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283)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283화(284/668)
-하세요. 겸직으로 들어오는 돈은 당신 용돈으로 하시고.
광익공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서버 문제나 통신 문제, 기타 등등에 관한 문제는 광익공이 알아서 처리를 해두겠지.
“선생님, 이게 그 어플인가요?”
유미르는 광익공 명의의 스마트폰을 이리저리 훑으며 관심을 보였다.
특히 안에 있는 ‘금빛날개’라는 어플의 UI를 살피며, 그녀는 금빛날개 프로젝트에 지대한 흥미를 보였다.
“이제 이것만 있으면 S급도 막 늘어나고, 정의로운 히어로들도 늘어나고 그러겠네요.”
“일단은.”
결사가 상대해야 할 히어로들이 늘어나는 건 일단 나중의 문제고, 확실히 정의감 넘치는 실력자가 늘어나는 건 반가운 일이다.
“태국으로 치면 응우옌 같은 사람이 늘어나는 거지. 이전에는 그냥 스스로 강해지기를 기다렸다면, 지금부터는 직접 훈수를 두는 거야.”
“음…저도 한 번 해봐도 돼요?”
“아직 어플 스토어에 올라가지도 않았는데.”
“apk 파일 있으면 공유 가능하지 않아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백금태양한테 어플 보내주는 건데.”
“너 뭐 고민거리 있어?”
“네. 이능력 고민이요.”
유미르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냈고, 나는 그녀의 스마트폰에 어플 설치를 도왔다.
“계정만들고, 회원 등록은…아.”
“왜?”
“이거, 히어로 협회 신분증으로 등록해야 하는 건데….”
그리고 시작부터 막혔다.
“저 제 유미르 신분증으로 등록하면 D급으로 분류되는 거죠…?”
“그렇지.”
“그런데 D급이 막 S급 상담하고 그러면, 다들 이상하게 생각하겠죠?”
“기본적으로 문답은 1:1로 진행되지만, 데이터베이스를 살펴보는 사람이 있으면 이상하게 생각하겠지.”
아무래도 빛의 세계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보니, 유미르는 최소한 어플 상으로는 D급 고민을 이야기해야만 한다.
“그냥 직접 물어보면 되잖아. 무슨 고민이길래?”
“애국마스터를 상대로 애국으로 이기는 법이요.”
“그런 거 없어. 경험으로 실력을 늘리는 수밖에.”
“그럼 지금 해봐도 되나요?”
“그러시든지. 근데 일도 해야 하니까, 집중은 못한다?”
“괜찮아요. 이능력자가 좋은 게 뭐겠어요. 애국도 하면서 이능력 연구도 하고 그런 거지.”
유미르는 바로 태극워치와 스마트폰을 잡은 뒤, 내 손목을 당기며 침대에 몸을 던졌다.
삐거덕.
침대 시트가 잠시 내려가고, 유미르는 내 위에 올라탄 채 내 가슴 위에 팔을 올리며 스마트폰을 열심히 꾹꾹 눌러대기 시작했다.
“이거 느낌 되게 이상하네요. 서로 이렇게 얼굴 마주보고 있는데, 정작 그 사이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니.”
“네가 지금 그러고 있잖아.”
“선생님도 그러면서 스마트폰 잡고 계시잖아요.”
“나야 이게 일이니까 그렇지.”
나는 화면을 돌렸다.
관리자 계정으로 보이는 화면에는 어플에 가입한 회원들의 정보가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뭐예요. 다 S급이잖아.”
“광익공 명의로 문자 다 돌아갔으니, 다들 가입한 거지.”
이게 광익공의 힘이다.
“광익공이 S급들에게 ‘자기가 이능력 컨설팅 해주겠다’라고 이야기하는데, 자존심이든 뭐든 최소한 가입은 해야지. 광익공한테 찍히기 싫으면.”
“광익공 죽은 사람이라는 거, 아직 이 사람들도 모르는 거죠?”
“그래. …그런데 이렇게 마주보고 있으니까 보기 좀 힘드네. 미르야. 자세 좀 바꾸자.”
유미르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나는 침대 해드를 등지고 앉았다.
유미르는 바로 내 앞으로 다가와 앉았고, 나는 유미르의 앞으로 손을 뻗어 그녀의 앞에 내 스마트폰을 들었다.
“이러면 둘이 같이 볼 수 있지?”
“어깨 위에 고개 올리고 보면 목 아프지 않아요?”
“네가 좀 더 아래로 내려오면 괜찮을 것 같은데.”
“으음…. 그냥 편하게 있는 게 좋으려나.”
“나야 뭐 어떻게든 상관없는데, 너는 이미 편한 자세 잡은 것 같은데?”
“히힛.”
유미르가 내 무릎을 당겨 내가 팔을 받칠 수 있는 받침대를 만들었고, 나는 그녀의 허벅지와 무릎 위에 손을 올리고 계속 스마트폰을 조작했다.
“아아, 고민상담 하고 싶다. 흑익공이 답변 달아줬으면 좋겠다.”
“…관리자 계정으로 아이디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이디랑 비밀번호 적어봐.”
“어, 진짜네요. 이야, 역시 광익공. 이런 편의기능을 만들어두다니. 그럼 아이디는….”
스타플라니타74
[email protected]@“…이 lw는 뭔데?”
“Legal Wife 입니다.”
“그래, 네 마음 가는 대로 해라.”
아이디와 비밀번호까지 개입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유미르는 관리자 계정으로 아이디를 만들자마자 바로 가입했고, 곧 금빛날개 어플로 들어와 고민을 작성했다.
“분신을 배우고 싶어요?”
“저도 설희 언니가 했던 것처럼 분신플레이 하고 싶어요. 설희 언니는 분신을 그냥 병풍으로 세워뒀지만, 저는 다를 거예요. 히힛.”
“설희가 얘기했어?”
“막 자랑하던데요. 자기 찍은 것도 막 보여주면서 도발하던 걸요.”
아무래도 둘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더 친해졌다.
그게 유부남을 상대로 불륜한다는 점이 참 아이러니했지만, 그 불륜남이 나인만큼 나는 그냥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
“그거 찍는 거야 그냥 카메라 거치하고 찍으면 되잖아.”
“안 돼요. 카메라로 찍으면 느낌이 안 살잖아요. 다른 사람이 찍는 것처럼 중간에 흔들리고 카메라 들이대고 그래야 생동감이 있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치 카메라 찍는 사람처럼 느껴지게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너도 분신을 배워보고 싶다고?”
“네. 분신 배우면 애국전선에서도 누구 상대로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서. 흐흥. 덤으로 설희 언니한테도 확실하게 어그로 끌 수 있고.”
백설희와 유미르가 무엇이든, 친하게 지낸다는 건 좋은 거니까.
“그래서 대답은요?”‘
“첫 번째는. 기술교류. 분신을 배우는 대신, 상대에게 상대가 원하는 기술을 가르쳐주는 거지.”
정작 그 고민을 내가 보고 있어서 적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고, 거기에 또 내가 답변을 다는 것도 유미르가 보고 있으니 참 무의미하다 싶지만.
“네가 가지고 있는 기술 중에 백설희가 관심을 가질만한 기술을 가르쳐주면, 백설희도 분신 능력을 가르쳐주지 않을까? 이거 봐봐.”
띠링.
관리자 어플에 알람이 울렸다.
“백설희도 공간이동 배우고 싶어하잖아.”
“음…. 설희 언니한테 답변 뭐라고 할 거예요?”
“너한테 한 거랑 똑같은 답변.”
그대로 달았다.
분신 이능력을 배우고 싶어하는 이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그 대상에게서 공간이동 이능력을 배우는 건 어떠냐고.
“답장. 알려주기 싫은 상대라고 한다면? 선생님, 뭐라고 답할 거예요?”
“전혀 간절하지 않으니, 간절해지면 다시 질문하라고 해야지.”
정말로 간절히 공간이동 능력을 원한다면,
“아 참. 설희 언니는 알아요? 이 일침갑이 누군지?”
“설희는 알지.”
“이선이는요?”
“아직 알려주지는 않았어.”
삐빅.
윤이선이 고민을 올렸다.
“…헤에.”
그리고 그 고민을 본 유미르는 입맛을 다시며 웃을 뿐이었다.
“이선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구나?”
“…….”
“선생님, 답변은요?”
“이능력에 관한 질문이 아니라면 제대로 답변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이야기는 해야지.”
나는 유미르의 귀에 대고 가볍게 그녀의 귀를 깨물었다.
“친구 팬심에 자꾸 빨간약 붓지 마라.”
“아, 아얏.”
“이거 안 보여? 네가 직접 읽어봐.”
“귀, 귀는 안 대에…!”
“읽으면 그만할게.”
“치, 친구가 자꾸, 흐읏, 빨간약을 먹이려고 하는데 뭐라고 답하면 좋을까요…!”
“적당히 해라.”
“힝….”
유미르는 내가 입을 떼어내자마자 울상을 지었다.
“저는 그냥 이선이한테 좋은 걸 한 번 경험해보라고 그러는 것 뿐이에요.”
“그게 좋은 거야?”
“도지환 씨랑 썸타면서 애국하는 게 얼마나 좋은데요.”
“그러다 도깨비랑 양다리 걸치려고?”
“양다리 아니거든요. 서로 다른 매력인 걸요. 크림파이를 순정으로 먹느냐, 아니면 토핑 올려서 먹느냐 그 차이인 걸요. 절반은 순정으로, 절반은 토핑 올려서 먹는다고 양다리인 건 아니잖아요.”
“내가 크림파이냐?”
“맛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죠. 아, 크림파이는 선생님이 아니라 제 쪽인 건…아얏.”
나는 스마트폰을 당겨 유미르의 이마를 한 번 때렸다.
“헛소리말고.”
띠링.
새로운 알람이 울렸다.
이번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자의 질문이었다.
“바리데기네요? 이런 거 관심 없을 줄 알았는데.”
“광익공은 아무래도 대나무숲 같은 거니까. 광익공에게 질문하면 충분히 이해해줄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바리데기의 질문.
오빠가 경박해서 고민이에요. 오빠를 어떻게 철들게 할 수는 없을까요.
“그래도 나름 오빠 취급을 해준다는 점에서 되게 착하네.”
출생과 태어난 환경을 생각하면 전혀 그렇지 않을 것 같은데, 그래도 쌍둥이다보니 역시 잘 챙겨주는 편인 것 같다.
“…아, 대답 떴다.”
“광익공의 답변이군. 훌륭해. 정석적이야. 아주 모범적인 장문이야.”
읽지는 않았다.
세줄로 요약하자면 하나뿐인 가족을 소중히 해라, 그 녀석도 속으로는 너를 많이 아껴줄 거다, 나중에 내가 따로 이야기를 할테니, 네가 옆에서 잘 지켜줘라.
“흑익공의 말씀은?”
“…….”
원작을 아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아머드 태조는 머저리처럼 행동하지만, 머저리가 아니라는 거?”
“……네?”
“아직 나이가 어리기는 하지만, 원래 소설이나 만화 같은 걸 보면 그런 게 있거든.”
푼수 캐릭터.
경박 캐릭터.
그런 모습으로 대외적인 이미지를 구축해놓고, 뒤로는 엄청 진지한 캐릭터가 자주 보이고는 한다.
“내가 그냥 낙하산 사서처럼 보이지만 실은 도깨비인 것처럼, 아머드 태조도 비슷하지.”
“……에이.”
“에이는 무슨. 미르야. 이거 광익공한테만 이야기하는 대나무숲이라고 했지? 광익공 이외의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않는 비밀들.”
“…이거, 선생님은 몰라도 제가 보면 안 되는 것들 아닌가요?”
“아니. 너도 봐야 해.”
주인공이고, 나중에 머리 확 돌아서 운석 날리지 않도록.
“마침 당사자가 질문을 올렸군. 그리고…딱 좋은 질문이야.”
“…말도 안 돼.”
태조가 올린 질문을 본 유미르의 표정이 굳는다.
“정말 이거, 태조가 올린 질문 맞아요?”
“맞지. 여동생 태이린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태조의 이면.”
광익공에게만 보여주는, 어쩌면 태조의 ‘실체’라고 할 수 있는 모습.
태조가 올린 질문은 하나.
-사흘 전 옛 북한땅에서 금광을 발견했는데, 중국이랑 러시아 놈들이 금냄새를 맡았습니다. S급 매국자들이 기어나올 것 같은데, 이번에 혹시 참전 가능하십니까?
“마냥 밝은 녀석은 아니라는 거지.”
“어, 음….”
“그냥 그런 거라고 생각해. 가장 비슷한 걸 이야기하자면, 그래.”
국정원 블랙 (히어로) 요원 이라고 할 수 있겠지.
“태이린이 화이트 요원이라면, 태조는 블랙 요원인 거지.”