의 태도가 보기 좋은 건 아니지만, 동시에 궁금했다. 글레시아는 무엇 때문에 한천성이란 남자와 어울리는지.
나야 클래스에 대한 편견 없이 사람을 본다지만. 다른 생도들의 시선엔 지금 글레시아와 한천성의 동행 자체가 이상하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ㅡA클래스와 C클래스.
그것도 글레시아는 꽤 시선을 끄는 아름다운 외모를 하고 있기에 모두가 알게 모르게 글레시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글레시아에 반해 한천성이란 남자는 C클래스. 그리고 외모가 분명 특이하긴 하지만… 그저 그뿐이었다.
한마디로 말하면 두 사람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었으니까.
“…”
그렇게 시선을 주자, 글레시아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곤 곁에 있는 한천성을 지그시 눈에 담는데. 이후 잠시간 말이 없자, 뭔가 싶었다.
“저기, 글레시아?”
유미아가 이상하다는 듯 묻자, 그제야 글레시아는 고갤 끄덕였다.
뭔가 처음 봤을 때도 느낀 거지만 글레시아의 태도가 되게 이상했다.
“나도 잘 모르겠어. 내가 한천성이란 무슨 사인지는. 말로 설명하기가 좀 힘들어.”
너무나 묘한 말을 내뱉는데.
순간 그 말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뭐? 그게 대체 무슨 말이야. 글레시아.”
유미아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거듭 묻는데도 글레시아는 그저 태연했다.
그냥 고개를 젓거나 끄덕이며 작은 단답만을 할 뿐.
그 모습이 마치 다른 사람의 시선. 행동에 아무 신경도 쓰지 않는 듯해서 나는 더 시선이 갔다.
“잠깐만. 이건 내가 답할게.”
그러다 한천성이 입을 열자, 나도 웃음을 지워가며 시선을 주었다.
글레시아를 통해 무언가를 알긴 힘들다. 조금 전 그녀의 모습에 나는 그걸 확실히 느꼈다.
그렇다면 한천성에게 그 답을 알 수 있지 않을까.
비교적 말이 통하는 것 같았으니.
***
사람이 한결같다.
그게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로든 정말 한결같다고….
글레시아를 지켜보던 천성은 속으로 생각했다.
‘어떤 의미론 대단하다고 해야할까.’
여태껏 나는 내가 커먼 특성이라 글레시아가 대답을 성의없게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그냥 지금 이 모습이 글레시아의 천성이었다.
누굴 대하든 글레시아는 성의 없고 묘한 답을 주는 건 참 한결같다고.
“나랑 글레시아는 그냥 우연히 알게 된 사이.”
“우연히?”
답하는 유미아를 바라보며 고갤 끄덕였다.
그러고 보면 얘도 성격 참 더러운 캐릭터 중 하나였다.
ㅡ유미아 리르폴.
노을이 떠오르는 붉은빛 단발에 밝고 거침없는 성격을 지닌 히로인.
주인공만 바라보는 ‘해바라기’기도 했다.
레온하르트에게만 엄청 친절하고, 그 외의 사람에겐 정말 성의 없게 대한다. 흔히 얼빠라고 레온하르트에게 첫눈에 반한 히로인 캐릭터였다.
그게 소설로 볼 땐 주인공만 좋아하는 모습이 되게 좋아 보였는데. 직접 홀대당하는 처지가 되자 솔직히 기분이 좋진 않았다.
“글레시아랑은 입학시험 볼 때 같이 만났거든. 대화를 좀 나누다 어쩌다 보니 안면이 트게 됐어. 그리고 글레시아가 먼저 말했듯, 나랑은 아무 사이도 아니야. 그냥 어쩌다 같이 행동하는 것뿐이지.”
괜한 구설수에 오르는 건 사양이었다.
지금도 나와 글레시아에 관해 클래스 내엔 여러 말이 도는 것 같지만, 지금이라도 여기서 멈추고 싶었다.
“흐응. 그래? 하긴 뭐… 그럴 것 같더라.”
내가 답하자마자, 유미아가 코웃음 치며 답하는데 그게 참 어이가 없었다.
“유미아. 그렇게 말하지 마.”
그걸 레온하르트가 돌연 차갑게 답해주자, 유미아는 눈에 띄게 순간 당황했다.
레온하르트와 날 번갈아 보며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저기, 한천성. 내가… 뭐. 나쁜 의도로 말한 건 아니야. 너도 알지?”
마치 그렇게 답하라고 답하자, 그냥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이 났다.
“그래. 그렇게 느끼진 않았으니까.”
그렇게 적당히 대꾸해주면서도 유미아보단 레온하르트에 시선이 갔다.
실제로 이렇게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눠보자, 역시 주인공이라는 생각이었다.
‘진짜 착하네.’
소설에서 본 모두를 아우르는 다정다감한 성격이 어디 가는 건 아니었다.
“레온하르트.”
그러다 글레시아가 대뜸 말을 꺼내자 뭔가 싶었다.
“한천성이랑 한번 대련해볼 생각 없어?”
“…내가 천성이랑 대련을?”
“응. 궁금해서.”
갑작스레 이해를 벗어난 대화가 오가는데.
“…”
그걸 곁에서 듣고 있는 나는 순간 사고가 멈춘 것만 같았다.
그래서 멍하니 바라만 보게 됐다.
정말 아무렇지 않게 되지도 않는 말을 하는 글레시아를.
‘이 여자가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진짜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꺼냈는지, 의도 자체를 알 수 없었다.
“나야 괜찮지만. 한천성이 부담스럽지 않겠어?”
레온하르트가 조심스레 답하자, 나는 그대로 크게 고개를 끄덕이려 했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그런데.
…그럴 수가 없었다.
지긋이….
글레시아는 날 바라보고 있었다.
처음 대화를 꺼낸 순간부터 줄곧 그녀는 지금 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 눈을 바라보며 그 푸른 눈을 빛내는데.
…순간 글레시아가 미친 게 아닌가 싶은데.
아이러니하게 내가 여기서 거절하면. 안된다는 것 역시 크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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