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Academy’s Disabled Student RAW novel - Chapter (33)
EP.33 취담
리아나는 술을 즐겨마신다. 하지만 술에 잘 취하는 체질은 아니다. 때문에 술을 취할 때까지 대량으로 퍼마신다.
알콜중독자라고 낙인찍을 만치 매달리는 것은 아니지만, 술을 좋아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그녀는 영웅 중에서도 최상위권, 아프리카 전선에서 몇 년을 드잡이질 벌이며 모아놓은 돈은 어마어마하게 많다.
이런, 겨우 수백만 원짜리 술을 퍼마셔도 티도 안 난다.
“하하핳…!”
때문에 이렇게 왕창 퍼마시고 반쯤 취하는 일이 발생한다.
얼굴이 새빨갛다. 불콰한 낯짝이 ‘나 술 퍼마셨어요’ 하고 대문짝만하게 적혀있었다.
입꼬리도 헤실헤실 거린다. 평소에는 이미지 관리라도 하듯 상냥한 미소를 걸고 다닌 주제에, 지금은 마냥 히죽거리기 바빠 보인다.
“자, 한잔 받아요! 위리실라의 물방울, 제 최애 술 탑10에 들어가는 친구예요!”
리아나는 푸른 액체가 담긴 술잔을 옆으로 내밀었다. 그곳에는 썩은 낯빛으로 따듯하게 데운 우유를 홀짝이며 속을 달래는 아트라가 앉아있었다.
“싫어. 너나 처먹어.”
“에이, 여기까지 와서 고작 몇 잔 마시고 끝? 아무리 우리 아트라 씨가 술이 약해도 그건 좀…”
“지랄 말고 너나 처먹으라고.”
리아나는 제법 쌀쌀맞은 반응에 실실 웃음을 흘렸다. 평소 이미지 관리한답시고 상냥한 표정으로 돌아다니는 것이 어이없다고 했나?
‘킥, 지는.’
아닌척해도 아트라의 표정도 불콰하다. 항상 눈꼬리를 치켜세우고 다니며 잘난 척하는 주제에, 아트라는 술에 약했다.
그 증거로 말투가 바뀌었다.
‘아니다’, ‘그렇다’, ‘싫다만’ 어쩌고저쩌고… 딱딱해 보이는 말투가 벗겨져 제법 평범한 말투로 바뀌었다.
즉, 본심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의도한 바였다. 이 사람은 워낙 테두리가 단단해서 술이라도 먹이지 않는 한 이상한 가면이나 쓰고 형식상의 답변만 앵무새처럼 반복할 거다.
“이하율 생도, 너무 괴롭히는 거 아니에요?”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그쯤에서 본론으로 들어갔다. 아트라의 손이 우뚝 멎었다.
“조금 상냥하게 해줄 수도 있잖아요. 굳이 그렇게 몰아붙여야 해요?”
“모르는 소리 마.”
아트라는 인상을 팍 찡그렸다. 탁- 테이블 위로 데운 우유가 담긴 잔을 거칠게 내려놓았다.
“상냥하게? 몰아붙여? 시발 그럴 만큼 여유가 있어?”
“음…”
리아나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 잠깐 찔러보는 거였는데, 반응이 쪼금 거세다.
눈을 뒤룩뒤룩 굴리다가 입을 열었다.
“…상황이 마냥 좋은 게 아니란 건 알아요.”
이하율은 특례입학생이다. 시요람에서 유례가 없었던 최초로 특례 부문으로 입학한 생도.
현재 최상위권의 영웅들의 출신을 묻는다면, 열에 여덟아홉은 요람 출신이다.
그만큼 요람에서 주는 성장의 가호는 터무니없는 가호이며, 시요람은 비견될 곳이 없는 초인육성기관이다.
비견될 자가 없으니, 다양한 인적자원이 시요람에 들어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일종의 선순환이다.
그런 시요람에서 최초다.
관심이 끌린다. 당연한 것이다.
그것이 좋은 쪽으로만 끌리는 것이 아니기에 문제다.
“총장, 이 미친 새끼.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아트라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움켜쥐었다. 그 생각을 하니 또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좋은 관심… 도대체 어느 정도의 잠재력이 있길래 총장이 특례입학으로 앉혔을까. 나중에 우리 세력으로 데리고 올 수 있을까? 장래에 있을 마경정화 작전에 참여하면 좋겠다…
나쁜 관심… 도대체 어느 정도의 잠재력이 있길래 총장이 특례입학으로 앉혔을까.
미리 싹을 잘라버리자.
대격변이 일어난 200년 이후로 세상은 무수히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인류라는 종족. 감정과 욕망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한 불변하는 것은 존재한다.
요컨대, 보통의 도덕적 잣대로는 감히 판단할 수 없는 개자식은 어느 공간, 시간대에서나 존재한다.
아트라는 과거 총장에게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 인생이 구원받은 정도의 도움은 아니었지만, 분명 빚이라고 달아둘 정도는 됐다.
물론 그것도 부총장을 통하여 받은 것에 불과했지만.
아무튼, 그 빚을 명목으로 총장은 아트라가 특례입학생을 담당하여 가르치기를 요청했다.
문제는 그 이후로 뭐라 할 추가사항이 없다. 그게 끝이다. 갑자기 시요람 내부 회의에 부총장이 나타나 ‘특례입학생을 선발했다’ 그 말을 끝으로 뭐 더 하는 말이 없다.
“씨발. 뭔가 더 대처를 해야 할 거 아니냐고.”
그냥 냅다 데려오면 끝이야?
최소한 이러이러한 이유로 특례입학생으로 선발했다. 내가 데려온 생도이니 잘 부탁한다. 그러니 앞으로 잘 교육해라. 내가 비호하는 생도이니 건드리면 뒤진다… 등등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왜 더 조치가 없는 거냐고. 그 좆같은 대처가 아트라에게 큰 스트레스와 의문은 가져다주었다.
지난 수십 년간 총장이 사실상 활동을 멈춘 것은 모두가 안다. 시요람 내부에서 활동하는 건은 부총장이다.
부총장의 말로는 총장에게 최종 결정권이 있고 자신은 그것에 따르는 것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공식, 비공식 석상에서 총장이 모습을 감춘 것이 수십 년 전이다.
수십 년 만에 침묵을 깼다. 부총장이 직접적으로 ‘총장이 고심끝에 내린 선택’이라며 운운했다. 그렇게 특례입학생을 선발했다.
끝.
그 미묘한 대처가 사람들로 하여금 다양한 의구심을 품도록 만들었다.
또한, 좋지 못한 관심을 끌도록 한다.
시요람 내부에서는 괜찮다. 성장의 탑이, 침묵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총장이 이곳에 있다.
백 년 하고도 이십여 년을 넘게 존재한 시요람은 단 한 번의 침입을, 시요람 내부의 생도에게 피해를 허용한 적이 없다.
“썩을…”
하지만 밖에서는? 총장의 보호가 미치지 못한다. 사례가 증명한다. 요람의 밖은 냉혹한 현실이 있다. 밖에서 일어나는 좋지 못한 일은 어찌 못한다는 말이다.
밖에서, 외부에서 이하율이 혼자 있을 때는,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면 끝이다.
마냥 옆에서 보호해 줄 수는 없다. 평생을 끼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호위를 붙인다? 어느 수준의 호위를, 그리고 그 호위가 정말 모든 상황에서 지켜줄 수 있겠나? 호위의 역량을 넘어선 위기에서, 이하율의 목젖까지 다가온 위기에서, 스스로 넘지 못하면…
꽈득- 아트라가 이를 악물었다. 감정에 술이 쏟아지니 불처럼 타오르는 듯하다.
– 걱정 그만! 혼자 가는 것도 아니고 파티 단위로 가는 건데 걱정이 과하네요! 제가 그렇게 못 미더워요?
좆같은 기억이 끌어올려진다. 이하율과 있으면 항상 그렇다.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무력을 끌어올리고자 했다. 최소한 어떠한 불상사가 생겨도, 자기 한 몸을 지킬 수 있도록.
둘째 날부터 무기를 쥐여주고 대련을 치렀다. 현역 초인의 입장에서는 딱히 험한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아직 1학년 생도에 불과한… 이제 막 각성한 이하율에게 힘든 일정인 것은 안다.
보통은 기본적인 신체 수준을 끌어올린다. 부실한 몸뚱이에 기술을 때려 박는 것은 극히 비효율적이다.
우선 몸을 초인의 규격으로 끌어올리고, 그제야 초인에게 걸맞는 기량을 가르친다.
이하율은 달랐다.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성장의 가호와 특례로써 증폭되는 가호의 성능, 막 각성한 탓에 가뜩이나 가파른 성장 곡선, 수상할 정도로 강의 내용을 잘 받아먹는 기량의 흡수.
대략 파악한 바, 이하율은 일정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었다. 신체 수준과 기량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더욱 확신했다.
“어엄…”
리아나는 연신 쏟아지는 푸념의 파도에 입을 달싹였다. 반응이 상상 이상으로 격하다. 쌓인 게 꽤나 많았던 모양.
리아나도 아트라의 과거는 조금 알고 있다.
그녀에게는 제자 하나가 있었다. 우연찮게 만났다더라. 당시의 아트라는 상급 영웅이었고, 제자는 평범한 아카데미 학생이었다.
아트라는 까칠한 체를 해도 속은 여린 유형이었다. 사람의 무력이 좀 그래서 잘 부각되지 않는 거지, 외강내유 같은 성격인 셈.
그래서 한때 진득하게 정을 주었다더라. 첫 제자라고 서투른 교육으로라도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노력했다는 모양.
제자도 그 정성을 아는지 아트라를 마치 친언니처럼 따르며, 서로 가족처럼 지냈단다.
─그런 제자가 있었다. 지금은 없다.
“총장이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빨리 강해져야 하는 게 맞아. 시간이 많다고 여유 부리다간… 돌이킬 수 없어.”
요즘 들어 정세가 묘했다. 마경에서 쏟아지는 몬스터 개체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마경으로 도망쳐 깔짝대고 세계에서 날뛰는 빌런도 더더욱 늘었다. 아직 크게 두드러지진 않지만, 던전의 생성율도 점점 늘고 있다.
근 시일 내로 커다란 사건이 터질 듯하다. 그러한 분위기가 요즘 나돌고 있다.
“…그런 와중에, 여유는 개뿔…”
아트라는 아예 테이블 위로 몸을 늘어트리며 중얼거렸다. 갑자기 술이 확 올라왔는지, 목소리도 어눌해졌다.
“알겠어요. 상황이 좀 그러니까 빨리 강해지라고, 알겠는데… 좋은 말은 해줄 수 있잖아요?”
아트라의 상태가 영 메롱해 보이지만 그래도 할 말은 했다.
“계속 그러다간 이하율 생도한테 미움받을 지도 몰라요. 그럼 서로 안 좋잖아요? 그냥 사정 설명하는 게 좋지 않겠어요?”
리아나가 등을 두드리며 말하자, 아트라는 고개를 저었다.
미움? 우스운 일이다. 아트라에게 있어서는 오히려 좋았다.
두 번 다시 제자 따위는 들이지 않는다. 지금의 교육조차 총장의 부탁 때문에 잠시 맡은 것에 불과하다.
이하율이 어딘가에 휩쓸려 허무하게 죽지 않을 만큼만 가르칠 거다. 그 이후는 알 바가 아니다.
“상관없어. 그냥 미워하라 그래. 그편이 오히려 좋아…”
같은 말을 빙빙 반복하는 고장 난 아트라를 보며 리아나는 푹 한숨을 내쉬었다.
‘어휴.’
마음이야 알겠다. 정을 쌓기 싫다는 거다. 과거의 상처도 있어 가까워지기는 싫고, 그렇다고 이하율이 험한 일에 휩쓸리는 것도 싫고.
상황이 상황이니 험하게 굴려서 최대한 빠르게 성장시킨다. 훈련이 험하니 자연스레 원망이 향하면 차라리 좋다는 마인드.
“죽는 것보단, 미움받는 게 백배 나아…”
‘꽉 막혔네…’
답이 없다. 이건 더 이상 파고들 구석이 최소한 리아나에게는 없었다.
그녀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 * *
다음날.
늦은 아침을 맞이한 아트라는 커튼을 넘어 들어오는 햇빛을 보며 입을 열었다.
“씨발…“
최상급에 이른 초인이 술에 취하는 것은 어렵다. 초인에게 적합한 술이 있다고는 하지만, 아트라처럼 신체를 극한으로 진화시킨 초인은 취하기가 어렵다.
스스로 취기를 받아들인다면 제법 취할 수 있다. 어제가 그랬다. 어쩌다 보니 감정이 격해져서, 취기를 듬뿍 받아들였다.
술을 퍼먹고 취해 다음날이 되어 기억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아트라는 그렇지 않았다. 어제의 기억이 온전히 되새겨진다.
참 뭣같은 아침이다. 아트라는 침이라도 뱉고 싶은 심정으로 몸을 일으켰다.
아트라는 시요람 부지 내의 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교수가 해당했다.
옷매무새를 정리하는 와중, 옷뿐만 아니라 전신에 배인 술 냄새에 인상이 절로 구겨졌다. 전날 대체 얼마나 처마신 건지…
2층 침실과 연결된 베란다로 나왔다. 크게 숨을 들이마시자 신선한 아침 공기가 폐에 가득 찼다.
그렇게 기분이 나아지다가도, 어제의 기억이 상기되어 다시 더러워진다.
– 치익.
“후우우…”
때문에 한동안 손대지 않은 담배에 손을 댔다. 전선에서는 항상 물고 다녔는데, 어쩌다 보니 이것마저 진절머리가 나는 바람에 대충 던져두었다.
지금은 충동이 일어 집어 들었다. 담배를 하나 꺼내고, 대충 손을 튕겨 불을 붙였다. 텁텁하면서도 시원한 연기가 가슴을 채웠다.
신경 안정 효과가 탁월한 약초로 만들었다 했나… 아트라가 애용하는 제품이었다.
문득 날짜가 떠올라 스마트워치를 들었다.
[ 화요일 AM 10:32 ]화요일. 던전실습을 나간 1학년이 돌아오는 날이다.
“……”
아트라는 복잡한 얼굴로 시간을 바라봤다. 이제 내일부터는 이하율의 훈련을 재개해야 한다.
대충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서 주택을 나섰다. 기분도 꿀꿀하여 몸이라도 움직일 생각이었다.
적당한 걸음으로… 그녀의 신체 수준이 수준인지라 빠른 속도로 부지를 주파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멀리로 수련시설이 눈에 들어왔다.
그 앞에 조그마한 남자 생도도 함께.
‘아.’
시요람 생활복에 걸쳐진 로브. 등에는 커다란 배낭을 메고 있고, 허리춤에는 단검 두 자루와 파우치 여려 개가 매달려있다.
아트라가 챙겨준 장비였다. 성장의 탑은 몰라도 던전실습은 저 정도 장비를 챙겨가는 것이 허용된다.
그리고 배낭 옆에 함께 걸려있는 마법 지팡이가 자못 우스워 보였지만, 소유자의 외모 덕분에 우습다기보다는 아기자기해 보인다.
벌써 던전에서 나온 건가.
“……”
아트라는 복잡한 낯빛으로 걸음을 옮겼다. 방향은 이하율 뒤편에 있는 수련시설이었다.
잠시 돌아서 갈까 생각했지만, 이하율이 입구 코앞에 있는 데다가, 굳이 돌아가는 것도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 터벅터벅
어느 순간, 이하율은 이쪽으로 획 고개를 돌렸다. 그 반응에 아트라는 한쪽 눈을 치켜떴다.
‘거리가…’
늘었다. 지금 남은 거리가 거진 300m 밖이다. 그런데 감지했다. 항상 기척을 줄이고 다니는 자신을 상대로.
‘…감지능력이 성장했나.’
가파른 성장 속도였다. 강의 첫날에는 코앞까지 가서야 간신히 눈치챘는데, 지금은 이만한 거리에서 곧바로 반응할 정도다.
물론 그때만큼 기척을 줄인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괄목한 성장이었다.
기특하면서도, 뭐라 형용하기 어려운 기분이다.
거리가 좁혀졌다.
이하율도 마찬가지로 다가왔다. 이왕 만났으니 인사라도 할 생각인 모양.
“일정은 모두 끝난 건가?”
아트라가 형식상 말문을 텄다. 무척 좁혀진 거리. 이하율은 스마트워치를 조작했다.
아니, 조작하려 했다. 움직이려던 손이 멈췄다. 걸음을 옮기던 다리도 정지했다.
“음?”
이하율의 몸을 멈춘 채로 미동을 보이지 않았다. 잠시 뒤 고개가 기울어졌다. 무언가 의문스러워 보이는 반응이다.
– …킁킁
이하율의 코가 움찔거렸다. 그 순간, 그의 몸이 한차례 들썩였다.
‘뭐지?’
영문모를 반응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그 이후의 행동만큼 격정적이진 않았다.
이하율은 험한 수련에 대해 뭐라 반발하지 않았다.
이유를 묻지도 않았다. 어째서 이런 일정인지도 되묻지 않았다. 매사 딱딱하고 차갑게 반응하던 아트라에게 원망을 내비치지 않았다.
지난번에 잠시 고민에 잠겨 물을 준다는 걸 까먹었을 때도, 아무런 투정도 부리지 않았다.
한번 불퉁한 심정으로 물어볼 법한데도, 아트라를 믿기라도 하듯 강의에 성실히 따라올 뿐이었다.
그런 이하율이.
“우욱…”
오만상을 찌푸리며 뒷걸음질 쳤다. 얼굴 위로 노골적인 혐오가 떠올랐다. 더러운 것에서 멀어지는 듯한 반응이다.
– 쿵!
“……”
흡사 거대한 돌덩이가 처박힌 듯 아찔한 감각이다.
아트라의 두 눈이 파르르 떨렸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