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n Academy Spearman RAW novel - Chapter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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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끝 부분에 추가된 내용이 있습니다. 이미 보신 분은 스킵하셔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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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그것도 생각하면 한천성이 너무 강한 것뿐이니까.”
“그렇게 봐야 하는 걸까.”
그렇게 밀리아의 말을 받은 그때.
나를 바라보는 밀리아의 눈빛은 평소보다 아주 조금, 정말 미세하게나마 가라앉아 있는 게 보였다.
그래서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오늘 한천성과 펼친 대련의 끝.
내가 돌연 한천성에게 너무나 이상한 말을 내뱉은 이유를.
처음엔 한천성이 밀리아에게 더 다가서지 않았으면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대련을 끝내자 다시 생각하게 됐다.
ㅡ내가 진정 밀리아를 위하는 게 무엇인지.
가장 친한 친구의 마음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 내가 어떻게 행동하는 게 옳은 건지…….
처음에 한천성이 왜 우리에게 관심을 가지고 다가왔는지는 몰랐다.
그런데도 나는 미연에 방지하려 했다.
내가 앞서 그를 거절하는 것으로 혹시라도 내게 관심을 가질 경우를 없애는 걸로.
밀리아가 평소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니까. 착한 밀리아는 어쩌면 지레짐작하며 마음을 포기하려 할지도 몰랐다.
‘그래도 이게 맞는 걸까.’
밀리아를 제외한 타인에 서투른 나는 잘 몰랐지만, 이거면 된 걸까 솔직히 고민이 들었다.
적어도 오늘 일로 인해, 한천성이 앞으로 내게 관심을 가지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
갑자기 말이 사라진 밀리아를 바라보며 옅은 미소가 지어졌다.
지금 복잡해진 밀리아의 눈빛은 또다시 한천성을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오랜 시간을 같이 지냈기 때문인지, 밀리아의 변화는 뚜렷하게 눈에 들어와… 이젠 그 생각마저 느껴지는 듯했다.
***
A클래스 수련장.
어느덧 밤이 깊어 오후 8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생도들은 하나둘 저녁을 먹고, 기숙사로 돌아가야 할 시간임에도 수련장에 남아 있는 생도는 꽤 있었다.
그리고 그중. 유독 생도들이 다가가지 않는 공간이 있었다.
슈슈슉!
거센 강풍이 허수아비를 강타하며 무수히 많은 상흔을 새겨간다.
휙!
푸른 머리칼이 거칠게 휘날리며 내지른 검을 회수하고 다시금 검을 휘두르는 여성.
글레시아는 거의 미친 듯이 검을 사용하며 특성을 발현하고 있었다.
그것도 벌써 수 시간째 반복된 행위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행동에 특성이 강하게 깃들자, 무시하지 못할 파괴력을 담은 강풍이 수련장 내부에 연신 휘몰아쳤다.
ㅡ! ㅡㅡㅡ!
글레시아 주변에 존재했던 생도는 이미 모두 자리를 일찌감치 다른 곳으로 떠나거나 멀찍이 떨어진 후.
강풍이 몰아치며 수련에 방해가 되지만. 글레시아의 특성이 바람인 걸 알기에 모두가 이해하고 그녀에게서 멀찍이 자리를 비켜준 거였다.
그리고 지금.
그럼에도 그녀에게 다가서는 사람이 있었다.
저벅.
“글레시아. 조금이라도 휴식을 취하는 게 어때? 벌써 몇 시간째 쉬지 않고 검을 휘두르고 있잖아.”
바로 레온하르트 그였다.
스륵.
그에 검을 휘두르던 글레시아가 살며시 검을 내리고 고갤 돌렸다.
초점이 흐릿하던 그녀의 시선이 이내 초점을 찾듯 푸른 눈이 생기를 되찾았다.
“내가 알아서 할게.”
툭.
무심한 단 한마디 내뱉고 다시금 그녀는 다시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레온하르트는 큰 한숨을 내쉬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 수련이야 각자 알아서 하는 거지. 하지만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두고 싶어도 글레시아, 지금 네 몸은 정상이 아니잖아.”
레온하르트가 답답하다는 듯 말을 덧붙이자, 그제야 글레시아는 자신의 몸을 내려다봤다.
생도복은 진작에 엉망이 되어 있었고, 검을 쥔 손마저 미미하게 덜덜 흔들리고 있었다.
체력이 한계에 달해 있었다.
그걸 아는데도 글레시아는 오기로, 억지로 계속 검을 휘두르고 있던 거였다.
“글레시아. 레온하르트도 걱정하고 나도 조금 걱정이 되는데 그만 쉬는 게 어때? 그러다가 자칫 잘못하면 쓰러지겠어.”
레온하르트의 곁에 찰싹 붙은 유미아가 말을 내뱉자, 글레시아는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왜 이리 남의 수련에 관심이 많을까.”
다시 단답.
마치 벽을 보고 얘기하듯 글레시아가 무시하자, 유미아가 순간 기가찬다는 듯 헛웃음을 터트렸다.
“기껏 신경 써줘도 이런 태도로 나오니까… 클래스에서 줄곧 혼자지.”
대놓고 그녀를 조롱하듯 유미아가 말을 건넴에도 글레시아는 묵묵부답이었다.
ㅡ! ㅡㅡㅡ!
오히려 이전보다 더욱 거센 바람이 일어나 강철로 이루어진 허수아비를 계속해서 강타해간다.
그 모습에 레온하르트는 한숨을 내쉬곤 제게 달라붙은 유미아를 바라봤다.
“유미아. 내가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하지 않았어? 너는 왜 듣는 사람의 기분을 신경 쓰지 않고 말하는 거야?”
“…아니, 나도 그거야 알지. 그런데 글레시아는 좀 심하잖아. 좋게 말해줘도 알아먹질 못하는데. 그럼 쓴소리도 해줘야지.”
“그건 듣는 사람 나름이야. 악담해서 알아먹는 사람은 없어. 좋게 말해도 알아먹을 사람은 다 알아들어.”
“그래? 하지만 레온하르트, 글레시아는 항상 저런 태도로 일관하는데 정말 그 말이 맞아? 나는 아닌 것 같은데.”
“…유미아.”
유미아가 연신 삐딱하게 날을 세우자, 레온하르트는 차갑게 그녀를 부르며 시선을 마주쳐갔다.
잠시간의 서로의 시선이 교차한 끝에. 유미아는 결국 레온하르트의 시선을 피했다.
그런 그녀의 뺨은 미미하게 붉게 물들어 있었다.
“알았어. 글레시아… 저기, 내가 말이 좀… 심했어.”
유미아가 사과를 건넴에도, 글레시아는 초점이 사라진 상태로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녀는 수련에 몰입해 주변이 이미 눈에 들어오지 않는 거였다.
그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던 레온하르트는 괜히 안타까웠다.
사적인 감정을 제쳐두고서라도, 자신의 몸을 망가트리는 사람을 보고만 있어야 한다는 건 괴로웠다.
“…”
그러다 옅은 숨을 내쉰 레온하르트는 서서히 자신의 검을 꺼내 들었다.
스르릉.
창천일검 3레벨에 올라선 후 벌써 며칠이나 지난 지금.
눈부신 발전을 이룬 레온하르트는 이미 자연스럽게 창천일검의 기운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되었다.
ㅡ!
순간적으로 찬란한 푸른빛이 검에 깃든 순간. 레온하르트는 빛과 같이 검을 휘둘렀다.
째애앵!!
푸른빛이 공간에 흔적을 남긴 순간 글레시아의 신형이 거세게 휘청거렸으며, 그녀가 쥐고 있던 검은 너무나 쉽게 허공을 부유하고 있었다.
ㅡ단 한 수.
레온하르트가 보인 검의 궤도는 한천성과의 대련에서 보인 검의 수준과도 이미 수준이 달라져 있었다.
“…레온하르트!?”
때아닌 행동에 유미아가 크게 놀란 그때.
글레시아는 완전히 인상을 굳히고서 레온하르트를 돌아봤다.
“레온하르트. 고의로 생도의 수련을 방해한다는 건 아카데미 규정에 위반된다는 거 몰라?”
“알아.”
“그런데도 지금 내 수련을 방해하겠다고?”
이전까지의 무심한 음성이 아닌 명백한 화가 났다는 듯한 글레시아의 음성에도, 레온하르트는 그녀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그래. 그러니까, 나는 그에 상응하는 징계를 받을게. 그러니 글레시아. 이만 수련은 멈추고 나와 함께 교관님에게 가자.”
도리어 옅게 웃으며 자진해서 징계를 받겠다는 듯 말을 전하자, 글레시아는 레온하르트를 바라보면서도 멈칫했다.
유미아조차 어이가 없다는 듯 레온하르트를 바라보던 그때, 레온하르트는 오히려 글레시아를 바라보며 재촉했다.
“왜? 날 징계 받게 하고 싶으면 그래도 돼. 나도 널 방해했다는 걸 인정하니까. 그러기 위해서 난 지금 검을 휘두른 거니까.”
징계를 받더라도 아무 상관 없다는 듯한 그 모습에 글레시아는 큰 한숨을 내쉬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됐어. 수련 그만할래.”
그리곤 검을 회수하며 그대로 자리를 떠나자, 레온하르트는 피식 웃으며 글레시아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거면 된 걸까.’
무심코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정말 악한 사람이었다면 교관에게 향해 나에 대한 징계를 건의했겠지만, 글레시아는 무뚝뚝하고 자기주장이 강한 면이 있어도 악한 사람은 결코 아니었다.
“레온하르트! 방금 그 행동 대체 뭐야…? 너 진짜 징계받았으면 어쩌려고 그랬어?”
크게 놀랐다는 듯 말하는 유미아를 보면서도 옅은 웃음이 입가에 맴돌았다.
“그러게. 다행히도 글레시아가 날 징계를 받게 하고 싶지는 않았나 봐.”
“아니, 정말! 너 지금 시작부터 성적 망치고 싶어? 징계가 얼마나 차후 평가에 악영향을 주는데!”
“…알아. 그래도 내가 나서야 할 것만 같아서 나선 것뿐이야.”
답하면서도 유미아의 걱정은 고마웠다.
다만 그녀의 다정함과 부드러운 모습이 내게만 향한다는 게 아쉽게 느껴질 뿐….
“하아. 진짜 나는 레온하르트. 가끔은 널 바라보면서 정말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겠어. 왜 그렇게 착하게 굴어? 다른 사람이 보여주는 태도에 맞춰서 너도 대해야지. 왜 바보같이 착하게 구는 거야. 지금 글레시아만 해도 그래. 자기가 알아서 자기 몸을 망치겠다는데, 그게 주변에서 말려야 할 정도야? 글레시아가 무슨 일곱, 여덞살 먹은 어린애야? 우리가 그런 것까지 모두 신경 써줘야 해?”
…진심으로 화난 듯 언성을 높이는 유미아의 모습에 나는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가 보이는 걱정과 화를 담담히 받아들였다.
묵묵히 시선을 마주쳐가자, 크게 한숨을 내쉰 유미아는 답답하다는 듯 날 바라봤다.
“너, 진짜. 그런 모습 볼 때마다 너무 미련하게 느껴져.”
“…미안.”
“미안하면 제발 다음부턴 그렇게 행동하지 마. 널 보는 내가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알아?”
…끝에서 들린 유미아의 음성에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나도 생각하고서 한 행동 같은 게 아니었다.
그 순간만큼은 내가 징계를 받는다 하더라도, 글레시아의 수련을 멈추는 게 낫다고 여겼을 뿐.
“미안해, 유미아. 나도 할 말이 없네.”
“하아. 진짜 너는 나 없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누군가가 널 이용할까 봐 괜히 내가 다 불안해.”
“…그럼 유미아. 네가 계속 내 곁에 있어 주면 되겠네.”
다정한 말에 가볍게 웃으며 답하자, 유미아는 순간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
그 후에도 유미아가 말이 없자, 나는 그녀의 그 모습 자체가 괜히 좋았다.
그렇게 수련장을 벗어나, 어두워진 밤하늘을 살며시 바라보자, 기분은 무척이나 묘했다.
벌써 며칠이나 흘렀다는 생각.
그리고 내가 눈부신 성장을 이룬 만큼. 누군가가 떠올랐다.
나와 대련을 치른 사람 중 유일하게 무승부라는 결과를 만든 생도.
‘한천성.’
그 녀석도 분명히 발전해 있겠지.
이 며칠 사이에 그 녀석이 또 얼마나 강해져 있을까.
그게 문득 궁금해졌다.
재능에 한해선 나 이상의 재능을 지녔을 게 분명한 그 녀석이…….
***
또각.
또각.
일찍이 수련장을 나와 천천히 숙소로 돌아가는 글레시아의 정신은 줄곧 멍했다.
‘특성 4레벨…….’
대체 어떻게 해야 내가 도달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한천성과 같은 레벨에 오를 수 있을까.
지난 며칠 내내 그것에만 몰두해 있었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한천성이 그러했듯, 레온하르트와 직접 대련을 펼쳐보기도 했지만, 나는 자그마한 실마리도 얻지 못했다.
서로가 전력으로 대련을 치르자, 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 나는 스스로 패배를 인정해야 했다.
…정말 믿기 힘들게도 레온하르트는 상상 이상으로 강했다.
날이 갈수록 말도 안되게 성장했으니까. 검을 맞대면서도 도리어 내 의지가 꺾일 것만 같은 기분이 강했다.
또각.
“왜. 나는 안되는 걸까.”
지친 음성 속… 마음이 조금 착잡해졌다.
커먼 등급인 한천성은 그런 괴물과도 같은 레온하르트와 호각. 아니, 그 이상의 공세를 펼쳐 자신이란 존재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그때를 수십, 아니 수백 번도 더 떠올려봤지만. 나는 조금도 알 수 없었다.
…왜 나는 한천성보다 두 단계나 높은 특성을 지녔는데, 한천성과 같은 결과를 만들 수 없는지.
한천성이 보인 자신감, 의지력, 불굴과 같은 모습에 따라잡으려 해봐도 나는 닿지 못했다.
그것도 턱없이 모자라게 느껴졌다.
한계에 다다라 삐걱대는 신체로 수련을 거듭해봐도 느껴지는 건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한천성이 보여준 불가사의한 투지가 어떻게 가능한지, 나는 이해할 수가 없으니까.
“어라.”
그러다 들린 익숙한 음성에 생각은 그대로 끊겼다.
“글레시아. 이제 돌아가는 거야?”
완전히 나를 부르는 그 음성에… 저도 모르게 눈을 깜빡거렸다.
“한천성?”
왜 이 남자가 지금 제 눈앞에 있을까. 그것도 이렇게 늦은 시간에.
“진짜 너도 너다. 와. 어지간히 독하게 수련하는구나.”
“만나자마자 그게… 무슨 말이야.”
“무슨 말이긴. 글레시아. 지금 네 모습을 한번 바라봐.”
한천성의 말에 멍하니 고갤 내려 내 모습을 살피자,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엉망진창.
정말 미련하게 수련에만 몰두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허무한 노력일 뿐이었다.
몸을 혹사하고, 특성을 발현하기만 한 조금의 의미도 없는 수련.
“글레시아. 설마 자기가 이런 상태인지 몰랐던 거야?”
“…아니. 알고 있었어.”
“그런데 왜 이렇게 수련을 해. 몸을 혹사하는 게 그다지 좋지 않다는 건 너도 잘 알텐데.”
이상하다는 듯 물어오자, 나는 그저 그에게 시선이 갔다.
어두운 밤보다도 어두운 검은 머리칼, 그 아래 옅게 웃으며 날 바라보는데. 여전히 그는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오히려 레온하르트와 대련하고 나서, 이 남자는 더 크게 달라진 것처럼 보였다.
뭔가… 정말 뭔가 느낌이 달랐다.
고작 며칠 사이에 한천성은 또 뭔가가 달라져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왜?’
나는 지금 이렇게나 정체되어 있는데. 이 남자는 벌써 다음 계단을 올라가려 하는 걸까.
그게 이해할 수 없으면서 동시에 궁금했다.
“…한천성.”
“어.”
태연히 답하는 남자를 보며. 뭐라고 말을 걸어야 할지 몰랐다.
단지 우연처럼 마주쳤다지만. 이대로 한천성을 보내선 안된다고 여겼다.
한천성에겐 분명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다.
내가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는 무언가가.
그렇다면… 나는 그걸 조금 더 알아야 했다.
“얼마면 될까…?”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나는 한천성. 네 시간을 사고 싶어.”
차분히 말을 전하면서도 일단. 조금이라도 한천성과 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가 저번에 그렇게 말했으니까.
그렇다면 그게 답이 맞을 것이다. 같이 있다 보면 자연스레 그를 이해할 수 있다고.
“내 시간을 산다니? 무슨 말이 그래. 그리고… 지금은 이미 밤인데. 우리 이제 각자 기숙사로 돌아가야할 시간이잖아.”
한천성의 말에 뒤늦게 현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오늘 이대로 헤어지면 나는 또 내일 덧없는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았다.
그건 정말이지, 너무 싫었다.
또다시 정체된 채 허무하게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는 게…….
“제발 부탁이야. 한천성… 나랑 같이 있어 줘. 돈이라면 얼마든지 낼 게.”
글레시아는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간절한 음성으로 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