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258)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258화(259/668)
-야, 태국에서 쿠데타 일어났다는데?
-중남미에서 그런 거 일어나는 게 어디 한두 번이냐.
-야. 태국은 동남아야, 이 멍청아!
-뭐? 타이에서 쿠데타가 일어났다고? 아, 나 대만 여행 가려고 했는데.
-대만은 태국이 아니야!
때때로, 다른 나라에서 전쟁이 일어나든 쿠데타가 일어나든 관심이 없을 때가 있다.
-관심 좀 가지고 살아라!
-뭐래. 내가 관심을 가지고 살면 뭐 내 인생이 스펙타클하게 달라지나? 나 먹고살기도 바쁜데. 미국이면 몰라! 미국은 내가 나스닥에 주식이라도 넣어뒀으니 관심이 있지. 뭐 관심 가질만한 게 있기라도 하냐?
-한국의 해병 대위, 레드 브라사드가 지금 교관들을 데리고 라플라스의 버려진 자식들을 교육 중이라고!
-뭐? 해병? 으으, 남의 나라에 아쎄이 전파하고 막 그런 거 아니겠지?
뉴스에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도, 인터넷에서는 관심이 있는 이들이 이야기해도, 일반인에게까지 퍼지는 경우는 없다.
-하여튼 별…와! 세피로트 기사단! 겁나 멋있습니다!
-이번에 나온 기사는 되게 점잖은 녀석이네. 지난번에는 자기 잘난 맛에 폭주하던 녀석이더니.
-그런가. 절제라는 것이 없는 건가…. 그런 건가….
하지만 이능력, 전 세계적 이슈가 되는 경우라면 이야기는 또 다른 느낌이다.
전용기를 타고 내리자마자 스쳐 지나가는 이들의 대화, 스마트폰, 이어폰 속에는 세피로트 기사단에 관한 내용들로 가득했다.
심지어 개인 사이의 대화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로비에서 본 게 세피로트 기사단 분석 기사라니.”
양양 공항의 로비에서 나온 뒤, 윤혜라와 함께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본 한국 방송은 벽걸이 TV 속 시사 프로그램이었다.
[세피로트, 그것은 무엇인가?]아무래도 일반인에게는 세피로트라는 단어나 개념 자체가 어색하기에, 세피로트가 무엇인지, 그리고 존 다 아트는 또 누구인지 분석가들이 아는 정보를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풀어내고 있었다.
-그러니까 세피로트가 뭔데, 씹덕아.
-세피로트의 나무는 유대교의 신비주의 종파인 카발라에서 사용하는 문양으로써….
-위키 읽어주는 남자가 필요한 게 아니거든?
-쳇. 그냥 대충 열 명의 대천사라고 생각하면 돼!
-오, 뭔가 대충 감이 오는 것 같은데.
이 정도는 괜찮다.
-그럼 어둠의 카리스마도 천사냐?
-…인류를 구하기 위해서 미래에서 온 천사라고 대충 말하면 되겠지. 그런 의미에서 천사 아니냐? 미래가 악마들에 의해 멸망한다면, 신이 인간 한 명을 지정해서 독생자로 지정할 수도 있는 거잖아.
-이능력의 세계, 미래판 재림예수의 등장이라는 건가…. 복잡하네.
만약 다른 나라, 예를 들어 미국에서 저기 ‘적위병’이라는 조직이 테러를 일으킨다면, 적위병이라는 이름으로부터 그 행동 목적이나 원리를 알아낼 수 있을 테니까.
-그래도 다른 놈들이랑 다르게 세피로트 기사단은 좋은 녀석들일 거야. 적어도 천사들일 텐데, 악마를 대적하기 위한 존재들 아니겠어?
-그렇다면 다행이고.
실제로 그 이름은 다르겠지만, 이름을 가져온 곳에서부터 그 성격을 어느정도는 눈치챌 수 있을 테지.
“오빠. 한국에서도 세피로트 기사단은 관심이 있나봐?”
“아무래도 저기 부산 앞바다에서 한 번 스사노오 대가리를 깨뜨리는 걸로 힘을 한 번 보여줬으니까. 또 다른 세피로트 기사단이 나왔다는 걸로 만족하는…잠깐.”
막 공항 로비를 빠져나오려던 순간, 붉은 메가폰을 잡은 남자 하나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세피로트 기사단은 신께서 저희들에게 보내주신 구원입니다!!”
“…….”
사람이 많이 돌아다니는 곳에 항상 보이는 경우기는 하지만, 이능력의 시대에는 드문 모습이 눈에 띄었다.
“신을 믿으십시오!”
[이능력의 시대에 맞춰, 미래에서 과거로 보내주신 S+급 이능력자들을 통해 악마들을 대처하라는 겁니다. 즉, 이 판데모니엄의 악마들은 무척이나 위험하고 심각한 존재들이다….]남자의 외침과 교차하듯, 우리 옆을 지나가다 멈춘 여자의 스마트폰 속 언론인의 분석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악마는 우리 근처 어디에든 있습니다! 두억시니를 시작으로, 세상은 이제 악마의 위협 앞에 놓였습니다! 믿으십시오! 그리고 모두 이곳으로 모여, 기도합시다! 저희 교회로 오시면….”
분석가들의 실제 분석이 정답이든 아니든, 총수가 세피로트 기사단을 대외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얻은 효과는 확실하다.
“무섭네…. 그럼 두억시니 같은 놈이 태국에서도 그 난리를 피운 거란 말이야?””
“도깨비가 태국에 왜 갔나 했더니, 두억시니 친구를 처형하러 간 거였어.”
“결사에서 딱히 언급 없는 것 봐서는 놓친 것 같은데? 아, 미치겠다. 혹시 빡쳐서 한국으로 오는 건 아니겠지?”
“야. 한국에는 어둠의 카리스마가 있으니까 괜찮은 거 아닐까?”
사람들이 동요하고 있다.
언론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들은 민간인들은 이런저런 걱정을 하고 있지만, 한국에 있는 이들은 그 불똥이 괜히 한국에 퍼질까 봐 염려하고 있다.
“아 씨. 악마들 튀어나오는 것도 골치 아픈데, 저런 괴물들이 나서야 할 만큼 더 심각한 악마들이 많다고?”
“됐어. 한국은 두억시니 죽었잖아. 태국에서 하나 나왔으니, 다음에는 또 어디 다른 나라겠지?”
“그렇겠지? 젠장. 제발 다른 나라에서 튀어나왔으면.”
어찌 보면, 당연한 걱정이다.
“이왕이면 저기 옆 나라에서…흐흐흐.”
“무슨 그런 무서운 소리를 하고 그래.”
“뭐, 어때. 우리는 한 번 피해를 입었잖아. 우리만 아니면 되지. 나만 아니면 돼에에에!”
아무리 지구촌이라고 해도, 태국 푸켓에서 소요가 일어나고 도시에 미사일이 떨어진다고 한들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으니까.
“야, 솔직히 나는 다른 세피로트 기사를 보고 싶다. 미래에서 어떤 이능력자가 과거로 온 건지 궁금하지 않냐?”
“씁…. 미래의 기술을 우리 걸로 만들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어둠의 카리스마 기술도 지금 사람들이 따라 하고 있던데.”
“그러니까. 이제는 막 양손에 클로 차고 다니는 사람들 늘어나는 거 아니냐? 흐흐흐.”
저기 당장 지구 반대편에 운석이 떨어진다고 해도, 그 운석의 피해가 이쪽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면 그건 그냥 구경하기 좋은 이슈에 불과하다.
“오빠. 그냥 가자.”
윤혜라는 내 손을 잡아끌었다.
아무래도 내가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걸 알았는지, 그녀는 내 귀에 양손을 올리며 나를 잡아끌었다.
“괜히 저런 거 들어서 스트레스받을 필요 없어. 직접 겪어보지 않아서 그래. 저 사람들도 태국에서 일어난 일을 직접 보면 또 생각이 달라질 거야. 그렇지?”
“…그래야겠지.”
“오빠아.”
“약간,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
나는 윤혜라의 손을 잡고 공항을 나섰다.
윤혜라의 부하들이 이미 준비해둔 차는 주차장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고, 나는 윤혜라를 조수석에 태운 뒤 운전석에 앉았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하지만, 때로는 아는 것이 독이라는 걸.”
“모르는 게 약이라는 거?”
“그래.”
그런 생각이 든다.
예전부터 이 세계의 어둠을 접할 때마다 그렇게 느꼈지만, 이런 어둠을 접할 때마다 ‘주인공’은 멘탈이 깎여나갔을 거라는 걸.
“아무리 멘탈이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스트레스는 받잖아. 나도 그렇고. 그런데 서큐버스의 섬 지하를 들어갔던 때보다, 지금이 더 스트레스받는 것 같아.”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을 볼 때?”
“그래. 그게 그 사람들 잘못이 아니라는 건 아닌데, 조금 그렇네.”
곁에 있는 여자들이 힐링을 해주는 것 같았겠지만, 주인공이 어둠의 세계에서 접하는 끔찍한 인간의 악의를 볼 때마다 과연 제대로 마음이 치유되었을지.
“정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야.”
때때로 나도 그런 생각이 든다.
“싹 다 날려버리는 게 옳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
운석이 옳았다.
전 지구인이 운석 충돌과 지구의 파괴로 동시에 안락사를 하게 된다면, 그건 지구 곳곳에 괴로워하는 이들에게도 안식을 주는 게 아닐까 하는.
모두가 함께 사이좋게 저승으로 가는 게 답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그래도, 그런 고민은 나보다 회장님이 더 많이 하시겠지?”
나보다도 더 이런 고민을 많이 하고, 더 괴로워하고, 아파했을 한 사람을 생각하니 생각이 달라진다.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 심지어 미래까지 본 여인은 이 세상을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결사를 만들어 이 세상을 구원하기로 결정했다.
스스로 세계를 정복해서 체제를 하나로 통일하겠다고, 세피로트 기사단이라는 걸 전면으로 드러냄으로써 세상에 경각심을 불어넣었다.
그렇다면, 나는 총수의 결정을 지지하고 따를 뿐.
“혜라야.”
“응.”
“만약 총수님이 이 세계를 정복하는 게 아니라 전부 멸망시키고자 한다면, 너는 어떻게 할 거야?”
“…흐응.”
조수석에서 울릉도로 향하는 배를 예매하고 있던 윤혜라가 웃음을 흘렸다.
“오빠. 그거 알아?”
윤혜라는 순진한 얼굴로, 나를 향해 눈을 찡긋거렸다.
“불과 1년 전…그러니까 딱 이맘때쯤. 오빠가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기 전에, 우리끼리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어.”
“무슨 이야기?”
“그냥, 나라 하나 빼고 다 없애버리면 안 되냐고.”
흠칫.
“다른 간부들, 다 찬성했었지. 왜? 다들 인간에게, 국가에게, 사람에게 배신당했으니까. 싹 다 없애버리고 싶다는 생각만 있었거든.”
순간, 운전대를 잡은 손이 멈췄다.
“지금은?”
“이젠 아니야.”
윤혜라의 손이 내 허벅지를 쓸었다.
“살아갈 이유가 생겼거든. 흐흐흥.”
“……그거, 다행이네.”
나는 운전대를 꽉 붙잡았다.
“오빠. 배 타러 갈 때까지, 나 마력 보충 좀 할게.”
“중간에 검문 있으면 빨리 정리해.”
“울릉도 간다고 하면 그냥 넘겨줄걸?”
“……..”
“정지. …통과!”
이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