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n Academy Spearman RAW novel - Chapter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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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지?”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두 사람이 다…….”
“분명 소개할 때만 해도 특성이 3레벨이라고 하지 않았어? 그럼 지금… 4레벨이라는 거잖아?”
“레온하르트를 보고서도 마음이 꺾이지 않았다고….”
“입학식 날 4레벨을 달성한 생도가 나온다니, 이게 정말 가능한 거야?”
“아무리 커먼이라고 해도… 아니, 커먼이면 특성 레벨을 더 올리기 힘들지 않아?”
“말도 안돼.”
레온하르트의 특성이 진화했을 때보다도 더욱 경악에 찬 음성이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그만큼 지금 모두의 눈에 비친 광경은 이질적이며, 믿기 힘든 현실이었다.
한천성의 전신을 감싼 너무나 밝은 푸른빛.
그건 마치 한천성의 신체를 보살피듯 선명히 빛을 발하며 기이한 푸른 물결을 이루었다.
‘특성 4레벨’에 올라서야 볼 수 있다는 축복의 빛이 한천성의 몸을 치유해가는 과정에 있는 거였다.
그걸 대다수는 이해하면서도, 동시에 믿지 못했다.
ㅡ전대미문.
입학식에서 특성 4레벨에 오른 생도가 있다는 건 그들 중 누구도 들어본 적이 없었던 일이었다.
그리고 그중 글레시아는 멍한 시선을 주었다.
“……”
푸른빛에 휩싸여있는 한천성을 바라보면서ㅡ 그녀는 지금 복잡한 마음의 변화를 느끼고 있었다.
대련이 시작된 후부터 줄곧.
글레시아의 마음이 얼마나 크게 요동쳤는지….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글레시아.
그 자신마저도…….
…
ㅡ한천성.
C클래스에 커먼 특성인 창술을 지닌 남자.
그럼에도 조금도 이해할 수 없는 남자였기에 관심을 두었다.
특성 등급에 어울리지 않는 비범함이 느껴졌으니까.
그래서 같이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말조차 제안조차, 나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가 궁금했으니까.
그리고 레온하르트와 대련에 관해 말을 꺼냈을 때조차, 그렇게 큰 생각을 가지고 말한 것은 아니었다.
한천성이 대련을 거절한다고 해도 담담히 받아넘길 생각으로 했던 말. 얼마나 무리한 말을 꺼낸 건지 나도 잘 아니까.
그래도 나는 일말의 기대를 가진 채 바라봤었다.
이 남자라면 다른 이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터무니없는 기대를 가지고서.
그러자, 믿기 힘들게도 한천성은 그런 내 시선에 부응하듯 기대 이상의 답을 주었다.
ㅡ좋아. 레온하르트, 대련하자.
담담하면서도 자신감 어린 음성으로 답했다.
입학시험에서도, 레전더리 특성을 지닌 레온하르트 앞에서도 자신감어린 음성은 변치 않았다.
그렇게 대련장에 서자, 한천성은 대련장에 모여든 사람에게 보여주었다.
커먼 특성으로 레전더리 특성을 지닌 레온하르트와의 대련을 피하지 않고, 당당히 대련을 치르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이며, 그는 모두의 기대치를 아득히 벗어났다.
그때만 해도 나는 기대감으로 대련을 바라볼 수 있었다.
커먼 특성으로 이 정도의 강함을 보여줄 수 있구나. 하는 순수한 감탄마저 해가며.
대련이 진행될수록 내 생각은 점차 바뀌어갔다.
한천성에 대해서도,
레온하르트에 대해서도.
먼저 레온하르트. 그가 자신감을 가진 이유가 너무 명확해서 나는 그에게 흥미가 일지 않았었다.
그게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대련에서 보인 레온하르트의 모습들은 당연하다고 볼 수 없었다. 압도적인 특성의 차이가 있음에도 차분하며 진중하게 대련에 임했다.
커먼 특성인 한천성을 자기 아래로 보거나, 이 대련을 경시하지도 않았다.
완전히 바뀐 레온하르트의 눈빛을 보자, 내가 얼마나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자연스레 깨닫게 됐다.
차분하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레온하르트.
그리고 그와 한천성은 정말 많이 달랐다.
내가 그를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더욱 깨닫게 됐다.
그러다 두 사람이 언뜻 비슷해 보였지만, 상극의 성질을 지닌 것처럼 느껴졌다.
크게 지쳐있음에도 끝없이 공세를 펼쳐가는 한천성.
차분하며 절제된 모습으로 수비에 전념하는 레온하르트.
그리고 대련을 보며 느낀 감탄은 머지않아 산산이 깨져나갔다.
“…!”
레온하르트가 아무런 전조도 없이 특성을 진화하며 강대한 푸른빛을 발현한 순간.
여러 감탄을 표하던 생도 사이에서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마음은 더없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레온하르트는 찬란한 빛을 발하며 직접 보여준 거였다.
자신과 한천성. 그사이에 존재하는 거대한 차이를.
레전더리와 커먼이란 특성.
타고난 재능의 차이.
그게 어느 정도로 심각하게 날 수 있는지. 이 자리에 있는 모두에게 각인시켰다.
나는 그 모습에 섬뜩함을 느껴야 했다.
“……”
그때야. 깨달았으니까.
내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짓을 해버렸는지, 그 순간에서야 나는 깨달을 수 있었다.
호기심이란 명목하에 내가 이 상황을 만들어버린 건지도.
한천성은 분전하며 자신의 능력을 이곳에 있는 모두에게 선보였다.
C클래스 생도인 그가 A클래스 생도만이 들어올 수 있는 대련장에서 전원의 감탄을 이끌어낼 정도로 대단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런 그가…
바로 눈앞에서 직면하고 말았다.
ㅡ압도적인 특성.
ㅡ거대한 재능.
모든 것을 갖춘 자가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는지.
그것도 단 하나의 벽을 느끼게 한 게 아니었다.
한천성에겐 너무나 많은 벽이 보이지 않았을까.
다른 누구라도 해도 레온하르트의 앞에 있었다면. 그대로 마음이 무너져 내렸을 것이다.
특성과 재능을 고루 겸비한 가진 자만이 입학할 수 있는 곳이 아카데미. 그런데 입학하자마자 절대 넘지 못할 거대한 벽을 직면하게 된 거니까.
그리고 커먼 특성인 한천성 그에겐 그게 더욱… 크게 와닿았을 것이다.
밀려난 한천성이 가쁜 숨을 내쉬며 고개를 아래로 숙였을 때. 내 마음은 그대로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
“……”
마음이 무겁다 못해. 그대로 사고마저 멈춘 것만 같았다.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했을지, 나는 조금도 알 수 없었다.
바보처럼 제자리에서 선 채 감탄을 발하는 생도들과 멍하니 대련을 바라봤다.
그가 지금 어떠한 상실감을 느꼈을지, 조금도 생각할 수 없으면서. 나는 뻔뻔하게 그 자리에 서 지켜보았다.
그리고 예상했다.
그대로 무너져내릴 한천성의 모습을…….
수많은 상념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어쩌면 이 순간은 한천성에게 있어 평생을 갈지도 모르고, 그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모두 막아버린 걸지도 몰랐다.
그저 부정적인 생각만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러다 불현듯. 한천성이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나는 몇 년 이내 가장 크게 안도했다.
한천성의 표정이 절망으로 물들어 있지 않아서, 그리고 좌절하고 있지도 않았다는 것에 그저 감사했다.
내 한마디가 어떠한 결과를 만들 수 있는지 크게 느꼈으니까.
동시에 바로 한천성에게 사과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바보같이 서 있고, 뻔뻔하게 그를 바라만 봤던 날 크게 자책하며 이 대련이 끝나면, 한천성에게 바로 다가서려 했다.
ㅡ레온하르트.
하지만 그때 들린 그의 단호한 음성은.
그 무엇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ㅡ검을 들어.
누구도 생각지 못한 말을 꺼냈다.
모두가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한 그때. 나 역시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당장 이 대련을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련은 이제 끝이었다. 이 이상의 대련은 무모함과 억지에 불과했다.
그래서 바로 고개를 돌렸다.
대련의 참관을 부탁했던 아발란체 교관. 그라면 이 대련을 마무리 지을 수 있으리라 여겼으니까.
하지만 나는 뒤늦게 알게 됐다.
ㅡ!
교관의 왼손에 깃든 강렬한 푸른빛의 성화. 그건 교관이 예전부터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었음을 뜻했다.
‘그럼 왜….’
교관은 바로 나서지 않는 걸까. 대련을 끝내야 하는데. 도저히 나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ㅡ…한천성. 너도 알잖아. 이 대련은 이미 끝났다는 걸.
그때. 레온하르트의 잔잔한 음성이 들렸다.
지극히 차분한 음성. 레온하르트가 감정에 치우쳐 있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했다.
거대한 푸른빛이 담긴 검을 휘둘렀다면 한천성은 끝이었다.
그래서 만약 그가 크게 다치기라도 했다면, 나는 이후 그를 어떻게 봐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크게 잘못을 저지른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ㅡ검을 들라고 말했어. 난 아직 포기하지 않았으니까.
그럼에도 한천성은 단호한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이 대련의 결과를 이제 모두가 아는데 오직 그만이 모른다는 듯 그는 말하고 있었다.
그래서 더 이해할 수 없었다.
‘어째서….’
그는 마음이 꺾이지 않고, 레온하르트를 마주할 수 있는 걸까.
레온하르트의 검 위로 맺혀 있는 푸른빛은 파괴력을 짐작하기도 힘들 정도로 선명했다.
한천성 역시, 그것을 직시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주저없이 말하고 있었다.
검을 들라고, 그리고 그 검으로 자신을 겨누라고.
그 모습에서 뒤늦게 깨달았다.
한천성은 지금 알고 있었다.
이 대련의 끝을. 그는 지금 그걸 모르고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었다.
‘이 대련에서 진다는 걸 알아.’
그는 지금 명백히 알고서 말하는 거였다.
그리고 그 현실을 직면하고, 피하려 하지 않는다.
격의 차이를 그 몸으로 직접 깨닫게 되더라도, 그걸 그대로 받아들일 생각이었다.
ㅡ검을 들어. 다시 말하진 않을 거야.
다시 이어진 그의 말과 함께.
ㅡㅡㅡ!!
돌연 거대한 푸른빛이 그를 감싸 안았다.
사라졌다고 여긴 축복의 빛이 얼마나 거대하게 그를 감싸는지, 보면서도 믿기 힘들 정도였다.
‘기적…?’
순간적으로 든 생각에 고개를 강하게 저었다.
이걸 기적이라고 부를 순 없었다.
이건 순전히 한천성.
그가 이루어낸 현실이었다. 그것도 다른 이였다면 결코 이뤄내지 못할 오직 그만이 이루어낸 현실.
그러니 나는 이 현실을 기적이라고 폄하하고 깎아내려선 안되는 거였다.
“…한천성.”
멍하니 그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푸른빛에 휩싸인 그 모습을 눈에 담았다.
크게 지쳐있던 몸이 활력을 되찾으며, 온전한 상태로 돌아온 그 표정엔 놀라움이 깃들어 있었다.
자기가 그 성취를 이뤄냈으면서, 크게 놀란듯한 그 표정이 이상하게 내게 웃음을 짓게 했다.
불현듯 생각하게 됐다.
‘내가 저 남자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그가 말하기론 자신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면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대체 얼마만한 시간을 저 남자의 곁에서 보내야…….
내가… 저 남자를 이해할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