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255)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255화(256/668)
지금까지 이 세계, 대격변 이후의 세계를 살펴보면 그런 게 있다.
기존의 화기로 이능력자를 제압할 수 있을까?
어렵다는 건 알고 있지만, 어떻게 잘 해보면 가능하지 않을까?
이미 군대가 어떻게 이능력자에 의해 망했는지는 적랑장군이 적나라하게 보여줬지만, 인간은 본인이 직접 당해보지 않으면 체감하지 못한다.
공식적인 기록이 없으니까.
이능력자를 상대로 뭐 미사일을 쏴서 폭파시켜서 죽였다든가, 그런 기록이 일단 알려진 바로는 없으니까.
그런 경우가 실제로 한 건이라도 존재했다면 너도나도 이능력자에 배때기에 미사일을 꽂아 넣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그게 실제로 있었다고 해도 이능력자를 죽인 경우는 단 한 건도 없다.
지금도 마찬가지.
두 팔을 앞으로 모은다.
드래곤 킬러의 앞으로 마력을 모아, 기병창과 같이 마력을 모은다.
그리고 동시에 등 뒤로 마력을 분사하며, 몸을 회전시킨다.
[Blaze Tornado.]미사일의 머리에 정확히 드래곤 킬러를 찔러넣는다.
마력의 칼날은 순식간에 강철로 뒤덮인 탄두를 가르고, 소용돌이치는 불꽃이 미사일 안으로 파고든다.
아무리 길쭉한 미사일이라고 해도, 그 미사일의 끝을 정확히 요격하여 파괴한다면.
뇌관이 터지고 화약이 터지든 말든, 그걸 공중에서 요격해서 갈기갈기 찢어버린다면.
그리고 그 폭발이 내게 닿기 전에 먼저 미사일을 뚫고 지나간다면.
콰ㅡㅡㅡㅡ앙!!
아주, 쉽게 미사일을 공중에서 폭발시킬 수 있다.
[약하군.]심지어 그 폭발로 인해 미사일의 잔해가 사방팔방으로 흩어지는 게 아니라, 아예 열로 녹아내려 재가 되어 흩뿌려질 뿐이라면?
민가에 피해는 없다.
불꽃놀이의 폭죽 불씨가 지상으로 흘러내리듯, 작은 불씨만 아래로 흘러내릴 뿐.
[고작 미사일 정도로 나를 쓰러뜨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나는 내가 방금 날아왔던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허공에서 그대로 멈춘 채, 몸 주변에 소용돌이치던 불꽃을 퍼뜨리며 마력을 가다듬는다.
‘이미 상황은 거의 끝나가고 있어.’
저기 멀리서 두 명의 히어로가 달려오고 있다.
응우옌과 레드 브라사드로, 산호섬에 갔던 히어로들이 급히 달려와 히어로 협회 앞을 지키고 있다.
그리고 협회의 뒤.
무장을 하기는 했지만, 그 총구를 민간인을 향하는 게 아니라 소요 사태를 일으키는 빌런과 죄수들을 향해 겨누는 어린아이들도 있다.
‘해병 아카데미 교육을 얼마나 받았다고 벌써 저렇게 다들 앞으로 나서려는 건지.’
아마도 저 아이들이야말로 진짜 자아를 찾아 나서는 존재들일 터.
라플라스의 노예가 아니라, 이제 이 세상에서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기 위해 자신을 찾아 나서는 이들이 있다면 바로 저 아이들이겠지.
비록 지금은 저 아이들에게 직접 뭐라고 말을 할 수는 없지만, 나는 그들을 구원하고 그들이 이 사회에 살아갈 환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내 할 일을 다 했다.
굳이 뭔가 또 해준다면, 이능력자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또다른 길을 보여주는 것뿐.
‘고작 한 발만 쏠 리가 없지.’
지금 어그로는 내게 끌려있다.
만약 반군의 수괴, 차이파이가 이 푸켓 거리 전체를 날리려고 하는 게 아니라 나를 날려버리려고 한다면, 그게 아니더라도 나와 함께 이 도시를 모두 날려버리려고 한다면.
미사일 여러 발을 날려서 도시 전체를 파괴하려고 한다면.
이능력자의 위상을 보여주기에, 딱 좋은 상황일 터.
가장 좋은 건 역시 그럴 일이 없이, 놈이 포기를 하는 것일 테지만….
‘그럴 리가 없지.’
빌런이라는 놈들이 항상 그렇지만, 언제든지 자신이 극한 상황에 몰리면 선을 넘기 마련.
구구구.
지평선 너머, 하늘 쪽에서 무언가 빛이 반짝인다.
그 빛은 한두 개가 아니었고, 정확히 포물선을 그리듯 나를 향해, 도시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마력 최대로.’
여차하면 도올의 도움을 받을 기세로, 나와 궁기의 마력을 모두 모은다.
변신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마력만을 남긴 채, 모조리 마력을 양손에 모아 구체를 만든다.
원리는 일종의 인공태양.
마력의 구체로 감싼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마력의 원자를 부딪치고 압축하고 합성한다.
내가 이쪽으로 잘 모른다고 해도, 궁기가 잘 알고 있다.
지금은 내가 궁기와 합일을 한 상태인 만큼, 실제 마력이 합성되고 내가 원하는 만큼의 화력을 만들어내는 건 궁기가 해주면 된다.
내가 생각하는 건 이 작은 구체가 어떤 화력을 낼 수 있을지, 그리고 이 구체를 어떻게 던지면 좋을지 생각하는 것뿐.
번쩍.
어느덧, 미사일 여러 개가 보이기 시작했다.
진짜 아무렇게나 대충 쏜 듯, 나를 비롯하여 내 궤적에 닿아있는 히어로 협회와 그 주변을 부숴버리겠다는 듯 미사일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날아오고 있다.
오히려 편하다.
굳이 일일이 하나하나 처리할 필요 없이, 한 번에 쓸어버리면 그만이니까.
S+급의 힘을 확실하게 보여줄 때다.
이능력이 꼭 누군가를 죽이거나 괴롭히거나 폭력으로 압박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도시 하나를 구할 수 있다는 걸 충분히 보여줄 때다.
물론 그만큼 ‘이능력자는 위험하다’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겠지만.
그 존재가, 자신들을 지켜주는 존재라고 한다면 인류는 이능력자를 믿을 수 있을 터.
고민은 하나.
‘뭐로 하지.’
원문인가, 번역인가.
잠시 고민했지만, 일단 궁기가 합성한 마력의 구체를 높이 위로 치켜든다.
망설일 시간은 없다.
기술명을 고민하다가 때를 놓쳐서 미사일이 도시에 떨어지게 한다?
그것만큼 어처구니없는 일도 없을 터.
-마음 가는 대로.
총수가 세피로트 기사단에 꽂혔다면, 세피로트의 컨셉에 맞게 쓰면 될 일.
[헤세드 포스.]해야 하는 일은 하나.
미사일 전부를 집어삼킬 이 거대한 인공태양을.
그저, 앞으로 집어 던지는 것뿐.
합일한 궁기와 함께, 나는 구체를 던졌다.
검붉은 빛으로 반짝이는 거대한 구체는 미사일을 향해 날아가, 미사일 전부를 집어삼키며 더 큰 폭발을 일으켰다.
콰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앙!!!
미사일이 날아온 하늘을 향해.
마치 황금빛의 나무가 치솟아 오르는 것처럼, 거대한 불꽃의 기둥이 펼쳐졌다.
아아.
[약하군.]만족했다.
* * *
“…미친.”
욕지기가 절로 나왔다.
감탄사로 욕이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게 웃기기도 했지만, 저 광경을 보고도 어찌 그런 말이 나오지 않을까.
화르륵.
허공을 수놓는 폭연 속, 검은 용인(龍人)은 그저 가만히 서 있었다.
마치 이렇게 되는 게 당연하다는 듯이, 묵묵하고도 오연히 하늘 위에 떠 있는 채로 가만히 있었다.
언젠가.
레드 브라사드, 정상인은 군대에 처음 들어갔을 때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현대의 군대는 더 이상 이능력자에게 어떻게 대항할 수 없을 거라고.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영향으로 국가안보를 위해 애쓰는 군인들을 보아왔던 정상인으로서는 그것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이능력자가 강하다고 한들, 한 명의 개인이 군대를 이길 수 있단 말인가?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지금 단편적이나마 보게 된 것 같았다.
저걸 어떻게 처리하지?
저게 만약 한반도로 날아와 냅다 부산에 저 공격을 때려 박으면, 과연 도시는 안전할까?
죽을 때까지 미사일을 퍼붓기라도 한다면 지구가 망가지더라도 죽일 수야 있겠지만, 아니 죽기나 할까?
“…하, 하하.”
그나마 다행이라는 점은 저 괴물이 일단은 사람들을 해칠 생각은 없어 보인다는 것.
그게 천만다행이었다.
“…우와아.”
등 뒤, 아이들의 감탄이 울려 퍼진다.
“존나 멋있어.”
비속어가 섞인 아이들의 반응은 그저 순수한 힘에 대한 감탄이었다.
정치적인 문제, 안보적인 문제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자신과 달리, 아이들은 순수하게 이능력자로서 강한 저 괴물의 힘에 감탄하고 있었다.
질투라도 할 법도 한데, 너무나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서 질투가 나지도 않는 걸까.
“교관님. 저희도…저렇게 될 수 있는 겁니까?”
교육생 한 명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눈 아래에 짙게 깔린 다크서클만큼 어두워 보이던 아이가, 서서히 그 눈동자가 빛으로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눈동자에 비치는 주광빛 불빛은 여전히 하늘에 수놓아진 폭연과 폭발의 불꽃이었지만, 교육생은 분명 그 불빛을 똑바로 올려다보고 있었다.
“아아. 물론.”
정상인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너희도 저렇게 될 수 있다. 한국에서는 A급 이능력자가 S급으로 올라가기도 했지. 분명 너희도 가능할 거다. 너희는…지금부터 배우면 되니까.”
언제나 교육을 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목표를 잡는 것.
“언젠가 저곳에서 미사일을 전부 터뜨려 시민들을 구하는 게 저 이름 모를 존재가 아니라, 너희들이 나서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전부 터뜨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만일.
미사일 대신 저 괴물이 날아온다면, 그 괴물을 터뜨리는 것도 이능력자가 될 것이다.
그래.
현대 화기와 군대가 이능력자를 완벽하게 제압하지 못한다면.
“너희는 이능력자이지만, 이 나라의 진정한 군인이 되어 국가와 세계의 안보를 수호하는 거다. 알겠나!”
“””예…!!”””
이능력자가, 군인이 되면 된다.
“그럼, 지금부터 현장에 나선다! 빌런과 죄수들을 체포하여, 시민들을 구조한다! 어서 움직여라, 아쎄이! 우리는 시민을 구하는 군인이다!”
“””악ㅡㅡㅡ!!”””
붉은 모자와 빨간 티셔츠를 입은 이능력자 아이들이 일제히 거리를 향해 뛰쳐나갔다.
누군가를 죽이기 위함이 아닌.
미사일을 막은 저 존재처럼,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