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133)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133화(134/668)
〈 133화 〉 5장. 도지환의 야심만만 프로젝트 (9)
* * *
이능력자가 악마가 되었을 때, 그 잘못은 누구에게 있을까.
그러길래 감정 조절을 잘했어야지!
악마가 된 것 만을 두고 많은 이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능력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대부분 이런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떻게 악마로 타락할 수 있냐고 그 사람을 크게 비판하고는 한다.
아니, 하다못해 그냥 빌런이라도 되어버리지. 그러면 갱생의 여지라도 있잖아.
악행을 저지르는 건 똑같지만, 빌런과 악마는 다르다.
단순히 범죄를 저질러서 자기 프로필에 전과로 빨간 줄이 그어지는 빌런과 달리, 악마는 빨간 줄이 아니라 몸이 빨갛게 변해버린다.
뭐, 색상은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각양각색이지만, 적어도 피부가 보라색이나 녹색으로 물들어버리고 붉은 피가 아닌 다른 색의 피를 쏟아내는 이를 보고 인간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을 터.
겉모습이 인간이라도, 이미 인간이 아니다.
악마들은 자기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무언가를 부수고 파괴하기 위해 악마가 되었다.
저, 이번에 악마가 된 자는 부모가 살해당해서….
아, 부모가 죽었다고 악마가 되면 쓰나! 에잉, 쯧쯧! 나 때는 말이야…!
…….
하여튼 요즘 어린 것들은 중2병이니 흑화니 뭐니, 툭하면 폭주하고 그래! 아픔 없이 자라는 사람이 어디 있나!
설령 그 이유가 무엇이든, 악마가 된 것은 그 사람의 멘탈관리미숙이라고 본다.
겉으로는 아닐지 몰라도 속으로는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이능력자들은 귀에 들려오는 사탕발림과 달리, 인터넷 커뮤니티나 익명의 공간에서 보여지고 들려지는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악마는 쓰레기.
악마는 죽여야 할 존재.
왜 악마가 되어버렸는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악마로 타락해버린 것에 대하여 규탄하려고 한다.
유미르는 그런 악마들을 위해, 다시 인간으로 되돌려주고 싶었다.
네 실력을 드러낼수록 세상은 너를 더 노릴 것이다.
정체가 드러나면 삶이 피곤해질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유미르는 눈앞에서 울부짖는 이 악마를 두고 볼 수 없었다.
이 가련한 악마를 위해, 유미르는 전력을 다하기로 했다.
“아아악!”
악마가 비명을 지르며 날개를 펼친다.
녹색의 마력이 가시 창이 되어 유미르를 향해 쇄도했고, 유미르는 부채를 크게 휘둘러 주변에 금빛 폭풍을 일으켰다.
고오오오!
아래에서 금빛 폭풍이 용솟음치며 악마의 공격을 막아냈다.
혹시나 바닥에 튀거나 다른 곳으로 날아가 도탄 되면 어쩌나 다들 겁을 먹었지만, 금빛 폭풍은 악마의 가시창을 소용돌이 속으로 집어넣으며 소멸시켰다.
[진정해요.]“어떻게 진정해! 저런 쓰레기를 죽여야 하는데! 내가 아니면 누가 저걸 죽이겠어!”
악마는 폭주하고 있었지만, 누구보다도 더 깊게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저놈을 놔둬 봐야 법으로 심판할 수 있을 것 같아?! 아니야! 법은 저런 자의 편이야! 이미 내가 악마가 되어버린 이상, 악마가 된 사람이 나쁜 거라고!!”
[저 남자는 대가를 치를 거예요. 그러니까 당신은….]“기껏해야 징역 사는 거겠지! 안 돼! 저, 저놈은…! 내가 아이를 가지고 있는 걸 알면서도…!”
[…….]유미르는 차마 바로 공격하지 못했다.
“너, 너도 여자니까 알 거 아니야! 내가 사랑하는 남자가 딴 여자랑 바람을 피우고 있는데! 그것도 내 배에 자기 애가 있는데!!”
어쩌면 저게 정상이 아닐까.
유미르는 자신의 경우를 생각해봤고, 저런 반응이 옳은 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해해요. 죽여버리고 싶겠죠. 저도 그런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그래.
만약 자신이 진심으로 그 남자를 빼앗는다면, 그 아내라는 사람이 이능력자라면 혹시 저렇게 악마가 되는 게 아닐까.
[그런 게 정상이에요. 당신은 잘못 없어요. 다 저런 남자 잘못이지.]이능력자라고 아직 확인은 못 했지만, 만약 폭주하게 된다면 그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이건 도지환을 상대로 불륜 행위를 저지르는 유미르로서가 아니라.
[그런 남자 때문에 당신이 상처받는 건 두고 볼 수 없어요.]“내가 구원받는 건, 저 남자를 죽이는 것뿐이야!”
[죽이고 싶으면 죽여요.]유미르는 부채를 접었다.
[대신, 악마가 아닌 인간으로서.]“……!!”
유미르는 바닥을 크게 딛고 뛰었다.
단숨에 악마가 날개를 펼치고 있는 곳까지 뛰어, 악마의 지근거리까지 접근했다.
“오지…마!!”
[그대에게.]악마가 마력을 휘감은 손톱을 휘둘렀다.
유미르는 그대로 악마가 휘두르는 손톱의 궤적 안으로 들어갈 뻔했고, 주변에서 기겁하며 놀라기 시작했다.
[태양의 구원을.]유미르는 허공을 디디고 뛰었다.
마치 허공에 발판이 있는 것처럼, 관성을 무시하고 허공에서 옆으로 뛰어 공격을 피했다.
“뭣?!”
악마의 공격은 허공을 갈랐다.
유미르의 옷자락도 스치지 못했고, 유미르는 그대로 악마의 등 뒤로 돌아가 등에 손을 올렸다.
[Es werde Licht.]빛이 있으라.
유미르는 악마의 척추를 향해 금빛 마력을 방사했다.
“꺄아아아악!!”
악마는 허공에서 비명을 질렀다.
악마의 전신에서 사이한 기운이 밖으로 퍼져나갔고, 그 기운은 유미르의 황금빛 마력에 닿자마자 불씨처럼 소멸했다.
“아, 아아…!”
악마의 피부가 점차 하얗게 변하기 시작했다.
악마의 날개를 이루고 있던 진녹색의 마력 또한 눈이 녹아내리듯 사라졌고, 여인의 전신에 태양빛과도 같은 황금색 빛의 마력이 여인을 휘감았다.
“아, 안 되는데…. 죽여야 하는데….”
[죽이고 싶겠죠. 용서하라는 건 아녜요.]유미르는 서서히 의식을 잃는 악마를 뒤에서 공주님처럼 안았다.
[단지, 지금은 조금 머리를 식히죠?]“아….”
[이능력은…미안해요. 이건, 어쩔 수 없는 거라.]안다.
유미르는 다른 이들이 자기 말을 듣고 있는 걸 알고 있다.
[이제는 이능력자가 아니게 되겠지만, 인간으로서 한 번 우리 생각해봐요.]이렇게 떠난다면, 아마 사람들은 악마의 이능력이 소멸한 줄 알겠지.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게 스리슬쩍 악마로부터 빼낸 이능력을 소매 안에 넣고 있지만, 마침 팔의 끝까지 내려오는 도포 자락 때문에 다른 이들에게는 잘 보이진 않지만.
[이능력이 소멸했다고 해서, 세상이 무너지는 건 아녜요. 많이 달라지겠지만.]유미르는 여자로부터 강탈한 이능력의 구체를 손에 꽉 움켜쥐고 도포 자락으로 숨긴 채, 여자를 안고 바닥에 살포시 착지했다.
[악마가 되어 인간을 저버리는 게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당신이 방법을 찾아봤으면 좋겠어요. 저는.]“당신은….”
[세상이 아무리 추잡하고 더러워도, 밝은 희망이라는 게 있으니까.]유미르는 여인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피칠갑이 된 웨딩 드레스는 넝마가 되었으나, 여인에게는 더 이상 악마의 기운이 흐르지 않았다.
[그럼.]유미르는 여인으로부터 물러났다.
소매 안쪽으로 금빛 구체를 밀어 넣어 마력으로 고정하며, 막 허공에 원을 그리듯 손을 뻗으려던 찰나.
“하, 하하! 고마워, 히어로!! 역시 히어로야!”
[…….]기분 좋게 떠나려고 하기도 잠시.
“그, 그래! 어딜 악마가 되어서 사람을 죽이려고 그래!”
여자를 악마로 만든 원인을 제공한 남자는 여전히 붉은 오랏줄에 묶여있었으나, 광소를 터뜨리며 팔딱거리고 있었다.
“하, 하하하! 이거 풀어줘! 이, 이제 파혼이야! 젠장, 혼인신고를 안 해서 다행이지…!”
[저기요. 제가 히어로로 보이세요?]“어…?”
[저는 악마를 구원하러 온 사람이지, 당신을 구하러 온 게 아녜요.]유미르는 막 떠나려던 발걸음을 남자에게로 돌렸다.
[히어로가 민간인 때리면 안 되지만, 아직 정식으로 히어로가 된 것도 아니니까.]“자, 잠깐만…! 설마 나를 공격하려고?! 같은 여자라고 편을 들어주는 거 아니지!!”
[같은 여자라고 편들어주는 게 아닌데요?]그녀의 손에는 금빛의 마력이 길쭉하고 넓은 막대가 만들어졌다.
그 막대는 뭔가 배를 젓는 노처럼 끝이 넓적했으나, 두께가 생각보다 두꺼워 몽둥이처럼 보이기도 했다.
[죄를 지은 자, 벌을 받을 것이니.]“자, 잠깐만…! 그걸로 나를 어떻게 하려고…!”
[그야 당연하죠. 멍석말이.]“허억…! 누, 누가 살려줘! 이 여자, 빌런이었어!!”
남자는 주변인들을 향해 급히 소리치며 몸을 꿈틀거렸다.
붉은 오라에 묶여 거칠게 움직이는 그 모습이 마치 벌레와도 같았고, 그 누구 하나 남자를 도우려고 하지 않았다.
“제발! 이 여자, 이 빌런이 사람 팬다!!”
[이걸로 히어로 심사 떨어지면 떨어지는 건데, 일단 지금 마음 가는 대로 해야겠어요.]이능력자의 시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대만 맞죠?]이능력자들은, 자신의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항상 불법은 아니다.
[한 대요ㅡㅡㅡ!]파ㅡㅡㅡ앙!!
마력이 실린 넓적한 몽둥이가 붉은 오랏줄을 때렸고, 남자는 눈을 까뒤집으며 기절했다.
[…후.]유미르는 남자를 때린 몽둥이를 바닥에 집어 던졌다.
몽둥이는 금방 빛무리가 되어 사라졌고, 여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
여인은 비틀거리면서도, 웃고 있었다.
자신의 상태를 직감했을 텐데도, 여인은 유미르를 향해 고맙다는 듯 미소를 짓고 있었다.
끄덕.
유미르는 한 번 고개를 숙이며 인사한 뒤, 허공에 크게 원을 그렸다.
“아, 저기!!”
유미르가 떠나려는 걸 눈치챈 건지 사람들이 그제야 달려오기 시작했으나, 유미르는 바로 원 안으로 들어가 공간을 이동했다.
파ㅡ앗.
돌아왔다.
“끄으응! 한 건 성공…!”
유미르는 바로 변신을 해제한 뒤, 가볍게 기지개를 켰다.
그리고.
“…어?”
노천탕으로 돌아왔을 때는, 노천탕에는 아무도 없었다.
찰팍, 찰팍.
저기.
TV 화면의 빛이 반짝이는 거실.
어딘가, 물소리만이 조용히 들려오고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