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211)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211화(212/668)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이다.
특히 천재와 같은 부류의 인간은 일반인이 자신이 말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
-쉽게 풀어서 설명했는데 왜 모르지?
그건 천재가 일반인의 수준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른 경우도 있다.
전혀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이가 전혀 다른 능력을 설명해야 하는 경우.
혹은 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능력에 대해서, 가르치는 이가 그 능력에 대해 심도 있는 이해가 부족한 경우.
세종섬이 그렇다.
세종섬은 교육의 장을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능력자를 한 섬에 가둬둔 뒤 정신을 수양하고 사회성을 기르는 데 가장 방점을 두고 있다.
-솔직히 00년 이전에 태어난 사람들이 이능력에 대해 뭘 안다고 우리를 가르침?
이라고, 누군가가 말한 적이 있다.
그 말이 아주 틀린 게 아닌 것이, 마나조차 느끼지 못하는 대격변 이전의 인류가 이능력을 깨우친 신인류에게 이능력을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래서 구인류는 이능력자에게 이능력을 사용하는 방법이 아닌, 이능력을 사용하는 때와 장소를 가르쳐주며 이능력 사용을 절제시켜왔다.
영웅적 행보라는 이름으로.
그렇다면 어떻게 이능력을 사용해야 하는가.
그건 이능력자 스스로 개발하거나, 혹은 주변에 자신보다 더 이능력을 잘 쓰는 이에게 물어보는 수밖에 없다.
혹은 S급이 직접 가르쳐주거나.
저기 다른 나라에서는 S급 이능력자가 A급 이능력자 여럿을 가르치고, 그 A급 이능력자가 다시 또 B급 이능력자 여럿을 가르치는 다단계 피라미드 형식으로 이능력을 쓰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다단계라는 어감이 이상해서 그렇지, 이걸 무협 식으로 바꿔서 불러보면 ‘사제관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관계가 형성된 근본은 누군가가 알려주고 가르쳐주는 것으로 이능력이 충분히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백설희나 유미르가 내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걸로 자신만의 새로운 이능력을 개발한 것처럼, 윤이선 또한 이능력을 개발해서 강해질 수 있다.
지금의 한계를 뛰어넘는 경지로, S급으로 올라갈 수 있다.
그러니.
윤이선에게 더 위를 노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내가 직접, 세종섬보다 더 확실하게, 윤이선을 위한 맞춤형 교육으로.
1:1 대련이라는 방식으로.
내가 윤이선의 ‘트레이너’가 되는 방식으로.
[느려.]파바방!
여우불이 나를 노리며 날아왔으나, 나는 그걸 빠르게 피하며 윤이선에게 역공을 날렸다.
까ㅡ앙!
나를 향해 날아오는 여우불을 방망이로 휘둘러 쳐낸다.
야구 선수가 홈런볼을 치듯 날아간 여우불은 윤이선을 향해 날아갔고, 윤이선은 자신의 여우불에 화들짝 놀라 옆으로 크게 몸을 날렸다.
파ㅡ앙!
여우불이 폭발했다.
윤이선은 바닥에 한 손을 짚으며 나를 노려봤고, 나는 방망이를 어깨에 걸치며 윤이선을 도발했다.
[정밀해. 칭찬하지. 하지만 너무 정직하게 마력을 담았다. 나 같은 자가 있다면 이런 식으로 맞받아칠 수 있는 마력이야.]“그럼 어떻게 하면 되죠?”
[이렇게.]나는 방망이를 높이 치켜들어 불꽃을 만들어냈다.
[상대에게 닿을 때만 불꽃이 터지게 할 수 있다면, 중간에 요격당하지 않게 할 수 있다면 어떨까.]도깨비 하면 도깨비불인 만큼, 나는 검은색으로 타오르는 불꽃을 앞으로 겨눴다.
[요격해봐.]내 방망이를 중심으로 타오른 검은 불꽃은 윤이선을 향해 날아갔다.
윤이선이 쏜 여우불이 MLB 투수들의 직구라면, 내가 던진 불꽃은 동네 친선 야구장에서 볼 법한 포크볼의 속도.
“하압!”
윤이선은 정확히 내 도깨비불을 향해 여우불을 날렸다.
불꽃의 형태가 날카로운 화살과도 같았고, 내 도깨비불을 향해 날아오는 불꽃의 화살은 정확히 도깨비불을 꿰뚫었다.
화륵.
“어?!”
꿰뚫기만 할 뿐.
도깨비불이 사라지지 않았다.
마치 꿰뚫린 부분만 안개가 되어 흩어지는 것처럼 구멍이 생긴 뒤, 윤이선을 향해 서서히 날아갔다.
화륵.
“꺄악?!”
윤이선이 피하기도 전에 그녀에게 닿은 도깨비불은 윤이선의 몸에 달라붙었다.
“…어?”
[내가 설마 아프라고 날린 공격이겠나.]자신의 몸에 붙은 불꽃에 당황하던 윤이선은 그냥 자신의 몸에 달라붙은 불꽃에 혼란에 빠졌다.
“이, 이거 뭐예요?”
[허깨비 같은 것이지. 실체가 없는 불꽃이다. 눈에는 보이지만, 딱히 폭발을 일으킨다거나 불꽃을 일으킨다거나 하는 게 아니지. 이른바, ‘환염(幻炎)’이라고 해야 할까.]화르륵.
여전히 윤이선의 몸에는 검은 불꽃이 타오르고 있다.
윤이선의 옷을 태우기는커녕, 그저 옆을 빙글빙글 돌 뿐인.
“그럼 이거, 허상이에요?”
[허상? 아니지. 시한폭탄 같은 거다.]“……!!”
윤이선은 내 말에 황급히 위로 점프했다.
일부러 떨어뜨려 놓은 검은 불꽃이 하얀빛을 일으켰고, 곧 작은 폭발을 일으키며 터졌다.
“으읏…!”
위로 높이 뛰며 뒤로 물러난 윤이선은 창백해진 얼굴로 호흡을 가다듬었다.
폭발이 일어난 곳에는 작은 크레이터가 생겼고, 체육관 바닥이 훅 꺼져있었다.
사람 하나가 딱 쓰러져있을 만큼의 폭발.
아무리 윤이선이라고 해도, 마나를 방어막으로 둘렀다고 해도 몸이 성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윤이선. 혹시 그런 생각을 했나? 내가 보여주는 이 기술이 너와 나의 눈높이를 보여주려고, 지금 도깨비가 자기보다 더 불꽃을 잘 쓰는 걸 자랑하려고 보여주는 거라고 말이야.]“!!”
윤이선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아마도 겉으로는 아닌 척하겠지만, 속으로는 그런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당연한 생각이다.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그렇게 생각하는 건 당연해.]이능력자라면 누구나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다.
상대가 나보다 내가 쓰는 기술을 더 잘 쓰니까.
[하지만 내가 네게 이런 기술을 보여주는 건 나의 능력을 자랑하는 게 아니라, 네가 이걸 보고 배우라고 직접 보여주는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오해하지 말도록.]그러나 그걸 사용하는 자의 의도는 다르다.
일반적인 이능력자들이 자기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기술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지금의 나는 윤이선에게 가르쳐주기 위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이능력의 활용 방법을 늘린다고 해서 더 위의 단계로 ‘무조건’ 올라가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또한 더 위의 과정으로 올라가는 방법이기도 하지. 기술 하나에 통달하는 것도 좋지만, 비슷하면서도 다른 기술을 익히는 것도 사고가 확장되는 방법이니.]나는 다시 불꽃을 만들어냈다.
[이능력은 여행과도 같다. 다양한 것을 보고, 다양한 것을 듣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인간은 강해진다.]나는 수많은 세계를 여행했다.
독자라는 이름으로, 많은 작가가 만들어낸 수많은 공상 속 세계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그들의 이능력을 배워왔다.
[네가 보기에 내가 사용한 이능력은 어떤 능력인 것 같지?]“……잘, 모르겠네요.”
윤이선은 볼멘소리로 답했다.
[그럼 묻지. 답을 알려줄까, 아니면 스스로 알아내겠나?]“차이는 뭐죠?”
[수학 문제랑 같아. 답을 알고 문제를 풀면 문제 해결은 쉽겠지. 하지만 스스로 답을 찾아낸다면, 다음에 다른 방식의 문제가 나왔을 때 이 문제를 해결했던 원리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지. 한 번 더 보여주마.]나는 다시금 도깨비불을 만들어냈다.
이전보다 더 느리게, 더 적은 수로 윤이선을 향해 도깨비불을 날렸고, 윤이선은 눈을 가늘게 뜨며 도깨비불을 향해 자신의 여우불을 날렸다.
화륵!
화살처럼 날아온 여우불에 닿은 도깨비불은 중간이 꿰뚫리고.
소닉붐의 칼날처럼 날아온 여우불에 닿은 도깨비불은 반으로 갈라지고.
더 큰 크기로 날아온 여우불에 닿은 도깨비불은 순간 집어삼켜지는 듯하다가, 그대로 여우불이 지나가자마자 다시 형체를 갖췄다.
“…아!”
윤이선이 뒤로 크게 뛰며 거리를 벌린 뒤, 새로운 여우불을 만들어내며 내게 쐈다.
그 속도는 매우 느렸지만, 나는 그녀의 불꽃을 처음 때려 맞췄던 것처럼 직접 다가가 방망이를 크게 휘둘렀다.
화륵!
방망이는 불꽃을 그냥 통과할 뿐, 불꽃을 튕겨내지 못했다.
내가 방망이를 휘두르는 순간, 바로 불꽃에 담긴 마력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내 방망이를 피했기에.
[정답이다.]“아!”
콰ㅡㅡㅡ앙!
내 방망이에 붙은 윤이선의 불꽃이 폭발했다.
나는 윤이선의 여우불을 그대로 뒤집어썼고, 윤이선은 깜짝 놀라 내게로 다가왔다.
“아, 그!”
[괜찮다. 상쇄했다.]데미지는 입었지만, 딱히 아픈 정도는 아니다.
킥복싱에서 배우는 사람이 스트레이트를 날려서 약간 세게 맞았다고 쓰러지는 관장이 없는 것처럼, 나는 윤이선의 불꽃을 털어내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원리를 알겠나?]“…겉으로 보이는 불꽃은 눈속임이고, 실제로 폭발을 일으키는 마탄은 불꽃 속에 숨기는 거군요.”
[그래. 물론 단순히 그런 것만은 아니야.]나는 윤이선의 앞에 도깨비불을 하나 띄웠다.
[경험이 쌓이면 이렇게 안에서도 조작할 수 있지.]농구공처럼 활활 타오르는 검은 불꽃 안쪽, 일부러 하얗게 불태운 불꽃의 마력이 농구공 안에서 탁구공처럼 튀고 있었다.
[불꽃만큼 적의 눈을 속이기에 좋은 게 또 없지. 인간은 기본적으로 불을 두려워하니까. 이제, 네가 이게 되는 거다.]“이거요…?”
[적에게 날리는 마탄을 덧씌우는 게 아니라, 너 스스로의 몸 위에 덧씌우는 거지.]나는 검은 불꽃을 해제한 뒤, 윤이선에게 손을 뻗었다.
[네가 이 하얀 불꽃이라고 생각해봐. 그리고 너는 겉으로 검은 불꽃을 만들어내는 거다.]“…….”
[네 겉에 마력을 모아 형상을 만드는 거다. 너는 무엇을 만들어내고 싶지?]“……만약, 가능하다면.”
윤이선은 나를 빤히 올려다보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혹시, 뭐라도 해주실 건가요?”
[음. 글쎄. 하루, 밤에 데이트라도 해줄까?]순간.
윤이선의 몸에서, 분홍빛 불꽃이 터져 나와 그녀를 휘감았다.
[…….]어라.
왜 ‘각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