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222)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222화(223/668)
국력은 S급의 양과 질에 있다.
더 이상 군비 경쟁이 무의미해진 시대, 이능력이 앞으로 계속 유지된다면 이능력자를 더 늘리는 게 국력 상승의 바른 길이다.
그렇다면 누구나 인정할만한 S급이 늘어나는 게 좋다.
S급의 희소성이 줄어들고 나발이고, 강인한 존재가 많다는 건 그 나라의 국격과 관계되는 일이니.
그렇기에 다들 이 날만을 기다려왔다.
5월 28일.
새로운 S급의 탄생인가, 아니면 S급 판독기의 자기증명인가.
[윤이선! 윤이선! 윤이선!] [태조 이겨라! 부산의 자랑! S급의 힘을 보여줘!]결전의 날, 부산의 사직구장에는 수많은 관중으로 가득차 시작하기도 전에 관중석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사직구장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아앗! 말씀드리기가 무섭게, 아머드 태조가 탄 차량이 전장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야구장이고 나발이고, 냅다 야구장 안으로 리무진 한 대가 안으로 들어왔다.
잔디에 타이어 자국이 생기든 말든, 리무진은 크게 원을 한 바퀴 그리며 야구장의 한가운데에 멈춰섰다.
철컥.
리무진의 문이 자동으로 열리며, 안에서 하얀 정장을 갖춰입은 금발의 청년이 내리며 손을 높이 치켜들었다.
“””와아아아아ㅡㅡㅡㅡㅡ!!”””
썩어도 준치라고, 아머드 태조가 아무리 사고를 많이 치고 다녀도 S급인 만큼 팬층은 두텁다.
사람들은 태조의 등장에 열광하고 환호하며, 그의 승리를 기원했다.
“꺄아아악!”
“태조님!! 여기를 봐주세요!!”
“태조님의 유전자를 가지고 싶어요오오오!”
특히 S급 남자에 얼굴도 제법 잘 생긴 편이라 그런지, 여성 팬이 엄청 많았다.
최근에 미국의 모 대기업 손녀와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루머도 있었지만, 태조의 주변에는 언제나 항상 가십이 따르기 마련.
“아머드 태조 님께 여쭙겠습니다! 오늘의 대결에 임하는 각오를 말씀해주십시오!”
마이크를 든 여자 리포터가 다가가 아머드 태조에게 마이크를 건넸고, 아머드 태조는 어깨를 으쓱이며 고개를 숙였다.
“누나는 누가 이길 것 같아요?”
“””꺄아아아악!!”””
리포터를 향한 ‘누나’라는 말에 여자들이 다시 비명을 질렀다.
사직구장에 순간 익룡과도 같은 이능력을 가진 존재가 나타났나 싶을 지경이었고, 구장의 ‘원정팀 응원석’에 앉은 남자들은 대부분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기생 오라비 같이 생긴 놈이, 쯧.”
“어린 놈이 벌써부터 까져가지고는…. 에잉, 쯧쯧.”
“제발 태꼬삼.”
“태꼬삼은 무슨. 이십마이너스삼이라더라.”
“……에잇, 퉤. 세상 불공평해서 원.”
남자들은 그저 아머드 태조의 모습에 짜증만 낼 뿐이었다.
그도 그럴 게, 그는 말 그대로 ‘다 가진 남자’였으니까.
부모 빼고.
“어, 저는 리포터니까…호호…!”
“제가 이기면 나중에 차 한 잔 할래요?”
“…정말요?”
우우우우우우ㅡㅡㅡㅡㅡ!
너나 할 것 없이 관중석 전체에서 야유가 퍼져나왔으나, 아머드 태조는 아무렇지 않게 리포터의 손등에 입을 맞추며 눈을 찡긋거렸다.
“경기 끝나고 만나요, 누나.”
“아, 으, 네…! 과연, 내가 이기는 건 당연하다! 데이트 신청보다 더 쉽다! 아머드 태조의 결의를 알 수 있는 말이었습니다!”
다행히 리포터는 정신을 되찾고 대화를 끝냈다.
“S급의 자존심! 아머드 태조! 그에 도전하는 자는 누가 될 것인가!”
리포터의 외침에 또다른 리무진 한 대가 안으로 들어왔다.
마치 태조를 가운데 두고 견제를 하듯 빙글빙글 돌던 리무진은 태조의 맞은편에 멈춰섰고, 안에서 작은 체구의 소녀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드디어, 도전자가 입장합니다!!”
“””와아아아ㅡㅡㅡㅡㅡㅡ!!”””
방금 전이 익룡들의 외침이었다면, 지금은 가히 짐승들의 포효라고 할 수 있을 터.
“””윤이선!! 윤이선!! 윤이선!!”””
원정팀 응원석에 앉은 남자들은 윤이선의 이름 세 자를 연호하며 파도타기까지 시작했다.
온통 분홍빛으로 반짝이고 있는 의복과 응원봉, 그리고 플랜카드까지 펄럭이며 윤이선의 등장에 환호를 보냈다.
“””윤이선 화이팅!!”””
“네, 그러면 윤이선 양과 대화를 나눠보겠습니다.”
이번에는 또다른 남자 리포터가 나타나 윤이선에게 마이크를 건넸다.
키 차이가 거의 30cm 이상 차이가 나는 바람에 마치 어린아이에게 마이크를 건네는 것 같았으나, 카메라는 리포터의 얼굴을 자르며 윤이선을 전부 카메라에 담았다.
“이번 대결, 자신 있으십니까?”
“자신이요? 넘치죠.”
윤이선은 어깨를 펴며 활짝 웃었다.
“우오오….”
카메라가 담지 못하는 그 엄청난 자신감에 남자들은 마치 성령을 본 것처럼 감탄했고, 홈팀 응원석에 앉아있는 여자들은 아무 소리 없이 표정만 굳힐 뿐이었다.
“잘 알겠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지금 바로 시작하도록 하죠! 도전자, 세종아카데미 학생회장! 대운동회 A급 최종 우승자! 아카데미 최강의 학생!! 윤ㅡㅡㅡ이ㅡㅡㅡ선ㅡㅡㅡㅡ!!”
“S급에 오르려면 나부터 꺾어라! S급의 자존심! 지금까지 내게 도전한 사람은 많았지만, 나를 넘어선 자는 거의 없었으니! 철룡이 나르샤, 아머드, 태조ㅡㅡㅡㅡㅡ!!”
“”경기를, 시작합니다!!””
* * *
“멘트 진짜 구리네.”
부산의 한 호텔, 펜트하우스에 온 나는 80인치 대형 TV에서 울려퍼지는 멘트에 오한이 들었다.
“레슬링도 저런 식으로는 소개 안 하겠다.”
“따질 거면 작가한테 따져. 리포터들도 작가가 써준 대본 읽는 거잖아?”
“난 좋은데?”
펜트하우스에 함께 들어온 둘, 궁기와 도올은 내 옆에 앉아 각자 원하는 음료를 들며 TV 중계 화면을 주시했다.
“심심한데 내기나 할까? 나는 윤이선이 이긴다에 한 표.”
“나도 이선이한테 한 표.”
“…나는 윤이선에게 10억을 걸지.”
내기는 성립되지 않았다.
나도 궁기도 도올도 셋 다 윤이선의 승리에 걸었고, 그럴 수밖에 없었다.
윤이선이 정배니까.
“다른 사람들은 어때?”
“윤이선이 14%. 아머드 태조가 86%. 대국민 여론이고, 기존 S급들의 여론은…달라.”
도올이 태블릿으로 자료를 하나 띄웠다.
“2:4. 윤이선에 둘, 아머드 태조에 넷.”
“…씁.”
“어머, 왜?”
“S+급 둘이 윤이선이 이길 거라고 생각해버리면 곤란한데.”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S급들의 승자예측에서, 하필 가장 강한 둘이 윤이선의 승리를 점쳤다.
-광익공이 윤이선이 이긴다는데?
-스노우화이트도 윤이선이 이길 것 같다는데?
-이거 뭐임? 어떻게 된 거임? S+급들에게만 보이는 뭔가 특별한 게 있는 거 아님???
-지금이라도 이선코인 타라ㅋㅋㅋㅋ
“으으, 괜히 챙겨준다고 알려준 건가.”
“너 설마 배당 걸린 거 내려갈까봐 걱정하는 거야?”
“걱정하는 게 아니야. 지금, 저거 뜨고 난 뒤에 진짜로 배당 내려가고 있다고.”
차라리 기존 S급들의 승자예측이 전부 아머드 태조에게 쏠렸다면 좀 더 배당이 높지 않았을까.
백설희의 ‘체면’을 세워준다고 은근슬쩍 알려준 게 화근이었나보다.
나중에 윤이선이 이겼을 때, ‘백설희는 틀리지 않았다’라고 당당히 고개를 치켜들라고 해준 말이 하필 아머드 태조의 배당을 10%나 떨어뜨리고 말았다.
“광익공은 그런데 어떻게 안 거지.”
“뭐, 울릉도에서 도깨비가 윤이선 케어해준 거 어떻게 듣고 윤이선을 찍은 거 아닐까?”
“고작 그런 걸로?”
“아님 말고.”
“…….”
승자예측이 확정되었다.
히어로 토토의 모집이 마감되었다는 건, 더 이상 참가할 수도 결정을 바꿀 수도 없다는 뜻.
왜냐고?
그야, 진짜 대결이 시작되었으니까.
구구구구.
하늘에서 무언가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아머드 태조가 하늘로 뻗은 손을 따라 검은빛으로 반짝이는 무언가가 내려왔고, 그것은 곧 아머드 태조의 몸에 부착되었다.
“라이더가…아니네?”
“그러게. 영락없이 또 라이더로 나타날 줄 알았는데.”
“…오.”
근본을 되찾기 위함일까.
아머드 태조는 내가 그를 가장 처음 봤던 모습, 저기 백만장자가 만들어낸 강철 슈트 비슷한 형태의 외부장갑을 장착했다.
화륵.
그에 윤이선도 맞서든, 등 뒤로 세 개의 꼬리를 펼쳤다.
“아머드 태조가 저런 식으로 나와버리면 스파링 해준 거 무의미해지는 거 아니야?”
“그럴 리가. 스파링은 의미가 있었어. 아머드 태조가 저렇게 근본을 되찾을 거라는 것도 다 대비했다.”
그리고 윤이선은 아주 손쉽게 대처해냈다.
“그건 ‘구미호’ 상태일 때를 이야기하는 거 아니야?”
“그렇지.”
“그러면 지금의 ‘삼미호’일 때는? 지금은 일부러 A+급 수준으로 마력을 억제하고 있는 단계 아니야?”
“그렇지.”
“그러면 지금, 아머드 태조가 유리한 거네?”
“그렇지.”
그래야 한다.
그래야 그림이 예쁘니까.
“윤이선은 언더독이야. 실제로 강한 정도는 차치하고,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윤이선이 약하지.”
“…너, 뭘 꾸미는 거야?”
“뭘. 누구나 생각하는 아주 멋진 전개.”
내가 컨설팅한 건 단순히 ‘이기는 경기’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사람들은 원하지. 압도적인 승리를. 하지만 불리한 와중에 한 번, 기적과도 같은 반격으로 역전을 거두는 승리도 좋아해.”
“너, 설마?”
“윤이선 본인도 만족했고, 인정했다. 그렇게 싸우기로. 바로 저렇게.”
화륵!
윤이선이 주변에 여우불을 만들어내며 아머드 태조를 향해 날렸다.
불꽃은 아주 빠른 속도로 아머드 태조를 향해 날아갔으나, 저 불꽃은 아머드 태조의 반격에 금방 파훼될 것이다.
파ㅡㅡ앙!
아머드 태조가 손을 앞으로 뻗자, 손에서 레이저가 뿜어져나와 불꽃을 요격했다.
그냥 요격하는 것도 아니고, 불꽃을 뚫고 오히려 윤이선을 향해 날아왔다.
파캉!
윤이선은 옆으로 급히 몸을 날리며 공격을 피했다.
엄청 아슬아슬했고, 관중석이 크게 들썩였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그런 말을 한 사람이 있다.”
이 세상에는 없다.
“자신의 위기를 연출함으로써, 깔끔하게 반격하고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것.”
하지만 그 정신은, 그 타오르는 영혼에 담긴 의지를 나는 윤이선에게 가르쳐줬다.
“그것이 S급의 결투, 엔터테인먼트.”
자고로.
“내가 윤이선에게 제안한 필승의 전략은.”
불리한 상황에서 터지는 역전극이야말로, 역배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으니.
“아머드 태조가 결정타를 날리는 순간, 각성할 예정이다.”
마치.
“아머드 태조와의 싸움에서 진정한 S급으로 각성한 것처럼. 그리고 카운터 궁극기를 날리고 한 방에 이기는 거지.”
“…사기아니야?”
“사기아니야.”
그건.
“‘왕도’. 왕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